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7/01/19 17:17:53
Name 밥도둑
File #1 screenshot_legacy.h21.hani.co.kr_2017_01_19_17_06_44.png (350.3 KB), Download : 63
File #2 screenshot_namu.wiki_2017_01_19_17_11_20.png (88.6 KB), Download : 15
Subject [일반] 전설(?)의 환생경제를 직접 관람하고 온 사람입니다.




(이게 벌써 10년도 넘은 이야기라, 제 기억이 온전치 않습니다.
그래서 정확한 날짜나 구체적인 수치는 검색을 통해 확인 후 글을 올립니다.)

대략 2004년 쯤으로 기억합니다.

요즘이야 각종 SNS 나 커뮤니티,소셜커머스 등이 많아서 각종 공연이나 시사회 홍보들이 많아졌지만,
당시만 해도 이런 공짜 시사회 정보를 얻을 수 있는곳이 그다지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런 틈새시장을 파고들었던 서비스가 있었습니다. 기억하시는 분들이 있으실지 모르겠는데,
일명 '프리코' 라고 종로나 강남역 같은 번화가에서 대학생들 상대로 회원을 모집했던 곳이었습니다.
(검색해보니 특유의 조악한 디자인으로 구성된 홈페이지는 아직도 살아있네요.)

대학생들을 상대로 년회비 몇만원을 받고,
각종 연극이나 영화시사회를 무료로 보게해주고, 그 대신 후기를 남겨야 하는...뭐 그런 시스템이었습니다.

당시 대학생이던 저는 마침 학교가 대학로 근처라, 이 프리코 서비스의 뽕을 골수까지 알차게 뽑아 먹었습니다.
여자친구와 더불어 대학로에서 하는 각종 소극장 공연들(당시 막 가수로 커리어를 시작했던 나윤권 공연이 기억 납니다.)과
종로 일대 극장에서 진행했던 영화들의 시사회 같은 것들을 거의 매주 공짜로 봤었으니 말이죠.

그리고 해가 바뀌고, 2005년 2월쯤이었던것 같습니다.
그날도 어디 볼만한 공연히 없나 하며 프리코 홈페이지를 전전했던 저는 '환생경제' 라는 공연이 있다는것을 알게 됩니다.

당시 어차피 공연을 한달에 몇편을 봐도 공짜였던 상황이라...
그냥 여자친구와 함께 시간을 떼울만한 공연이라고 생각했고, 별 생각없이 관람을 신청했고 바로 당첨이 됐습니다.

공연장 위치까지 아직까지 생각이 납니다. 혜화역 4번출구 쪽 골목 지하의 작은 소극장.
여자친구와 더불어 아무런 생각없이 작은 소극장에 들어갔고, 연극이 시작되었습니다.

줄거리야 아시다싶이, 경제적으로 무능력한 가장인 '노가리' 씨가 나오고, 이런 가장을 시종일관 욕하고 비꼬는 내용이었습니다.
노가리의 아들인 '경제' 가 노가리의 무능으로 인해 죽었다가 이혜훈이 연기한 '박근애'로 인해 환생을 한다는 플롯이었는데,
분위기 자체도 굉장히 기괴하고 어두웠고 사실 전혀 웃기지도 않았어요.

사실 16대 대선 당시 첫투표로 노무현을 뽑긴 했었지만,
당시만 해도 저는 정치에 대해 거의 알지 못했기에...처음에는 이 연극이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 인줄도 몰랐었습니다.

극이 진행될수록 노가리가 '노무현' 대통령을 의미 한다는걸 알게 되었고, 중간에 여자친구와 함께 소극장을 나왔습니다.
솔직히 이야기 하자면 정치적인 내용을 떠나서 연극 자체가 너무 재미가 없고 굉장히 기괴했었어요.

