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4/01/01 01:26:48
Name 쉬군
Subject [일반] 안녕! 6살! 안녕? 7살!!
2024년 새해가 밝았고 제 아이는 7살 (만 6살)이 되었습니다.

유치원에서는 최고 형님반으로 올라가고 내년이면 학교를 갈 나이죠.

다만, 몇번 글을 쓴적이 있지만 여전히 저희 아이는 또래 친구들보다 느리고, 조금 특별한 아이로 자라고 있습니다.

매년 저희 아이를 바라보며 소원을 빌었었어요.

말이 늦었던 저희 아이여서 5살까지는 저희 아들이 말을 할 수 있게 해주세요. 라고 소원을 빌었고 50개월에 말을 시작했죠.

그리고 작년에는 특교자로 입학한 유치원에서 큰 사고 없이, 그리고 좋은 선생님과 좋은 친구들을 만날 수 있길,

욕심을 부리자면 엄마아빠와 짧게나마 대화라도 할만큼 말이 늘었으면 좋겠다..정도의 소원을 빌었습니다.

그 결과로 올해 저희 아이가 너무 귀엽다며 예뻐해주시고 매일매일 사랑이 가득한 장문의 카톡을 보내주는 선생님들 만나고, 또래 친구들과의 사회성이란게 없는데도 옆에서 놀아주고 챙겨주는 멋지고 예쁜 친구들을 잔뜩 만났습니다.

엄빠와의 대화는...여전히 힘들지만 그래도 원하는 의사표현은 확실히 하고 가끔 기분내키면 엄빠가 묻는말에 대답도 해줍니다.

아, 지가 필요한건 확인히 이야기 합니다. 에버랜드를 가고 싶다거나, 동물원에 가고 싶다거나, 장난감이나 과자가 사고 싶다거나 뭐 이런...

물론 여전히 자기 이야기를 먼저 하진 않아서 서운하긴 합니다. 하원할때마다 유치원에서 있었던 일을 재잘대는 다른 친구들을 보면 부럽기고 하고 그래요.

감각이 예민해서 큰소리가 나거나 화려한 뮤지컬이나 영화같은건 보기 무서워하고 돌발 행동에 긴장을 놓을 수가 없어요.

그래도 아이는 조금씩 자라고 있습니다.

이제 유치원 수업시간에 잠시나마 착석도 할 수 있고, 친구들과의 활동에 같이 참여하고 친구들과 가끔은 놀이도 함께 한대요.

편식이 심해 고기, 소세지, 돈까스 같은게 아니면 입에도 안대던 아이가 유치원에서는 다른 반찬들을 조금씩 먹어 보기도 하구요.

말은 느리지만 한글은 친구들중에 가장 먼저 익혀서 혼자 유튜브 검색도 하고 유치원 친구들 이름 초성퀴즈에서 힌트 하나 안쓰고 1등도 했어요.

뒤늦게 6살이 되어서야 춤이 재밌는지 춤바람이 나서는 영상보면서 춤도 따라하고 장기자랑에서는 댄스 독무대도 끝까지 잘 해냈습니다.

얼마전에는 처음으로 편지를 써와서 엄마를 감격시키기도 했습니다.

hU8xIOQ.jpg

아이에대한 기대를 내려놓고 그저 하루하루 잘 자라주는 것에 감사하며 지내다보니 생각지도 못한 행동을 보여줄때마다 놀라움과 감격은 몇곱절로 크게 다가옵니다.

2023년 제가 빌었던 소원보다 훨씬 많은 것들을 저희 부부에게 안겨주고 있어요.

다른 사람이 볼때는 6살인애가 저거 하는게 뭐 그렇게 대단하다고...라고 말 할수도 있지만 그 하나하나가 다 감사할따름이죠.

---------------------------------

그렇게 저희 저희 아이는 6살이 지나고 7살이 되었습니다.

조금 걱정이 되긴합니다.

내년이면 학교를 가야하는데, 과연 학교를 가서 또래 친구들과 함께 수업을 들을 수 있을 만큼 많이 좋아질 수 있을까요?

만약 그렇지 못한다면 주변 입학할 학교에는 특교자 TO가 있어 아이가 특교자로 입학이 가능할까요?

이제 학교에 가면 유치원과는 다른 사회생활이 시작될텐데 남들과 다른 저희 아이가 따돌림을 당하거나 상처를 받지는 않을까요?

저는 아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걸까요?

등등의 걱정이 잔뜩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고민해봐야 해결되는건 없다는것도 잘 알고있습니다.

이제 7살의 아이에게 지금까지 해왔던것 처럼 최선을 다해 믿어주고 사랑해주는게 가장 중요하겠죠.

가끔은 저 고민들에 짖눌려 힘겨울때도 있겠지만 그때는 또 제 아이의 모습에 일어날 수 있을거라 믿습니다.

------------------------------

24년이 밝았습니다.

올해 7살의 아이에게 바라는 소원은 단 하나입니다.

엄마아빠와, 친구들과 대화하는 아이가 되게 해주세요.

