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7/05/02 11:22:06
Name OrBef
Subject 낭만에서 현실로, 청년에서 어른으로
이 글은,

몇몇 분들께서는 이제 그만 신경 끄고 싶으신,
몇몇 분들께는 이미 끝난 얘기인,
극소수의 분들에게만 관심 거리인,

지난 협회와 방송사간의 분쟁이 제게 의미했던 것에 대한 짧은 생각을 정리한 것입니다. 고로 이 문제에 대해 더 이상 신경쓰시기 귀찮으신 분들께는 의미없는 시간낭비에 지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ㅇ Inner circle
'남의 잔치에 감놔라 배놔라 한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자기가 어떤 식으로든 기여하지 않는 대상에 대해 바라는 것만 많은 사람들을 비꼬는 속담이죠. 근데 이 속담의 아이러니는, 자신이 관여하지 않는 대상이어야만 감놔라 배놔라 하는 말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얼마전에 저희 학교에 삼성 인사팀에서 방문을 왔었습니다. 대학원생 몇명과 인사팀 몇명이 모여서 조촐하게 저녁 식사를 했었는데, 인사팀에서 삼성에 대해 설명하는 '작년 대비 마진이 이만큼 떨어졌는데, 이 부분을 뚫고나가기 위해서는 이러이러한 신규사업을 대규모로 펼칠 예정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이러이러한 인력이 필요한데 이러이러이러이러...' 라는 말을 한참 듣고 있노라니, 자연스럽게 '저 분들한테는 삼성의 경제 독점같은 문제를 물어보는 자체가 실례이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분들한테 삼성은 자신들의 자그마한 인생의 불꽃을 꺼뜨리지 않기 위한 거대한 용광로같은 것이고, 그 용광로의 불이 활활 타오르는 것만이 중요한 것이지, 그 용광로가 동네의 장작을 너무 많이 독점하던지 말던지까지 신경쓰라는 것은 지나친 요구라고 느껴졌다는 것입니다. ( 이 부분에 대해 이견이 가능합니다만, 제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전달이 되었다면 패스~ )

전 온게임넷 스타리그를 임요환 대 장진남 / 임요환 대 홍진호 / 임요환 대 김동수 / 임요환 대 박정석 의 4회에 걸쳐 대회장에서 관전했었습니다. ( 전형적 올드 클래식 임빠입니다 ) 당시에 소위 '관계자' 계열에 속하는 분과 친분이 있었던 탓에, 가족석 근처에서 볼 행운을 누렸던 저는.. 사실 정작 눈여겨 보게 되었던 것이 임요환 선수나 그 가족이 아니라 방송국 직원들이었습니다.

저도 당시에 벤처 창업을 하던 시절이었고, 99년의 구질구질한 경기 세팅으로부터 타임머신이 등장하던.. 눈부신 발전을 보이던 당시의 스타리그를 보면서, '이건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는, 그야말로 삼국지의 군웅할거에 맞먹는 인간 최고의 로망이로구나!' 라고 감탄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그 로망을 펼쳐나가던 황현준 국장님이나 정일훈 캐스터님등의 비전과 열정은 제게도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 여담이지만, 저는 지금 게임계에서 원로스러운 자리를 차지하진 엄재경 해설위원보다 정일훈 캐스터님을 한단계 더 높게 봅니다. 엄해설께서는 적절한 위험부담을 통해 높은 성과를 얻었고, 그 성과를 향유하시는 중이죠. 하지만 정일훈 캐스터께서는 그 성과를 걷어차고 다시 한번 뻗어나가려고 노력하셨고, 결과는 아직 미지수지만 솔직히 그다지 낙관적이진 않습니다. 뭐 다른 소문도 당시에 많긴 했습니다만.. )

근데 그분들이 당시에 '아.. 게이머들한테도 몇천만원씩은 연봉이 돌아가야 할텐데.. 큰일이로구나' 라는 생각을 할 여유가 있었을 것이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습니다. 그당시에는 전업 게이머의 비중이 그렇게 높지도 않았구요. ( 그 경계선을 아슬아슬하게 줄타기 하는 분들은 많았습니다만.. ) 이당시 방송국에게 도의적 책임을 묻는 것은, 그야말로 '남의 잔치에 감놔라 배놔라 한다' 수준의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까지 한줄 요약 :
초창기 방송국은 선수들의 피를 빨아먹는 악의 축이 아니라, 이 바닥의 밑그림을 그려내고 그 그림을 현실화해낸 진정한 돈키호테들이다.

