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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7/15 19:10:12
Name 하심군
Subject [일반] 좋은 전통은 죽은 전통이다




위의 링크들은 잔인한 사건과 불편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클릭하시기 전 즐거운 휴식시간을 방해받기 싫으시다면 가급적 클릭하지 않으시길 권합니다. 호기심은 당신의 휴식을 죽입니다.

그것은 알기싫다 180화는 인도에서 일어난 한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 사건을 다루면서 권력을 가진 전통이 한 개인을 얼마나 잔인하게 유린하는지, 그리고 그 전통에 맞서서 싸우는 젊고 새로운 힘들이 그것을 어떻게 극복하는 과정인지를 다루고 있죠. 아마도 PD의 원래 의도는 후자에 가깝겠지만 저는 좀 전반부에 주목을 했습니다. 그래서 내용도 전반부를 가져왔고요.

저는 스스로 보수적이라고 생각하는 입장에서 언제나 그것은 알기싫다는 마음 속 깊은 곳 한 켠에 불편함을 심어두고 듣는 방송입니다. 그리고 이번에 그런 불편함을 유발한 한 문장은 취재원인 인도환타님의 한마디였죠.

'나는 아시아의 전통을 혐오하는 사람이다'

평소에 전통은 사람이 대를 잇고 살아오며 익힌 교훈의 커다란 축적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해왔던 사람으로서 그런 말은 조금은 충격이었습니다. 오히려 우리나라는 좋은 전통은 이미 많이 사라지고 없는 건조한 나라라 전통을 가지고 보호하는 다른 나라가 부럽다고 생각하던 참이었거든요. 하지만 그 뒤에 이어지는 인도 고대의 법률 이야기가 나오면서 가슴이 턱하고 막히는 느낌이 들더군요. 순간 제가 가지고 있던 전통의 이미지가 무너지던 순간이었습니다. 한 순간도 파괴되지 않고 이어져서 그 자체로 권력을 가지게 된 전통은 5000년 뒤에도 태연하게 사람이 죄의식 없이 사람을 유린 하는 것을 돕고 있었던 거죠.

물론 사람이란 이러한 전통이 시대에 맞지 않으면 언제나 저항을 해왔고 그 저항의 결과가 현대의 민주주의가 아니더라도 좀 더 나은 전통을 향해 나아가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을 억압해서 그 전통이 잘못되었다는 것 조차 인지하지 못하게 하고 심지어 본능을 뒤틀고 인지를 바꿔버린다면...그리고 외부에서 바꿀 기회조차 국제사정 때문에 바꿀 기회를 잃어버렸다면 이 사람들에게 뭐라고 해야할까요?

고려시대에 불교는 관리들과 서민들의 고혈을 빨아먹는 흡혈귀와 같은 존재였습니다. 그 폐혜가 너무 심해서 조선이 건국하자마자 제일 먼저 한 일은 불교를 괴멸시키는 일이었고 죽어버린 불교는 뼈대만 남아 정신수양의 장이 되었습니다.

기독교는 1,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왕정이 무너지고 체제가 혼란을 겪으며 다시는 교회가 권력을 잡는 일이 없어져버렸습니다. 로마가 죽고 그 재에서 살아난 기독교는 다시 한 번 죽고 일어나면서 세계의 영혼을 보듬어주는 곳으로 거듭났습니다.

