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3/10/26 23:08:46
Name 박아제™
Subject 결국 비룡의 꿈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사나이의 눈시울이 끝내 붉게 물들었다.

안 울려고 했는데 하늘이 주신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눈
물이 났다.

SK 주장 김기태(34)가 14년 한을 풀지 못한 채 끝내 울고 말았다.

부인 신세영씨(33)가 가을 잔치 들어 처음 야구장을 찾은 터라 정말 잘하고 싶었다.

경기가 끝나자마자 관중석의 부인에게 달려가 빛나는 우승반지를 전해주고 싶었기에 아쉬
움이 더했다.

김기태는 프로 생활 14년 만에 처음 오른 한국시리즈에서 팀의 리더이자 클린업 트리오로
서 맹활약을 했으나 끝내 현대의 벽을 넘지 못했다. 야구선수로서 은퇴하기 전 언제 또다
시 올지 모르는 기회를 놓쳐 버렸다.

시즌 중에는 강혁과 번갈아가면서 뛰었으나 포스트시즌 들어서는 붙박이 1루수로 뛰던 김
기태였다.

23일 5차전에서 팀이 경기 초반 어이없는 수비 실책을 잇달아 하며 무너진 경기에서도 그
는 목표를 향한 질긴 의욕을 보여줬다. 이대로 무너질 수 없다는 듯 8-1로 뒤진 9회 1사 1
루에서 투런 홈런을 뽑았다.

김기태는 이번 한국시리즈를 20년 넘는 야구선수 생활 중 가장 독기를 품고 뛰었다.

한번도 못 가져 본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를 대한민국 어떤 야구선수보다도 간절하게 원했
기 때문이었다.

23일 5차전을 SK가 잇따른 수비 실책으로 어이없이 8-3으로 지자 경기 후 곧바로 선수들
을 대기실에 소집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그 자리에서 후배 선수들에게 “이제 잃을 것도
없다. 우리 피눈물 흘리지 말자. 내일은 꼭 제대로 하자”고 마치 자기에게 다짐하듯 외쳤
다. SK는 다음달 6차전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사실 올 시즌은 개인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보냈다. 그래서 더 눈물이 났다.

사랑하는 부인 신씨가 올 초 희귀병인 루푸스에 걸렸다. 청천벽력 같았다.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까지 미뤄가면서 서울대병원에 입원한 부인을 간호했다.

김기태는 국가대표 4번타자로 활약했고, 프로에 와서도 이승엽이 등장하기 전까지 국내
최고의 왼손 슬러거로 명성을 떨쳤으나 유독 한국시리즈 우승만은 철저하게 그를 비켜갔
다.

그는 개인통산 최다 만루홈런(8개)과 한경기 최다 안타(6개) 기록을 갖고 있다.

통산 최다 사사구가 한화 장종훈에 이어 2위인 것을 봐도 투수들이 그를 얼마나 두려워했
는지 알 수 있다.

한동안 눈물에 젖어 있던 김기태는 어느새 덕아웃으로 돌아와 “괜찮다. 힘내라. 내년에 잘
하면 되지”라며 후배수들의 어깨를 두들기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진짜 사나이 김기태의 프로 14번째 가을은 이렇게 저물어 갔다.

잠실 | 한국시리즈 특별취재반

--------------------------------------------------------------------------------

아쉽습니다.... 만년 하위팀이 어느샌가 한국시리즈에까지 올라와 있는걸 보며, 격세지감
을 느끼게 되네요.... 올해 초였던가요... SK가 엄청난 돈을 쏟아부었다는 말을 들었을
때, "SK가 이번 시즌에 한 건 하겠구나"생각했었는데, 한국시리즈까지 올 줄은 정말 꿈에
도 몰랐습니다... 기껏해야 준PO정도까지 생각했었죠... 선수들 너무 수고 많이 했구요...
조범현 감독에게는 감독 첫 해 좋은 경험이었고, "그 멤버"들로 한국시리즈 7차전까지 온
것만해도 자랑스럽단 생각이 듭니다... 비룡의 꿈.... 내년엔 꼭 이뤘으면 좋겠습니다...