ㅇ 노동가치론? 설?

자본론을 한번도 통독한 적이 없고 짧은 해설서들만 읽은 저로서는 노동가치론 자체를 깊게 다룰 자격이 없기에 짤막하게 언급만 하겠습니다. ( 이후 글의 전개를 위해선 언급을 하긴 해야해요. )

근대의 천민 자본주의는 기본적으로 '정의' 라던가 '도의', '당위' 같은 것에는 아무 흥미가 없었습니다. 그냥 분업을 해보니 생산성이 늘어서 좋고, 기계를 도입해보니 닥치고 5배로 제품이 많이 나오니 좋고, 팔 곳이 없으니 식민지가 필요했을 뿐입니다.

근데 그로인해 수많은 처절한 부작용이 등장했습니다. 그리고 그 부작용에 대한 고찰이 낳은 근대 공산주의는 사실상 최초로 진지하게 '인간이 만들어낸 생산품은 과연 누구의 것이어야 하는가?' 라는 도덕적 당위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합니다. '계약서에 넌 시간당 천원 받고 하루에 18시간 일해서 제품 생산하면 사장인 내가 다 팔아서 천만원 벌기로 되어있으니 그냥 그대로 하면 됩니다' 라는 사장님의 설명이 아무래도 이상했거든요.

그리고 그 결과로 태어난 것이 노동가치론이었습니다.

'자연상태에서 모든 부가가치를 창출해내는 것은 인간의 노동이다. 그러므로 모든 생산품에 대한 도덕적 권리는 노동자에게 있다'

초 단순하게 말하면 저런 것이죠.

지금 게이머 & 협회의 논리는 대략 저런 것이라고 봅니다.

'스타리그의 인기와 부가가치를 창출해내는 것은 게이머들의 경기이다. 고로 모든 가치에 대한 도덕적 권리는 기본적으로 협회에 있다.'

'계약서에 넌 경기당 몇만원 받고 하루에 18시간 연습해서 경기하면 방송국인 내가 다 팔아서 수십억원 벌기로 되어있으니 그냥 그대로 하면 됩니다' 라는 방송국의 설명이 이상했던 것도 똑같네요.

여기까지 한줄요약 :
방송국이 정주영씨마냥 중동에 석유라인 깔기로 하고 사업 성공한 건 좋은데, 그래도 정작 중동에서 석유라인 까느라 고생한건 노동자거든요.

ㅇ 착한 사람같은 것은 소설 속에나.

근데 노동가치론에 대해 제가 대학교 1학년때부터 가졌던 의문은 이런거였습니다.

저게 따지고 보면 '권리가 노동자에게 있었으면 좋겠다' 이지, 어째서 '권리가 노동자에게 있다' 라 되냐는 것이죠. 마르크스가 바라는 도덕적 선호에 불과한 것을 사실관계와 혼동한 것 아닌가 하는 점이었습니다. 저런 식으로 따지면 '만물에 대한 권리는 하나님께 있다' 라고 말해도 됩니다. ( 70년대 현대 건설의 어떤 고급 기획자가 커피마시던 중 5분만에 중동에 석유라인 깔자는 아이디어를 착안해낸 것과, 현대 건설의 일반 노동자가 50시간 열심히 일해서 파이프 1개 조립한 것은, 과연 후자가 만들어낸 가치가 600배인가? 라는 의문에서 비롯된 부분입니다. 공산주의에 대한 초고수분들의 냉정한 철퇴가 가능한 부분입니다만, 지금의 게임계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싶으니 패스 부탁~ )

해서, 제가 개인적으로 저런 분배 문제에 대해 가진 소견은 이런 겁니다.

'인간이 다른 인간을 대놓고 착취하는 것은 안돼'
'시스템이 운영되면서 구조적으로 패자가 양산되면 안돼'
'저 2가지 원칙만 지켜진다면, 나머지는 철저히 수요공급으로 정하면 돼'

그러다보면 어떤 생각에 도달합니다.

