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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10/09 00:35:00
Name 히힛
Subject 사람이 최고의 가치입니다.
안녕하세요. 몇년간 피지알 사이트에서 눈팅만하다 처음으로 글을 쓰게 되네요.

사실 인터넷에 글을 쓰는 것을 상당히 기피해서 여태 인터넷 활동 역사상 이런 글은 처음 쓰는 것 같습니다.

우선 이 글은 전에 타블로 학력의혹 글이 올라오면서부터 어떤 분이 무죄추정의 원칙은 법정에서나 써라라는 식의 댓글을 보고

이런 글도 한번 써야겠다고 생각만 했었지 워낙 그 사건이 크게 터지고 사람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다다 보니 이제야 쓰게 되네요.
(또 티아라 지연씨의 사건도 마침 생기고 해서요.)

"사람이 최고의 가치이다." 사실 이말은 제가 강의를 들었던 형법 교수님께서 항상 하시던 말씀인데요.

저는 많은 사상(?)을 그 분을 통해 배웠고 또한 교수님은 제가 본래 가지고 있던 생각들까지 많은 부분에서 바뀌게 해주셨습니다.

저는 아직 그런 분만한 지적능력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교수님이 말씀하셨던 모든 것을 전달해드릴 수는 없어도

짧게나마 제가 생각했던 부분을 말씀드리고, 한분이라도 제 생각에 고개를 끄덕여주신다면 보람있는 글쓰기가 되지 않을까 싶어서 쓰게됩니다.

우선 무죄추정이 왜 필요한가에 대해서 말하고 싶은데요. 너무 진지해서 따분할까 걱정이네요.

교수님께서 항상 우리 형사사건은 무죄추정원칙이 기본이지만, 현실은 유죄추정이라고 어떻게 결백한 사람이 스스로의 결백을 증명해야 하냐고 하시면서 (대충 이런내용으로 말씀하셨네요) 한숨을 내쉽니다.

물론 실무에서 이 원칙만을 고수한다면 문제점도 많이 있는 것으로 압니다만, 우선 가장 큰 문제는 악용의 문제겠죠. 증명의 의무가 피고에 있느냐 원고에 있느냐는 승소와 패소에 있어서 가장 큰 포인트가 되지 않나 싶네요.

그럼에도 무죄추정을 해야하는 이유는 백명,천명 혹은 그 이상 몇 만명 중에 하나라도 있을 결백한 자에 대해 억울한 죄가 씌워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입니다.

물론 앞서 말씀드렸듯이 그럼 무죄추정을 악용해서 빠져나가는 나쁜놈들은 어쩔거냐? 간단히 말씀드리면 어쩔 수 없는 겁니다.

가치의 무게의 문제네요. 다수의 범죄인들을 더 효율적으로 처벌할 것이냐, 한명이라도 무고한 사람을 구제할 것이냐. 그 경중은 스스로 택하는 겁니다.

전자를 택하시는 분들도 많을 것으로 압니다. 하지만 자기가 몇 만명중의 한명의 억울한 사람이 된다고 생각해보세요.

그렇게 쉽게 택하실 수는 없을 겁니다.

그래도 쉽게 "대의를 위해 나하나쯤 희생할 수 있어" 라고 말씀하신다면 어쩔 수 없는 노릇이구요.

쉽게 설명드리자면 이런 문제로 무죄추정을 우리는 원칙적으로는 고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걸 법정에서나 쓰는 거라고 치부하시면 곤란합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너무나 인터넷 보급도 널리 잘 되어있고 그에 반해서 흔히 네티켓이라고 하나요? 그런 교육이 부족해서 너무 많은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죠. 타블로는 그 대표적인 피해자였구요.

사실 이런 피해를 받는 사람들을 보면 웬만한 형벌보다 무거운 처벌을 받는 것같아서 끔찍하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더 끔찍한 사실은 바로 우리들의 손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건데요.

