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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6/27 13:50
좋은 글 감사합니다.
결국 미,중,유럽 모두 AI 및 핵심 주요기술에 대한 경쟁력을 유지하지 못한다면 미래가 더욱 험난해지겠네요. 근데 유럽이 AI에게 경험치를 입력시켜주기에 좋은 곳은 아닌 것 같아요. 현재 유럽의 상태를 보면 유럽에서 가지고 있던 부라는 건 결국 제국주의의 산물에 가까운 것 같아요.. 그리고 유럽식 복지라는 게 결국 미래 경쟁력을 약화시킨 것은 아닐가 싶습니다. 한국 역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쉽지 않을텐데.. 분배에 얼마나 비중을 둬야할지 애매하네요.. 한국에서 많은 국민들에게 해주는 게 별로 없다지만.. 인프라나 교육, 의료시스템은 나쁘지 않고.. 한국의 하위50%는 소득세를 안내는 거나 마찬가지인 상황이니..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9/15/2017091501349.html
19/06/27 14:05
commission paper는 유럽연합의 집행위원회 European commission에서 낸 내부 전략 보고서를 말합니다. 3월 12일에 나왔죠. 여기서 중국을 체제 경쟁자systemic rival로 지칭했습니다. 일대일로와 화웨이의 5g 이동통신장비 도입을 둘러싸고 유로 회원국들 간 분열이 격화될 시기에 '하나의 유럽'으로서 중국에 대응하려는 내부 단속용 선언이었죠.
https://ec.europa.eu/commission/sites/beta-political/files/communication-eu-china-a-strategic-outlook.pdf https://www.politico.eu/article/EU-slams-china-as-systemic-rival-as-trade-tension-rises/
19/06/27 14:06
유럽이 미래에 글로벌 파워를 유지하기 위해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궁금하다면~? 요즘 미중 분쟁이 격화된다는 소식에 저처럼 걱정하는 분들이 많으시죠? 트럼프는 미국이 아직 강할 때, 경쟁국들을 1:1로 줘패고 싶다고 해요. 시진핑은 독재체제를 강화하고, 일대일로를 통해 국제적 영향력을 강화하려고 하더라고요. 우리 유럽은 어느 쪽으로 휩쓸리기보다 자주권을 미국의 경제제제 요청이나 중국의 투자압력으로부터 보호해야 해요~! 유럽이 앞으로도 글로벌 파워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따봉)
19/06/27 14:13
유럽 입장에서는 미국(미주) - 중국(동아시아) - 유럽 으로 3각을 유지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겠죠.
소련과는 달리 중국은 유럽과 붙어있는 나라는 아니니까요.
19/06/27 14:17
국가별 GDP
미국 20조 달러 EU 19조 달러 중국 13조 달러 일본 5조 달러 한국 1.6조 달러 미래경쟁력 및 이에 따른 성장성을 배제하고 보면, 압도적 2등인 EU가 향후 쩌리화를 염려하고 있는 게 이상해 보일수도 있는데.. 그건 일단 EU가 원바디가 아니기 때문이겠죠. 연합을 통한 영향력 강화 vs 연합에 따른 자주성 약화 EU와 차원은 다르지만, 이건 우리에게도 고민할 거리가 많은 지점이죠. GDP는 세계 11위이지만 과연 우리에게 그 정도의 국제적 영향력이 있는가.. 하면 전혀 아니니까요.
19/06/28 11:45
한국은 국제정세는 항상 추이를 보다가 대세를 뒤따라가는지라 속도가 있다고 보긴 힘들죠. 그저 나중에 힘을 보탤뿐.
그러니 바람용이 아니라 물용입니다!
19/06/27 14:42
재밌는 글 감사합니다.
보다 보면 어쩔수 없이 '그래서 우리나라가 살 길은?' 이라는 생각이 떠오르게 되고,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눈이 가는 한문장이 있네요. '유럽이 AI 및 핵심 주요 기술에 대한 경쟁력을 유지하지 못한다면, 유럽이 무슨 생각을 하는 지는 중요하지 않게 된다' 우리나라같이 작은 나라가, 그나마도 미국과 중국 사이에 끼여 있는데다 근처에 일본, 러시아 같은 강대국이 수두룩한 동네에서 살아남을 방도를 모색하려면 결국 저런 과학 승리를 시도해야 될것 같습니다. 현실적으로 문화승리나 외교승리는 불가능할테니까요. ...그 결과 지구를 버리고 우주로 도망가는 한이 있더라도 말이죠. 흐흐..