리그의 흥행을 위해 노력한 게이머들에게 정당한 댓가를 지불하는 것은 매우 그럴듯한 이야기입니다만, 그 정당한 댓가가 그럼 각 게이머의 인기를 정량화해서 배분할 것인지, 노동 시간에 비례해서 배분할 것인지, 둘 다 아니면 기준이 무엇인지 정도의 합의는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1. 현재 제도가 사실적으로 채택하고 있는 '인기' 기준의 분배는, 승자가 방송국에서 인기 게이머와 몇몇 감독님들로 바뀔 뿐, 노력에 비례하지 않는다는 점은 똑같습니다. 그분들이 '난 지금 합류하는 사람들에 비해 선점의 댓가를 받아야 마땅하지!'라고 말한다면, 그건 방송국의 논리와 다를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2. 협회에서 대의명분으로 세운, '게이머들이 공존공영하는 분배' 는 참으로 듣기 좋은 말이긴 합니다. 하지만 그 말을  하려면 각 구단은 우선 자기 구단에서 행해지는 연습생에 대한 구조적 착취부터 멈춰야 할 겁니다. 적어도 방송국은 본의던 그렇지 않던간에 수십명 게이머들의 인생에 비전을 제시해주었습니다만, 구단의 연습생 제도는 본질적으로 1명의 인생에 비전을 제시할 때마다 5명의 낙오자를 양산할 수밖에 없는 제도입니다. '그 연습생을 구제하기 위해 프로리그를 확대하자는 것 아니오?' 라고 말하신다면, '프로리그를 확대해서 300명을 먹여살릴 수 있게된다면, 각 구단은 300명의 연습생을 추가로 뽑을 것이 분명하다' 라고 대답하겠습니다.

여기까지 한줄요약 :
기존의 왕조가 안 착한 것은 잘 알겠는데, 신흥 군벌도 그다지 착해보이진 않아요.

ㅇ 낭만에서 현실로, 청년에서 어른으로

지나친 단순화라는 위험요소를 감수하고 말씀드리건데, 제가 보는 이 바닥의 구성 요소는 이런 겁니다.

초기
자본가 : 온미디어, 엠비씨
경영진 : 온게임넷/엠겜의 수장들
노동자 : 선수, 감독, 방송국 일반 직원

지금
자본가 : 온미디어, 엠비씨, 협회 스폰서들
경영진 : 온게임넷/엠겜/감독
노동자 : 선수, 방송국 일반 직원

전 이 분쟁의 초기에는 이것을 단순히 '새로이 들어온 스폰서들과 온게임넷/엠겜의 거대자본 vs 중소기업' 의 구도로 읽었었습니다. 그리고 그 거대자본의 의도는 2~3년간 단물 빼먹고 이판 버리기.. 라고 보았기 때문에 노골적으로 방송국 편을 들었었습니다. 그리고 그 와중에 '휘말렸다고 생각했던' 선수 & 감독님들에 대해서는 이런 커멘트를 남겼었습니다.

- 다만, 선수들한테는 지금 상황이 좋을 수도 있습니다. 어차피 10년 선수생활할 것도 아니고, 짧은 시간 돈 확 땡기겠다는 생각이라면.. 협회 주도하에 고액 연봉을 노리는 것도 현실적이긴 합니다. 그러나 그 고액 연봉이란게.. 절대 오래 가지 못할겁니다. -

근데 틀렸어요.

그것을 뼈저리게 느꼈던 것이

1. 감독님들의 성명서
2. 개인리그 보이콧

이었습니다.

결국 이건 거대자본 vs 중소기업의 싸움이 아니라, 거대자본의 힘을 업은 신규 경영진 + 정규직 노동자 vs 기존 중소기업의 싸움이었던 것이죠. 굳이 정규직 노동자라는 말을 한 이유는, 연습생의 존재 때문입니다. ( 전 확신x5 합니다만, 이번 일로 파이가 커지면, 연습생의 처우를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연습생의 숫자가 늘어날 겁니다. '자기 의지로 선택했으니 무슨 문제인가요?' 라고 말해버리기에 그들은 너무 어리죠. )

하지만 그분들을 비난하긴 어렵습니다.

