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1/07/17 12:07:55
Name 한아
Subject [일반]  두들버그, Doodlebug, 1997







오랜만이네요.
앞으로는 기회가 될 때마다 흥미로운 단편 영화들을 소개할까 합니다.
개봉작 영화 리뷰는 인터넷에 더 질 좋은 글들이 많이 올라오기 때문이기도 하고,
요즘 제 관심사는 최근 영화들이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죠.


단편 영화는 학생영화나 독립영화인 경우가 많고,
상업적 목적이 없는 작품이 대다수입니다.
따라서 일반 극장에서 개봉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된다 하더라도 옴니버스 식),
영화에 어느정도 관심있는 분이 아니시라면 접하기가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의외로 약간의 수고로도 볼 수 있는 매력적인 영화들이 많습니다.)


이들 속에서 일반적인 대중 영화에서 기본이 되고 기준이 되는, "완성도 높고, 잘 짜여진 재미"를 찾긴 어렵습니다.
그 때문에 어느정도 거부감이 들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단편 영화들도 그만의 제한된 시간과 자본과 영상 속에서 머금은 그만의 재미가 있어서,
이 곳에 소개할 만한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제 나름대로 가능한 한 이 게시글 내에서
기본적인 영화의 정보 소개 후 적당한 시간 내에서 직접 영상 관람이 가능하도록
영화들을 골라보려고 하려고 합니다.


저도 많은 편수를 관람한 것은 아닙니다. 노력은 하고 있죠.
전 단편 영화들 중에서는 알려지고 인정받은 작품들을 소개하게 될 거구요,
그래도 일반적으로 아주 생소한 영상들이 될 테지만 말이죠.


우리가 영화를 장면마다 해체하고 각각 의미를 전문적으로 분석할 목표로 관람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영화 감상시 조금 더 재미를 주기 위해 팁을 드리자면,






-> 영화에 나오는 모든 것 - 배우의 위치, 대사, 음악, 소품, 빛, 색, 카메라의 구도, 한 컷에서 경과되는 시간 등등 말 그대로 그 영상 안에 포함되어 있는 '그 모든' 것 - 은 철저하게 계획되어져서 만들어졌습니다. '설마 감독이 여기까지 생각했겠어?'하는 부분까지도 생각해서 만들어져요. 아주 필연적이면서 고도로 연출된 예술이 영화입니다.(돈도 많이 들고요 :p) 그 점을 생각하시고, '이 장면은 도대체 왜?'라는 생각과 함께 보시면 좋겠죠. - 물론 단편, 독립 영화일수록 완성도는 떨어지는 편입니다. 실수가 그만큼 많다는 거죠.


-> 영화가 끝난 후, 감독의 의도를 정확히 찾는 것은 너무 무의미한 일입니다. 물론 작품의도는 분명히 있겠죠. 그러나 예술가들은 단 하나의 정답을 들고 관객들에게 시험문제를 내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영화 상영된 후의 해석은 관객의 몫이에요. 작품 내에서 일관되게 보여지는 몇가지 주제는 있겠지만, 그것이 관객에 의해서 해체되어지고 다시 재조립 되어질 때, 그게 감독이 의도했던 온전한 모습일 수는 없겠죠. 본인이 무언가 느끼신 것이 있다면, 감독의 본래 의도가 무엇이였건, 그 자체로 이미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소개하게 될 단편 영화의 라인업입니다.
순서에 큰 의미가 있는 건 아닙니다.



1. 두들버그(Doodlebug), 3분, 영국, 1997
2. 빨간풍선(Le Ballon Rouge), 34분, 프랑스, 1956
3. 뉴욕 스토리(New York Stories, 124분) 中 인생수업(Life Lessons), 45분, 미국, 1989
4. 아울 크리크 다리에서 생긴 일(An Occurence at Owl Creek Bridge), 28분, 프랑스, 1962
5. 어떤 이들은 그것을 슬링 블레이드라 부른다(Some Folks Call It a Sling Blade), 25분, 미국, 1994


(국내 개봉 타이틀이 없는 경우는 제목을 임의로 번역했습니다.)



이 중에서 혹시 아시는 영화가 있나요?
다들 너무나 좋은 작품들 입니다. 일단 이 다섯 가지 영화들 먼저 소개해 보려구요.
이런, 서론이 너무 길었네요. 시작해 보도록 하죠.













두들버그 Doodlebug, 1997





<메멘토 Memento, 2000>, <다크나이트 The Dark Knight, 2008>, <인셉션 Inception, 2010>하면 떠오르는 감독이 있을까요?
제가 이 작품을 먼저 고른 이유를 아시겠죠? 우리가 아주 잘 아는 감독의 작품이거든요.
위는 영화를 즐겨 보신다면 아주 친숙하게 느껴질 크리스토퍼 놀란 Christopher Nolan 감독의 작품들이죠.


크리스토퍼 놀란 Christopher Nolan, 1970년 7월, 영국


놀란의 영화들은 언제나 관객들과 평론가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습니다.
그는 전혀 다른 세계를 배경으로 여러 영화를 만들어 왔습니다.
심리 추리물부터 범죄 스릴러(영화 <인썸니아 Insomnia, 2002>),
시대극(영화 <프레스티지 The Prestige, 2006>), 또 거기서 만화 히어로물로 넘어가는
그의 필모그래피는 그 거대한 헐리우드 영화계라도 흔치 않을 겁니다.


하지만 그의 모든 영화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와 소재들은 어느정도 일관성이 있죠.
잘 알려진 것으로는 자아의 분열과 대립이 있습니다.
주인공의 강박증 역시도 마찬가지입니다.