난 단지 여자친구와 함께 시간을 보낼 연극이 보고 싶었던것 뿐인데,
아들이 나왔다가 죽어버리질 않나, 갑자기 저승사자가 나오더니 아들을 환생시켜준다고 하질 않나...

별 생각없이 여자친구와 시간을 보내려고 신청했던 연극이 환생경제라니...지금 생각해보면 황당하기 그지 없는데,
20대 초반의 저는 정말 무지했었던것 같습니다 흑흑.

그 이후 저는 이명박근혜 정권을 거치면서 일단 새누리당만 아니라면 그 누구라도 괜찮다는 반새누리로 거듭나게(?) 되었는데,
지금까지도 돌아가신 노무현 대통령님의 사진이나 영상을 보면 이 당시 환생경제에 대한 기억이 떠올라서 너무나도 죄송스러울 따름이에요.

그 누구에게도 하지 않았던 이야기인데, 뭔가 고해성사를 하는 느낌으로 게시판에 처음으로 털어 놓습니다.

당시 너무나도 무지했던 제 자신에 대한 한심함과  노무현 대통령님께 마음의 빚 때문이라도...
저는 더욱더 악착같이 반새누리 입장에서 표를 던져왔는데... 제발 올해 선거로 그 마음의 빚을 다 떨쳐 버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7/01/19 17:25
수정 아이콘
성냥팔이소녀의 재림을 직관했다는 자부심?으로 사는 사람인데 밥도둑님 앞에선 주름도 못 잡겠네요. ...
밥도둑
17/01/19 17:33
수정 아이콘
사실 그동안 이거 아무한테도, 심지어 온라인상에서도 부끄러워서 안했던 이야기인데...
늘 마음 한켠에 죄책감이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피지알에서 털어놓게 되었네요 흑흑.
17/01/19 18:34
수정 아이콘
저는 친구들을 이끌고 직관했는데 아직도 미안하게 생각하는....
아라가키
17/01/19 17:25
수정 아이콘
새누리들은 저래놓고 박근혜 까이니까 품격이니 뭐니 하는거 보고 기가차더만요..
밥도둑
17/01/19 17:34
수정 아이콘
그러니깐요.
그리고 지금 비박이랍시고 나대는 이혜훈 정두언 이런 사람들도 그냥 다 쓸려나갔으면 좋겠습니다.
speechless
17/01/19 17:27
수정 아이콘
이걸 직접 본 분이 게시다니...

저는 이 연극이 국회의원 대상 일회성 이벤트라고 생각했는데
일반 관객 대상으로 상연되었는 줄은 정말 몰랐네요

어떻게 보면 역사의 현장에 게셨었네요.
밥도둑
17/01/19 17:35
수정 아이콘
네 저도 나중에 검색해보니 일반관객 상대로 공연을 100회씩이나 했더라구요 덜덜덜
http://legacy.h21.hani.co.kr/section-021067000/2005/04/021067000200504190556012.html

총관람객 8천여명, 매 공연당 평균 관객 80여명이라는데, 제가 그 8천명 중 하나였습니다 허허허.
The xian
17/01/19 17:28
수정 아이콘
아. 일단 전설의 직관러로 인정합니다.

저 환생경제. 참 나쁜 연극입니다. 아무래도 혼이 비정상인 것 같아요.