그분들은 지난 몇년간 '라면으로 끼니 때우고 피방에서 게임하면서 우승을 노리는 낭만' 이라는 허울에 너무 오랫동안 착취당해왔기 때문입니다. 이제 그들도 생계를 고려해야합니다.

하지만, 결국 이번 일을 보면서 제가 느낀 것은,

'그리고 그는 자신의 청년 시대가 끝나버렸다는 것을 알았다. 마치 커다란 바위가 절벽에서 떨어져 내리듯이, 그것은 영영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떠나버렸다'

라는 겁니다.

마지막 두줄 요약 :
그분들도 먹고 살아야지요. 근데 그럴거면 본인들은 같은 과오를 범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그분들을 판단하고 예상하는 이 글이 틀린 것이어서(즉, 프로리그의 흥행 성공이 하위 게이머의 인생에 도움이 되는 결과를 낳아서), 내년쯤에 사과글을 올리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퍼플레인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7-05-03 14:04)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07/05/02 11:39
수정 아이콘
노동자에서 경영진(??중간 관리직)으로...

글 잘 읽었습니다.
07/05/02 11:43
수정 아이콘
팬들이 보니까 스타크래프트로 밥 벌어 먹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건지, 스타크래프트로 밥 벌어 먹는 사람들이 존재하니까 팬들이 보는건지. 답은 뻔한데 말이죠. 모두가 행복할 수 있으면 그게 정답이겠습니다만, 만약 누군가 희생해야 한다면 그건 소비자가 아니라 생산자여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의 생산자도, 일부 극성스러운 소비자도 말이죠.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07/05/02 12:05
수정 아이콘
개인리그의 인기로 파이가 커졌죠.
개인리그 중심에 프로리그 보조로 가면 잘 될겁니다.
근데 밥그릇과 기업에서 본전 생각해서
급하게 개인리그를 축소하면서 프로리그를 확대한다면
인기가 급격하게 줄수가 있죠.
개인리그의 순수한 열정에 반해서 보고 응원하는 시청자들인데... ...
개인리그 보이콧을 했던 기업과 팀선수들은 팬들에게 상처를 입힌거죠.
그렇게 철저하게 상업적인 시스템이라면 않보면 그만이라는 생각마져 들었으니까요.
아직까지 그 부분에 대해서 제대로된 사과들도 없었고,
스타의 순수한 승부와 열정에 반한것이지
그래서 그런 선수들의 게임을 보기 위해서
그 선수들의 연봉을 챙겨주는
프로리그를 봐주는 건데
프로리그가 개인리그를 축소 시키는건
전체 스타판을 말아 먹는 짓인데 말이죠.
양대방송사도 멋모르고 기업이나 협회 보조 맞추다가 놀란 격이죠.
이미 대다수 팬들은 위험성을 그렇게 걱정했건만,

그나저나 프로리그 팀플좀 어떻게 않될런지... ...
팀플리그를 따로 만들던지... ...
협회바보 FELIX
07/05/02 12:14
수정 아이콘
당장 프로리그의 조회수를 살펴보면 그 인기도를 좌우하는 것은 단 하나입니다. 네임벨류. 공군의 팀플은 4대천왕의 경기의 인기를 능가하고 저저전이라도 마재윤 김준영급이면 인정을 받습니다. 대부분의 매치업은 유명선수가 나오는 것 위주로 사람들이 찾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유명 선수들은 '전부' 개인리그에서 나왔습니다. 프로리그에서 10승 1패를 한 이제동선수나 프로리그에서 그 포스를 인정받은 김준영선수의 티켓파워는 사실 저 아래에 있습니다. 오히려 4대천왕, 강민, 마재윤등의 스타들을 중심으로 프로리그는 전개됩니다. 그리고 그러한 스타들은 '전부' 개인리그에서 나왔습니다. 한마디로 프로리그는 개인리그의 스타를 소비하는 리그입니다. 그런데 개인리그를 죽여서 어쩌자는 겁니까.
강철의누이들
07/05/02 12:15
수정 아이콘
'그분들도 먹고 살아야지요. 근데 그럴거면 본인들은 같은 과오를 범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란 말에 공감하고 공감합니다.
07/05/02 12:20
수정 아이콘
Felix님/
협회에서는 큰 모험을 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지금 상태로는 수입에 한계가 있으니, '3배 키우거나, 아니면 자폭' 의 심정으로 프로리그 위주의 개편을 시도하는 것 아닐까요? 저는 아직도 보이콧에 대한 사과를 듣지 못한 이유로 프로리그를 시청하고 있지 않지만, 이번 리그가 나름대로 성공적인 수준의 흥행이 되는 것으로 알고있고, 어쩌면 협회의 도박이 성공할지도 모르죠.
협회바보 FELIX
07/05/02 12:52
수정 아이콘
이번 프로리그의 흥행요인은 단 두개입니다. 공군. 그리고 티원.
주영달vs김준영의 매치업은 3천
임요환vs김원기의 매치업은 13만. (MSL4강급 조회수입니다.)

