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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11/22 16:58:31
Name kien
Subject [일반] 창작 매체에서 천재적인 전략/전략가 묘사하기
많은 남자들은  전쟁, 전투, 정치, 모략 등 스케일이 크고 머리싸움이 많이 들어가는 창작 매체들인 드라마, 소설, 만화 등을 즐겨봅니다.
이런 전쟁, 정치를 소재로한 창작 매체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은 바로 제갈량같은 천재적인 '군사' 입니다. 이런 인물 한 명만 잘 설정해놓으면
혼자서 창작 매체들을 이끌어갈 힘이 있으니까요. 삼국지 연의 후반부에서 유비 3형제 등의 초반부 촉나라의 주요 인물들이 사망했음에도 불구하고 제갈량 혼자서 이끌어가는 것을 볼 수 있죠. 반대로 작가의 역량이 부족하면 덴마의 하즈처럼... 스토리가 꼬이는 경우도 생기게 됩니다.
창작물에서 천재적인 전략/ 전략가를 묘사하는 방법은 크게 5가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1.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이영도의 '피마새'의 엘시를 보면 취검을 휘둘러서 레콘 3000~4000명을 이겼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들은 없죠. 이렇게 어떤 등장 인물이 '구체적'으로 어떤 전략을 세웠는 지는 보여주지 않고 전개와 결말만 내놓는 방법으로 어떤 인물을 천재적인 전략가로 만들 수 있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설명이 없기 때문에 인물을 설명하는 데에는 좋지만 줄거리를 전개해가면서 이런 방법을 쓰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2. 독심술

라이어 게임, 데스노트, 도박 묵시록 카이저, 그리고 클로져 이상용에서 주인공들을 보면 예측과 판단을 뛰어넘어서 거의 독심술 수준으로 상대방의 의도를 읽어냅니다. 상대적으로 쉬운 방법 중에 하나인데 상대방의 의도를 미리 설정해놓고 주인공이 이 사실을 안 다는 가정하에서는 이를 설명해줄 근거들을 갖고오면서 주인공의 천재성을 부각시키기는 편하니까요. 다만 각각의 경우에 대해서 설명이 부실하거나 전문적인 내용에서 틀려버리면 내용이 이상해집니다.

3. 역사적 사례 갖고 오기

실제로 있었던 전투나 모략등을 갖고 오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자면 칸나이 전투, 적벽대전, 명랑 해전 같이 유명한 전투를 갖고 오는 방법이 있습니다. 다만 너무 유명한 사례를 아무 생각없이 써버리면 캐논 변주곡을 복붙해서 노래를 만드는 일종의 표절 또는 좋지 않는 작품이 되어버립니다. 혹은 실제로 쓰였던 모략이 있는 데
" XX의 사자가 오니까 우선 호화로운 잔치상을 보여주고 귀한 보물까지 준비한 후에 XX의 사자에게 ' OO의 사자 (OO는 XX의 부하)인 줄 알알았는 데 XX의 사자이신가?' 라는 말을 날린 후에 형편없이 대접해서 보내기"
아무리 실제로 있었다고 알려진 일이지만 당하는 쪽이 지나치게 호구로 보이게 만들기도 합니다. 따라서 잘 알려져있지 않는 전투를 이용하거나 책속에 잘 어울리게 구성하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4. 오버 테크놀로지, 문명

시대 설정이나 배경을 중세 정도로 설정을 해놓고 현대의 사상이나 사회적인 시스템을 '전략가'가 도입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당연히 주변 인물들은 '오오 그런 방법이?' 라고 생각할 수 있고 주변 사람들이 그 사람을 천재적인 사람으로 인식하게 만들게 할 수는 있겠지만 책을 보는 우리들은 이미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다소 부족하다고 느낄 수가 있고 유치해보이게 만드는 효과가 있습니다.

5. 작가가 천재

작가가 실제로 천재면 위에 4개는 별로 필요가 없습니다.  

