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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4/04/22 18:37:43
Name 환상회랑
Subject [일반] [서브컬쳐] 원시 봇치 vs 근대 걸밴크 vs 현대 케이온을 비교해보자 (수정됨)
이번 애니 2분기에 나온 걸즈 밴드 크라이라는 인상적인 작품을 보니
문득 이 장르? 라고 해야 할지 모를 미소녀 밴드물을 조명해보고 싶어졌습니다.

이 영역의 시조격이라 볼 수 있는 케이온.
얼마전 대흥행을 했었고 오타쿠 사이에서 매우 평가가 높은, 하지만 2기는 기약이 없는(일해라 하마지 아키, 사이토 케이이치) 봇치 더 락
그리고 3D작화라는 호불호 강한 색채를 쓰면서도, 높은 수준의 음악력으로 매니아 층에서 주목받고 있는 걸즈 밴드 크라이

물론 위 세 작품만 논하기엔 다른 굵직한 작품들, 뱅드림이라던가 여러 작품들이 있겠지만.
갑자기 흥미가 솟아 적는거라 논문을 쓸 생각은 없어서 크크

간단하게 각 작품의 대문, 얼굴이라 할 수 있는 곡과 가장 대중적으로, 상징성을 가진 대표곡 2곡씩만 뽑아서
들어보면 좋을거 같습니다. 물론 저 곡 외에 방과후티타임, 결속밴드, 토게나시 토게아리(현재 나온 3화까진 신카와사키라는 임시 이름이지만)
의 더 좋은 명곡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것까지 다 소개하면 너무 길어지므로 생략합니다.







<케이온>
2000년대 이후 미소녀 밴드물의 새로운 시작을 알린 시조.
당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미소녀 밴드물뿐만 아니라, 일상물 등 다양한 장르에 파급력을 미쳤다.
히라사와 유이의 깁슨 레스폴을 동경하게 된 오타쿠들이 등장했고,
아키야마 미오, 나카노 아즈사는 오타쿠 캐릭터 토너먼트인 사이모에 토너먼트 등의 단골 입상후보가 될 정도로 큰 인기를 얻었다.

개인적으로도 깊은 추억으로 자리잡은 작품입니다. 피아노를 애호하는 저는 츠무기를 좋아했었죠 크크
매주 새로운 화를 기다리며 방과후 티타임의 먹방쇼를 보던 그리운 시절.
지금은 미소녀 밴드물의 시작같은 작품으로 알려지지만,
사실 밴드에 대한 진지함, 연주같은건 거의 없는 사실상 일상 먹방물이었단게...
그럼에도 연습도 안하는 기타천재 유이의 깁슨 레스폴 유행과 그 유명한 ED장면 don't say lazy로 인한 파급력은 엄청났습니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이후 미소녀 밴드물들이 케이온의 영향력 하에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의 God Knows와 케이온이 이 장르의 뿌리가 아닐까 싶습니다.





don't say lazy

케이온의 대문이라 하면 오프닝보단 이 곡을 안 가져올 수가 없죠.
당시 엄청난 파급력을 몰고 왔던, 이제는 밴드 애니의 클래식이 된 ED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 외에도 2기 2쿨 ED no, thank you! 도 잘 뽑혀서 케이온은 ED 맛집이라 할 수 있습니다.



fuwa fuwa time

케이온의 대표곡은 결국 이 곡을 뽑을 수 밖에 없네요. 사실 더 좋은거라면 U&I, 천사를 만났어 등등 꼽을 수도 있겠지만,
미소녀 밴드의 시작이자 상징이 된 느낌으로써 후와후와 타임의 이미지는 딱 들어맞습니다.