이건 프로리그만의 문제는 아니고 개인리그에서도 드러나는 문제인데
적어도 개인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 마재윤, 오영종과 같이 새로운
티켓파워를 만드는 신흥 스타로 발돋움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아무리
비 인기선수라도 4강쯤 가면 10만 조회수는 기록합니다. 하지만 프로리그는
그게 안되죠. 자생력 없이 개인리그에 기생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동안 박서가 MSL8강에 꾸준히 진출했는데 박서가 프링1시즌처럼
8강 최종전에서 탈락하면 총 5번 출전합니다. 수백명의 게이머중에서
리그 6위를 할때 얻는 출전회수입니다. 그런데 프로리그는 그냥 22회의
출전기회를 얻습니다. 단지 이것뿐입니다. 그리고 협회가 원하는 구도도
이것입니다.
07/05/02 13:06
수정 아이콘
도박이라고 보기엔 어차피 거차야될 프로세스라고 생각합니다... 대기업이 팀을 인수하면서부터 예상되었던 수순이구요... 예전 온게임넷 위피디와의 피지알 인터뷰에서도 협회와 방송국의 바람직한 관계는 중계권을 팔고 그것을 사는 방송국이라고 나왔었죠. 중계권을 판매하면서 프로리그를 양대방송국이 아닌 곰티비에서 볼 수 있게 되어 저같은 경우 굉장히 편해졌습니다. 재방송이나 생방송을 기다리지 않고 보고 싶은 경기를 골라 볼수 있거든요..
시청자가 티비시청할 시간을 방송국의 시청율에 바치는, 어떤 의미에선 기업의 이윤 창출에 종속되는 노동자로써의 역할을 지금까지 해왔다면 현재는 여러 매체에서 맘대로 골라 볼 수 있는, 진짜 소비자가 되었다고도 볼 수 있죠. 결과적으로 중계권이 협회에 간 이 사실 하나만큼은 시청자에게 희생을 강요하는게 아니라 시청자들의 펀, 즐거움을 더욱 향상시킨 결과를 낳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과정이 시청자, 아니 일부의 매니아적 팬층의 눈쌀을 찌푸리게 하였지만, 큰 물줄기는 바른 길로 가고 있다고 생각하구요..
/Felix 프로리그가 개인리그를 소비한다는 말은 좀 어페가 있는것이.. 스타는 개인리그부터 생겨났기 때문에 개인리그가 시청자에게 휠씬 오래 포지셔닝 되었고 그 결과 프로리그보다 더 인지도가 있게 된 것이지 스타판이 프로리그가 개인리그를 소비하는 구조는 아니죠. 오히려 프로리그의 존재로 인해 지속적인 스타판의 유지와 지속적인 올드게이머들의 게이머생활을 하게 하고 있는 겁니다. 또한 현재 개인리그가 죽고 있지도 않구요.
07/05/02 13:06
수정 아이콘
FELIX님 // 선수들은 프로리그에 올인하고, 팬들은 개인리그 성적 우수자에게 열광하는 이 지겨운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07/05/02 13:11
수정 아이콘
댄디님/
전 아까 댓글에 썼듯이 프로리그를 시청거부중입니다만, 곰티비 관련해서는 상당히 좋은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 근데 전 미국이고 학교 네트웍을 쓰는지라.. 너무 느려요 ㅠ.ㅠ )
07/05/02 13:13
수정 아이콘
/sylent 팀과 선수를 동일시 하고 있지 않은 스타판의 현주소죠. 프로리그가 좀더 오래되고 현재처럼 수준높은 경기의 속출, 그리고 팀간의 라이벌구도, 방송사더비매치처럼 흥미를 끌 수 있는 요소가 더 지속이 된다면 최연성의 승리, 박성준의 승리보다 티원의 승리, 히어로의 승리를 더 기꺼워 하는 팬들도 더욱 많아 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골수 임팬이지만 어제 임만 이기고 공군이 졌다면 그다지 기분이 좋지 않았을 것 같네요. 예전에 티원 소속이었을 때도 임이 이겨도 티원이 지면 그날 하루는 우울했습니다...
마술사
07/05/02 13:15
수정 아이콘
추게로
협회바보 FELIX
07/05/02 13:26
수정 아이콘
sylent//프로게이머가 300명이던 2006년의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주3일제를 하던 그 시절에는 아무도 프로리그를 해악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선수들을 위해 경기는 늘렸고 그리고 그 결과 모두가 행복해 진게 아니라
단지 프로게이머가 300명에서 600명으로 늘어났을 뿐입니다.

