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7/04/02 15:32:49
Name 나주임
Subject 3인의 무사 - 오영종, 박지호, 김택용
프로토스 이미지의 원형은 동양, 그 중에서도 일본에 있습니다.
하이템플러가 신봉하는 신비주의적인 프로토스 종교와 다크 템플러의 무사도는 다분히 오리엔탈리즘적인 이미지를 차용한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 오리엔탈리즘적인 이미지와 스타워즈가 환기시키는 상상력을 적절히 배합한 것이 프로토스라는 종족의 모티브가 되었을 것입니다.
다만 그 스타워즈의 상상력이라는 것,

그것 역시 일본을 염두에 두고 빚어졌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조지 루카스는 공공연히 자신의 영화가 구로자와 아키라의 고전 사무라이 영화에서 그 영감을 얻었다고 말하곤 했습니다.

스타워즈 이전의 미국 액션 영화들이 대부분 총을 들고 싸우는 서부 활극이었는데 스타워즈에서는 참신하게도 칼을 든 주인공이 나옵니다. 그뿐입니까. 비교적으로 소수인 우리편과 압도적 다수인 적과의 대결이라든가, 적의 요새 - 죽음의 별 - 를 공략하기 위해 주인공과 몇몇의 친구들이 공격을 감행한다는 것등 스타워즈는 여러모로 구로자와 감독의 설정을 빌려온 작품입니다.  

하긴 소수의 효율로서 상대를 제압한다는 프로토스의 '기본적인' 전략적 개념이라든가 잘 드는 칼을 휘두르는 다크템플러라는 무사, 전체주의적인 애국주의자 질럿과 드라군, 고도의 정신적 수양을 거친 문신 하이템플러 이 모든 것들이 일본적인 이미지의 전형이지 않습니까.

그러니 저는 오영종과 박지호가 보여준 소원의 드라마라든가, 최근 놀라운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김택용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두 편의 일본 무사 이야기를 떠올리게 되는 겁니다.

첫번째로 소원의 드라마는 고전 액션 영화인 '7인의 사무라이'의 이야기 구조를 덮씌워도 제법 그럴싸합니다. 7인의 사무라이는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이 50년대에 만든 말 그대로의 사무라이 영화로서 소수의 사무라이들이 선량한 농민들을 괴롭히는 비적 무리를 해치우고 떠난다는 이야기입니다.

소원 스타리그 이전에 치뤄진 스타리그들, 그러니까 아이옵스, 에버2005 등은 프로토스에게는 수치뿐인 역사였습니다. 특히 아이옵스는 박정석 혼자만 진출한 리그였고 그는 분전하긴 했지만 조별 리그 단계에서 떨어지고 맙니다.

에버 2005에서도 딱히 나아진 건 없었습니다. 프로토스가 그렇게 비참한 꼴이 되고 만 건 역시 테란의 대 프로토스 전략이 세련되어 졌기 때문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페이크 더블이라는 전략의 부상은 프로토스의 씨를 말리는 결정적인 계기였습니다.

저그보다도 테란이 미웠을 프로토스였습니다. 그리고 이래서야 안 되겠다 싶었던 것은 프로토스의 팬들이었습니다. 우리들은 이 판을 걷어내줄 영웅들을 꿈꾸었습니다. 마침 수상한 소문처럼 가을이 왔고 영웅은 더욱 간절해졌지요.

마치 그 농민들처럼 말입니다. 그 농민들 역시 수확의 계절에 그들이 일구어 놓은 것들을 빼앗길까봐 전전긍긍하면서 그들을 괴롭히는 사악한 무리들이 영웅들에 의해 베어나가는 꿈을 꾸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전쟁의 시대가 가버린 탓에 천대받으며 살고 있는 사무라이들에게 도움을 구하고자 찾아 갑니다.

그리고 나타난 것은 오영종과 박지호였습니다. 그 둘은 비슷한 듯 하면서도 그 스타일이 분명한 차이가 있었습니다. 뭐랄까, 박지호 쪽이 약간 더 방정 맞았다고 할까요. 꼭 그렇게 말할 필요는 없는 것이지만 뭐, 그랬습니다.

