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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6/28 21:09:21
Name 이치죠 호타루
Subject 청색 작전 (0) - 프리뷰
오늘(2017년 6월 28일)은 청색 작전이 개시된 지 정확히 75년이 지난 날입니다.



바르바로사 작전에 관한 관련 자료를 찾고 책 원고를 쓰면서 - 전문연구요원 신세라 제가 출판사를 차리기까지는 몇 년의 시간이 더 필요한 걸 알고 좌절해서 무진장 느리게 쓰고 있기는 합니다만 - 느낀 것은, 바르바로사 작전 자체가 갖는 의미가 생각보다 엄청나다는 것이었습니다.

작년에 제가 시리즈로 연재했던 바르바로사 작전을 쭉 읽어보신 분은 느끼시겠습니다마는, 바르바로사 작전이란 것은 독일이 소련군을 아예 지도상에서 지워버리거나 그에 준하는 괴멸적인 타격을 입히고 소련이라는 국가 자체가 다시 일어설 수 없도록 하기 위한 작전이었습니다. 한 마디로, 이기기 위한 작전이었다는 것이죠. 전투에서 이기고, 전쟁에서 승리하고, 그것으로 끝을 보기 위한 작전이었습니다. 그 때문에 어찌 보면 거의 당연할 정도로 독일군은 동계에 대한 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았죠.

혹시나 해서 준비한 동계 장비조차 궤간이 다르다는 큰 문제 때문에 폴란드에 발이 꽁꽁 묶여 있었다고 하는데... 기실 이건 까놓고 이야기하면 그냥 독일군이 "아 어떻게든 되겠지 뭐" 하고 방심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생각해 보세요. 그 넓은 전선에 전개된 독일군만 무려 3백만 명이 넘습니다. 그 많은 독일군에게 입힐 겨울옷을 어떻게 수송할 것인지에 대한 고찰이 없었다? 대책이 없었다? 뭔가 이상하지 않습니까? 한 번이라도, 정말 단 한 번이라도 그런 시나리오를 제대로 생각하고 대비했다면 라스푸티차에, 궤간 환적에 수송이 막히는 따위의 어처구니없는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자고로 보급이 되지 않는 군대는 언제나 박살나기 마련이었죠. 결국 결론은, 이전 시리즈에서 이야기했듯이 하나입니다. 전쟁이 조기에 끝날 거라고 모든 독일군 장성들, 특히 군수지휘부와 작전사령부가 예상했다는 것뿐이죠. 딱 이겁니다. "아 뭐 전쟁이 빨리 끝날 게 당연하고 소련군은 그냥 툭 치면 넘어갈 애들인데 아무려면 겨울 장비 때문에 끙끙거릴 필요가 있겠니?"

심지어 더욱 어이없는 것은 바르바로사 작전 종료 시점에서의 독일 내의 반응이었는데, 아주 그냥 완전히 승리했다는 것을 오만방자하게 들썩거리며 떠들어댔고, 서점에 통치자들을 위한 러시아 어 책이 진열될 정도였으니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아 뭐 하긴 그럴 만도 했죠. 바르바로사 작전에서 박살난 소련군의 수는 이루 헤아릴 수 없고, 엄청난 넓이의 영토를 빼앗겼으며, 또 상당수의 공업 중심지가 (가까스로 못 쓰게 만든 곳도 꽤 많기는 했습니다마는) 독일군의 손아귀에 떨어졌으니 승리라고 보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을 겁니다.

그러나 독일군은 바르바로사 작전에서, 단순하지만 아주 중요한 상대와 싸워서 패배했습니다. 바로 시간과의 싸움에서 그냥도 아니고 대패를 했죠.



전후에 게오르기 주코프 장군은 "가장 힘들었던 것은 모스크바 전투였다. 우린 그 전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알고 있었고, 나는 아직도 그 전투의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기억한다. 그 전투는 나에게 있어서 가장 큰 시련이었다"고 회고한 바 있습니다. 저도 여기에 동의하는 것이, 모스크바 전투는, 독일이 소련을 아예 끝장내거나 최소한 재기불능으로 만들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독일이 가진 여유는 없었습니다. 인적으로 보나, 자원적으로 보나, 양면전쟁이라는 그 특성으로 보나 전쟁이 길어지면 독일이 먼저 지쳐 쓰러질 판이었던 것은 분명했죠. 따라서 바르바로사 작전이 제 시간 내에 종결되어 끝을 보지 못하고 계속되는 수렁 속으로 빠져든 것은 독일군에게 있어서 (당대 장군들이 얼마나 자각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야말로 재앙 그 자체였습니다. 그 상대방의 수뇌부를 날려버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조차 처절한 전투 끝에 날아가고, 외려 상대방에게 "이거야말로 잘하면 이길 수도 있겠다"는 희망, 그것도 병력에서 밀리고 있는 상황에서 끝끝내 모스크바를 지켜냈다는 희망과 자신감이 생겨나자, 판이 이상해진 겁니다.