놀란 감독의 가장 초창기 영화는 어떨까요?
실제로 놀란은 7살때부터 카메라를 가지고 놀았고, 대학시절 영화 동아리 활동을 하며 많은 단편영화를 찍었습니다.
그가 영국에 있을 당시 돈도 없고, 젊었던 무명시절,
조악한 카메라로 불완전한 환경에서 단 한 명의 배우와 함께 만든 영화가 바로 이 <두들버그 Doodlebug>입니다.
유명한 감독 덕분에 덩달아 같이 유명해진 작품이죠. 요즘은 인터넷에도 유튜브 등을 통해 많이 알려지고 있습니다.


단 3분 짜리 영상입니다. 마치 "난 앞으로 이런 영화를 만들겠다!"고 선포하는 것 같아요.
이 짧은 작품 역시도 놀란이 그동안 만들었던 모든 영화들과 마찬가지로 주제와 소재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놀란이 가진 모든 것의 시작이 두들버그일 겁니다.
실제로 크리스토퍼 놀란이라는 존재를 세상에 알린게 이 단편이거든요.
이후 놀란 감독의 첫 장편 <미행>의 제작비 지원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실제로 <미행>에 등장하는 남자 배우도 이 <두들버그>에서 출연했던 제레미 테오발드 Jeremy Theobald 입니다.


미행 Following, 69분, 영국, 1998

제레미 테오발드 Jeremy Theobald, 영국


타이틀인 Doodlebug의 뜻은 개미귀신입니다.
모래 구덩이를 파고 그 속으로 미끄러지는 개미들의 속만 빨아먹는 명주잠자리 유충요.
왜 이 제목일까? 생각해보는 것도 재밌겠네요.


단편 영화도 3분짜리는 많지 않아요.
짧고 강렬한 경험 한 번 해보시길 바랄께요.
  












다음에는 아주 아름다운 프랑스 단편 영화, <빨간풍선 Le Ballon Rouge, 1956>을 소개해드릴게요.
엄청나게 유명한 작품이죠. 아마 즐거우실 겁니다.




* 영상의 출처는 유튜브( http://kr.youtube.com/ )입니다.
** 영화 정보는 IMDb - The Internet Movie Database ( www.imdb.com )를 바탕으로 했습니다.
본문에서 소개한 <두들버그>의 IMDb 페이지는 이 곳( http://www.imdb.com/title/tt0411302/ )입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pathology
11/07/17 12:58
수정 아이콘
와 메멘토가 2000년 영화였군요. 벌써 10년 넘었네요.
한 3,4년 지난거 같은데 말이죠.
그리고 한아님 이런글도 좋지만 예전 수필?같은글도 보고 싶어요.
앞으로
11/07/17 20:48
수정 아이콘
유명한 감독의 초창기단편을 보는것은 기대되고 재밌어요. 두들버그 집에 가서 꼭 봐야겠어요. 감사합니다 [m]
다이빙캐쳐
11/07/18 19:22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30375 [일반] PGR 분들에게 알려드리는 꼼수 버전2.0 [18] 소만키워7748 11/07/18 7748 0
30374 [일반] 죄수의 딜레마. [26] Love&Hate10217 11/07/18 10217 5
30373 [일반] 오마이뉴스가 일본인 교수의 독도관련 주장을 왜곡했네요. [6] Alan_Baxter6903 11/07/18 6903 1
30372 [일반] miss A의 뮤직비디오와 2NE1의 티저가 공개되었습니다. [13] 세우실5769 11/07/18 5769 0
30371 [일반] 프로폴리스 [20] 다음세기7406 11/07/18 7406 0
30370 [일반] [SLAM PGR] 제1차 농구모임 후기입니다~ [40] RENTON4793 11/07/18 4793 0
30368 [일반] 이 놈의 자전거 도둑 놈들!! [20] 낭만토스6341 11/07/18 6341 0
30367 [일반] 하늘과 땅이 맞닿은곳, 하늘과 땅의 경계가 사라지는 지상의 천국 [13] 김치찌개8367 11/07/18 8367 0
30366 [일반] 어이없는 SBS - 야뇌 백동수 관련 [16] 아셔펭7417 11/07/18 7417 0
30364 [일반] 스탯본능 푸홀스 [18] Tiffany6777 11/07/17 6777 0
30363 [일반] 전 엑스재팬의 베이시스트였던 타이지가 자살시도를 했네요. [32] 쎌라비7303 11/07/17 7303 0
30362 [일반] 록키 발보아 中 아들과의 대화 [10] 타이밍승부6164 11/07/17 6164 0
30361 [일반] JYJ 죽이기 [253] 절름발이이리11290 11/07/17 11290 0
30360 [일반] top 밴드를 보면서.. [20] HoDoRu4714 11/07/17 4714 0
30359 [일반] [야구] SK 새용병 고든 나쁘지 않네요. [22] 옹겜엠겜5013 11/07/17 5013 0
30357 [일반] [야구]재밌는 기록(삼성&롯데) [12] 순욱4861 11/07/17 4861 0
30355 [일반] 법 앞에서는 만인이 평등하다. [40] Dark..6330 11/07/17 6330 0
30354 [일반] 이제야 비가 그쳤네요 [8] 구하라3750 11/07/17 3750 0
30353 [일반] [잡담]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절망하지 마세요. [5] 마음속의빛4281 11/07/17 4281 0
30351 [일반] 굿바이 해리포터 [12] 토모요7651 11/07/17 7651 2
30350 [일반] 어반자카파' 'Urban Zakapa' 잔잔한 음악 듣고가세요^^ [13] 꺼먼안개3483 11/07/17 3483 0
30349 [일반] 두들버그, Doodlebug, 1997 [3] 한아6452 11/07/17 6452 1
30346 [일반] Top Band란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37] 하늘하늘5966 11/07/17 5966 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