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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12/31 11:52:03
Name 호수청년
Subject 전문가와 매니아사이
"사람들은 자기가 FM하고 위닝 좀 한다고 축구 전문가인줄 착각합니다. 우습죠"


제 글에 달린 리플 중 하나였습니다.
저 글을 보고 많이 생각해 봤습니다. 스타방송 좀 보고 커뮤니티에서 글이나 쓴다고 나 자신이 스타에 대한
전문가라고 착각하고 있는것은 아닌가 라고요. 그래 어쩌면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매니아와 전문가 사이에서
착각을 하고 있다는 생각까지 했습니다.


프로게이머들은 같은 화면을 2초이상 보지 않는다고 합니다. 화면을 보고있는 2초안에 상대의 병력과 테크의 정도를 파악한다는 말이겠죠.
전 스캔을 찍고 둘,넷,여섯... 음 대략! 한부대? 이럽니다.

R-Point 1시가 걸린 프로토스는 저그에게 하드코어가 잘 통한다고 합니다. 저그와의 거리에 상관없이 하드코어로
많은 이득을 보거나 경기를 끝내는 경우가 많았다는 박지호선수의 인터뷰가 있었습니다.
기억을 되돌려보면 박지호-5시 변은종, 송병구-5시 조용호, 강민-11시 김민구, 송병구-11시 김민구.
1시에 걸린 프로토스가 하드코어로 이득을 보며(혹은 그것만으로) 저그를 상대로 승리한 경기가 대충 이렇게 떠오르네요.
(오영종선수의 다크템플러 하드코어 역시 1시 프로토스였습니다 ^^;)

하지만 만약 11시에선 하드코어가 잘 통한다라는 사실을 프로게이머의 입에서 듣지 않았다면 어땠을까요?

대각선이라 방심했네, 드론욕심 냈나? 요즘시대에 하드코어에 게임이 끝나고... 발로하냐?

라고 욕했을것 같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주제에 말이죠...
(전 패배한 선수에게 호되게 질책하는 스타일이거든요 ;;;)




지금은 없어진 About Starcraft 라는 엠비씨게임의 방송프로에 이창훈선수가 나왔습니다. 상대하는 프로게이머는
박정길선수였고, 당시 박정길선수는 로템원주민 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로템에선 멋진 경기를 많이 보여주었죠.
12Z-2P 위치는 이랬습니다. 결과는 박정길선수의 승이었고, 경기 후 리플레이를 보는 시간에서 이창훈선수는,

"원래 토스가 6질롯으로 나오는거든요 근데 7질롯으로 나와서, 전 토스가 안나올것이라 예상했고 그래서 저글링도 부족했고....."

엥?? 그게 그리 중요해?? ;;;;;




저는 전문가도 아닌것이 마치 이 분야에 대해선 누구보다 잘 아는냥 잘난척하고,

"~님 이건 아니죠 그러니깐..."

라며 싸우고....



전 한명의 게임팬에 불과하다고 느낍니다. 일반인보다 조금 더 알고 그래서 남들보다 조금 더 즐기면서
경기를 볼 수 있는 경험을 가진 그저 평범한 게임팬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전문가와 매니아 사이에서 자신의 위치가 어디인지 짧게라도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그렇다면 밸런스논쟁, 맵논쟁 같은 답이 없는 논쟁글이나 리플수가 확! 줄어들지 않을까요?
결국 피지알에서 싸우는 일이 적어질꺼란 말이죠 ^^;