이에 독일은 춘계 라스푸티차가 끝나고 공세를 계획하게 되는데...



독일군의 장군들이 원했던 것은 사실 모스크바 진격이었습니다. 모스크바의 수뇌부를 쓸어서 아예 신경계를 마비시킨다는 구상이었죠. 그런데 여기에서 우리의 보헤미아 상병인지 하사인지 하여간 입만 산 히틀러가 딴지를 걸었고(총통 지령 41호), 그래서 주 목표가 모스크바가 아니라 코카서스 유전 지대로 변경됩니다.

사실, 핑계 없는 무덤 없다고, 히틀러의 생각이 아주 틀린 것만도 아니었습니다. 전쟁을 수행함에 있어서 모름지기 가장 중요한 것은 기갑 부대와 항공 부대를 굴릴 석유인데, 기껏해야 플로에슈티 유전에서 얻어오는 정도로는 영 성에 차지 않는다는 게 문제였던 것이죠. 그래서 소련 석유 생산의 80%를 차지하는 바쿠 유전을 먹어서 석유를 퍼먹고 전쟁을 계속하겠다-가 히틀러의 구상이었던 겁니다. 전략적으로 봤을 때는 분명히 일부 타당성이 있습니다. 말이 안 되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거죠.

근데 문제가 뭐였냐고요? 아, 독일군이 점령한 그 당시의 최전방인 드네프로페트로프스크-하리코프 라인에서 바쿠 유전까지 1,800 km에 육박하는데 그 엄청난 스케일을 어떻게 감당한단 말입니까? 게다가 유전만 띡 먹고 끝날 것도 아니고 후방도 조심해야 하니 스탈린그라드도 접수해야 하고... (그 유명한 스탈린그라드 공방전이 그래서 벌어진 겁니다. 단순히 자존심 싸움만은 아니에요.) 거기다가 더 큰 문제가 있었는데, 이 시기에 독일군이 공세를 벌일 여력 자체가 심각하게 딸리는 상황이었다는 거죠. 공격은 바보짓이라고 생각하는 장성들이 널리고 널렸으며, 심지어 훗날 반히틀러 운동에 가담하게 되는 정보부의 카나리스 제독 같은 경우는 은밀히 독일이 전쟁에서 졌다고 말하고 다닐 정도였습니다.

여기서 하나. 그 공격 좋아하는 히틀러가 왜 청색 작전에서는 남부 집단군에만 몰빵해서 군을 움직였을까요? 사실 히틀러는 다 밀어버리고 싶어했습니다만, (후일 남부로의 진격마저 터무니없는 공세였다는 건 차치하고서라도) 전 전선에서 대공세를 벌일 만한 여력이 완전히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했기 때문이죠. 쉽게 말해서 남부 집단군만 움직인 건 독일군의 공세능력이 한계에 달했다는 반증이며, 숨이 턱밑까지 차오르고 있었다는 중요한 증거이기도 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그런 모양이니 설령 독일군이 주공을 모스크바로 돌린다 한들, 주 병력을 모스크바에 집결시킨 소련군을 잘 뚫고 모스크바를 점령할 수 있었을까요? 그 가능성에 대해서는 몹시 회의적입니다. 제가 중요하게 다룬 건 아니지만 남부 집단군의 브로디 전투에서 엄청난 병력이 뒤엉켜 싸우는 동안 진격은 북부나 중부에 비해 더디기 짝이 없었는데, 더 적은 병력을 가지고 더 숙달된 상대를 바르바로사 작전 때보다 더 빨리 지워버린다? 글쎄요...



참 이상하죠? 그렇게 여력 없는 독일군이 어떻게 그렇게 소련군을 밀어붙일 수 있었는가 말이죠. 여기에도 세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소련군이 여기에 박자를 맞춰 주었습니다. 독일군의 주공은 모스크바라 굳게 믿고 모스크바 방면의 방어를 강화한 것이죠. 뭐, 독일군의 다수 장성들의 의견이 모스크바 진격이었으니 소련군의 생각도 틀린 것은 아니었을 테죠... 상대가 그런 상식이 안 통하는 상대라는 게 문제였을 뿐이죠. 하여간 그 때문에 남부의 방어선이 상대적으로 부실해졌고, 그게 청색 작전 초기에 남부 전선에 구멍이 또다시 뻥 뚫리는 한 원인이 되고 맙니다.

그리고 또 하나 소련이 더욱 박자를 맞춰 준 것이, 춘계 라스푸티차 전에 무리한 공세로 인해서 알아서 병력을 갖다바친 것이었습니다. 사실 이 부분을 먼저 연재했어야 하는데 오늘이 날이 날이고 시기가 여름인지라 일단 청색 작전부터 건드리고 보는 겁니다(청색 작전 끝나고 작전과 작전 사이를 연재할 심산입니다). 하여간 모스크바를 성공적으로 방어한 것까지는 좋았는데, 그 이후에 지나치게 낙관적이고 자신감에 찬 소련이 무리하게 공세를 외치면서 - 물론 그 콧수염 난 그루지야(현 조지아) 출신의 서기장 때문이었죠 - 여기저기서 병력이 갈려나갑니다. 하리코프에서 제2차 공방전 결과 박살이 났고, 크림 반도에 잔존하던 병력이 메흘리스(서기장 양반이 총애하던 정치장교)의 어리석은 공격 명령으로 전장에서 산화했으며, 르제프에서는 아예 "르제프 고기분쇄기(Rzhev Meatgrinder)"라는 끔찍한 별명이 붙어버릴 지경이었죠. 때문에 소련군 역시 곳곳에서 병력의 공백이 생겼습니다.