결론. 역시 창작은 어렵습니다, 작가가 역량이 부족하면 천재적인 전략가라고 묘사된 인물이 순식간에 호구가 되어서 스토리가 설득력이 없어지는 게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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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던선비
15/11/22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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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최강캐입니다.
세인트
15/11/23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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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을 보니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사람의아들
15/11/24 08:35
수정 아이콘
공감....
제리드
15/11/22 17:08
수정 아이콘
확실히 당하는 쪽이 바보같이 보이지 않으면서, 전략가의 역량을 띄워주기가 어렵죠
작가가 그 만큼 천재여야...
*alchemist*
15/11/22 17:12
수정 아이콘
아, 마지막 이유 설득되는데요 크크크킄크크크크;
naloxone
15/11/22 17:12
수정 아이콘
돼갈량 ㅠ
naloxone
15/11/22 17:14
수정 아이콘
그래도 라수 규리하의 악타그라쥬 전투는 천재적인 모습을 독창적으로 설득력있게 묘사했다고 생각해요. 온도를 올린다는 발상이 천재적인 전략가라기보단 자연과학자에 가까운 느낌도 나지만..
15/11/22 17:20
수정 아이콘
그 부분은 확실히 잘 만들었죠. 전부다 1번 방법으로 써버렸으면 이영도 작품은 아무도 안 봤겠죠.
휀 라디엔트
15/11/22 18:51
수정 아이콘
여기에 더해서 폴라리스 랩소디의 휘리 노이에스 묘사에 대하여서도 굉장히 잘 묘사했다 거들어봅니다.
전작에서 작가가 기존에 사용하던 천재임을 묘사하는 표현들이 다시 반복되기에 또 그러한 캐릭터인가보군 하며 보는데, 일신의 검술은 그렇다 치더라도 정말로 그럴듯한 전략들을 펼치는 모습을 보며 작가가 뭔가 다짐하고 전투장면을 묘사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전작들에서는 진짜 루트에리노가 뭐가 그리 대단한지 확실한 묘사라도 좀 해주지 싶은 생각때문에, 보면서도 많이 답답했었죠. 흐흐.

개인적으로 작가의 전투장면 묘사만큼은 아직까지는 폴라리스 랩소디가 최고라고 감히 추천해봅니다.
원시제
15/11/22 19:48
수정 아이콘
땀 흘릴 줄 모르는 짐승들, 다 뒈져버려라!
칼라미티
15/11/22 21:00
수정 아이콘
전투 묘사는 이영도가 정말 끝내주죠.
15/11/22 22:40
수정 아이콘
눈마새의 악타그라쥬 전투도 그렇지만 저는 피마새에서 엘시 에더리와 베로시 토프탈의 전투 묘사도 좋았습니다. 그 이전에 발케네에서의 전투도 그렇고 레콘이 등장하는 전투가 몇번 있었지만, 레콘이라는 종족을 다르게 활용했다는 점에서 엘시 에더리의 대단함을 잘 보여준 것 같아요.
이호철
15/11/22 17:16
수정 아이콘
저런걸로 감추지 않기 때문에 중고등학생 작가가 쓰는 양판소에서
'천재' 전략가가 쓴다는 전략이 헛웃음 나오는 것들이 대부분이죠.
나루호도 류이치
15/11/22 23:13
수정 아이콘
양판소에서 전략가를 천재로 만드는 방법은 딱 하나더군요. 주변인물들을 죄다 바보로 만든다..
지탄다 에루
15/11/22 17:19
수정 아이콘
저도 책 읽을 때마다 항상 느끼게 되는 부분입니다.
특히 주인공 무쌍이 아닌 전기물 형식의 라이트노벨 쪽에서는 보통 3번, 4번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어지간해서는 휴 또 이 방법이군! 이라는 생각이 드는 경우가 많더군요.. 오오 이런 방법이! 이라고 감탄하면서 본 책은 별로 없었던 것 같아요..
류지나
15/11/22 17:33
수정 아이콘
은영전이 3번 사례를 많이 가져왔었죠. 전반적으로 30년 전쟁기를 많이 참고했습니다.