추가 : 이곳 피지알에 전문가가 없다 는 말은 결코! 아닙니다!!!
전문가인척 했던 저 자신을 반성하며 적은 글입니다.
조금 오해의 소지가 있는것 같아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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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케미
05/12/31 11:55
수정 아이콘
우리나라 네티즌들은 모두 전문가에 박사 학위 서너 개씩은 가지고 있는 것 같다는 말…… 보면서 뜨끔하더라구요. 잘 읽었습니다.
Marionette
05/12/31 11:55
수정 아이콘
TV사운드를 끄고도 게임내용을 스스로 이해할 수 있는정도 수준의..
그정도 지식을 가진 소박한 스타팬이 되고 싶군요
05/12/31 11:56
수정 아이콘
온라인에선 우리 모두 엄마친구아들
카이레스
05/12/31 11:59
수정 아이콘
Turbo님// 크큭 센스 멋지시네요^^
김정화
05/12/31 12:01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정말 이곳에서도 누리꾼들의 전문가인척? 하는 사람들이 많죠...-_-;; 맵밸런스니 해설이니 옵저빙이니... 이런 논란거리의 말들을 많이 줄여주셨으면 하는 소망입니다^^ 2006년에는 정말 싸움없는 pgr을 위하여...
05/12/31 12:09
수정 아이콘
하하
시원한글이네요.
after_shave
05/12/31 12:16
수정 아이콘
아는데까지만 아는척 해야죠.. 아는데 넘어서 까지 아는척 하고, 정확하지도 않은 정보를 가지고 확실한 것처럼 말하는 사람. 문제죠.
그리고 밸런스 논쟁이나 맵논쟁. 답이 없죠.
하지만 댓글을 주고 받고 하면서 많은걸 배우는 사람도 분명히 있다고 생각 합니다. 물론 남의 말은 조금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사람도 있지만...
오히려 그런글에 대놓고 짜증난다고만 쓰거나 대놓고 글쓴이를 바보취급하지만 않아도, 훨씬 보기 좋은 리플들이 될듯 합니다.
제가 항상 하는말. 상대방한테 씨라도 먹히게 할려면 상대의 의견을 충분히 생각하고 이해했다는 걸 알려줘야 상대방이 조금이라도 받아들이려 한다는 것이죠.
네버마인
05/12/31 12:17
수정 아이콘
푸하하하하! 온라인에선 우리 모두 엄마친구아들...Turbo님....^^b
Sulla-Felix
05/12/31 12:24
수정 아이콘
전문가들이 많아 사라졌죠.
알테어님은 그나마 우주에서 뵐 수는 있지만
키메라님.... 이제 다시 박성준 선수의 대성을 예측했던 그런
덜덜덜한 글을 피지알에서 볼수 없는 걸까요?
My name is J
05/12/31 12:29
수정 아이콘
데굴- 글도 글이지만 댓글 덕분에 많이 웃었습니다. 으하하하-
하늘 사랑
05/12/31 12:32
수정 아이콘
그럼 전문가만이 어떤 일에 코멘트하는게 가능하다는 논리인가요?
왜 그렇게 생각하죠
그저 내가 생각하는 내 생각을 말하는 것 뿐인데...
사람이라면 어떤 일에 대해 나름대로 생각하는 바가 있고
바라보는 시각도 다르고 나름대로 이해 하는 방식도 다른데...
그냥 그런 것들은 자신의 의견 정도로 봐주면 안되나요?
그리고 무슨 일에 대한 논쟁을 좀 나쁘게 평가하시는데
전 동의 하지 않습니다
물론 여러 문제되는 댓글도 있겠지만 어떤 일에 대한 다양한 시각의 표출로 다양성을 인정하고 추구하는 사회에선 오히려 당연한것 아닌가요?
오히려 하나의 의견만이 존재하는 획일주의가 더 문제가 아닌가요?
다양성을 좀더 넓게 받아 들였음 합니다
그러면 어떤 이들의 의견에 좀더 넓은 마음으로 다가설 수 있지 않을까요
내가 내 일을 열심히 하고 있다가
내가 그 일에서 조금 벗어나면 우리 모두는 비 전문가가 되는 걸요
비전문가도 나름대로의 생각을 가지고 있답니다
05/12/31 12:40
수정 아이콘
하늘사랑님/
그런 말은 아닌것 같네요. 아니면 제가 잘못 읽었는지도..
의견 표현자체가 나쁜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마치 자신의 읜견을 자신이 전문가인것처럼 말하면서 남에게 강요하려고 하니 문제가 생기는 것이죠. 그런류의 논쟁에서는 서로 자기말만 반복하니까요.
글쓰신분도 그런것을 지양하자는말 아닐까요?
호수청년
05/12/31 12:41
수정 아이콘
하늘 사랑 님//
나 전문가 그러니 닥치고 내말 들어.

이게 아니라 모두들 내가 이 분야에 대해선 전문가고 제일 많이 안다. 고로 나와 다른 사람의
의견은 틀린것이다 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지금과는 달라져야 한다는 생각을 적은글입니다.
그리고 위에 어떤 분이 남겨주셨지만 "정확하지도 않은 정보를 가지고 확실한 것처럼 말하는 사람. 문제죠." 이 부분 역시
자신이 평범한 게임팬이라고 생각한다면 줄어드는 문제라고 봅니다.

