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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4/04/03 10:36:19
Name Fig.1
Link #1 www.fig1.kr/history
Subject [일반] [역사] 총, 약, 플라스틱 / 화학의 역사 ④현대의 연금술
Comment.
- 화학적으로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낸다는 것은 원소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고분자물질을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고분자 물질들은 필요에 의해서 그러니까 상용화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죠.

- 화학을 상용화하는 모습은 화학 기업들의 역사를 보면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가장 큰 화학 회사인 듀폰과 BASF의 역사를 간략하게 알아보자면, 듀폰의 설립자인 듀폰 Éleuthère Irénée du Pont de Nemours 은 어린시절 라부아지에 밑에서 폭발물 생산 기술을 배웠는데요. 프랑스 혁명에 집안이 휘말리자 1800년 미국으로 이민을 갑니다. 그곳에서 미국산 화약의 품질이 열악한 것을 보고 화약 생산에 뛰어들죠. 이후 미국 남북전쟁 당시 북부군이 사용한 화약의 절반가량을 공급하며 대기업으로 성장합니다. 1920년대부터는 재료 과학에 투자하며 이후 네오프렌, 나일론, 테프론 등을 발명하며 사업을 이어가죠.

- BASF를 설립한 프리드리히 엥겔호른Friedrich Engelhorn 은 원래 가스등에 사용되는 가스를 공급하는 회사를 운영했습니다. 가스 생산 과정에서 부산물로 콜타르가 나오는데, 콜타르에서 염료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알게되어 염료를 생산하는 회사로 변경한 것이 BASF의 시작이었죠. 이후 탄산과 황산을 값싸고 질 좋게 생산하고, 1913년부터는 암모니아 생산을 독점해 사업을 확장해 나갑니다. 제 2차 세계대전 중에는 아우슈비츠에 공장을 만들어 전쟁 포로를 강제 노역시켰으며, 수용소의 죄수들을 죽이는 데 사용된 치클론-B를 생산하기도 한 전범 기업이기도 하죠. 전쟁 이후에는 플로스티렌, 스티로포르 등을 개발하며 사업을 이어갑니다.

- 이처럼 화학의 활용은 무기와 고분자 물질 생산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제약도 있긴 한데 제약은 또 너무 큰 이야기라 여기서는 맛만 보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 화학의 역사 시리즈 -
① 물질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을까?
② 원소는 어떻게 결합할까?
③ 원자는 어떻게 생겼을까?
④ 현대의 연금술



Fig.1 화약이 만들어낸 이스라엘?!
① 노벨상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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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1 머스킷 총의 연기 ⓒwww.flickr.com/photos/wiblick/2201650911]

나폴레옹 전쟁 이전까지의 총은 발사 후에 연기가 많이 발생해 시야를 확보하는 데 문제가 많았습니다. 게다가 무엇보다도 화약이 습기를 머금는 특성이 있었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화학자들은 화약을 연구합니다. 기존의 흑색 화약은 라부아지에Antoine-Laurent de Lavoisier와 베르톨레Claude Louis Berthollet에 의해 염소산 포타슘으로 발전했고, 이후 1846년 아스카니오 소브레로Ascanio Sobrero 가 나이트로글리세린을 만들어냅니다. 나이트로글리세린은 폭발력이 강한 물질이지만 열이나 압력에 민감해 쉽게 폭발하고, 폭발을 예측하기도 어려웠기 때문에 발명한 소브레로조차 사용을 반대했습니다. 기존의 흑색 화약에 비해 연기가 적고 효율이 뛰어난 무연 화약은 1889년경 프레드릭 아벨Frederick Augustus Abel 이 개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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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2 노벨상의 그 노벨]

한편 알프레드 베른하르드 노벨Alred Bermhartd Nobel 은 나이트로글리세린을 톱밥이나 규조토에 흡수시킨 형태로 열과 압력에 대한 안정성을 확보한 ‘다이너마이트’를 개발하는 데 성공합니다. 다이너마이트는 광산업 분야의 필수 장비가 되어 노벨은 막대한 부를 얻는데요. 잘 알려져 있다시피 노벨은 사망하기 1년 전 재산을 헌납한 후 물리학, 화학, 생리학 • 의학, 문학, 평화 분야에서 인류에 크게 공헌한 사람을 각각 선정해 상을 수여하라는 유언장을 남겨 노벨상이 탄생합니다.