환생경제는 예전에 동영상으로인가 본 것 같은데 끝까지 보지도 못하고 화가 치밀고 손발이 오그라드는 것 같아서 껐습니다.
차라리 이윤열 선수가 나온 스친소는 끝까지 보는 게 가능했지 이건 뭐...
밥도둑
17/01/19 17:37
수정 아이콘
네...진짜 유치하고 저질스럽기 그지 없는 연극이었습니다.
박근혜를 비롯해서 이혜훈 나경원 이하 저런 인간들이 품격운운 하는거 보면 기도 안차요 정말.
대장햄토리
17/01/19 17:28
수정 아이콘
연극이 별 내용도 없고 대통령에게 쌍욕이나하는...
그때 저기 나온 주옥같으신 분들은 일부분만 보고 비판한다고 더 화내더니...
자기들이 정권잡으니 뒤로는 문화 예술인들 블랙리스트나 만들고 참 답 없어요..크크..
밥도둑
17/01/19 17:40
수정 아이콘
네...맞습니다.
별 내용도 없어요. '경제' 가 노무현 때문에 죽었다가 박근혜 때문에 살아나는 내용인데,
웃기지도 않고 말씀처럼 쌍욕이나 하는것도 모자라 저승사자가 나오고 분위기가 엄청 기괴했습니다.
이딴거 만들어서 좋다고 낄낄 거렸던 인간들이 블랙리스트다 변호인이 어떻다 하는거 보면 기도 안차죠.
대장햄토리
17/01/19 17:43
수정 아이콘
정확히는 근애 였죠.....크크크크크크
아무튼 연극보시느라 고생한 여자친구분과 밥도둑님에게 심심한 위로를...
강동원
17/01/19 17:29
수정 아이콘
인정 또 인정합니다...
밥도둑
17/01/19 17:41
수정 아이콘
인정 갑사합니다 흑흑.
-안군-
17/01/19 17:33
수정 아이콘
생각해보니 더 어처구니가 없네요...
저런 짓을 했던 사람들이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포도씨
17/01/19 17:41
수정 아이콘
자기들이 저걸 할 때 했던 생각들을 떠올려보니 도저히 용서할 수 없었던게죠.
포도씨
17/01/19 17:33
수정 아이콘
가끔 네비가 아니면 어디인지 짐작도 되지 않는 국도변 허름한 모텔은 대체 누가 이용하는거지? 라는 생각을 하곤 했는데
환생경제를 자발적으로 관람신청하는 사람들이 있고 게다가 당첨까지되야 하는 상황이었다니...제가 무지한 것이었습니다.
밥도둑
17/01/19 17:39
수정 아이콘
저도 몰랐는데 지금 확인해보니 8천명이나 봤네요 허허허.
저때만 해도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신청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님께 너무 죄송스러워요 정말.
김수영
17/01/19 17:38
수정 아이콘
이래놓고 변호인 같은 영화 한 편 만드니까 칼같이 블랙리스트 포함 및 짤 없이 세무조사 들어가주는....누구든 간에 다음 정권의 칼이 가장 잔혹하고 야비하고 비참하게 새누리의 잔당들을 짓이겨주길 바랄 뿐입니다.
17/01/19 17:43
수정 아이콘
이게 일반인도 관람할 수 있었던 연극이었던것이 너무나 충격적입니다.
개인적으로 이혜훈 의원의 지식과 뛰어난 발성을 통한 언변을 인정하면서도 저 연극에 출현한 사실때문에 좋게 봐줄 수 가 없어요.
대장햄토리
17/01/19 17:45
수정 아이콘
무려 이혜훈은 주인공격인 박근애를 연기했죠...크크크
독수리의습격
17/01/19 17:45
수정 아이콘
정작 이혜훈 본인은 지금은 박근혜를 가장 많이 비판하는 비박계 크크크 무슨 유체이탈을 실시간으로 보는 듯 하네요
천하공부출종남
17/01/19 17:50
수정 아이콘
넷상에서 이종혁을 선도부라고 부르는 것처럼 이혜훈을 언급할 때마다 박근애라고 해주면 좋겠네요.
예쁜여친있는남자
17/01/19 17:52
수정 아이콘
이름만보고는 창조경제 우화인줄..
즐겁게삽시다
17/01/19 18:20
수정 아이콘
덜덜덜 역사의 한장면을 목격하셨네요
시노부
17/01/19 19:59
수정 아이콘
왜 부끄러움과 죄스러움은 밥도둑님의 것인가 ㅠㅠ
진짜 부끄럽고 죄스러워야 할 사람들은 따로 있는데..