마지막으로 논쟁에 대해서 말하자면요, 논쟁 그 자체를 나쁘게 보는것이 아니라 답이 없는
문제로 끝없는 논쟁이 일어나는 것이 싫다는 거죠. 저는 이것이 마치 엄마가 좋다 아빠가 좋다 라는 문제와
비슷하다고 여깁니다 ^^; 그리고 타사이트보단 훨씬 신사적인 논쟁이 이뤄지고 있지만
이곳 역시 온라인 커뮤니티다 보니 마지막으로 치닫으면 감정싸음까지 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이런 것을 자제하기를 바라면서 적은 글입니다.
EpikHigh-Kebee
05/12/31 12:43
수정 아이콘
확실하게만 안하면 될텐데.. ~~ 아닌가요? 이러면 후폭풍을 잠재울수있는..
The Drizzle
05/12/31 12:44
수정 아이콘
헉...이미 댓글이 달렸군요;; 같은 내용이니 전 자삭하겠습니다.
음.. 동감합니다^^ 항상 호수청년님의 글은 클릭한 보람이 있게 만들어 주시는 것 같아 훈훈합니다(..응?)
김정화
05/12/31 12:45
수정 아이콘
하늘사랑//님의말이 맞습니다... 하지만 이글은 그런 논지에서 쓴 글이 아니라고 생각하네요... 사람들이 자신의 의견을 내놓는건 좋습니다... 그건 누리꾼으로써 당연한 권리이기도 하구요... 하지만 문제는 자신의 의견이 다른사람과 맞지 않을때 그냥 넘어가질 않는다는거죠... 그럼 또다시 싸우게 됩니다... 어제 임요환선수도 그렇고 MSL광고문제도 그렇구요... 싸우게되면... 그건 논쟁이 아니라 말다툼으로 전락해버리닌거구요...
다양성을 넓게 받아들여라... 이 다양성을 받아들이는게 쉬울까요... 이건 우리 pgr인들의 2006년 숙제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05/12/31 12:49
수정 아이콘
좋은 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하늘 사랑
05/12/31 12:52
수정 아이콘
호수청년님//
제가 잘못이해한 부분이 있었군요
죄송~~
댓글의 취지에 공감합니다
조아조아
05/12/31 12:54
수정 아이콘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사람이 "책 한권 읽은 사람이죠.."
하늘하늘
05/12/31 13:40
수정 아이콘
한줄요약하면
'앞으로 난 겸손하기로 했다' 인것 같네요.
지켜보겠습니다.
솔직히 전 공개적인 장소에서 하는 간지러운 반성문은 그다지
신뢰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이왕 결심하신거
여기 댓글다신분들은 모두 증인이 될터이니
오늘 이글의 마음가짐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ps. 전 게시판에서 논쟁(싸움)이 벌어지는걸 싫어하지 않습니다.
인신공격으로 가거나 의도적으로 소위 '까기'하는것만 아니면
사람들이 자기의 생각을 밝히고 남의 생각에 대해 검증(?)해보는것은
인터넷의 순기능이라고 보거든요.
윤수현
05/12/31 14:13
수정 아이콘
논쟁자체만 활성화되는 리플은 별로 못봐서 말이죠...
조아조아님 리플에 공감 무한대^^
05/12/31 14:14
수정 아이콘
하늘하늘님//pgr에서 논쟁좀 하시다보면 정말 pgr이 인터넷의 순기능역할을 하고 있는건지 회의가 드실 떄가 있을겁니다 -_-;
특히 선수들 얘기 나오면 정신없죠 ;
폭주창공
05/12/31 17:24
수정 아이콘
하하하. 원래 서울 안가본 사람이 가본 사람 이기는 법이죠 ^^;; ~다. 의 내말은 진리라는 그런 마인드로 글을 쓰고 자신과 조금이라도 다른 의견을 보면 발끈! 하는 그런 생각... 조금은 반성해야 할 것 같습니다.. (__);;
백수모드on
05/12/31 20:15
수정 아이콘
하늘 하늘님/저하고 같은 생각이시네요.그런데 그게 힘든거 같아요.
서로 논쟁을 하다보면 꼭 인신공격에 의도적인 '까'들이 한명씩 등장하죠.그러면 또 거기서부터 시작해 전쟁이 되고..서로 상처만 입히고...진짜 간혹가다 나오는 제대로 된 논쟁글에 제대로 된 댓글이 달리면 신기하기까지 하다는..^^;;
거부할수없는
05/12/31 23:08
수정 아이콘
말에 대한 책임이 오프라인과 비슷한 수준이라면 아마도 글쓴님께서 염려하시는 일은 훨씬 줄어들이라 생각합니다.
그래도 피지알은 타사이트에 비해 라이트 버튼이 꽤 무거운 편입니다.
LED_nol_ra
06/01/04 19:09
수정 아이콘
공감 100%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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