19/06/27 16:50
아무리 BTS라도 보이그룹 하나로는 힘들듯 합니다. 역대급 거장들의 유물들이 어마어마하게 쌓여야 관광점수가 모여서 문화승리가 가능하더라구요..
19/06/27 15:33
좋은 글 감사 드립니다. 한편 유럽과 같은 곳이 우리나라와 같은 상대적 약소국이 할만한 고민을 한다는 게.... 작금 국제정치의 현실이 얼마나 위험하고 엄중한지 일깨워주는 일입니다. 한때 세계를 주무르던 곳인데 말이죠.
19/06/27 15:36
좋은 글(과 번역) 감사합니다!
그나저나 러시아 얘기가 은근히 안나오는데, 이 글쓴이들이 생각하는 '유럽'엔 러는 포함이 안되는걸까요? 아직 군사적인 측면에선 2~3위 강국일텐데 2극이나 3극체제라는 표현에 과연 그 자리가 있는지가 애매하네요.
19/06/27 15:47
서유럽인들은 일반적으로 러시아를 "The West"의 일원으로 취급하지 않습니다. 20세기, 21세기 유럽인들만 그랬던 게 아니라 18세기부터 줄곧 러시아를 야만인 취급했습니다. 그리고 오늘날 러시아의 경제력은 스페인만도 못해서.... 유럽연합 차원에서는 사실 그닥 큰 위협이라고 보지 않는듯해요.
19/06/27 16:43
교양수업 중 들은 가물가물한 기억으로 러시아 자체가 몽골제국의 흔적이 상당한 남아있는 국가였고 유럽인들이 보기에 러시아는 오스만제국처럼 "유럽에 걸쳐있는 국가긴한데 유럽이라 하기엔 애매한"카테고리였다 합니다.
19/06/27 16:03
유럽인들은 하나의 수퍼파워가 지배하는 세상이 아닌 다극화된 세상에서 살고 싶어하며, 그 세상이 예측 가능한 룰에 의해 돌아가고 전통적인 동맹 관계가 유지되기를 바란다.
이 부분은 뭔가 모순된다고 생각하네요.... [예측가능한 룰과 전통적 동맹관계]와 [다극화된 세계]가 공존가능할지..? 다극화된 세계라고 함은 유럽 스스로 다시 메인 플레이어가 되고 싶다는 욕망을 표현한거 같은데...(구체적으로는 미중 양자구도에 유럽이 가운데서 메이킹을 하는 역할을 기대하는 듯 합니다) 지금보다 나았던 냉전시대에도 유럽이 미국-소련의 병참기지 위치였던걸 생각하면 글쎄요..
19/06/27 16:39
트럼프가 무슨 사고를 칠 때마다 유럽에서 반사적으로 튀어나오는 말이 rule-based 하고 multilateral 인데요. 이건 그 반댓말이 뭔가를 보면 되지요. '자의적인' '일방적인' 입니다.
가장 전형적인 게 유럽인들이 자부심을 갖고 있는 이란 협상과 파리 기후협약인데, 주요한 국제문제는 관련당사자 다수가 모여서 협상을 해서 룰을 도출하고 참여자들은 이 룰에 따를 것을 약속한다 이런 것이 유럽연합과 오바마 등 전통적인 글로벌리스트들이 생각했던 바람직한 국제관계의 모습이죠. 트럼프는 이걸 파괴하고 있는 거고요.. 트럼프는 미국이 슈퍼파워니까 거추장스러운 다자관계 다자협상 같은 거 걷어치우고 맘에 안 드는 놈 내가 일대일로 하나씩 패겠다, 여기 걸리적거리는 애들은 세컨더리 보이콧 이런 식이니까, 안보리 인준 받고 국제법화된 이란 협상을 '지키는' 기업을 미국이 제재한다는 기상천외한 일이 발생했죠.