② 화약이 만들어낸 이스라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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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3 아세톤 생산으로 이스라엘 대통령까지 된 바이츠만]

아벨이 개발한 무연 화약은 영국군에 쓰였습니다. 이 무연 화약을 제조하는 데 아세톤이 필요했는데요. 문제는 제1차 세계대전까지만 해도 아세톤은 독일을 비롯한 중부 유럽 국가에 매장되어 있는 아세트산 칼륨에서 추출한다는 것이었죠. 제1차 세계대전에 적국이 된 독일은 당연히 영국에 아세트산 칼륨 수출을 막았습니다.

이 문제는 차임 바이츠만Chaim Azriel Weizmann 이 해결합니다. 바이츠만은 고무를 인공적으로 합성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미생물을 연구하던 중 우연히 클로스트리디아라는 세균이 설탕이나 포도당을 아세톤으로 발효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합니다. 이를 통해 영국은 전시에도 아세톤을 생산할 수 있게된 거죠. 아세톤 생산이 전쟁 승리에 큰 역할을 했기에 당시 영국 수상 로이드David Lloyd George 는 바이츠만에게 보답하려고 하는데요. 유대인이었던 바이츠만은 팔레스타인 지역에 유태인들의 독립국가를 건설하는 데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고 1917년의 ‘밸푸어 선언’을 이끌어내게 됩니다. 1948년 이스라엘이 건국된 이후 바이츠만은 이스라일 초대 대통령이 되죠.





③ 비료의 무기의 한 끝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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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4 사람을 살리고 죽인 프리츠 하버]

제 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영국군이 해상 무역을 봉쇄해 독일의 물자 수급을 막았는데요. 이 과정에서 독일의 하버Fritz Jakob Haber 가 공기 중의 질소를 인공적으로 농축해 암모니아로 합성하는 방법을 개발합니다. 이로서 비료와 화약의 원료를 공기 중에서 만들어낼 수 있게 된 것이었죠. 이후 이 공정은 독일기업이었던 BASF가 독점 생산합니다. 하버는 인류의 기근을 해결했다는 공로로 노벨 화학상을 수상하는데요. 하버의 노벨상 수상에 대해 항의가 많았습니다. 하버는 화학무기를 최초로 만들고 제안한 인물이었기 때문이죠. 1915년 4월 22일 프랑스 북부의 이프레 지역에 하버가 만든 염소 가스가 사용됩니다. 이를 대응하기 위해 연합군은 포스젠 가스로 반격하고, 독일군은 겨자 가스로 대응했죠.







 Fig.2 보라색이 만든 아스피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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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5 화학 염료 열풍을 그린 풍자 만화]

19세기 중반 의약의 화두는 말라리아 치료제였습니다. 말라리아 치료제인 퀴닌은 남아메리카에서 자라는 키나나무 껍질에서만 얻을 수 있었기 때문에 수요만큼 공급이 따라주지 못했거든요. 이에 영국 왕립화학대학교에서는 아우구스트 빌헬름 폰 호프만Auguct Wilhein yoa Hotmamn 을 필두로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죠. 호프만은 그의 조수였던 19세의 윌리엄 퍼킨Sir William Henry Perkin 에게 퀴닌을 화학적으로 합성해 보라는 연구 주제를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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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6 1860년 퍼킨이 모베인으로 염색한 실크 ⓒHasselblad H4D]

1853년 퍼킨은 퀴닌을 만들어내기 위한 실험하던 중에 새로운 발견을 하게 됩니다. 플라스크를 알코올로 씻던 중 선명한 보라색이 관찰된 것이었죠. 당시 보라색 염료는 천연 소라고둥에서 극소량만 추출할 수 있는 색상으로 고가의 염료였습니다. 그는 이 발견의 상업적 가치를 알아보고 실험실을 때려치우고 염료 사업을 시작합니다. 화학적으로 만들어낸 이 보라색 물질에 모베인이라는 이름을 붙여 판매했죠. 마침 모베인으로 염색한 천이 빅토리아 여왕의 눈에 띄게 되고 퍼킨은 대박이 납니다. 참고로 퍼킨의 지도 교수였던 호프만도 1861년 알데히드 그린이라는 염료를 만듭니다.