정작 지구에서 벌어진 육상전과 우주전쟁을 그대로 등치시키는 바람에...;;
하야로비
15/11/22 17:39
수정 아이콘
그래서 우주는 3D인데 은영전 전투들은 죄다 2D 기반이죠 크크크크
솔로11년차
15/11/22 20:32
수정 아이콘
그렇죠. 그래서 안맞아요. 은영전을 보면서 항상 전투장면이 집중을 저해하는 요소였습니다.
무무무무무무
15/11/22 23:15
수정 아이콘
은영전 전투묘사에 아쉬움을 느끼신 분들은 일곱도시 이야기 읽어보시면 좀 나을겁니다.
15/11/23 02:33
수정 아이콘
그거 여러권으로 나왔으면 끝내줬을텐데 말입니다....
이 조루작가님은 전투묘사보다 정치소설을 쓰는게 나을겁니다 크크크

창룡전 보다가 깜짝깜짝 놀라는게 한두번이 아니지요.
마이스타일
15/11/22 17:37
수정 아이콘
무협이나 판타지에서 굉장히 많이 나오는 현상이죠
어설프게 주인공이나 군사를 천재로 묘사하다가 결국 그냥 나머지를 죄다 멍청이들로 채워버리는...
절름발이이리
15/11/22 17:47
수정 아이콘
뭐 다른 부문에서도 비슷한 경우들이 있죠. 이를테면 주인공이 도주하는 것을 묘사할 때, 어떻게 도주에 성공했는가를 설득력있게 표현하기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지금껏 보면서 '와 저러면 정말 못 잡겠지' 싶었던 건 본 시리즈 정도..
김연아
15/11/22 17:51
수정 아이콘
나관중이 갑이 아닌가 뭐 그런 생각을.....
뽀로뽀로미
15/11/22 17:54
수정 아이콘
확률적으로 우연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는 일을 천재는 미리 계산해서 이뤄낸 걸로 만드는 방법도 있습니다.
영화에서 반전이나 그런 장치로 종종쓰는데 자칫 개연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남광주보라
15/11/22 17:56
수정 아이콘
돼갈량에 관해선. . . 백전사 창설 (백경대 전부 사왔다!)이후로 큰 요행을 바란 거라고 저 나름대로 애써 해석하렵니다 ㅜㅜ 백경대를 소유하면 누구라도 우주정복한 기분이 들 테니까요.
Mephisto
15/11/22 21:09
수정 아이콘
사실 돼갈량 돼갈량 하지만 하즈는 인간의 범주였고 그와 대적하는 종단과 고산은 인간의 범주를 초월한 정보를 다루는 집단이죠.
분명히 하즈라는 케릭터는 그 한계가 있는 케릭터임에도 양작가가 너무 띄워줘버리고 그 인간의 한계를 보여주는 떡밥이 너무 미약해서 모르고 지나치시는 분들이 많더군요. 그래서 대부분 하즈가 란 = 인과율 계산기와 동급이라는 착각유도한게 양작가의 가장 결정적인 실수 인듯 합니다.
본문의 내용대로 결국 그 부분을 극적으로 포장하기 위해선 정말 뛰어난 지략 싸움을 연출해 내던지(가능하면 양작가야 말로 인과율 계산기 수준의......), 자세한 내용을 생략해버리던지(작품을 접으란 예기죠....) 해야되는 상황이 되버렸죠. 차라리 하즈를 그냥 적당한 책사로 포장을 했으면 그럴 필요도 없었는데..... 너무 띄워줘버려서 다들 인과율을 넘어선 하즈의 책략을 기대하게 되버린게 결정타 같습니다.
돌고래씨
15/11/22 21:44
수정 아이콘
사실상 고산vs엘에서 거장 궁금하게 만든 떡밥이 란의 인과율vs데바림의 미래예지vs하즈의 책략이었죠
이게 사실 하즈가 대단한 책사긴 하지만 양형이구도를 저렇게 만들어버리는 바람에 하즈가 이기기에도 애매해서 이렇게 팽당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ㅠㅠ 미래예지랑 인과율 계산하는 하이퍼퀑을 어떻게 이기나요
피아니시모
15/11/22 21:58
수정 아이콘
거기다 이미 미래는 고산이 살아있는데
세계관 양대 예지자들이 엘의 승리를 선언(?)을 해버린 상황이어서 더더욱 하즈에게 관심이 집중되었죠
아 결국 하즈가 뭔가 하긴해서 (비록 란의 예언대로 고산이 완전 패배로 가진 않지만) 최소한 지진 않는 식으로 가는건가?하게 만들었죠(..)