더욱더 소련군에게 있어서 암울한 것은 바로 전시 경제 체제였습니다. 체제 자체가 문제라는 뜻이 아니라, 그 시기의 소련의 경제 상황이 최악이었다는 것이죠. 일단 우크라이나의 곡창 지대가 날아가서 식량이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게다가 드네프로페트로프스크, 하리코프, 스탈리노(현 도네츠크 - 우크라이나가 아주 이 악물고 내전을 벌이던 바로 그 곳), 자포로제 등을 위시한 공업도시들이 날아가서 공업생산량이 엄청나게 떨어졌죠. 가까스로 뜯어낸 장비를 후방에서 밤낮없이 맞추고는 있었지만 뭐 그게 어디 하루 이틀 걸린답니까? 게다가 이 시기는 미국의 렌드리스가 아직 효과를 덜 보던 시기라, 그렇게 들어오는 물자의 양이 많은 것도 아니었습니다. 아 물론 무기대여법 없었으면 소련은 적어도 기진맥진 상태에 빠져서 독일군을 지도상에서 지워버리는 것이 불가능했겠습니다마는, 그러한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1942년 후기부터... 이러니 히틀러가 미국의 물자가 들어오는 북쪽의 무르만스크 항구는 대충 견제만 해 놓고(이걸 한 게 핀란드군이고, 그래서 연합군이 핀란드에게 선전 포고하나, 사실 핀란드는 칠 마음도 없었기에 그냥 어영부영하고 맙니다) "본토"인 우크라이나에 눈을 돌린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는 거죠.

하여간 이러한 배경을 가지고, 히틀러 인생 최대의 도박 - 그럴 만도 한 게 기름 없이 전쟁한다는 게 말이나 됩니까 - 을 건 주사위는 던져지게 된 겁니다. 그 도박이, 전쟁을 끝내기 위한 도박이 아니라 전쟁을 지속하기 위한 도박이었다는 점에서, 주사위를 던지는 히틀러조차 깝깝했겠습니다마는.



오늘 글은 예고글 정도입니다. 다음 글에서부터는 예전에 제가 연재했던 것처럼 지도를 들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한 곳 한 곳을 보는 식으로 해 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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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밀랄레
17/06/28 21:25
수정 아이콘
오 재미있네요!
17/06/28 21:34
수정 아이콘
재미있어요! 제2차 세계대전 중 독소전은 언제나 흥미 만땅입니다!
17/06/28 21:44
수정 아이콘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크크 즐거운 연재해주세요!!
드라고나
17/06/28 22:05
수정 아이콘
한없이 한없이 전진하는 클라이스트의 고군분투를 볼 수 있겠군요. 앞으로 기대하겠습니다
Skywalker
17/06/28 23:05
수정 아이콘
Welcome back!! 드뎌 모델도 등장하겠군요~
테바트론
17/06/28 23:15
수정 아이콘
호타루님이다! 기대되네요 크크크
Je ne sais quoi
17/06/28 23:44
수정 아이콘
기대할께요~
Soul of Cinder
17/06/29 00:35
수정 아이콘
선추천 후기대 중입니다~
17/06/29 08:10
수정 아이콘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솔로몬의악몽
17/06/29 10:20
수정 아이콘
초기대합니다
상계동 신선
17/06/29 13:56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기대합니다!
미키맨틀
17/06/29 15:19
수정 아이콘
우선 추천이요!!!!!!!
근데 글랜츠옹의 스탈린그라드 3부작은 어느정도 참고하셨는지 궁금하네요.
이치죠 호타루
17/06/29 21:53
수정 아이콘
아 이게, 솔직히 말씀드리는데 그걸 못 읽어 봤습니다... 글랜츠 옹의 독소전쟁사야 기본으로 읽었지만 좋은 책들이 많은데 좀체 기회가 안 되어서 - 물론 주로 금전적인 이유로 - 못 읽어보는 게 몹시 아쉽네요.
미키맨틀
17/06/29 22:25
수정 아이콘
시간만 있으시다면 국립중앙도서관에 가서 읽어 보세요.
3부작 5권중 'Endgame at Stalingrad' 1권만 빼고 다 비치하고 있습니다.
이치죠 호타루
17/06/29 22:34
수정 아이콘
이럴 때 또 타향살이가 서럽네요 크크크크크크크 ㅠㅠ 그래도 월급 들어온 지 얼마 안 되었으니 대충 예산안 짜고 지르고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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