퍼킨의 성공을 본 프리드리히 엥겔호른Friedrich Engelhorn 은 염료 생산업에 뛰어들어 오늘날 글로벌 1위 화학회사인 BASF를 설립합니다. 1876년 BASF의 연구원 하인리히 카로Heinrich Caro 는 인디고와 메틸렌 블루라는 염료를 발명하는데요. 파울 에를리히는 메틸렌블루가 말라리아 유충을 선택적으로 염색한다는 사실을 밝혀냅니다. 그렇다면 ‘메틸렌 블루에 독성 물질을 붙이면 말라리아 유충을 선택적으로 죽이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다다르죠. 메틸렌 블루를 만든 파울 에를리히는 이를 연구하고 결과적으로 말라리아가 아닌 매독 치료제인 살바르산을 개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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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7 1899년 바이엘의 아스피린 ⓒBayer AG]

퍼킨의 성공을 보고 설립한 또 다른 유명한 회사 중에 바이엘이 있습니다. 초기에는 마젠타 염료가 주요 제품이었지만 1897년 바이엘에 재직 중이었던 샤를 게르하르트Charles Frédéric Gerhardt 가 아스피린을 만들어낸 뒤 본격적으로 의약품에 집중합니다. 아스피린 이전에는 버드나무 껍질에서 추출한 살리실산을 해열, 진통제로 사용했었는데요. 위벽을 자극하는 부작용이 있던 살리실산을 보완해 화학적으로 만들어낸 것이 아스피린이었죠. 

제 1차 세계대전에서 독일이 패배하자 많은 회사에서 바이엘과 아스피린 상표를 복제약에 마음대로 썼는데요. 1944년 아스피린 상표와 로고를 돌려받기까지 사람들의 인식에 '아스피린=바이엘'이라는 인식이 심어져서 오히려 성공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Fig.3 현대의 연금술, 고분자 화학
① 고무가 타이어가 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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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8 원주민들이 고무공을 가지고 노는 것을 본 콜럼버스 ⓒart.com]

고분자라는 개념은 20세기에 들어서야 정립됩니다. 그 이전에는 고분자가 무엇인지도 모른 채 사람들은 자연에서 얻어지는 고분자 물질을 사용했죠. 대표적인 예로 고무가 있습니다. 서인도제도 원주민들은 사람들은 고무나무 수액에서 얻은 천연고무로 공, 샌들과 같은 제품을 만들어 사용했는데요. 콜럼버스가 이를 유럽에 전파하면서 널리 쓰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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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9 찰스 매킨토시의 맥코트 ⓒmackintosh.com]

산소를 발견하고, 탄산수를 발명하기도 했던 프리스틀리는 고무로 연필 필기를 지울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지우개를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또한 1824년 찰스 매킨토시Charles Macintosh 는 천연고무를 녹여 옷감에 펴 바르는 방식으로 최초의 방수 우비를 발명합니다. 이 우비는 매킨토시 코트라 불리는 데, 오늘날 맥코트의 탄생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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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10 찰스 굿이어 ⓒcorporate.goodyear.com]

하지만 생고무는 날씨가 더우면 냄새가 나고 끈적끈적하게 녹아버리고 추우면 딱딱하게 굳어버리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를 해결한 것이 찰스 굿이어Charles Goodyear 이죠. 평생 고무를 연구했던 굿이어는 1839년 경에 실수로 고무와 황을 섞어둔 그릇을 난로에 떨어트리고 맙니다. 그런데 고무가 녹지 않고 살짝 그을리기만 했죠. 즉 고무에 황을 첨가하면 고무의 내구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었습니다. 굿이어는 이를 가지고 고무콘돔을 만들기도 하는 등 사업을 시도합니다. 하지만 굿이어는 연구비와 특허침해소송으로 죽을 때까지 20만 달러의 빚이 있었다고 하죠. 반세기 후 미국의 사업가 프랭크 세이버링Frank Seiberling 이 그의 이름을 기려 굿이어타이어앤드러버 컴퍼니를 설립하면서 굿이어는 타이어의 대명사가 됩니다. 