...어쩌면 제가 잘못 생각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냥 죽은 전통을 언급하고 다시 살아서 권력을 휘두르는 전통을 비교하며 어거지로 끼워넣는 것일지도 모르죠. 하지만 그것은 알기 싫다 180회를 들으면서 어쩌면 IS 같은 집단들은 단지 악습이라 불리는 전통을 수정할 기회를 찾지 못한, 어쩌면 박탈당한 사람들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렇다면 우리가 해야 할 일도 조금은 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그것이 즉각적이지 못한 시간과 그 시간동안 희생될 사람에게는 위로가 되지 못할 대책이겠지만... 알렉산더 대왕의 매듭끊기보다는 매듭을 풀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매듭을 풀기위한 실마리 정도는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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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dler
16/07/15 19:16
수정 아이콘
이런자료를 보면서 해야할 생각은 우리문화안에는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불합리와 부조리가 저런형태로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남아있는 부분은 없는가에 대한 고민이겠죠.
어휴 후진국 놈들 미개한 놈들 이런 생각은 1차원적인 무식인증이고요. 스스로 자존감챙기기엔 좋은 정신승리이긴 하겠습니다만.
타산지석을 항상 생각해야죠.
루크레티아
16/07/15 19:29
수정 아이콘
저런 행위를 표현하는 단어는 전통이 아니고 인습이죠.
그리고 굳이 아시아를 강조하는 저 취재원의 말은 심히 오리엔탈리즘이 넘치네요.
하심군
16/07/15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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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을 돌면서 몸으로 체득하신 거라 뭐라 하기도 힘들더라고요.
루크레티아
16/07/15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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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미국의 인종차별도 건국 전부터 내려져 온 200년이 넘는 유구한 전통 중의 하나죠. 물론 저 표현을 쓰신 분이야 저런 인습들을 지적하기 위한 의도였겠지만 그 저변에 깔린 인식이 표현에서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한 가지 여쭙고 싶은 것이 중간의 불교와 기독교의 내용은 무엇을 말씀하시고자 하신 것인지 궁금하네요. 기독교는 지금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권력을 자랑하는 종교인데요.
하심군
16/07/15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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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기독교 (로마를 본산으로 하는 그리스도교)가 영향력외에 가지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본다면 예전에 가지고 있는 권력은 없다고 봐야죠. 현재의 모습은 예전의 모습에 대한 전관예우에 가깝고요
루크레티아
16/07/15 20:00
수정 아이콘
로마를 본산으로 하는 그리스도교라니 카톨릭을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카톨릭의 지금 권력은 예전 종교재판 시절 같지가 않을 뿐이지 충분히 강력합니다. 철저한 카톨릭 국가인 중남미 국가들에서는 교황의 말이 곧 성경과 다름이 없고 하다못해 우리나라에서도 29만원 빡빡이가 교황청의 분노가 무서워서 명동성당을 밀어버리질 못했죠. YS가 욕 먹는 사항 중의 하나도 명동성당 밀어버린 것 입니다. 우리나라만 봐도 여당 야당 안가리고 교황청에 반하는 말 했다간 선거에서 피박살 날 겁니다.

그 전이 너무 강력하고 무소불위였던 상황인거지 지금도 지극히 강력한 권력 그 자체입니다.
하심군
16/07/15 20:02
수정 아이콘
그것을 권력으로 볼지 존중으로 볼지에 대해선 시각차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루크레티아
16/07/15 20:10
수정 아이콘
국제사회에서 존중을 받는 이유를 다시 생각해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힘이 없으면 무슨 소리를 해도 무시당하는 곳이 국제사회입니다. 카톨릭의 목소리가 무시당하지 않는 이유도 그만큼 힘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심군
16/07/15 20:14
수정 아이콘
그 힘이 생겨나는 원천과 할 수있는 일이 무엇인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죠. 현대의 기독교로 할 수 있는 일은 그 존중을 바탕으로 자발적으로 실행에 옮기는 것 밖에 없죠. 권력이란 게 그런 건 아니잖아요.
루크레티아
16/07/15 20:27
수정 아이콘
권력의 의미를 무엇으로 생각하시는 지가 궁금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권력은 말씀하신 그 자발적인 실행으로 옮기게 하는 행위 그 자체도 포함됩니다. 간단히 말해서 교황이 어떠한 행위를 권장한다면 카톨릭 신자의 절대 다수는 교황의 말에 따라 행동합니다. 그런데 그 다수가 지구 인구의 10%를 훌쩍 넘죠. 이것은 세계를 바꾸기에 충분한 수이자 힘입니다.