무언가
17/01/19 22:39
수정 아이콘
학교에서 수업을 듣던도중 중간고사 지날무렵 수업 교수님이 이 환생경제 총괄(?)을 맡았다고 들어서 기말고사 까지 수업도 안나가고 시험만 치러갔던 기억이 있네요.. 허허
아점화한틱
17/01/20 20:59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 그저 본것으로 뭐가 죄가되나요. 오히려 끝까지 다 보시고나서 줄거리 등에 대한 후기를 올려주셨으면 더 좋았을것을 크크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70124 [일반] 차단바와 거짓말 그리고 부모님 안부 [49] 삭제됨6644 17/01/21 6644 6
70123 [일반] 파도파도 괴담이 나오는 반기문의 조선대 강연(어디서 많이 봤는데...) [112] 어강됴리13810 17/01/21 13810 9
70122 [일반] 김기춘 전 비서실장, 조윤선 문화체육부장관 구속수감 [43] 트와이스 나연11070 17/01/21 11070 47
70121 [일반] 진 만인적, 천하무쌍, 사기 캐릭터 한세충 [32] 신불해15118 17/01/21 15118 17
70120 [일반] 멘붕 중입니다(사고 내용 주의) [56] 별지기11142 17/01/21 11142 1
70119 [일반] 세븐일레븐 11찬 도시락 후기.. [33] 대장햄토리10015 17/01/20 10015 1
70118 [일반] 최저임금상승에 관한 불편한 이야기(Feat 그것은 알기 싫다) [79] 엘케인8211185 17/01/20 11185 0
70117 [일반] 문재인 '치매국가책임제' 정책 제안 [216] 디오자네17404 17/01/20 17404 68
70116 [일반] 미국 CIA "5.18때 북한군 개입 없다!" [77] 바스테트10561 17/01/20 10561 19
70115 [일반] 이재용 구속영장 기각 사유 '피의자의 주거 및 생활환경 고려' [47] ZeroOne8116 17/01/20 8116 2
70114 [일반] 전에 중고나라 악플러 고소후기 입니다. [57] 솔빈14118 17/01/20 14118 62
70113 [일반] 도대체 친문 패권주의가 무엇인가? 정희준 교수 [34] Sarada8576 17/01/20 8576 45
70112 [일반] 정두언 “반기문 이대로면 종 쳤다…이명박 왜 만났는지 이해 안 돼” [55] 레스터10242 17/01/20 10242 2
70111 [일반] [날씨] 영동지방에 기습적인 폭설이 내리네요. [14] SKYCEN5295 17/01/20 5295 0
70110 [일반] 올해의 계획 : 4년차, 그림일기 새롭게 쓰기 [10] macaulay3345 17/01/20 3345 5
70109 [일반] [짤평] <더 킹> - 대한민국은 누가 지배하는가? [77] 마스터충달7420 17/01/20 7420 8
70108 [일반] 국민의당으로 몰려오는 대권잠룡들 [156] ZeroOne13531 17/01/20 13531 2
70107 [일반] 지역조합아파트를 고민하고 계신 분들에게 [30] 땅과자유13043 17/01/20 13043 1
70106 [일반] 매우 주관적인 역대 정권들 간략 평가 [346] 삭제됨13632 17/01/20 13632 3
70105 [일반] 개신교인의 착각 vs 비개신교인의 착각 [133] 소주꼬뿌11182 17/01/20 11182 38
70104 [일반] [뉴스] 아이에게 새 가족 찾아주고 죽은 말기암 아빠 이야기. [13] OrBef8747 17/01/20 8747 11
70103 [일반] 책 리뷰 <오래된 미래> [6] 솔빈4452 17/01/20 4452 3
70102 [일반] 반기문의 헬 "코리아" 조선 인식 수준 [114] Jun91117458 17/01/19 17458 44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