그 영화 속에서 사무라이들은 우여곡절 끝에 꼭 7명이 모였습니다. 사실 정확하게는 여섯이었지요. 하나는 사무라이의 족보가 없는, 농민 출신의 건달이었으니까요. 그 건달은 유쾌한 청년이었고 여섯명의 사무라이들을 태연하게 따라다니면서 결국 그들 무리 중에 하나로 인정받게 됩니다. 미후네 도시로가 연기한 그 키쿠치요라는 건달은 박지호를 닮았습니다. 적어도 전 그렇게 생각합니다.

오영종이 주목받은 건 다크 템플러의 활용을 통해 대 테란 대 저그전 해법을 찾았기 때문입니다. 가장 인상깊었던 홍진호 선수와의 경기에서는 다크템플러로 이냥 저그 본진과 앞마당을 밀어버리는 놀라운 모습까지도 보여주었지요. 다크템플러가 뭡니까. 무사 그 자체입니다. 프로토스라는 종족의 역사를 보면 전쟁의 시기가 가고 한동안은 홀대를 받고 있던 신분이었으나 다시 전쟁의 시기가 돌아오니 중앙으로 돌아온 것이 다크 템플러입니다. 정말 필요할 때 나타나 주었던 겁니다. 마치 그 7인의 사무라이가 그랬듯이.

적들은 아주 강력한 놈들이었습니다. 숫자로도 턱없이 부족했지만 특히 비적 무리는 총이라는 신식 무기까지도 몇 정가지고 있었지요. 칼과 총이라.
마린이 총을 들기도 전에 박지호는 단 칼에 베어버렸습니다. 그리고 오영종과 박지호는 아주 간단하게 조별리그를 뚫고 올라옵니다. 게다가 박정석이라는 그들의 선배격인 선수 역시 그 주위에서 제 몫을 다해주면서 그 젊은 신예들과 어깨를 같이 했습니다. 오영종은 서지훈을 맡았고 박지호는 이병민을 맡았습니다. 테란 선수 둘 다 거물이었습니다. 그러나 더 큰 놈이 있었고 그 싸움은 박정석이 맡았습니다. 다 한바탕 어울렸고 흙탕물을 튀기는 치열한 싸움 끝에 두 신예들은 또 다른 싸움을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박정석은 그 악당에게 힘으로만큼은 밀리지 않았으되 영악한 꾀에 당해 쓰러졌습니다. 그의 원수를 갚기 위해 나선 쪽은 박지호였고 가장 큰 도적놈과의 싸움은 건곤일척의 혈투였습니다. 무식하게 돌진하는 것이 박지호라 임요환은 이미 혼이 반쯤은 나가서 얼빠진 채로 두들겨 맞기만 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이미 박지호는 승리의 칠부, 아니 구부능선까지도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라이드 오브 발키리의 정상으로 올라가는 능선에서 너무 흥분한 나머지 박지호는 발을 헛디뎌 버리고 맙니다. 그걸 놓치지 않는 게 임요환이었습니다. 그래도 박지호는 도망가다가 등에 화살이 맞아 쓰러지지는 않았습니다. 사무라이들을 그것을 수치로 안다고 합니다. 죽음을 알고도 돌격하다가 이마에 화살을 맞아 쓰러져야 영광이지요. 박지호는 피투성이가 되어서도 칼을 휘두르다가 쓰러집니다. 그 유쾌했던 건달 사무라이도 불리한 싸움에 휘말렸지만 사무라이의 명예라는 것을 흉내내면서 비장하게 전사합니다. 비적 때와 맞서 싸우던 사무라이들도 그렇게 몇몇이 쓰러지고 말았던 겁니다.

오영종이 상대한 최연성은 프로토스에게 있어서 가장 괴물같은 놈이었습니다. 힘으로는 이 자를 당해낸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님을 오영종은 알았습니다.그래서 오영종은 본진을 나가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기척을 보였지요. 수상한 낌새를 느낀 최연성 역시 자기 진영에서 군세를 몰고 나와서 오영종의 움직임에 맞춰 싸움을 하리라 마음먹었습니다. 그러나 정작 오영종은 최연성이 본진에서 나오자 마자 적진으로 재빨리 들어가서 불을 질러 버립니다. 연기를 보고 황급히 돌아온 최연성은 허둥지둥하는 바람에 입구로 들어오는 길목에서 오영종의 일격을 맞아 쓰러집니다.