② 당구붐이 만들어낸 플라스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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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11 1859년 미국에 있는 마이클 펠런의 당구 살롱]

고분자 물질의 대표주자는 바로 플라스틱입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플라스틱의 시작에는 코끼리와 관련이 있습니다. 19세기 중반 코끼리 상아는 피아노 건반, 장신구, 무엇보다도 당구공에 쓰이면서 코끼리 밀렵 문제가 심각했는데요. 이에 1863년 당구 선수 마이클 펠런Michael Phelan 이 상아를 대체해 당구공을 만들 수 있는 신소재 개발하는 자에게 1만 달러를 주겠다는 신문광고를 냅니다. 이 광고를 본 뉴욕의 존 웨슬리 하야트John Wesley Hyatt 가 신소재 개발에 뛰어들죠. 1855년 알렉산더 파크Alexander Parkes 가 면화에 질산을 넣어서 만든 파케신이라는 물질이 있었는데요. 1869년 하야트는 여기에 유기용제를 섞어 개량해 잘 늘어나면서 단단하게 만들 수 있는 하얀색의 물질, 셀룰로이드를 만들어냈죠. 셀룰로이드는 상아와 같은 무늬와 색을 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하야트는 상금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셀룰로이드가 상아와 같은 탄성을 가지지 못했고, 더 큰 문제는 하야트가 만든 당구공은 세게 부딪히면서 폭발하는 문제가 있었거든요. 대신 하야트의 셀룰로이드는 당시 아주 비쌌던 상아 빗을 대체하게 됩니다. 

이후 베이클랜드Leo Hendrik Baekeland 가 페놀과 포름알데히드를 반응시켜 베이클라이트라는 플라스틱을 만들면서 해결됩니다. 셀룰로이드와 다르게 베이클라이트는 물성도 좋고 안정성이 매우 뛰어나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적용되었죠. 진정한 플라스틱이 탄생하게 된 순간이었죠.

오늘날 플라스틱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페트병이지 않을까 싶은데요. 페트병은 의외로 등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당시의 플라스틱으로 탄산음료를 담으면 폭발했거든요. 너세니얼 와이어스Nathaniel Wyeth 은 10년간 페트병 연구 끝에 플라스틱은 약한 물체지만 플라스틱을 구성하는 긴 가닥의 분자들이 서로 얽히면 강력해진다는 사실을 밝혀냅니다. 1973년 플라스틱에 나일론 원사를 결합해 패트병을 만드는 방법을 개발하죠. 페트병은 개발 직후 탄산음료 산업의 호황으로 바로 사용되었죠.



③ 고분자 원리의 발견
이렇듯 실험을 통해 새로운 고분자 물질들이 발견되고 있었지만, 화학자들은 그 구조와 생성 원리가 어떻게 되는지는 알지 못했습니다. 사실 20세기 초까지 화학자들은 화합물이 수만 이상의 분자량을 가지는 거대한 형태로 결합되어 있다는 점을 납득하지 못했습니다. 고분자는 겉보기에만 크게 보이고 사실은 작은 물질들이 서로 뭉쳐져 있는 것으로 생각했죠. 그럴 수밖에 없었던게 당시 알려진 무거운 금속 화합물도 분자량이 500~600이었던 반면 고분자 물질은 1만~30만에 달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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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12 고분자 물질의 구조를 밝힌 슈타우딩거, 1953년 노벨 화학상을 받았다 ⓒFr. Schmelhaus / ETH Zürich]

1920년 독일의 화학자 헤르만 슈타우딩거Hermann Staudinger 는 <중합에 대하여>라는 논문에서 고분자물질이 작은 물질들이 단순히 뭉쳐져 있는 것이 아니라 직접적인 결합을 통해 단단히 결합되어 있으며 반복성을 가지는 거대한 사슬이라고 주장합니다. 이후 점성 비교, 분광학적 기법 등을 통해 슈타우딩거의 내용이 증명되죠. 더 나아가서 허먼 프랜시스 마크Heman Francis Mark 가 X-선 회절을 이용해 고분자물질이 슈타우딩거가 상상한 것처럼 단단하게 결합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회전할 수 있는 사슬 형태의 느슨한 구조라는 것을 밝혀냅니다. 