19/06/27 17:30
잘 봤습니다! 그런데 유럽이 하나 될 수 있을까요. 그리스 경제위기부터 분열이 가시화된 후 브렉시트등등 수많은 분열의 위기가 있는 거 같은데요. 어렵네요
19/06/27 17:52
잘봤습니다. 미중갈등으로 과연 유럽이 더 뭉치게 될지 아니면 각자 살길을 찾아 찢어질지 궁금하네요. 독일 프랑스가 그만한 리더십이 있을까요
19/06/27 18:35
좋은 글 수고롭게 번역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아시아인, 한국인으로서 몇 개의 코멘트를 붙여 봅니다. 1. 트럼프는 유럽통합의 구세주 유럽통합이 지지부진했던 건 결국 '왜' 라는 질문에 대해 일반 유럽인들이 체감할 수 있는 뚜렷한 확신의 근거를 제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경제통합만 하면 되지 정치, 군사통합을 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어차피 국제문제나 방위는 미국느님이 맡으시는데. 트럼프 시대가 도래하여 '유럽적 주권' 이라는 주제가 더 이상 호사가들의 말장난이 아니라 일반인들이 느끼는 실체적인 목표이자 결핍으로 폭발하였다. 이번 유럽의회 선거 투표율은 수십년간의 일방적인 하락 추세를 마감하고 50%를 넘기면서 "드디어 유럽의 'demos' 가 출현" 이라는 호들갑이 헛소리로만 들리지 않을 정도로 간만의 열기를 표출하였다. 주 원인을 이민 문제와 포퓰리즘의 득세 등으로 보기는 하지만, 트럼프와 브렉시트 등 반EU 포퓰리즘의 공세에 대한 친EU 진영의 위기감과 대응이 처음으로 본격적인 '유럽 정치' 의 시대를 열었다는 것이 크게 과장된 얘기는 아니다 - 이전까지 EU 선거는 유럽 선거라기보다 각국의 국내 선거였음. 2. 그것은 미국 패권의 '끝의 시작' 유럽 주권의 실질화는 결국 미국 패권의 몰락 .. 까지는 아니더라도 퇴조일 수밖에 없다. 미국 패권은 당연하게도 미국의 단독의 힘에 의한 것이 아니라, 유럽인들이 그렇게나 그리워하는 'rule-based', 'multilateralism' 을 통해서 효율적으로 동작하였다. 물론 필요한 때 미국은 웃짱 까고 근육 과시하는 걸 주저하지 않았지만 평상시 미국의 국제 통치는 동맹들의 지지와 충성을 협박이 아닌 자발적 지지를 통해 끌어내는 것으로 명분과 정당성을 얻어왔다. 그 근간인 유엔 (특히 안보리의 다수파 여당 지위) 과 나토동맹이 '세계경찰로서의 미국' 의 힘을 공인하는 것에는 결국 미국이 하나의 단일 국가로서 세계를 주도하는 게 아니라 서양 문명의 대표 국가로서 서유럽의 지지를 얻어 행동한다는 게 컸다 - 아무리 미국이 강하다 해도 지금은 미국이 세계 GDP 과반을 점유하는 1950년대가 아니다. 유럽이 방위에 적절한 돈을 내지 않고 있다는 트럼프의 지적은 맞다. 그러나 미국이 내고 있는 방위비는 당연하지만 기부나 적선이 아니고 패권을 행사하는 비용이다. 유럽(그리고 일본)은 미국의 방위력에 의지하는 대가로 미국의 패권에 대한 일방적 지지를 지불해온 거다. 미국이 분쟁지역들로부터 발을 빼고 유라시아 전선의 한쪽을 유럽에게 양도하는 것은 미국의 자유이지만, 그로 인한 미국 패권의 약화는 감내해야 하는 트레이드오프다. 사실 이러한 추세에서 트럼프보다 더 큰 요인이 되는 게 브렉시트인데, 영국은 그동안 영미권과 유럽의 교집합 또는 결절점으로서 유럽의 연방화를 저지하는 일종의 트로이 목마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 몸은 유럽에 있으나 마음은 미국에 있었던 영국인들에게 미국 뉴스는 유럽 뉴스보다 훨씬 '가까운' 것이었고 미국 정치인들 사소한 가십은 알아도 유럽 의회에 무슨 당이 있는지는 몰랐다. 