사실 저도 메피스토님 댓글을 보고 나서 아차 하면서 든 생각이 실제로 작품내에서 하즈는 아무리 날고 기어도 인과율 퀑 란이나 고산이 갖고 있는 인과율 계산기보다 조금 더 떨어지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는 데 그걸 좀 과하게 띄워줘서..
남광주보라
15/11/22 22:25
수정 아이콘
네. 저는 사실, 창작품에서 약점과 결점을 갖거나 완벽한 초인과는 거리가 먼 컴플렉스 캐릭터를 더 좋아합니다. 건담의 샤아 아즈나블같은. . .
돼갈량의 아쉬운 점은 기왕 퇴장할 거, 지력의 한계를 보여주거나 중대한 실수나 혹은 방심으로 인한 어쩔 수 없는 개인으로써의 한계(솔직히 인과율 계산기놈들이나 신백경대같은 전력상의 파워차이는 개개인의 지략으로도 극복할 수 없겠죠.) 그런데 돼갈량을 개개인의 사리사욕만 쫒는 모습이나, 작가의 매끄럽지못한 기량 때문에 그간 쌓아온 캐릭터의 이미지가 지저분하게 급망가지면서 돼지머리로 고사지내는 퇴장을. . .아오 . .
Mephisto
15/11/22 22:49
수정 아이콘
제가 보기에도 그 부분의 떡밥이 너무 미약하더군요.
카인이 하즈를 증오하는 부분이랑 카인이 하즈를 혐오스러워하는 근본적인 원인인 하즈의 부정, 그리고 그걸 지적당했다고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무저항의 수컷 피기어를 학살하는 컷등 하즈의 양면성만 부각하려고 들었지 지략의 한계를 보여주는 컷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죠. 물론 하즈 중심으로 스토리를 진행시켜서 하즈의 책략이 통하는 듯한 착각을 통해 반전을 노렸을 듯도 하지만 그러면 오히려 복선을 더 치밀하게 깔아서 "아 하즈가 허무하게 무너질 수도 있겠구나" 라는 느낌이 들도록 했어야하는데....
사실 작가가 노린건 제갈량이 아니라 조조(조조의 캐릭터와 그 참모들의 지략)정도 였던것 같은데 너무 지략만 부각된 느낌이 들더군요.
해피바스
15/11/22 18:06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코드기어스를 보면서 주인공 원맨쇼의 소재를 유치하지 않고 신박하게 잘 구성했다는 생각을 했는데
스포가 될까봐 적을 순 없지만 제로(주인공)가 브리타니와 제국과 싸우는 책략이나 주변인물들을 이용하는 방식을 떠올려 보면
본문의 전략가 묘사와 어울린다는 생각이 드네요.
jjohny=쿠마
15/11/22 18:26
수정 아이콘
아 그러게요. 4가지가 적절히 사용된 느낌이네요.
남광주보라
15/11/22 18:45
수정 아이콘
주인공 나이가 조금 거슬렸죠. 고딩 주제에!
은때까치
15/11/22 19:25
수정 아이콘
정말 명작이었죠. 약간은 뻔한 설정에도 예측을 뛰어넘어 감탄이 나오는 전개.
원시제
15/11/22 19:46
수정 아이콘
코드기어스는 막장도 이런 막장이 없는데, 은근히 설득력이 있는게 대단하달까...
VinnyDaddy
15/11/22 18:51
수정 아이콘
작가가 실제로 천재면? 그 재능으로 소설 안쓰고 실제로 세계정복하러 나설지도..
15/11/22 19:53
수정 아이콘
그 천재적 재능이 소설쓰는 재능이라면?
VinnyDaddy
15/11/22 20:07
수정 아이콘
소설 잘 쓰면서 전략까지 잘 쓰는 사람이면 세계정복하고 여가시간에 소설 필명으로 내서 대히트시킬지도...?
15/11/23 09:36
수정 아이콘
조조?
VinnyDaddy
15/11/23 11:18
수정 아이콘
그러고보니 아주 좋은 예시네요 크크
15/11/22 19:01
수정 아이콘
크크. 저도 은영전이나 삼국지 보고 자라온 "아재"세대인데, 요즘 심심풀이로 "달빛 조각사"라는 책을 읽었는데, 그 "최후의 비기 퀘스트"가 인상적이더라구요.
위의 4가지 사례에 다 해당하지 않는 것 같은데, "말도 안되는 난이도의 퀘스트"를 설정해놓고, "더 말도 안되는 황당한 방법으로"해결하는
뭔가 초월적인 전개로 멍 때리게 만들더라구요. 정말 폴라리스 랩소디 마지막에서 느꼈던 정도의 충격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게 왜 충격이었냐 하면, 이 책이 즉흥적인 플롯을 이어붙인 그냥 저냥한 겜판소였기 때문입니다.
1세대 겜판소인 "옥스타칼니스의 아이들"이나 "탐그루"처럼 나름 심혈을 기울인 주제의식이 있는 것도 아니고.
저도 각잡고 본게 아니라 무협지 보듯이 슬슬 보던 책에서, 생각지도 못한 전개가 벌어지니 뒷통수를 세게 한 대 맞은 느낌이었습니다.