<봇치 더 락>
미소녀 밴드물의 새 지평을 열며 매니아들의 격찬을 받은 명작
압도적인 캐릭터성과 원작의 빈 공간을 자유롭게 활용해서 환상적으로 재창조한 연출,
그리고 오타쿠 코드를 한껏 활용하여 애니메이션, 서브컬쳐 오타쿠들의 입맛을 확 사로잡은 미장센.
이 작품의 등장으로 10여년만에 다시 한번 오타쿠계에 기타 열풍이 불어닥쳤다.
유이 기타였던 깁슨 레스폴 스탠다드는 이젠 봇치의 검은색 깁슨 레스폴 커스텀으로 불리게 된다.
강력한 오타쿠 추종 세력을 형성하여 봇치라는 브랜드는 오타쿠 영역 곳곳으로 퍼져나갔다.
하지만 원작자 하마지 아키는 자기 작품보단 블루 아카이브에 더 빠져있으며,
감독 사이토 케이이치는 장송의 프리렌을 만들면서 봇치 2기를 기다리는 봇치 오타쿠들의 분통을 터뜨리고 있는 중.

봇치 더 락이란 작품은 그 인기에 비해서 사실 대중친화적인 작품은 아니라고 봅니다.
서브컬쳐을 오래, 깊이 파고들은 오타쿠가 알아보는 코드와 연출들이 이 작품의 백미이며,
그 가치를 아는 자만이 감탄과 감동과 즐거움을 얻기 때문입니다.
케이온보다 좀 더 밴드물에 가까워졌으나 이 작품 또한 음악 그 자체보단 오타쿠 코드와 서브컬쳐적인 캐릭터성을 강조합니다.
고토 히토리, 키타 이쿠요 등 캐릭터 이름부터 이미 오타쿠만의 음습한 유머 포인트로 채워놓았으니.
그럼에도 미소녀 밴드물로써 쾌감을 주는 연출과 캐릭터들의 개성에 맞는 음악성을 결속밴드는 보여줍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단순히 밴드물을 가장한 오타쿠 개그물에 불과했을 겁니다.
온갖 코드를 버무려 놓았지만, 스토리의 큰 흐름은 놓치지 않고 밴드로써, 각각의 인간으로써 성장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 작품이 이 영역에서 케이온의 뒤를 잇는 적통 후계자이며 현존 이 장르의 탑이 될 수 있었다고 봅니다.





seisyun complex

봇치더락 OP. 이게 봇치다! 라고 주장하는듯한 색채를 뚜렷하게 보여주는 오프닝입니다.
미소녀물로써의 여고생의 풋풋함을 살린 정석적인 멜로디지만, 봇치 특유의 음울한 오타쿠적인 마이너함이 아주 조금 드러나는 노래.



Guitar, Loneliness and Blue Planet

결속밴드의 색깔이 제대로 나오는 곡은 위 곡보단 다른게 더 강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결속밴드 대표곡이 뭐냐고 한다면 이걸 뽑아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Flashbacker같이 봇치를 엑기스처럼 짜넣은 찐한 곡, 뒤에 나올 ano band, Rockn' Roll, Morning Light Falls on You같이 고토 히토리 보컬의 노래에 비하면 말랑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시모키타자와의 청춘 JK밴드의 정체성 또한 결속밴드이므로 이 곡이 가장 상징성이 크지 않나 싶습니다.



ano band - LIVE at STARRY

본래 대문곡, 대표곡 2곡씩만 넣어야 함이 맞으나 봇치더락에서 이 장면을 빼면 말이 안되서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차곡차곡 빌드업을 쌓은 후에 딱 저기서 터뜨리니 봇치 뽕이 안 올라올 수가 없죠.
봇치의 대인기피, 사회성 부족, 박스 안에 숨은 새가슴 등 나약함을 전부 벗어던지고 천재 기타리스트의 면모를 폭발하는 모습.
오타쿠가 동경하는 이상을 카타르시스로 형상화했습니다.