④ 나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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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13 캐러더스의 모습]

19세기 화약 회사로 성장한 듀폰 사는 1920년대부터 재료 과학에 투자합니다. 그 과정에서 윌리스 캐러더스Wallace Hume Carothers 를 고용합니다. 캐러더스는 고분자 섬유 연구에 전념했는데요. 캐러더스 연구팀의 줄리언 힐Juian W.H. 이 비커 바닥에 끈적끈적하게 눌어붙은 폴리에스테르를 유리 막대에 묻혀 끌어당기자, 실처럼 길게 늘어나는 현상을 발견합니다. 이를 보고 고분자 물질을 실 형태로 뽑아낼 수 있겠다는 아이디어를 얻습니다. 곧이어 폴리에스테르를 실 형태로 뽑아내는 데 성공했고, 이는 인공 실크로 발전하게 됩니다. 하지만 폴리에스테르는 열을 가하면 형태를 유지하지 못하고, 물리적 내구성도 너무 약하며 심지어는 물에 녹는 문제가 있었죠. 1935년 이 문제를 해결한 물질인 ‘6-6 나일론’이 탄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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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14 1938년 나일론을 대중에게 선보이는 모습 ⓒsciencehistory.org]

듀폰 사는 개발한 물질을 나일론이라 이름붙여 1938년 세계박람회에서 공개하고 이듬해 실크 스타킹을 대체하는 나일론 스타킹을 판매합니다. 첫 해에는 미국 델라웨어 주 월밍턴에 사는 사람들을 대상으로만 인당 세 켤레를 살 수 있도록 했는데, 세계 각국의 수천 명의 여성이 주소를 얻기 위해 월밍턴의 호텔에 투숙하는 일이 벌어졌죠.

당시 세계 스타킹 시장은 일본산 실크가 점령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나일론 스타킹이 등장하자 일본산 실크 스타킹 산업은 크게 흔들리게 되죠. 이에 일본에서는 나일론에 대한 음모론이 등장하는데요. Nylon을 반대로 읽으면 농림성 발음과 유사하다는 주장, Nylon은 ‘Now You Lousy Old Nipponese!’의 첫 글자를 따온 것이라는 주장 등이었죠. 어찌되었든 나일론은 실크 스타킹을 대체했고, 칫솔의 솔, 나일론 줄, 나일론 플라스틱, 낙하산 등 다양한 제품에 쓰였습니다. 



⑤ 테팔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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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15 테팔 후라이팬 초기 모습 ⓒTefal]

듀폰 사가 발명한 유명한 물질 중에는 폴리테트라플루오로에틸렌 일명 테플론도 있습니다. 테플론은 1938년 로이 조지프 플런켓Rory Joseph Plunket 에 의해 발견됩니다. 플런켓은 플루오린화 탄화수소를 담아 둔 가스 실린더의 밸브를 열었는데 아무것도 배출되지 않았죠. 이상하게 여긴 플런켓은 가스 실린더를 잘라 내부를 관찰했는데, 흰색 가루가 덩어리져 가스 실린더 내부를 뒤덮고 있었습니다. 이 물질을 실험해 보았더니 인체에 무해하며 강한 산이나 염기, 고온에도, 그리고 물이나 유기 용매에도 전혀 녹지 않는 경이로운 내구성을 보였으며 미끈거리는 물성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테플론은 이후 원자폭탄 프로젝트에서 파이프와 밸브의 부식을 방지하기 위한 코팅 용도로 쓰였습니다.

테플론은 1946년부터 시중에 팔렸는데요. 프랑스의 기술자 마르크 그레과르Marc Grégoire 가 테플론을 가져다 낚싯줄에 코팅해보면 어떨까 하고 연구하고 있었죠. 그러던 중 아내가 자꾸 눌어붙는 무쇠 프라이팬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하던 것에 영감을 얻어 프라이팬에 코팅해보았고, 뛰어난 성능을 보이자 1954년 듀폰으로부터 판권을 구매해 판매하기 시작했죠. 그레과르가 세운 회사가 테플론과 알루미늄을 합친 테팔Tefal 입니다. 