정리하자면. [작가가 멍청한 척 하면서 독자의 방심을 유도하다가, 갈고 닦은 치명적인 전략 하나로 뒷통수를 세게 때린다]
도 그럴듯한 방법인 것 같습니다.
Mephisto
15/11/22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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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궁금한게 "달빛조각사"라는 작품 초반 넘기면 문장의 질이 좀 올라가나요?
전 초반에 2권 초까진가 읽고 노답 판정을 내리고 접었던 관계로.......
설정이나 내용의 신선함도 좋지만 문장을 얼마나 더 맛깔나게 쓰는가를 더 중시하다보니 읽다가 온몸에 두드러기가 돋을것같은 느낌이 들면서 접은 소설이 한 5년전부터 90% 이상을 차지하거든요 ;;;;
15/11/22 22:05
수정 아이콘
크크. 이 책이 지금 40권을 넘어간걸로 알고있는데요...
참고 보시면, 스케일이 어마무시하게 커집니다. 생각보다 스토리 구성을 잘 했어요.
작가가, 생각보다 글빨이 있는 것 같은데, 귀차니즘으로 대충대충 쓰는 것 같아요.
큰 그림은 잘 짠 것 같습니다. 그 큰 그림을 보면서 넘기시면 재밌을 것 같아요.

문장을 맛깔나게 쓰는거면 김훈 작가의 칼의 노래를 넘는게 있을까요?
판타지 중에서는 문장 하나하나에 감탄하면서 읽은 소설은 없는것 같아요.
전민희 작가 소설이 그나마 공들여 쓴 작품들인데, 너무 탐미주의(?)라서 저랑은 잘... ^^;
Mephisto
15/11/22 22:27
수정 아이콘
사실 문장의 질을 논하긴 했지만 문학적인 수준을 논하는건 아니구요. 흐흐.....
그냥 글쓴이가 자신이 만든 세계를 얼마나 잘 묘사하는지 정도죠.
그래서 그런지 의성어 남발하는 소설이나 삽화, 그리고 요즘 유행하는 게임 판타지 소설의 대부분처럼 ui를 텍스트로 옮겨놓는 표현에서 맥이 빠지더라구요. 그런걸 글로 풀어내는게 소설의 가장 큰 재미라고 생각하거든요.
Leviathan Wakes
15/11/22 23:39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한국 장르 판타지에서 최고의 문장은 그림자 자국이라고 봅니다. 이영도 소설이라 당연히 아실 것 같지만 혹시 안 읽어보셨다면 한 번 들춰보세요. 외국 판타지 중에서는 조지 r.r 마틴의 얼음과 불의 노래가 정말 쩌는데 안타깝게도 번역은 그 탁월한 필력을 전혀 살리지 못하고 있으니 혹시 영어가 가능하시다면 읽어 보세요. 전민희나 르귄처럼 아름다운 문장을 쓰는 작가는 아닌데, 감탄사 하나, 호칭 하나, 혹은 캐릭터들이 인용하는 속담 하나하나가 완벽하게 작가가 창조한 세계를 살아숨쉬게끔 만드는 경지를 보여줍니다.
15/11/22 22:15
수정 아이콘
저는 달빛 조각사라는 것을 읽어보지는 않았는데요, 옛날에 공룡 판타지 레이니 이야기라는 게 있는 데 퀄리티는 둘째치고 초반부와 중반부의 작가의 역량을 생각해보면 문장의 질이 올라간 게 보이더군요. 달빛조각사도 10권 넘게 쓰다보면 문장의 힘이 좋아질 수도 있지 않을까요?
Nasty breaking B
15/11/22 22:37
수정 아이콘
아뇨. 걍 똑같아요.
애당초 독자들이 필력을 기대하며 읽는 작품은 아닌지라.
솔로11년차
15/11/23 01:35
