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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3/10/11 10:12:40
Name zephyrus
Subject 승자.. 그리고 패자..
어젠 학교 행사가 있어서 재경기를 못 보고..
아침이 되어서야 VOD로 늦게 재경기를 봤습니다.
물론 결과는 어제 알고 있었고..
혹시 몰랐다 하더라도.. VOD가 두경기 밖에 없었기 때문에..
보기전에 알았을 듯...

게임에선 항상 승자와 패자가 존재하지만...

특별히 싫어하지 않는 이상
게임의 승자를 보면 기분이 좋아지고
패자를 보면 안타까워집니다...

월드컵 때 우리가 승리했음에도..
얼굴을 감싸쥐고 괴로워 하는 루이스 피구 선수나..
울고있던 페르난도 모리엔테스 선수가 안타깝게 여겨졌듯이..
(물론 이탈리아 같은 경우는 자기들이 무덤을 팠으므로 제외.. -_-)

지난 2002시즌 프로야구에서도..
제가 응원하는 삼성이란 팀의 우승으로 인한 기쁨..
그 뒤에.. 부상까지 견뎌내며 팀을 이끌어온
LG의 김재현 선수가 경기장에 앉아 삼성이 기뻐하는 모습을
눈시울을 붉히며 쳐다보고 있던 안타까웠던 모습..

이러한 많은 장면들..

이미 그들만의 리그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아직 축구, 혹은 야구에 비해서는 입지가 좁은건 사실이지만..
프로 게이머 세계에선 가장 권위 있는 대회
온게임넷 스타리그(OSL)4강이 결정됐습니다..
그것도 마지막 재경기를 치르며

첫 임요환선수와 박용욱선수의 경기가 끝나고,
그리고 두번째 박용욱선수와 전태규선수의 경기가 끝나고,
역시 축구에서나 야구에서나와 같은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임요환선수가 경기에 지고 모니터를 응시하던 모습이..
예전에 최인규선수가 한번 어느 대회 중요한 고비에서 진 후
스튜디오에 불이 꺼진 후에도 혼자 남아 리플레이를 보며
안타까워했던 모습(이부분은 저도 듣기만 한 이야기로.. 확실한
사정은 잘 모르겠네요.. ^^)이 생각나면서
그리고 여지껏 힘들게 올라왔던 모습이 뒤로 스쳐가면서
그런 안타까운 모습..

전태규선수가 경기에 지고 아쉬워 할때..
경기전 전용준 캐스터가 '세레모니 토스'라고 말했듯이..
4강행이 결정되면 뭔가를 보여줄려고 준비해 왔을 것..
그리고 2003 Mycube OLS 서지훈을 이기면서 멋진 출발을 했음에도
원래 지적받던 프로토스전 약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총전적 4승3패.. 대 프로토스전 3전 3패.. 로 끝맺으며
여기서 내려가야 하는 모습에 대한 안타까움..

그리고 그 반대편에는 임요환선수와의 경기가 끝나고선
짧게 주먹을 쥐는 모습의 박용욱 선수..
전태규선수와의 경기가 끝난후엔 살짝 웃는 모습..
대 임요환전 1승 4패의 약세를 극복하고..
또, 오랜 침묵 뒤에 다시 깨어나는 그런 모습..
물론 축구나 야구에서의 승리처럼 환호성을 지르진 않았지만..
그런 환호성이 느껴지는 듯한 모습..

어디나 승자는 있고 패자도 있지만...
역시.. 승자에겐 축하를.. 패자에겐 격려를...

물론 제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를 말하라면
1초의 고민도 없이 Reach..라고 이야기 하겠지만..
거의 모든 프로게이머를 좋아하는 저에겐..
승자의 기쁨과 패자의 안타까움이 동시에 느껴지네요..
(많은 사람들이 그렇겠지만요.. ^^)

많은 게이머를 좋아하다 보니까
첫경기 박용욱 선수가 이긴 후.. 전태규 선수를 응원하고 있더군요..
만약 전태규 선수가 이겼다면.. 그다음엔 임요환 선수를 응원했을 듯..
(그런결과가 나오면 다시 재경기를 하게 되겠지만.. -_-)

박용욱 선수..
대 태란전 극강이지만 프로토스전엔 그보다 더 강하다는 박경락 선수를 만나게 됐네요..
힘들게.. 그리고 오랜만에 올라온 4강이니 만큼
정말 멋진 모습 보여주시길..

임요환 선수..
역시 당신의 모습에 4강이 없는것이 뭔가 어색하기도 하고..
게임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에게..
"임요환 떨어졌다."라고 하면 "임요환이 떨어졌다고?"
라고 되물어 올 만큼 큰 선수..
당신이 수만 관중앞에서 웃는 그 모습을 한번 더 보고 싶습니다..

전태규 선수..
솔직히 재겐 경기 외적인 요소로 더 많이 각인되어 있었지만..
이젠 그렇지 않습니다..
결국 프로토스전을 극복하지 못했지만..
16강 전승의 그 모습을 기억하고 있겠습니다..
한단계 더 발전된 모습으로 커다란 무대로 오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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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양의모티
03/10/11 10:14
수정 아이콘
월드컵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저는 아르헨티나의 바티스투타 얼굴이 안 지워지는군여...
zephyrus
03/10/11 10:17
수정 아이콘
^^.. 사실 저도 바티스투타가 가장... ㅠㅠ 하지만 승자를 신경쓰다보니 우리나라 경기만.... 썼네요...
하늘아이
03/10/11 10:20
수정 아이콘
바티스투타 때문에 아르헨티나를 응원했었는데, 바티스투타의 눈물에 저도 같이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납니다. ㅠ.ㅠ 그때 친구랑 같이 일본가서 아르헨 선수들 못떠나게 공항폐쇄해야 된다고 난리부렸던 기억이.. -_-;
03/10/11 10:25
수정 아이콘
작년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는 너무나도 불행했죠
그 당시 아르헨티나가 너무나도 경제 사정이 안 좋아서..
아른헨티나 선수들은 국민들에게 희망의 챔피언 트로피를 안겨주고 싶었는데 안타깝게 16강 탈락을 하고 말았죠
박아제™
03/10/11 11:52
수정 아이콘
최인규 선수의 그 모습 기억나네요... 작년 KPGA때였던 것 같은데, 홍진호 선수와의 블레이드 스톰에서의 경기에서 어이없게 져서 경기가 끝나고 혼잣말로 "아 바보야, 바보야, 바보야~~"를 연발하면서... 방송 끝나기 거의 직전에 자리에서 일어나는 모습... 그 모습이 정말 기억에 남네요...
03/10/11 12:07
수정 아이콘
바티스투타의 모습 위로 Don't Cry For Me Argentina라는 자막과, 그 노래가 깔리는데..(제목이 저거 맞나, 에비타에 나왔었는데..) 정말로 울컥해버려서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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