유럽은 우리 발목을 잡고 늘어지는 찐따스러운 족쇄같은 것, 우리 돈과 주권을 빼앗아 갈 음모로 여념이 없는 협잡꾼들 뭐 딱 그 정도 인식... 그런데 브렉시트로 그 족쇄가 풀렸다. 영국과 유럽대륙 양쪽 모두. 3. 그래서 한국은요? 본글에서 언급하는 '디커플링' 은 한국 입장에서 정말 무섭다. 아 무섭다. 무섭다라고밖에 할 말이. 혹시 무슨 말인지 모르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말하면 무역정책과 관세의 여파로 그동안 미-중의 소비-생산축을 중심으로 주렁주렁 얽혀온 국제적 서플라이체인이 '미국경제권' 과 '중화경제권' 으로 쪼개진다는 거다. 그리고 둘 중 하나로 들어갈 것을 강요받는다는 거다. (현실성이 있나 라고 어처구니없어할 분들에게, 이미 세계 인터넷은 중국의 자발적 디커플링에 의해 사실상 두 개의 렐름으로 분리되어 있죠. 이게 실물생산과 소비에서 일어난다는 겁니다.) 이건 정말 한국 경제의 파탄의 전주곡. 아니 메인 악장. 이렇게까지 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유럽은 본글처럼 우리끼리 뭉쳐서 주판알 굴려보자 라고 꿍덕꿍덕할 여유라도 있지 한국은... 트럼프가 팔뚝 걷고 손 한번 치켜들면 중국이 덥썩 무릎꿇고 넵 살려만 주십시오 하고 중국기업들의 불법적 관행 무장해제시키고 그럼 한국기업 만세 뭐 이런 시나리오 쓰는 분들이 많은데 (뭐 그렇게까지 노골적이진 않더라도, 당장의 고통을 좀 감내하면 그렇게 된다 정도로 포장해서) 그럴 확률은 제로에 수렴한다고 본다. 무역전쟁이 단기간에 끝난다면 재선을 위해 실질적 구속력 없는 북미합의 정도의 상징적 합의나 얻어내는 것이고, 장기화될수록 디커플링은 단계적으로 현실화되어갈 것이다. 디커플링은 그게 리쇼어링까지 가지는 않더라도 미국에게는 중국의 부상을 한동안 억누르는 승리일런지도 모르지만 - 그것도 좀 의심스럽지만 - 한국에게는 그야말로 안보 측면에서 북한의 핵개발에 버금가는 경제 측면의 대재앙. 유럽 주권이니 통합이니 하는 걸 현실성 없는 꿈놀이나 탁상공론이나 하고 있다든지 세계 패권전쟁에 한 자리 끼고 싶어서 발버둥치고 있냐든지 하고 한심해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저는 이런 느낌이 드네요. 갑갑한 건 이 정도 사이즈의 경제 규모를 가지고 미 - 중 양자의 직접적 압력에 직면할 때 어디 하나 의지할 수 있는 지역블록의 가능성조차 전무한 우리가 아닌가. 우리 나라가 참 희한한 위치에요. 이를테면 애플 제품 출시가 우리 나라에서 늦어질 때마다 우리보다 훨씬 시장규모 작지만 출시가 빠른 나라들 예로 들면서 한국 푸대접을 얘기하는데 - 여기서 애플이 한국을 푸대접하는지 아닌지 따지려는 의도는 전혀 없고 - 그 나라들 따지고 보면 다 이런 저런 '블록'들의 일원이거든요. 영미권(파이브아이즈), 유럽, 중화권(그레이터차이나), 그리고 유이하게 단독으로 블록급 내수시장 취급받는 일본과 인도. 그밖에도 북미(나프타) 나 남미(메르코수르) 아세안까지 생각하면, 웬만큼 경제규모 되는 나라중에 일본 외에 한국처럼 독고다이인 나라가 없죠. 일본은 말했듯이 아예 블록급 사이즈가 되기도 하고 요새는 TPP 선도국가이기도 하고.
19/06/27 21:52
와! 굉장히 잘 읽었습니다. 본문이야 원글을 번역했을 뿐이고, 이 댓글은 진짜 대단하네요. 인터넷에서 이미 일어난 decoupling 이 실물 경제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말씀은 섬뜩하네요.