남은 것은 오직 임요환과 오영종 뿐이었습니다. 굉장한 승부였습니다. 싸움은 오영종이 더 잘했지만 꾀로는 임요환이가 더 앞서갔습니다. 한참 맞고 있다가도 임요환은 다리를 걸어 오영종을 뒤로 자빠트리고 때리는 식이었습니다. 둘다 주고 받았고 볼만한 승부였습니다. 어디서 숨을 쉬어야 할 지 몰라서 우리는 숨도 죽이고 그들의 싸움만을 지켜보았습니다. 누구 하나 밀리는 법 없이 수십 합이 오고 갔습니다. 찰나의 순간 빈 틈을 본 건 오영종이었습니다. 그 틈 사이로 오영종이 날카로운 칼을 밀어넣었습니다. 결국 그들 무리의 두목이 고꾸라졌습니다. 그는 고꾸라지면서도 모래를 오영종의 눈에다 뿌린 뒤에 한번 힘을 모아 한번 큰 칼질을 해보려고 했지만 오영종은 이미 그 수도 다 알고 있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환호를 터트렸고 사무라이들은 쓸쓸하게 웃었습니다.

마을에는 다시 평화가 찾아 왔습니다. 그러나 끝내 오영종은 승자가 될 수 없었습니다. 그도 결국 이 마을을 떠나야만 했던 겁니다. 결국 승자는 이 마을 사람들 뿐이로군. 전사한 사무라이들의 무덤의 풍경을 뒤로 하고 살아 남아 있던 사무라이들은 또다시 길을 떠납니다.

두번째 이야기는 그 유명한 미야모토 무사시의 이야기입니다. 미야모토 무사시의 마지막 싸움이 마재윤과 김택용의 이야기와 맥이 닿는 부분이 있습니다. 미야모토 무사시와 사사키 고지로의 그 역사적인 싸움 말입니다.

4월의 어느날, 규슈의 읍내에는 이런 포고문이 붙었습니다. 낭인 미야모토 무사시와 규슈의 무술 선생 사사키 고지로가 대결을 벌인다고. 그 당시 다이묘가 인정한 공식적인 싸움이었던 겁니다. 그들은 규슈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작은 섬에서 결투를 벌이기로 했습니다. 그 지역에서 사사키 고지로의 검술 실력은 유명했지요. 마을 사람들은 사사키 고지로가 쉽게 이길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더구나 결투 당일날, 미야모토 무사시는 도대체 어디 있는지 조차 알려지지가 않고 있었습니다. - 지레 겁을 먹고 도망간 모양이로군. 하긴 그런 놈이 고지로 선생을 이길 리가 있나.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일이지. - 누군가 그렇게 말하는 것을 듣고 옆에 있던 다른 누군가가 말을 받습니다.

-반푼어치라니, 미야모토 무사시라는 놈도 이름 깨나 알려진 검객인 모양인데 이길 가망이 한 삼푼은 있다고 해주자고. - 그렇게 말하고 그들은 유쾌하게 낄낄댔습니다. 그렇습니다. 김택용이 이길 확률은 약 3% 정도라고 하더군요. 물론 저도 그렇게 말하면서 낄낄대던 사람 중 하나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김택용이 마재윤과의 결투를 앞두고 푸켓으로 갔을 때 승부를 포기하고 만 것은 아닌가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생각할 수 밖에 없는 근거는 많았습니다. 마재윤은 프로토스 상대로 다전제에서 진 적이 없었던 데다가 온게임넷 리그까지도 우승하고 그 기세대로 자신의 텃밭인 엠에스엘도 수월하게 점령할 것으로 보였던 겁니다. 그런 마재윤을 상대로 밤을 새고 연습을 해도 모자란데 푸켓이라니요.

무사시가 묶고 있는 여관의 주인은 무사시에게 예정된 시간이 나가오고 있음을 알렸습니다. 그런데도 무사시는 어둠에 잠긴 채로 태연하게 난이나 쳤을 뿐입니다. 그조차도 승부는 체념하고 있었던 것일까요. 무사시는 예정된 시간이 다 되어서야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지금 출발해서 도착한다고 해도 한 시간이나 늦을 것이었습니다.