수정 아이콘
저도 최근까지 다 읽은 건 아닙니다만, 문장의 구성 자체는 나아집니다. 뒷권까지 읽고나면 앞권을 읽기 힘들정도로요.
그게 이야기를 구성하는 능력이 늘어난다는 건 아니구요. 이야기의 플롯은 조금 유명한 수준의 소년배틀만화처럼 비슷한 플롯의 반복이 이어지는 편이죠.
15/11/23 11:18
수정 아이콘
달빛조각사 작가가 전작들에서는 글 나름 괜찮게 쓰는 편이었는데 그냥 팔리는 글을 쓰기로 해서 그렇게 된걸로 알고 있습니다.
Leviathan Wakes
15/11/22 19:31
수정 아이콘
피를 마시는 새에서의 헨로 중대의 행군 씬도 1번의 전형적인 예이죠.
Sydney_Coleman
15/11/22 19:32
수정 아이콘
보통 1번을 있어 보이게 적당히, 2번을 고심을 거쳐서 극히 드문 빈도로 적절히 섞어낸 글이 잘 쓴 글이라고 느껴지죠. 아, 2/3번과 관련하여 유명 추리소설 장치들을 가져오기도 하더군요. 5번에 격공하고 갑니다. 크크
송주희
15/11/22 20:27
수정 아이콘
5번이 진리여...
칼라미티
15/11/22 21:02
수정 아이콘
3번은 정말 실제 역사에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멍청한 사례가 많아서(...)
그런걸 그대로 창작물로 가져오면 오히려 이야기의 개연성이 없어지는 경우가 왕왕 있더군요.
솔로11년차
15/11/23 01:37
수정 아이콘
스포츠를 각본없는 드라마라고 말 할 때 보통은 드라마같은 구성이기 때문이기는 합니다만,
바꿔 이야기하면 각본이 없는 스포츠니까 그런 스토리가 가능하기도 한 것이죠.
역사적인 이야기도 마찬가지의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창작이면 허무맹랑한데 그게 실제다보니까 이야기소재가 될 수 있는 것들이 많죠.
대호도루하는소리
15/11/22 21:35
수정 아이콘
공작님 지금..바쁘셔
마프리프
15/11/23 00:01
수정 아이콘
명량해전은 소설이었으면 작가가 너무 먼치킨만들었다고 까였을겁니다 끄끄끄
솔로11년차
15/11/23 01:40
수정 아이콘
2번의 경우 추리물의 대부분이 이 유형이죠.
어떤날
15/11/23 11:27
수정 아이콘
저는 2번의 경우를 가장 좋아하고 가장 많이 본 것 같네요. 제목 보자마자 떠오른 작품은 '해황기'였고 본문에 언급된 라이어 게임이나 데스노트도 비슷한 종류고요. 독심술이라기보다.. 독심술로 보이게 할 정도로 논리적인 사고력과 상대방의 심리 파악 같은 게 월등한 거지만요. 이런 경우가 많은 것 같으면서도 은근히 잘 없네요. 하긴.. 제대로 된 전략가를 묘사하는 작품 자체가 그리 흔하지는 않겠습니다만...

먼치킨.. 먼치킨 주인공을 달라!
글라이더
15/11/23 18:14
수정 아이콘
사실 2번에 가깝긴 한데, 가볍게 읽으면서 뭔가 정말 천재같은... 그러나 일상이 찌질하면서도 감정이입이 잘 되는 판타지가 있습니다.
'죽어야 번다'라는 소설인데요.
이건 정말 제목이 내용을 말아먹은 케이스입니다.
실제 책의 내용과 제목에서 짐작되는 수준이 전혀 매치되지 않아요.
30대 중반 이후, 애 아빠이신 분들은 더 재밌게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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