그리고 교회의 이러한 이전 중세 때부터 이러한 형식으로 발휘가 되어 왔습니다. 교황이 왕을 갈아치우는 행위가 실제로 [너 폐위] 라는 행위가 아니었고, [너 파문] 으로 행해졌으니까요. 역사적으로 종교가 권력을 발휘한 것은 그 직접적인 전면에서 전횡을 휘두른 경우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주로 권력자들을 배후 조종하면서 간접적인 힘을 발휘한 경우가 많았죠. 이전의 교회나 지금의 교회나 결국 간접적으로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똑같습니다. 그리고 그걸 우리는 종교의 권력이라고 부르는 것이고요.
하심군
16/07/15 20:32
수정 아이콘
루크레티아 님// 정의를 내리려니 간단하게 말하기는 힘듭니다만 굳이 거칠게 정의하자면 최우선 적용되는 물리적인 영향력...정도일까요? 현재의 기독교와 불교의 영향력은 그정도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해서요. 엄연히 최우선시 되는 다른 것이 있으니까요. 물론 집단 내에선 제외입니다.
루크레티아
16/07/15 20:37
수정 아이콘
하심군 님// 권력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신 점이었군요. 저는 그러한 물리력 자체를 종교가 통제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건 관점의 차이겠네요.
Agnus Dei
16/07/15 20:22
수정 아이콘
그 전도 너무 강력하고 무소불위였지 않았죠. 유럽의 왕 한명 못 당해서 쩔쩔매던 시절도 많았는데요.
다른 관점으로 보면 유럽에 한정되어 있던 과거보다 전세계에 폭넓게 영향을 미치는 오늘날의 '영향력'은 더 강하다고 볼 수 있죠.
루크레티아
16/07/15 20:28
수정 아이콘
저는 하심군님께서 권력이 강하던 시절을 말씀하시니 그 부분 하나를 통칭한 겁니다.
당연히 교권이 약하던 시절은 제외죠.
Agnus Dei
16/07/15 20:32
수정 아이콘
교권이 강하던 시절에도 무소불위였던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형태만 다를뿐 종교의 힘과 영향력 자체는 현대에도 건재하다는건 맞지만요
불타는밀밭
16/07/16 07:37
수정 아이콘
교황이라, 그 사람은 몇개 사단을 가지고 있지?
六穴砲山猫
16/07/15 19:50
수정 아이콘
제가 알기로도 전통과 인습은 다른걸로 알고 있는데요.전통은 계속 계승할 가치가 있는 오래된 풍습이나 문화 등을 가르키는 말이고 인습은 오래되긴 했으나 현대 사회에 맞지 않는 악습을 말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sen vastaan
16/07/15 19:52
수정 아이콘
인습을 행하는 사람들은 스스로 전통을 지킨다고 믿고, 포장할 테니 그런 의미를 드러내기 위해 전통이라 표현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겨울삼각형
16/07/15 20:01
수정 아이콘
그냥 종교와 권력이 손을 잡으면 부패하기 쉬울뿐,
특정종교 특정문화 문제가 아닙니다.
16/07/15 20:36
수정 아이콘
다이아몬드를 길거리에 강치하면 개가 물어간다 크크
End.of.journey
16/07/15 20:40
수정 아이콘
그알싫 이슬람 유산 덕질기에서 사우디아라비아나 is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비슷한 말을 했었죠.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은 OS 업데이트를 안 한다고, 아직도 옛날 OS만 붙잡고 있다구요.
요즘 같이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는 예전 OS를 붙잡고 있는 것 자체로도 범죄의 공범이 될 수도 있는데
'전통'이라는 그럴듯한 말 뒤에 숨어서 당당하게 범죄를 저지르는, 자신이 하는 일이 범죄인지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은거죠.
16/07/15 20:57
수정 아이콘
세상에 착한 무기가 없듯이, 착한 종교나 전통따위는 없어요. 강하거나 약한 것만 있을뿐.
16/07/15 21:30
수정 아이콘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모두 공감을 하긴 하는데....저도 설명해 주는 사람이 자꾸 아시아를 강조하는건 좀 그러네요
현재 아시아에 남아 있는 것이지 거슬러 올라가면 어디 문화나 마찬가지였을텐데요
하리잔
16/07/15 22:06
수정 아이콘
본문과 상관 없는 글이지만, 그알싫181B 이상문체평론 안들으신 분 계시다면, 강추합니다. 올해 모든 매체를 통틀어 재미라는 측면에서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대문호들에게 존경을 표합니다.
https://soundcloud.com/xsfm/181b
하심군
16/07/15 22:09
수정 아이콘
휴가전에 왜 그리 약을 빨아대시는지 원(...)
모리건 앤슬랜드
16/07/16 02:05
수정 아이콘
돈좀생기고 자리좀 잡으면 첩질하던것도 인습이죠 요새도 쉽게 찾아볼수 있죠? 시대에 흐름에 뒤떨어진 아주 저열한
16/07/16 17:48
수정 아이콘
국수주의자들은 현대에 계승할만한 전통이 뭐냐고 물으면 대답을 못해요. 이런 사람들은 서양이 동양을 압도한건 단순히 물질문명덕분이라고 생각하죠. 실상은 온전히 실패한건데 말입니다. 전통이란건 그저 알량한 자존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죠.
무무무무무무
16/07/17 00:13
수정 아이콘
이게 이슬람의 문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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