Reference.
- 백승만. (2023). 분자 조각가들. 해나무장홍제. (2021). 화학연대기. EBSBOOKS
- 정진호. (2017). 위대하고 위험한 약 이야기 : 질병과 맞서 싸워온 인류의 열망과 과학. 푸른숲
- 홍수열. (2020). 그건 쓰레기가 아니라고요. 슬로비
- 이종호. (2014). [기술이 바꾼 미래] 윌리엄 헨리 퍼킨 : 합성 염료 시대를 열다. 동아사이언스. URL : https://www.dongascience.com/special.php?idx=635
- 진정일. (2022). [월간화학] 나일론의 탄생. 한화토탈에너지스 케미인 공식 블로그. URL : https://www.chemi-in.com/728
- 최성우. (2018). 고무에 미친 인간 ‘굿이어’. 사이언스타임즈. URL : https://www.sciencetimes.co.kr/news/고무에-미친-인간-굿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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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03 12:35
수정 아이콘
좋은글 감사합니다
24/04/03 17:41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닉언급금지
24/04/03 13:36
수정 아이콘
신소재 관련 글들은 소재들 마다 이야기가 책 한권은 거뜬히 나올 분량이 있어서...
늘 재밌는 글을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4/04/03 17:41
수정 아이콘
맞습니다 분량 줄인다고 노력했는데 쉽지않네요ㅠㅠ
안군시대
24/04/03 13:41
수정 아이콘
언제나 알찬 글 감사합니다. 오늘도 지식이 늘어따!
24/04/03 17:41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다크드래곤
24/04/03 14:46
수정 아이콘
총균쇠 오마주한 제목이 참 절묘하네요
24/04/03 17:42
수정 아이콘
크크 내용도 총균쇠 같았으면 좋았을텐데 말이죠
드라고나
24/04/03 20:09
수정 아이콘
(수정됨) 최초의 무연화약은 아벨이 만든 코다이트가 아니라 Paul Vieille가 만든 파우더 b 입니다.

무연화약 발명 순서를 보면, 프랑스에서 파우더 b가 발명된 게 1884년이고 노벨이 발리스타이트 만든 게 1887년, 아벨이 코다이트 발명한 게 1889년이죠.

무연화약의 기반이 된 건 면을 니트로화해서 만든 면화약이고 이건 1830년대 나옵니다. 하지만 면화약은 나무 민감해서 실용적으로 쓰기엔 문제가 많아서 어떻게든 면화약을 안정화해서 쓰려는 시도가 계속 나옵니다.

그런 도전 중에 Vieille는 면화약을 에테르와 알콜로 녹인 후 굳혀 젤리 형태로 만든 콜로디온을 면화약과 혼합해서 안정된 무연화약을 만드는 데 성공했고 이게 파우더 b죠

노벨은 니트로글리세린과 콜로디온과 장뇌를 혼합해 안정화시킨 무연화약인 발리스타이트를 만들었고요

아벨은 니트로글리세린과 면화약과 바셀린 아세톤을 원료로 한 무연화약인 코다이트를 만듭니다.


노벨은 아벨이 만든 코다이트가 니트로글리세린 기반 무연화약이란 부분에서 발리스타이트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소송을 걸었지만 결국 소송에서 집니다.


본문에 있는대로 면화약을 이래저래 써보려고 하다가 나온 게 최초의 고분자 화합물인 셀룰로이드죠. 셀룰로이드는 가공성이 좋아서 초기 필름의 재료로 쓰였고요.

하지만 셀룰로이드란 게 실상 무연화약이나 매한가지라 불에 취약해서, 20세기 초기 극장들에서 일어난 화재의 주요 원인이 됩니다. 영화 시네마천국에서 극장에 화재 난 거도 셀룰로이드 필름 때문이니. 거기다 세계대전 시기에 화약이 급하니까 영화 찍고 복사한 셀룰로이드 필름 가져다가 화약 만드는 게 쓰기도 합니다. 20세기 초기 영화들 중 유실된 게 많은 게 이 때문입니다
24/04/04 09:14
수정 아이콘
내용 정정 감사합니다! 새로운 분야를 2주동안 조사해 쓰는 거라 아마 늘 조금씩 잘못된 내용이 있을 겁니다흐흐
괜찮으시다면 본문 내용에 추가해 두고 싶은데요. 혹시 내용의 출처도 알 수 있을까요?!
드라고나
24/04/04 13:57
수정 아이콘
확인해 보니 영문 위키에 관련 내용이 있습니다

https://en.m.wikipedia.org/wiki/Smokeless_powder
24/04/05 09:35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24/04/03 21:45
수정 아이콘
매우 매우 흥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24/04/04 09:14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율리우스 카이사르
24/04/04 06:36
수정 아이콘
늘 감사합니다!
24/04/04 09:14
수정 아이콘
늘 댓글 감사합니다!
24/04/07 11:42
수정 아이콘
주말에 느긋하게 볼만한 글이군요 크크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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