무사시가 오지 않자 고지로도 초조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역시 무사시가 결투를 포기하고 도망간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을 겁니다. 그렇게 초조한 고지로와 달리 무사시는 섬으로 가는 배 안에서 침묵을 단단히 지키며 노를 가지고 목검을 깎기 시작합니다. 정작 그 전투의 박진감보다도 그 기다림의 순간, 차분하게 자신을 다스리는 무사시의 모습이 이 이야기의 핵심입니다. 무사시에게 있어서 승부는 본질적으로 자신과의 싸움이었던 모양입니다. 커다란 노를 가지고 그만큼 커다란 목검을 만들었을 때 그렇게 깊은 침묵 속에서 자신을 완성했을 때, 비로소 김택용은 결전의 장으로 들어섰습니다.

예상과는 달리, 승부는 너무나도 간단하게 끝나버리고 말았습니다. 김택용이 이길 것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도 그리 쉽게 이길 줄은 몰랐습니다. 이기더라도 처절하게 피투성이가 되어서야 준비해 온 노림수를 써서 가까스로 적을 깨트리는 수밖에는 없다고 생각했지요. 그런데 정작 결투는 단 한 합에 끝나버리고 맙니다. 마재윤은 김택용과 단 한번 어울리지도 못하고 쓰러지지요. 굉장했습니다. 굉장했다는 말 말고는 다른 어휘를 찾을 수가 없을 겁니다.

두편의 이야기 모두 스타팬이라면 누구나 기억하고 있을 법한 대단히 멋진 드라마였습니다. 영화 속에서 마을을 뒤로 하고 떠나는 세명의 무사의 모습은 뭐랄까, 비장미도 느껴졌고 감동적이기 까지 했는데 바로 그 뒷모습이 오영종, 박지호, 김택용의 그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그들은 매력적인 이야기를 남기고 떠났습니다. 저는 그들이 떠난 자리에서 그들이 느꼈던 감동과 긴장을 떠올려보는 것만으로도 즐겁습니다. 마치 저는 그 마을 사람들의 마음이 되어서는 아무런 보람없이도 훌훌 떠나고 있는 무사들에게 고마움을 느끼는 겁니다.

저는 그들의 등에다 대고 큰 소리로 고맙습니다, 라고 외쳐보았습니다. 과연 그들을 내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을까요? 그들은 저 멀리서 하나의 조그만 점으로 사라지며 여전히 제 갈 길이나 가고 있습니다만.

  
* anistar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7-04-09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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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02 16:09
수정 아이콘
에에...태클은 아니지만 제가 생각하는 프로토스의 이미지는 일본보다는 중세 십자군에 맞춰져 있는게 아닐까 싶은데요. 광신도 질럿과 성당 기사단 템플러들.
07/04/02 16:11
수정 아이콘
하필이면 일본쪽 낭인과 연결한 스토리라 좀 찝찝? 하긴 하지만,
크~ 상상력과 글 실력은 굉장하군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하하
IntiFadA
07/04/02 16:28
수정 아이콘
미야모토 무사시의 저 유명한 이야기는 상당히 김택용 선수와 마재윤 선수 이야기와 스토리가 맞아 떨어지는 듯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근데 프로토스 - 십자군쪽이 더 비숫해보인다는 canal님의 지적에 상당히 동감이 가긴 하는군요..^^
07/04/02 16:33
수정 아이콘
이렇게도 상상할 수 있군요 ^^ 재미있는 글입니다. 하지만 저도 십자군 쪽이..;;
07/04/02 17:30
수정 아이콘
원래는 저기중 한자리가 송병구였는데 ;;;
체념토스
07/04/02 17:33
수정 아이콘
일본의 대한 이야기와 비유때문에 살짝 거부감이 드는 건 우리나라 사람들의 어쩔수없는 특성인거고... 하지만 내용과 비유로 볼땐..

이건 가야죠.