<걸즈 밴드 크라이>
2024년 2분기 현재 방영 중인 애니메이션. 기존 미소녀 밴드물과 약간 궤를 달리하는 작품.
가장 큰 특징은 3D 작화.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작화이나, 제작사 토에이는 3D 작화 특유의 어색함과 이물감을 최대한 줄이는데 성공한다.
반대로 3D 작화만이 보여줄 수 있는 연출과 매력은 살리면서 눈길을 사로잡는다.
작화만큼 스토리와 캐릭터도 기존 선배격 장르 작품과 달리 좀 더 현실적이고 밴드맨의 삶과 방황하는 10대 청춘을 조명한다.
성우가 아닌 실제 일반인 밴드 멤버를 선발한 것도 특징. 그래서 전문 성우에 비해 어색한 연기력과 발성이 거슬리는 면이 있다.
하지만 실제 밴드 멤버를 데려옴으로써 음악성과 연주능력, 보컬은 이 장르에서 역대급으로 꼽힐만큼 훌륭하다.
현재 3화 방영 중이므로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작품. 아직은 명작이 될 싹수가 보이는 수준이며, 여기서 제대로 큰 거 하나를 보여줘야 함.





Wrong World

걸즈 밴드 크라이 OP. 개성적인 오프닝 연출도 인상적이지만, 기존 애니메이션 밴드 연주에 비해 확연히 눈에 띄는 연주 기교가 귀를 사로잡습니다.
개인적으로 피아노를 좋아해서 이 곡의 키보드를 주목하지 않을 수 없네요. 치고 싶어서 피아노 솔로 악보를 구해봤는데,
어...이거 사람이 치라고 만들어진건가. 다행이 키보드 반주 악보만이라면 오른손 기교만 할 수 있으면 무난합니다만.
곡 퀄리티가 상당해서 이 애니가 진지한 밴드물이란걸 노래로써 알리는듯 합니다.





VOID + VOID episode1 Last Scene

애니 안에서 대놓고 이 곡이 우리의 상징이다. 라고 선언한 수준이라 꼽기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애초에 3화밖에 안나와서 이 곡 외에 주목할게 별로 없기도 하구요.
1화 라스트 씬의 VOID 라이브 또한 이 작품을 주목하게 만듭니다. 훌륭한 3D작화와 뛰어난 음악성이 우리의 매력이다.
라고 선언하는듯한 강렬한 씬이었습니다.






각각 세 작품을 핥아봤는데,
케이온에선 그 때의 추억에 대한 그리움이.
봇치더락에선 언제 2기가 나오나 하는 애타는 마음이.
걸밴크에선 과연 이 작품이 명작이 될런지 용두사미가 될런지 기대반 걱정반이.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외에 이 장르에서 유명한 친구들, 뱅드림의 로젤리아라던지 조명하고픈 애들도 생각났구요.
방과후 티타임의 수명은 끝났지만, 결속밴드와 토게..어, 토게피? 아직은 이름이 낯설은 친구들은 잘 됐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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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22 19:10
수정 아이콘
방과후 티타임은 아직 살아있습니다
(매년 1회 복기중)
스덕선생
24/04/22 19:17
수정 아이콘
예전에 교토 애니메이션에서 유포리아인가 뭐시기인가 하는 음악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던거 같은데 기억이 잘 안나네요
24/04/22 19:18
수정 아이콘
울려라 유포니엄 현재 3기 방영중입니다
24/04/22 19:26
수정 아이콘
HTT는 10주년인 2019년 아니사마에 서프라이즈 출연했으니 5년 후인 20주년 때 다시 한 번 나올 수도 있겠네요.
(15주년인 올해 아직까지 별말이 없으니...)
일모도원
24/04/22 21:29
수정 아이콘
케이온이라니 추억 돋네요
봇치는 이상하게 음악이 땡기지 않더군요 이미 나이가 많이 들어서 그런가 케이온 때는 음악도 참 좋았는데
24/04/22 22:09
수정 아이콘
전 케이온은 장맛비 20 LOVE를 제일 좋아합니다
미드웨이
24/04/22 23:35
수정 아이콘
애니로서는 봇치가 더 좋은데(밴드애니로는 더더욱 압도적이고) 음악은 케이온이 더 좋았죠
안초비
24/04/23 07:51
수정 아이콘
본문에서도 언급하셨지만 소재만 유사하지 완전히 궤가 다른 작품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비교하기도 어렵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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