혼자만의 세계를 깨고 나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는게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 알 수 있는 아이가 되도록 해주세요.

어떤 신께 올리는 소원인지 저도 잘 모르고, 이게 큰 욕심인줄 알지만 올해 꼭 이 소원을 들어주세요.

pvp17wW.jpg

그리고 저희가족, 아니 이 글을 보시는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한 한해가 되도록 보살펴주세요.

새해가되고 한 살 더 먹더니 주저리주저리 말만 길어지네요.

저는 이제 슬슬 잠자리에 들어야겠습니다.

그리고 내일 아침 눈을 뜨면 저희 아이를 꼭 끌어안고 인사해주어야겠습니다.

"안녕? 7살이 된 사랑하는 아들아? 올해도 잘 부탁해!"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24/01/01 01:31
수정 아이콘
따뜻한 이야기에 감사드립니다
올해도 아드님과 함께 매순간순간 행복하시기를 기원하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4/01/01 10:50
수정 아이콘
글쓴님의 희망과 바램이 이루어질거라 믿습니다!!
돈테크만
24/01/01 17:12
수정 아이콘
느리지만 한해한해 갈수록 할 수 있는게 늘어날거고 쉬군님의 소망도 꼭 이루어 질거라 생각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행복한 한해 되세요.
수타군
24/01/02 13:45
수정 아이콘
행복하세요. 우리 아이들 모두들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곧미남
24/01/02 14:40
수정 아이콘
저희 조카도 말이 느려 걱정이었는데 이제 초2가 되니 좀 늘었네요 물론 엄마가 엄청 지극정성으로 여기저기 다녀서 가능했지만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0617 [일반] 신년맞이 곡으로 여자친구 '밤'을 촬영해 보았습니다. [4] 메존일각6534 24/01/02 6534 6
100616 [일반] 일본 하네다 공항에서 비행기 사고가 있었다고 합니다. [36] 카루오스18706 24/01/02 18706 1
100614 [정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오늘 부산 방문 중 괴한에게 피습당했습니다 [431] EnergyFlow54021 24/01/02 54021 0
100613 [일반] 오후 4시 10분 일본 이시카와현에서 규모 M7.6의 지진이 일어났습니다. [65] 매번같은21134 24/01/01 21134 6
100612 [일반] 처음 산에 올라가서 본 일출사진(스압주의) [9] 판을흔들어라8760 24/01/01 8760 11
100610 [일반] <류이치 사카모토: 오퍼스> - 한 예술가의 스완송. [9] aDayInTheLife6965 24/01/01 6965 4
100609 [일반] [팝송] 미카 새 앨범 "Que ta tête fleurisse toujours" [6] 김치찌개6127 24/01/01 6127 0
100608 [일반] 안녕! 6살! 안녕? 7살!! [5] 쉬군8795 24/01/01 8795 43
100607 [일반] 작심삼일은 가라! 획기적인 `작심백일` 운동법!! [9] 기억의파편9627 24/01/01 9627 15
100606 [일반] 올 한해도 모두 정말 고생하셨어요 [6] 아우구스투스5864 23/12/31 5864 6
100605 [일반] 여성의 진술만으로 한 남성을 사회적으로 살인 가능한 나라 [132] 삼겹살최고17597 23/12/31 17597 51
100604 [일반] [팝송] 테이트 맥레이 새 앨범 "THINK LATER" 김치찌개6701 23/12/31 6701 0
100603 [일반] 2023년 안녕, 2024년 안녕. [3] 간옹손건미축7655 23/12/31 7655 9
100602 [일반] [팝송] 맷 말테스 새 앨범 "Driving Just To Drive" [2] 김치찌개5634 23/12/31 5634 0
100601 [일반] (영드)독타 후가 돌아왔습니다.(약스포) [16] Chandler7317 23/12/30 7317 3
100598 [일반] 김포 왕릉뷰 아파트 최종 엔딩 [103] 무딜링호흡머신17892 23/12/30 17892 11
100597 [일반] 행복은 인생의 목표가 될 수 있는가 [11] realwealth7278 23/12/30 7278 2
100596 [정치] 21대 총선 수도권 접전 승률 및 잡담 [29] 아우구스투스13333 23/12/30 13333 0
100595 [일반] 출산율 하락의 원인중의 하나 [70] 지그제프14697 23/12/30 14697 11
100594 [일반] 영화 '백 투더 퓨처' 속 음악 이야기 [8] 똥진국6534 23/12/30 6534 4
100593 [일반] 정보화시대에서 정보를 찾는 것의 어려움의 아이러니(feat. 노트북 사면서 느낀점, 뻘글) [18] 랜슬롯7687 23/12/30 7687 5
100592 [일반] <아쿠아맨과 로스트 킹덤> - 애매한 육각형.(노스포) [13] aDayInTheLife6108 23/12/30 6108 2
100591 [일반] 2024년 부동산 특례대출 비교표 [44] 유랑11031 23/12/30 11031 1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