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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16/03/30 22:53:34
Name Colorful
Subject 아들이 혼났다
중학교 3학년

우리 학교에 미친놈으로 불리는 수학선생님이 있었다.

친구와 나는 그 선생님 수업시간에 몰래 지우개를 던지면서 장난을 쳤다.
선생님이 무서워서 그런지 더 스릴있었다.






- 나와


친구와 나는 앞으로 불려갔다.


- 흰둥이로 맞을래 검둥이로 맞을래


흰둥이는 흰색 테이프로 감은 몽둥이였고
검둥이는 검은색 테이프로 감은 몽둥이였다


- 흰둥이요



엉덩이로 풀스윙 맞는데 너무 고통스러웠다.
이걸 한 대 더 맞으면 어떻게 버티지 심각하게 고민할차에 타격은 들어왔고 그렇게 5번의 고민과 고통이 이어졌다


쓰한 엉덩이를 가지고 자리로 돌아오는데 교실 밖에 엄마가 와있었다. 엄마 손에는 내가 두고 간 도시락이 들려있었다.
나는 복도로 나갔고 엄마는 창문을 보고 있었다.

울고 있었다.
평소 조용한 성격의 엄마는 눈물도 조용히 흘렸다. 갑자기 세상이 그녀의 침묵으로 가득찼다.
순간 나는 내 심장이 그 침묵으로 멎음을 느꼈다.



엄마는 아무말없이 나에게 도시락을 건네주고선 돌아갔다.
도시락뚜껑엔 이슬자국 같은게 묻어 있었다.
그렇게 설피설피 돌아가는 그녀의 왜소한 등을 보고있자니 숨이 턱턱 막혔다.




나는 그날 이후로 안하던 공부를 했다.
정말 열심히 했다.
미래에 대해 생각해보지도 않았던 나는 좋은 대학과 직장을 얻었고 엄마같은 아내와 결혼했다.



그 날 이후 내가 학교에 다니면서 도시락을 놓고 다녔던 적은 없었다.









한 번은 꼬마 아들을 데리러 학원에 갔다가 떼를 쓰는 아들한테 소리치는걸 보았다.


- 야이새꺄!






그 선생은 교실을 나오면서 내가 있음에 놀랐고 나는 그에게 깍듯이 인사했다.



나는 그날밤 새벽5시까지 잠을 못이뤘다. 자꾸만 그 장면이 생각났고 내 심장은 밤새 쿵쿵댔다.

자식있는 사람들은 알 것이다. 그것이 얼마나 비극인지.
마음이 너무도 아팠다.
아프다는 말로 그 아픔을 다 담지 못할정도로 쓰라렸다.







* 라벤더님에 의해서 자유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6-05-31 18:57)
* 관리사유 :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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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아재
16/03/30 23:02
수정 아이콘
저어릴땐 학교에서 맞았다고 하면 그만큼 집에서 고대로 맞아서 아예 학교에서 있었던 일은 부모님께 함구했었죠.
알팅이
16/06/01 13:31
수정 아이콘
그쵸...아니면 니가 맞을짓을 했으니 선생님께서 그랬겠지란 답변이었는데...요즘은 다르더라구요..
요즘이 틀렸다 뭐 이런뜻은 아닙니당...
프로토스 너마저
16/03/30 23:06
수정 아이콘
아...
항즐이
16/03/30 23:33
수정 아이콘
눈물이 가득한데 아름다운 글입니다.
이쥴레이
16/03/30 23:46
수정 아이콘
추천 드립니다.
강정호
16/03/31 00:26
수정 아이콘
아... 잘봤습니다.
Deadpool
16/03/31 00:26
수정 아이콘
하..여운이 남네요.
마이러버찐
16/03/31 00:51
수정 아이콘
추천밖에 드릴게 없네요 ~
16/03/31 03:56
수정 아이콘
역시 이불밖은 위험하네요
심해잠수사
16/03/31 09:14
수정 아이콘
눈물이 가득한데 아름다운 글입니다..2
16/03/31 10:46
수정 아이콘
어머니의 왜소한 등이 생각나게 하는 글입니다.
고맙습니다.
스윗앤솔티
16/03/31 14:36
수정 아이콘
ㅠㅠ 엄마보고 싶네요 ㅠㅠ
주여름
16/05/31 21:48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주머니속에그거..
16/06/01 04:06
수정 아이콘
이미 추게로 왔는데 추천을 또 누르고 싶게 만드는 글이네요. 잘봤습니다. 감사합니다.
기네스북
16/06/01 15:36
수정 아이콘
[추천] 좋은 글 감사합니다.
구르미네
16/06/01 20:36
수정 아이콘
아...어느 새 칠 순 넘으신 어머니가 보고 싶네요.
16/06/02 14:57
수정 아이콘
마음이 짠해지네요
16/06/02 17:24
수정 아이콘
저 어릴적 어머니께서 '차라리 집에서 혼나라 밖에서 혼나고 다니지 마라' 라고 말씀하셨던게 생각나네요.. ㅜㅜ 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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