이번 사건도 씁쓸한 것이 지금 타진요라는 사이트에서 흘러나온 증명되지 않은 증거에 의해서 타블로를 욕하던 사람들도

이제와서는 타진요만을 탓하는 것입니다. 이런것 보다는 개개인이 심각하게 스스로에 대해서 질책하고 반성해야 된다고 생각해보네요.

물론 최고의 악당은 타진요라는 사람들임은 틀림없습니다.

법정에서 증거를 제출하면 그 증거능력에 대해서 심사가 이루어 집니다. 우리는 마치 스스로 법정에 판사가 된듯이 그를 욕했는데,

안타깝게도 타블로를 의심하기 전에 증거라고 나온 것에 대해 심각하게 증거능력에 대해서 고민하지 않은 우리의 탓이 큽니다.

어떻게 사람은 그렇게 쉽게 의심하면서 한 사람이 싸질러놓은 글에 대해선 의심조차 못하고 다수가 받아들이는지 안타까웠습니다.

이런 생각들을 그냥 머리속으로만 고이 간직해두고 있었는데 그제였나요? 티아라 지연의 사건이 터지면서 또 사람들이 그 아이를 욕하는 것이 무척이나 안타까워 보였습니다.(사실 저는 티아라 팬도 아니고 아이돌 별 관심도 없는 사람입니다.)

뭐 사실이 밝혀진 후에 사람들이 욕을 할 수도 있다. 아니다 그러면 안된다. 이러한 논쟁은 뒤로 하더라도

아직 100%확실하지 않은 일에 그 사람이 확실하다 어쩌다 하는 말은 삼가하는게 좋지 않을까요?

"사람 그 자체가 최고의 가치입니다." 이건 그런 의미에서 적어본 말입니다.  어찌 그렇게 쉽게 타인에게 상처를 주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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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엔
10/10/09 00:35
수정 아이콘
타인이라서요. 정말 그렇게밖에 말할 수가 없더군요.
10/10/09 01:12
수정 아이콘
또 무슨 일이 있는 건가요. 검색해보고 와야겠네요.
저도 이렇게 글 쓸 줄 알면 좋겠습니다. ㅠㅠ
타인에게 상처주는 말은 제발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10/10/09 01:11
수정 아이콘
그런 말 하는 사람은 타블로처럼 한 번 당해봐야
왜 무죄 추정의 원칙이 소중한지 알겠죠.
올라갈팀은올라간다
10/10/09 01:57
수정 아이콘
열 명의 도둑을 놓치더라도 한 명의 억울한 사람을 만들지 마라.

인터넷 세상은 다들 도둑을 잡는 데 혈안이 되어 있어요.
그깟 도둑, 좀 놓치면 안될까요? 왜 허상의 도둑을 못 잡아서 안달인지 모르겠어요.

타블로 문제는 까니 빠니 그런게 중요한게 아닙니다. 전 지금도 타블로를 믿는다 따위의 말은 하지 않지만,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합니다. 의혹을 제기하고 남을 비난하는데는 신중함과 책임 두 가지의 의무가 반드시 부가된다는 원칙이요.
진보주의자
10/10/09 03:08
수정 아이콘
저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상식>이란 단어에 대해서 굉장한 회의감을 들었습니다.
상식이 곧 편견과 아집으로 등치되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봤네요.
우리가 옳다고 믿고 있는 것에 대한 반증을 허락하는 모습이 필요함을 느꼈습니다.
10/10/09 08:31
수정 아이콘
당해보면 얼마나 무서운건지 알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개인이 빋아들이기엔 끔직하네요. [m]
써니티파니
10/10/09 08:52
수정 아이콘
마녀사냥이 왜 무서운지 어떻게 군중을 한 목표로 몰아가는지 깨달을 수 있었던 자화상격의 사건이라 생각하구요.
이번 계기로 중고등학교에서부터 윤리라고 해야하나요? 도덕인가요. 스스로의 행동에 책임감을 질 수 있게끔 행동할수있었으면 좋겠네요. 모두가요.
스스로 생각해서 마음을 정하는(군중심리에 너무 몰리지않구요) 시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참 우울한 하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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