19/06/27 23:28
대단하긴요.. 근데 실물과 인터넷이 갈수록 구별하기 어려워진다는 게 계산을 복잡하게 하고 당국자들의 의도와 동떨어진 나비효과를 낳고 있죠.
화웨이 사태만 해도 미국의 강력한 한 방은 결국 구글을 동원해서 먹였는데, 이건 두 가지 의미가 있죠. 하나는 90년대나 00년대 인터넷 환경이라면 생각하기 어려웠을 '플랫폼의 무기화'가 현실화되었다는 거고 거의 인터넷의 공공재 인프라 수준으로 인식되어 온 구글의 독점이 애써 외면해온 것처럼 망중립적인 느낌의 그런 중립적인 게 아닌 엄연한 미국 기업의 독점이란 것을 각국 정부가 확실히 인식하게 된 것. 둘째로 이 플랫폼의 무기화는, 역설적으로 중국이 구글 플랫폼을 자국내에서 차단했기 때문에 구글이 별 리스크없이 미국 정부의 지시에 동참할 수 있었다는 것. 즉 중국은 인터넷은 벽을 쌓아 차단하고 실물경제는 국제공급망에 통합함으로써 둘 중에 좋은 결과만 자신이 가져갈 수 있다고 보았는데, 그게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던 겁니다. 화웨이가 새로운 OS를 개발한다 어쩐다 하는데 중국이 인터넷이나 플랫폼의 디커플링을 심화시킬 수록 미국으로서는 오히려 더 쉽게 실물 쪽의 제재가 가능하죠. 뭐 어떻게 보면 지금 세계는 아마존이 지배하는 지역과 알리바바가 지배하는 지역으로 쪼개지고 있다고도 할 수 있는데 이것도 결국 온라인의 디커플링이 실물과 얽혀가고 있다는 얘기죠.
19/06/27 23:37
글쎄용 근본적으로 한국의 사이즈는 북한까지 합쳐봐야 한계가 있어서... 제가 볼 때는 중국에 독자적으로 뻗댈 수 있는 건 일본이 딱 한계 같습니다. (그 일본도 심각하게 위태롭게 느낄 정도니까요) 섬으로 분리된 지리적 환경 플러스 일본의 경제, 인구규모.
한국은 미들파워로서 클 만큼 커요. 근데 중국 사이즈가 너무 심하게 크기 때문에 한국이 여기서 어느 정도 더 클 수 있냐는 게 그다지 큰 변수가 되지 않는 거죠. 유럽에 있다면 이를테면 한국이 스페인 사이즈에서 이탈리아 사이즈로 커지는 게 상당한 의미를 갖겠지만.. 정말 디커플링의 시대가 온다면 한국의 선택은 1. 미국의 대중국 1선기지 역할을 자처한다. 중국을 포기하고 쇠퇴를 감내한다. - 현실적으로 가장 가능성 높은 선택이지만 하루하루가 고난의 연속이겠죠. EU에 가입못한채 친서방 정책을 펴는 우크라이나의 느낌일까요. 2. 중국의 영향권으로 복속한다. - 이것은 또다른 지옥도... 전쟁이라도 나지 않고서야 이런 선택은.. 3. 일본 아세안 등과 쿵짝해서 어떻게 TPP 류의 블록을 안보, 정치 통합까지 이끈다. 그냥 읽기만 해도 웃기고 어처구니없죠? 뭐 한국 일본이 어쩌고 저쩐다고? 그래서 제가 저런 논의를 최소한 진지하고 현실감있게 할 수 있는 유럽이 부럽다고 하는 거지요.
19/06/28 11:58
이성적으로 보면 제일 나은 미래긴 한데 감성적으로는 불가능하죠. 그리고 인간은 감성에 따라 움직이며 이성은 감성의 노예입니다. 가끔 이성이 앞서보이는 착시가 일어나는건 주인이 노예를 잠시 자기마음대로 하도록 풀어준거에 불과하죠.