덧붙임 : 이젠 SK 팬이 되어야겠네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안전제일
03/10/26 23:10
수정 아이콘
비룡이라고 하셔서...언니님께서 종종 즐기시던 모 만화가 생각났다는..쿨럭.으하하하--;;(퍼억-)
리본킁킁이
03/10/26 23:30
수정 아이콘
저는 현대 창단때부터 계속 좋아했었는데요
96년에 창단했고 그때 제가 초등학교2학년이었는데.
창단첫해 정명원선수 한국시리즈에서 노히트노런하시고
그때 정명원선수&박재홍선수(세계최초 신인 30-30)엄청 좋아했던 생각이 나네요..초등학교2학년때 야구좋아하던 애는 저 밖에 없었다는..
이렇게 좋아하는 현대가 이번시즌 우승을 해서 너무 기분 좋네요
(SK팬 분들에겐 죄송하지만요..)
현대가 성적에 비해서 팬이 8개팀중 제일 없잖습니까
너무 아쉬워요, 현대 좀 사랑해 주세요~^^
PS.SK 좋아하시는분들께 좀 미안하네요
최임진
03/10/27 00:55
수정 아이콘
김기태선수는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선수들의 우승반지에 대한 열망은 이해할 것 같습니다.
아마 프로게이머들도 크게 다르지 않겠지요.
난폭토끼
03/10/27 16:53
수정 아이콘
그에게서 왠지, 제후의 길을 가지 못한 제국 기사단장 sir Charles의 향기가 느껴지는군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14477 결국 비룡의 꿈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4] 박아제™2742 03/10/26 2742
14476 전위의 한마디.... [12] 김범수4717 03/10/26 4717
14475 [잡담] 흠...이미 잃어버린 처음의 그 순수한 첫느낌에 대해.. [7] 이직신2863 03/10/26 2863
14473 [펌]월드시리즈 6차전경기와 말린스 우승 화보들..... [11] 네로울프2791 03/10/26 2791
14472 배넷에서 무승부를 기록해보다 -_-;;; [9] 높이날자~!!4264 03/10/26 4264
14471 결승가고 싶어요 ㅠ.ㅠ [10] Fischer2769 03/10/26 2769
14470 [in 강원]Unified ProLeague Idea Completed... [11] Daviforever2274 03/10/26 2274
14469 [잡담] NaDa 와 Xellos, 그리고 Boxer와 Eagle. [24] RM6227 03/10/26 6227
14468 [문자중계] KTF BIGI 프리미어리그 중계창입니다. [208] 초보랜덤5568 03/10/26 5568
14467 황제의 자리 . . . [19] 투지4077 03/10/26 4077
14466 수능공부 하면서.. 몇가지 생각. [2] Neos1995 03/10/26 1995
14465 [픽션도 아닌 것이] 꿈꾸는 기사.. 그리고 악마.. 강민 선수와 박용욱 선수의 결승전에 부쳐.. [5] Canna2621 03/10/26 2621
14464 [잡담]이제 날아볼래....? [19] Zard2907 03/10/26 2907
14462 서로다른길...그러나 보는것은하나. [20] Naraboyz2533 03/10/26 2533
14461 달리기 좋아하세요?? [14] 심술이2200 03/10/26 2200
14460 담배... 이젠 끊어야 겠죠... [29] 오크히어로3196 03/10/26 3196
14459 [잡담]새벽 2시43분에 떠오른 잡생각들..2 [1] Return Of The N.ex.T1794 03/10/26 1794
14458 불안합니다.... [18] Slayers jotang2585 03/10/26 2585
14454 승부의 매력 또는 폐해... [10] 박영주2590 03/10/25 2590
14453 옛 기억을 더듬는 유닛..-_-;; [10] 경락마사지3693 03/10/25 3693
14452 온게임넷 - 4강 이후의 전적 [4] PRAY43038 03/10/25 3038
14451 온게임넷&MBC게임 BGM List <2003년 10월 25일> [27] 박아제™3789 03/10/25 3789
14450 한빛배 이후 온게임넷 우승자의 결승 준결승 3.4위전 승패 [19] TheRune3333 03/10/25 3333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