에게로~
07/04/02 17:47
수정 아이콘
소원의 박지호의 상대는 이병민 아니었나요?
나주임
07/04/02 17:50
수정 아이콘
아... 잠시 착각을. 이병민이었군요.
07/04/02 18:44
수정 아이콘
굉장한 글실력!! 감탄!!
홍승식
07/04/02 19:36
수정 아이콘
병구야~~ ㅠ_ㅠ
공군조형군
07/04/02 20:00
수정 아이콘
병구~~ 큭큭
swflying
07/04/02 20:20
수정 아이콘
저건 신3대플토를 나열한게 아니기때문에 병구선수 아쉬워할필요없죠.
Roman_Plto
07/04/02 23:40
수정 아이콘
좋은 글입니다. 잘 읽었어요~ ^^
07/04/03 01:07
수정 아이콘
오 정말 흥미롭게 잘읽었습니다
07/04/03 19:14
수정 아이콘
와.. 정말 글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대결장면마다 실제 경기 하던모습들이 겹쳐서 생각나더군요:)
너무 짧아서 아쉬움마저 드네요 ㅎ. 이런글은 에게로~
sway with me
07/04/09 22:01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가장 공감이 가는 부분은...
'굉장했습니다. 굉장했다는 말 말고는 다른 어휘를 찾을 수가 없을 겁니다.'
이네요.
Jay, Yang
07/04/10 14:03
수정 아이콘
우리 요환이는 왜 한참 두들겨 맞다가 발 걸어 넘어뜨리기만 하냐고...
좀 화려한 테크닉은 없단말인가... ㅠ.ㅠ
gangadin
07/04/11 22:32
수정 아이콘
오리엔탈리즘은 중동을 포함한 동양을 무시, 비하, 열등한 존배로 바라보는 것이므로 윗 글에서 사용한 오리엔탈리즘이라는 단어는 모두 신비주의로 바꾸어야 할 듯 합니다. 서양사람들이 동양(여기서는 주로 동아시아를 가리킴)을 바라보는 두가지 이율배반적인 시각이 바로 '오리엔탈리즘'과 '신비주의'입니다. 제 생각에도 프로토스는 동양의 신비주의에 원형을 두었다기 보다 중세 유럽귀족의 고결함 쪽에 포커스를 맞춘 것 같구요, 오히려 저그의 이미지가 오리엔탈리즘쪽이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한국전쟁당시 중공의 인해전술 = 저글링 어택땅... 딱 맞지요..
나주임
07/04/12 15:21
수정 아이콘
오리엔탈리즘이 동양에 대한 관념을 신비, 환상 내지는 공포로서 규정하는 서구중심의 식민주의적 편견이라는 점에서 신비주의 역시도 큰 범주안에서는 오리엔탈리즘의 한 일면입니다. 동양에 대한 신비주의 역시도 사실은 서구중심의 합리성이라는 가치에 대한 반명제로서 성립하는 것이니까 결국엔 부정적 함의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gangadin 님의 문제인식은 충분히 동감합니다. 그러나 그 문제인식은 제 글이 오리엔탈리즘에 마치 긍정적인 의미를 주고 서술해나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오해에서 비롯된 거 같습니다. 제 본의야 그런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중세 유럽 기독교 사회의 모습이 프로토스성의 원형이 되었다는 견해는 일견 타당한 측면이 있다고도 생각합니다. 그것 역시도 물론 즐거운 상상이긴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저는 프로토스성이 동양적인 이미지에 뿌리를 박고 있다는 생각에는 큰 변화가 없습니다.
우선 프로토스가 지키기 위해 애를 쓰는 젤나가템플이라는 것을 봅시다. 일반적으로 Temple 이라는 단어는 크리스트교의 교회를 두고서 사용하는 단어가 아닙니다. 일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말입니다. 중세 유럽 사회에 템플 기사단이라는 것이 있었지만 이단으로 규정되었을 뿐만 아니라 그 템플기사단의 템플이라는 것은 예루살렘에 있는 유대교 사원을 의미하는 측면이 큽니다.
차라리 젤나가템플이라는 단어는 Zen Temple, 그러니까 '절'이라는 단어와 유사해 보이지 않습니까? 흔히 템플이라고 하면 유적이 아닐 경우에는 보통 절을 의미합니다. 게다가 다크템플러의 말에서 우리는 도덕 원리에 기반한 일본식의 무사도를 쉽게 떠올릴 수 있을 겁니다. 게다가 하이 템플러가 보여주는 신비주의 신봉은 오리엔탈리즘적 편견과 그대로 맞닿아 있지 않습니까. 템플러가 스타워즈의 제다이에서 그 이미지를 상당 부분 수용한 것이라면 (그럴 가능성은 높아 보입니다만) 제다이가 구로사와 영화에 나오는 사무라이 캐릭터의 전형이라는 점에서 제 견해는 어느 정도는 타당성을 확보하게 된다는 생각입니다.
07/04/15 01:54
수정 아이콘
결론-임까+마까...... 물론 농담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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