'프로리그를 확대해서 300명을 먹여살릴 수 있게된다면, 각 구단은 300명의 연습생을 추가로 뽑을 것이 분명하다'
라는 본문의 글은 약간 오류가 있습니다.
프로리그확대이전에 367(2005년)명이던 프로게이머 숫자는 프로리그 확대 이후
667명(2006년)으로 늘어났습니다.
본문의 글은 예측의 수준이 아니라 이미 현실이 되었습니다.
찡하니
07/05/02 13:31
수정 아이콘
'프로리그를 확대해서 300명을 먹여살릴 수 있게된다면, 각 구단은 300명의 연습생을 추가로 뽑을 것이 분명하다'
이 부분에 정말 공감하네요. 팀이 부유해진만큼 보유할수 있는 연습생도 많아지고 연습생의 연령도 점점 낮아지고 있습니다. 게임외에도 많은 것을 해야하고 할수 있는 나이에 게임하나에만 집중하는데 그 선수가 연봉받는 선수가 될 수 있는 보장이 안되죠..
다음번엔 그 연습생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 프로리그를 더 확대할 수가 있을까요?
찡하니
07/05/02 13:44
수정 아이콘
댄디님 말씀처럼 선수보다 팀을 좋아하게 되려면 프로리그가 오래되고 수준높은 경기의 속출이나 라이벌 구도라는 조건이 아니라 팀의 우승이 있어야 할것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티원팀은 팬들의 응원에 우승으로 많은 보답을 한 팀입니다. 선수가 개인전에서 우승한 것만큼의 기쁨과 감동을 많이 준 팀이니 팀을 사랑하게 되는 팬도 많은 거겠죠.
선수에게 준만큼 애정과 응원을 줬는데 팀이 맨날 플옵도 못가는 성적을 낸다면 그 팀의 팬은 보상을 못 받고 여전히 선수에게만 집중을 하게 되겠죠. 전 이럴거라 생각을 합니다. 팬의 맘이라는게 그리 쉬이 바뀌는 것이 아닙니다.
07/05/02 13:48
수정 아이콘
felix님/
헉.. 벌써 667명이나 되나요? 으으.. 이 난국을 어찌해야할지..
동그라미
07/05/02 14:27
수정 아이콘
거 참 왜 667명이나 뽑았을까요. 프로게이머는 200명 정도면 충분하다고 보는데요.
07/05/02 15:32
수정 아이콘
왠지.. 공산주의 이론을 집어넣으셨으면서 유물론적인 접근이 빠져있어요. (패스해달라고 했지만 딴지는 제맘~*) 뭐, 도덕률이나 배려 같은게 무슨 상관이 있겠습니까? '돈'이라는 말 하나로 뭐든 다 설명이 되는 현실인걸요...

