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드컵 기간동안 일시적으로 사용되는 게시판입니다.
Date |
2014/06/29 09:39:38 |
Name |
Neandertal |
Subject |
[기타] 콜롬비아..."에스코바르"의 원혼을 풀 것인가? |
1994년 미국 월드컵이 개막하기 전 펠레는 콜롬비아가 강력한 우승 후보 가운데 하나라고 말합니다. 그 당시만 해도 펠레의 언급이 "저주"라는 농 섞인 가십거리 취급을 받지는 않던 때라 저도 그 당시 콜롬비아라는 나라의 전력에 관심이 꽤 컸었던 기억이 납니다. 남미 예선도 상당히 좋은 성적으로 통과했었기에 사실 펠레의 그 말이 그냥 하는 소리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월드컵이 개막되자 콜롬비아는 우승후보 다운 모습은 전혀 보여주질 못한 채 예선 첫 경기에서 94년 월드컵 최고의 반짝 스타 루마니아에게 1 대 3으로 패하더니 두 번째 경기인 미국 전에서는 전반 33분 콜롬비아의 중앙 수비수 에스코바르 선수가 미국의 하크스 선수가 크로스 한 공을 걷어 내려다가 그만 자책골을 기록하고 맙니다. 자책골을 넣고 망연자실하던 에스코바르 선수의 표정은 전파를 타고 전 세계로 중계가 되었습니다.
콜롬비아는 결국 16강에 오르지 못하고 탈락했습니다. 하지만 비극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상태였지요. 고국으로 돌아간 에스코바르 선수는 나중에 여자 친구와 함께 술집에서 나오다가 무려 12발의 총격을 맞고 살해되는 비극의 주인공이 되고 말았습니다. 범인들은 그에게 총을 난사하기 전 "자책골에 감사한다"고 비아냥댔다고 합니다. 그 당시 우리나라에서도 이 사건이 매우 크게 보도되었습니다. 저도 그 소식을 들었을 때 자책골을 넣고 망연자실하던 에스코바르 선수의 모습이 겹쳐지면서 상당히 충격을 받았었지요.
이제 정확히 20년이 지난 후 에스코바르 선수의 후배들이 이제 선배의 원한을 풀기 위한 여정을 펼치고 있습니다. 16강의 문턱은 가볍게 넘었고 8강에서 이 대회 최고의 우승 후보 홈팀 브라질을 만나게 됩니다. 하지만 오늘 새벽의 브라질의 경기력이라면 결코 콜롬비아가 넘지 못할 산은 아닌 것 같습니다. 펠레의 예언은 20년의 버퍼링 기간을 두고 실현될 것인지...에스코바르의 원혼은 후배들의 우승으로 조금이나마 달래질 것인지...앞으로 콜롬비아의 움직임을 주목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콜롬비아 에스코바르 선수의 자책골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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