올해로 10주년을 맞은 GSL에 크고 작은 이변이 발생하고 있는데, 그 흐름은 현재 개최 중인 2020 LG 울트라기어-Hot 6 GSL Season 2에도 이어지고 있다. 앞서 진행된 16강 A조에서 디펜딩 챔피언 전태양이 조지명식에서 가장 약체로 꼽혔던 박수호에게 패배했고, B조에서도 그동안 흔들림 없이 무게를 견뎌온 박령우가 2년 만에 16강에서 탈락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의 성적으로만 평가할 때 C조는 16강의 조 중 유일하게 모든 구성원이 지난 시즌 4강에 진출하지 못한 조이다. 게다가 2017 GSL Season 3부터 계속해서 결승 진출자를 배출했던 명문 팀 진에어 그린윙스의 선수들이 지난 시즌 8강에서 전멸하며 대기록이 끊겼는데, 다시 한번 날개를 펼치려는 진에어 선수나 아직 GSL 결승전 경험이 없는 선수 입장에서도 상위 라운드 진출이 간절한 상황이다.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는 탓에 전적으로 믿을 선수 하나 없는 폭풍전야의 상황에서, 'The Coming Storm'이라는 이번 시즌의 부제에 알맞게 GSL에 불어오는 4개의 바람을 살펴보자.
진에어 그린윙스 'Maru' 조성주 - G5L에 도전하는 건 태풍
2020 GSL Season 1 8강
2020 GSL Season 1 8강전에서 공격형 점멸 추적자를 내세운 원이삭에게 일격을 당하며 탈락했긴 했지만, GSL 4회 우승자라는 대기록을 보유한 조성주는 여전히 강력한 '태풍'이다.
이번 시즌 24강 E조에서 최민우, 박진혁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16강에 안착한 조성주는 2020 GSL Super tournament Season 1에서 우승한 덕분에 원이삭을 제치며 조지명식 시드를 확보했고, 저그 선수인 이병렬과 박령우, 강민수 중 첫 상대로 전통의 맛집(?) 강민수를 지목하며 G5L(GSL 5회 우승)을 위한 C조 구성에 착수했다.
충격과 공포였던 2020 슈퍼토너먼트 시즌 1 8강. 이 경기 조성주가 이겼다.
군단의 심장 시절 Naver Starcraft 2 Starleague Season 1 결승전에서 자웅을 겨뤘던 조중혁과는 공허의 유산 경기 전적이 없으며, 공허의 유산 오프라인 대회 전적에서 4:1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조성호가 테란전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만큼 진에어 내전에 취약한 조성주가 이를 극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Kosmos Esports 'Solar' 강민수 - 너도 나도 예상 못하는 '돌풍'
2020 GSL Season 1 16강이길 것 같으면 지고, 기대를 저버릴 때쯤 치고 올라온다. 예측할 수 없는 '돌풍' 강민수는 24강 C조에서 서성민에 이어 저저전 강자 이병렬까지 완파하며 4세트 전승으로 16강에 진출했다.
2018년 이후로 코드 S 16강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는 강민수는 조지명식에서 자신의 천적인 조성주에게 지목당할 위기에 놓이자 같은 팀원인 조성호를 뽑겠다며 방어했지만 통하지 않았고, 결국 진에어의 조성주와 조성호, 조중혁과 같은 조에 배정되며 경기 내내 조 씨만 상대하게 되었다.
강민수의 최대 장점은 뛰어난 영어 실력을 바탕으로 한 해외 저그와의 교류이다. 현재 핀란드의 요나 소탈라(Serral), 이탈리아의 리카르도 로미티(Reynor)를 필두로 한 유럽 저그가 매서운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상황인데, 강민수가 그들의 개념을 흡수하여 조성주에게 반격할 수 있을지가 최대의 관전 포인트다.
리카르도 로미티는 DreamHack SC2 Masters 2020: Summer Season Finals 16강에서 히드라-가시지옥-살모사 조합을 통해 조성주를 꺾고 조 1위로 8강에 진출했다.
진에어 그린윙스 'Trap' 조성호 - 분광기사의 사이오닉 '폭풍'
2020 GSL Season 1 8강작년 주성욱, 김대엽 등 기존의 프로토스 강자들이 예년만 못한 성적을 거두었을 때, 2019 GSL Season 2와 3에서 폭풍 같은 활약으로 연속 준우승을 기록한 조성호는 현재 가장 주목받고 있는 프로토스 중 한 명이다.
한때 저그전이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았고 강민수 역시 가장 상대하기 편한 선수로 조성호를 꼽았지만, 최근 드림핵 시즌 파이널에서 리카르도 로미티를 이기고 결승전에서 요나 소탈라를 상대로 패배하긴 했지만 선전하는 등 준수한 경기력을 선보였기 때문에 경기 당일날 보여줄 경기력이 기대된다.
조성호는 드림핵 시즌 파이널 4강전에서 리카르도 도미티를 상대로 사도 컨트롤을 보여주며 결승전에 진출했다.
Brave Star Gaming 'Dream' 조중혁 - 그래서 군대는 다녀왔니? '군풍'
2020 GSL Season 1 24강
그동안 프로게이머의 입대는 선수 생활의 끝으로 간주되었지만, 제대 이후 GSL에서 활약 중인 조중혁은 박수호와 함께 GSL에 불어오는 '군풍'이다. 특히 이번 시즌 24강 D조에서 함께 살아남았던 형 박수호가 앞선 A조에서 디펜딩 챔피언 전태양을 상대로 승리하며 8강에 1위로 진출한 만큼, 그의 활약은 자신에게도 큰 자극이 되었을 것이다.
조중혁은 2019년 복귀를 선언한 이후 일 년 동안은 그렇다할 성적을 보여주진 못했지만, 활발한 온라인 대회 참여를 통해 최근 기량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조지명식에서 자신이 왜 강자로 간주되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남기긴 했지만 각 조의 지명 시드를 지닌 4명의 테란(전태양, 김도욱, 이신형, 조성주)이 전부 빠졌음에도 섣불리 다른 선수들에게 지목되지 않은 것을 보면 그 실력을 공공연히 인정받은 것으로 보인다.
16강 첫 상대이자 '콩라인' 동료인 조성호와의 공허의 유산 오프라인 대결 경험은 2016년에 진행된 프로리그 경기가 유일하다. 반면 근 1년간 OlimoLeague나 EsL Open Cup 등 주간 온라인 대회에서는 꾸준히 대결해왔는데, 온라인 대회이긴 하지만 상대전적에서 크게 밀리는 만큼 조성호를 상대할 특단의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조중혁이 24강 D조에서 프로토스 김유진을 상대로 제시했던 답은 10분대 1/1업 치즈러시였다.
1경기는 GSL과 SSL에서 우승컵을 들었던 우승자들의 대결이고, 2경기는 각각 GSL과 SSL에서 연속으로 준우승을 차지한 선수들의 대결인 점이 인상깊다. GSL에 변화의 바람이 다가오는 가운데, 그 바람의 주인이 누구일지는 22일 18시 30분 SBS 아프리카TV(afreecatv.com)와 네이버 스포츠(sports.news.naver.com/esports/index.nhn)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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