아참. 나 종교가 있다는 놈이 이런식으로 말해도 되는건가? -ㅁ-a
Shearer1
07/05/02 15:48
수정 아이콘
음 저도 딴지 하나 걸자면 지금 예로 드신 투하 노동가치설은
고전파의 노동가치설이고 맑스의 노동가치설이 아닌데;
설명은 패스-_-누구를 설명해줄 정도로 아는게 아니라서요
(저도 딴지걸지 말라고 하셨지만 그냥 지나가기엔 섭섭해서-_-)

그리고 sylent님의 첫리플에 심히 공감합니다.
나두미키
07/05/02 15:57
수정 아이콘
추게로!!
(1) 그분들도 먹고 살아야지요. 근데 그럴거면 본인들은 같은 과오를 범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2) 모두가 행복할 수 있으면 그게 정답이겠습니다만, 만약 누군가 희생해야 한다면 그건 소비자가 아니라 생산자여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두분의 저 글귀에 공감합니다.. 글에서 언급하신 자본가-경영진-노동자 (그리고 일부 적극적인 소비자) 께서 모두 보시고 성찰하셨음 하네요
07/05/02 16:06
수정 아이콘
AhnGoon님, Shearer1님/
역시 그렇군요. 음하하하하하하 뽀록났네요 ^^땀
Shearer1
07/05/02 16:22
수정 아이콘
orbef님//이상하게 노동가치설은 맑스가 만든걸로 알려져있고 그 내용은 고전파의 노동가치설로 알려져있죠 사실 저도 처음에 그렇게 알고있었는데 이쪽에 상당한 지식을 가진 친구가 교정을 해주었습니다.^^

판이 커지면 새로운 유입자들이 많이 늘어나는건 어찌보면 당연한거죠.
먹을게 많은데 사람들이 안몰려들면 이상하죠

사실 이 게임판에 프로스포츠라는 개념이 생기고 스폰석가 붙고 팀이 창단되고 그런것들이
667명의 선수들에게 장기적으로 득이 될지 실이 될지 참;
07/05/02 16:30
수정 아이콘
지나친 비대화가 확실히 문제가 되는거군요 생각해보고 만드는 좋은글입니다~
Shearer1
07/05/02 16:33
수정 아이콘
beoov님//비대화가 필요하다면 해야되지만 필요하지 않는데 억지로 비대화를 해서 모든분들이 걱정을 하고있는거 같습니다. 저도 처음에 판이 커질땐 마냥 좋아했었는데 이번에 파동을보고 걱정이 들더라구요
모십사
07/05/02 20:14
수정 아이콘
펠릭스님께서 667명이라 해서 케스파 가서 봤는데요... 연습생이나 아마츄어 여성프로게이머 등등까지도 포함된 데이터 같더군요. -.-;
글쎄요.. 케스파의 저런 정리되지 않은 무작위로 모아 놓은 듯한 자료를 가지고 섣불리 어떤 흐름을 판단하는 잣대로 보는 건 위험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제 생각에는 저변 확대가 되지 않을 상황이 점점 닥쳐오는게 더욱 불안한데 오히려 선수가 늘어날 걱정을 한다니 좀 어리둥절합니다^^ 당장 조카 주변의 초등생들만 봐도 스타는 어른들이 보는 방송대회 쯤으로 알고 있던데요.. 과연 걔들이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치면서 스타라는 게임을 좋아할 수 있을지... (뭐 누가 말씀하셨듯 스타2같은 새로운 게임이 스타를 대체할 수도 있지만 )
마이트h
07/05/02 22:28
수정 아이콘
누가 이런글을 쓰나 싶어서 읽다가 위로올려 글쓴이 보니까 오베프 님이네요
07/05/02 22:31
수정 아이콘
마이트h님/
쿨럭 쿨럭.. 일하다가 잠깐 들어와보니 리플이.. 쿨럭