외부거대세력이 한국과 일본을 동시에 침략하지 않는한 EU레벨의 한국과 일본의 자발적 협력이 1세기내에 일어나리라 보긴 힘드네요.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타국의 침략이 있어도 한일은 제대로 협력하지 않을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19/06/28 14:03
하긴 일본민주당 망하고 한국민주당이 반일을 지지율 유지의 동력으로 삼은 입장에서는 불가능하죠...일본민주당이 동일본 대지진때매 망해버린건 동아시아를 위해서는 정말 불행같아요.
19/06/28 16:27
일본민주당 아아 그런 당이 있었드랬죠.. 후..
친미다 친중이다 하고 격론하던 게 오히려 좋은 시절이었구나 하던 생각까지 들게, 레토릭과 프레임의 동반상승 또는 동반악화는 종북이다 토왜다 하는 극렬어법을 정상화시켜버렸어요. 그리고는 그런 몰이질이 애국이라고들 서로 철썩같이 믿고 있으니 답도 없죠.
19/06/28 00:49
2000년대 이후 한국의 성장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양쪽으로부터 이득을 취한 결과이기도 하니, 미중관계가 틀어져서 디커플링이 된다면 그런 이득을 얻을 수 없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거 아닐까요?
제 생각에 미국은 중국과 적당히 타협하고 끝낼 것 같지는 않습니다. 미국 입장에서 지금 적당히 타협해 준다면 오히려 중국의 입지를 인정해 주는 셈이 되는데... 협상을 한다고 해도 일본과의 프라자 합의처럼 확실히 중국을 꺽는 상황을 원할 겁니다. 그런데 중국은 여기서 굴복하면 국내 문제도 있고 어떻게든 버틸려고 할 거고... 아무래도 장기전으로 갈 것 같습니다. 한국은 이제 싫건 좋건 그동안의 좋았던 시절은 잊고 다른 길을 알아봐야 하는 것 같습니다. 열거하신 예 중에서 사실 3번이 꽤 나은 선택이긴 합니다. 문제는 국민감정이 일본과의 동맹을 용납하겠냐는 거 아닐까요. 그리고 2년 전인가 정부에서 중국에 일본과의 동맹은 하지 않겠다고 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구속력이 없는 말이라고 해도 적어도 현 정부에서 그런 선택지를 놓고 움직이지는 않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잘되면 3번이 좋은데 이런 저런 걸림돌이 있고, 아무래도 현실적으로는 1번이 가장 가능성이 높아 보이네요. 문제는 그동안의 중국과의 경제 관계를 어떻게 긍정적으로 끊고 다른 길을 찾는가가 되겠지요. 그 과정이 쉽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2번을 선택한다고 해도 중국의 영향권에서의 번영은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중국이 개발 초기에나 한국의 기술이 필요했지 시간이 갈 수록 중국의 기업이 한국의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정해진 수순이었죠. 또 하나 근본적으로 생각해 볼 것은 과연 일본, 아세안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새로운 블록을 만들 것인가 하는 겁니다. 미국의 지도자가 트럼프가 아니었다면 미국이 이들을 끌어안을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한데, 트럼프가 재선이 되지 않고 다른 대통령이라면 중국과 대립관계는 유지하면서 다른 나라들을 끌어들이려는 노력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암튼 앞으로의 국제 정세는 정말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격변의 시기가 올 것 같습니다. 전 10, 20년 안에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무력 충돌이 벌어진다고 해도 전혀 놀라지 않을 것 같습니다.
19/06/28 02:05
네 말씀하신 바 거진 다 동의합니다.