그 의미가... '니가 그렇지 뭐~' 는 아니겠죠..
07/05/03 14:23
수정 아이콘
애게 입성 축하합니다 ^^*
천재여우
07/05/03 22:01
수정 아이콘
정말 선수는 프로리그에 열중하고 팬들은 개인리그에 열광하는 이 갭을 어찌해야 하나요...............-_-
뭔가 해결책이 없을까요
Que sera sera
07/05/04 01:05
수정 아이콘
자꾸 프로리그와 개인리그를 이분법적으로 그리고 적대적으로 나누려는 태도가 문제인거 같은데요. 요즘 프로리그 개인리그 둘 다 재밌지 않나요? OrBef님도 프로리그 일부러 안볼것까지야 ^^
07/05/04 01:36
수정 아이콘
Que sera sera님/
아.. 개인리그를 더 즐기긴 하지만, 프로리그도 나름대로 재미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제가 지금 프로리그를 안보고 있는 것은, 지난 예선 보이콧에 대한 사과가 없는 지금 상황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보이콧의 결과물인 현재의 프로리그를 즐겁게 시청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인 자존심 문제인데, 뭐 저같은 사람이 많지는 않을테니 별 의미없는 행동이긴 하고.. 그 사실도 잘 알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어쩔수가 없네요.
에스메랄다
07/05/04 21:09
수정 아이콘
협회 XXX 이런글만 보다 이글을 보니 세상이 다 환해진 느낌입니다.
정말 잘쓰셨네요... 에게란게 있어서 이런글을 놓지지 않게 되는군요.
기득권만 내세우는 방송국이 서운했습니다. 권리수호는 좋은데 그 어떤 건설적인 비전을 내놓지 못하는 협회가 답답했습니다.
더 안타까운건 이둘을 화해시키기보다는 일방적으로 한쪽편만 들며 싸움을 부채질하는것같은 대다수 팬들의 태도였습니다.
선수 감독 구단 방송국 팬 이 중 어느하나라도 삐끗하면 제대로 돌아갈수가 없을것입니다.
외면 무시 소외 왕따... 이런 방법으로 무슨 문제를 해결했단말 한번도 듣지 못했습니다.
그동안 치열하게 싸우면서 서로의 사정을 알게되었으니 타협 양보 화해.. 이제 이런 것 할때가 되지 않았나합니다.
물론 말은 쉽습니다. ㅡㅡ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514 전부 다, 그냥, 이유 없이 고맙습니다^^ [7] 혀니11406 07/05/25 11406
513 76.9% [21] 뻬파20501 07/05/16 20501
512 기억합니다. 기억하고 있습니다. 기억할 것입니다. [24] JokeR_12994 07/05/15 12994
511 하늘이 그대를 선택했노라. [6] 파란무테12288 07/05/12 12288
510 March는 아직 연주중 [23] 뻬파12123 07/05/12 12123
509 yesterday once more [27] 올빼미11860 07/05/11 11860
508 너.....내가 누군지 알지? [25] 설탕가루인형14098 07/05/10 14098
507 어설픈 "공감각"적인 글(2) [17] lovehis9594 07/05/07 9594
506 택용아, 계속 거기서 살꺼야? [13] ThanksGive15650 07/05/07 15650
505 최인규 chrh. 1402일만의 승리. [26] 뻬파12991 07/05/07 12991
504 The Loki's Behind Story.. [14] CarlSagan10484 07/05/05 10484
503 어느 일병의 눈물 [90] 임태주18576 07/05/06 18576
500 김택용, 대저그전 심시티를 개선하라 [36] ArcanumToss14292 07/05/05 14292
499 낭만에서 현실로, 청년에서 어른으로 [32] OrBef13155 07/05/02 13155
498 The Irony Man, NaDa [67] The xian10939 07/05/02 10939
497 Force Point Ranking - 4월 [21] ClassicMild7990 07/05/02 7990
496 목동전설을 찬양하다 [23] 하성훈10119 07/04/30 10119
495 스타크래프트의 팬과 안티 [33] keidw9832 07/04/28 9832
494 [설탕의 다른듯 닮은] 저그리와 마홀딩 [9] 설탕가루인형9800 07/04/26 9800
493 프로리그, 조금 더 분발 합시다. [44] 종합백과11658 07/04/25 11658
492 [sylent의 B급칼럼] 그리고 박정석 [47] sylent13053 07/04/24 13053
491 Survivor, Freedom.WeRRa [17] 누리군™9768 07/04/22 9768
490 PGR. 그 빛나는 이름에 묻어가며 쉽게 쓴 글 [14] 信主NISSI9495 07/04/20 9495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