이러나저러나 한국은 재조지은을 입은 미국의 동맹국으로서 잃을 건 감수하더라도 자리를 지켜야겠죠. 다만 그 천조국의 지도자로 좀 동맹국들을 어여삐 여기실 줄 아는 분이 오르시는 정도 바라는 거겠죠. 3번의 선택지를 제시한 것은 어차피 그런 선택지로 가자 라는 희망보다는, 유럽연합의 대응책과 해법에 대응하는 한국의 타개방식은 무엇이 있을 수 있겠는가 라는 사고실험 수준이라고 생각해 주시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유럽연합의 결성이야말로 무척 행운스러운 거고, 한 - 일 - 아세안은 여러 모로 그런 조건이 안되죠. 국민감정도 크지만 그걸 떠나서... 대표적으로 EU 와 같은 지역연합이 성공할 수 있는 조건을 보면, 1. 프랑스와 독일이 필요하다. 즉 지역연합을 이끌면서 국제관계에 목소리를 낼 수 있을 정도의 역량을 갖춘 강국(들)이 중심축에 존재하되 그 강국이 지역 전체를 집어삼킬 야망을 옆에서 제어 못할 정도로 홀로 압도적이어서는 안된다. 동아시아의 경우 중국이 끼는 순간 지역연합은 중국의 지배블록으로 변질되고 맙니다. 2. 독일과 프랑스가 필요하다. 즉 경제적으로 강성하나 과거의 죄과를 뉘우치며 민족주의 우익에 알레르기적 태도를 보이고 영향력 행사 및 군비증강에 소극적인 강국과, 지역통합의 비전과 국제적 영향력을 가지고 전범국의 과오를 대표로 용서해줄 수 있는 강국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쓰니 좀 인위적이긴 한데, 동아시아의 경우 1번 항목으로 인해 일단 중국을 배제한다면 1) 일본이 독일이 아니고 2) 한국이 프랑스가 못된다는 게 뼈아프죠. 뭐 여차저차해서 일본의 극우가 멸절하고 평화헌법 만만세 해서 일본이 독일의 역할을 하더라도 한국은 프랑스가 아니라 폴란드. 3. 유럽연합의 첫 멤버인 6국 (불, 독, 이, 베네룩스) 과 같이 역사와 문화를 긴밀히 공유하고 나아가 비슷한 수준의 경제발전정도여야 한다. 이후에 동유럽으로 확장되면서 동질성이 많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한일 - 아세안 사이의 이질감과는 비교할 수 없죠. 여긴 완전 다른 문화권이라.. 대만만 독립을 제대로 하면 한,일,대 정도를 코어로 어영부영 시동을 걸어볼 수도 있겠으나 이것도 불가하니;;
19/06/28 03:21
재조지은... 보다는 이번 홍콩 사태를 보면서 한국이 미국의 영향권에 남는 것이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중국 보다는 미국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실현 가능성을 떠나서 일본, 아세안과의 블록은 저로서는 별로 생각해 보지 못한 참신한 아이디어였습니다. 유럽 방위비는 미국의 패권에 대한 비용이라거나, 한국은 프랑스가 아니라 폴란드라는 등의 문장은 평소에 이쪽에 대해서 많은 사고를 하신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튼 좋은 글, 댓글 잘 보았습니다.
19/06/28 21:22
EU에 가입 못 한 채 친서방 정책을 펴는 우크라이나보다야
한국이 훨씬 사정이 나은게 한국에는 미국 밖에 위치한 미군 기지 중 최대 사이즈의 미군 기지가 있으니까요. 3번은 실현 가능성이 없는 건 둘째치고라도 1번보다 안 좋다고 봅니다.
19/06/27 18:48
오늘 독일 슈피겔지에 칼럼 하나가 올라왔는데요,
유럽과 일본 케나다가 서로 뭉쳐서 미국과 중국에 횡포에 갑질에 맞서자. 라는 내용이었어요. 뭐 꿈은 클수록 좋은거겠죠. 크
19/06/27 18:56
유럽의 룰에 대해 본문이나 댓글에 오류가 있는 것 같아서 씁니다.
유럽은 오래전부터 지속되온 유럽공법(jus publicum europaeum)의 기반에서 움직입니다. 이룰은 엘리트주의 중심의 다극체제인 유럽에서 통용된 전통이라 보시면 됩니다. 유럽공법 체제란 전쟁의 문명화를 핵심으로 하는 질서 체계로 주권국가 사이의 전쟁은 종교전쟁과 달리 상대방을 절멸시키는 것을 목적보다 각각의 국가가 한정된 자기 이익을 위해 한정된 전쟁을 전개하는 것입니다. 서로를 동등한 전쟁 당사자로 인정하고 공존의 파트너로 삼는 ‘국제사회(international society)’의 법적-정치적 최소단위로 중세 이후 유럽공법 체제는 전쟁과 실제 전투를 법제화하고 규칙화한 유럽 역사상 최고의 문명적 성과라고 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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