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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1/26 10:14:54
Name 꾼챱챱
Subject [일반] 박원순 불출마 시국이 되어 문득 생각나는 고건 전 총리의 행보
고건 전 총리는 정확히 10년 전인 2007년 1월 당시 여야 대선주자들(이명박, 손학규, 정동영 등) 중 지지율 3위에 있던 상황에서

불현듯 불출마 선언과 더불어 정계를 은퇴를 선언합니다.

2006년 중반에는 지금의 문재인 전 대표와 같은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였다가

조금씩 지지율이 하락세를 거듭하여 3위까지 밀려난 시점이기는 했으나

지금 지지율 3위권 밖에 있는 사람들이 그 실오라기같은 불씨를 살려보겠다고 자신의 정치인생을 모두 던지고 있는 모습을 보면

그 결정이 얼마나 대단한 것이었는지 새삼스럽게 느껴집니다.


당시 고건 전 총리가 불출마를 선언한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첫번째로는 지지율을 반등시킬 여지가 없다는 본인의 판단이 있었습니다.

불출마 선언문에 "저의 활동의 성과가 당초의 기대에 크게 못미친다는 여론의 평가를 겸허하게 받아들인다" 라는 말이 있었죠.

지지율 1위를 차지했던 후보의 발언이라고 볼 수 없는 겸손하면서도 냉철한 현실분석입니다.

당시 주변에서 '지지율 반등기회는 분명히 온다'면서 불출마를 만류하는 측근들이 많았지만

'국민들이 나에 대한 기대를 접은 것이다. 딱히 수가 없지 않느냐'면서 자신의 의견을 관철했다고 하죠.


두번째로는 현실정치의 벽을 넘어서지 못한 좌절이었습니다.

당시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의원들에게 접촉하여 양당통합 혹은 개별탈당을 통해

지금으로 치면 국민의당 혹은 제3지대 포지션을 갖는 새로운 정당을 만들고자 했으나,

접촉하는 의원들마다 '차기 총선에서 내 안위를 보전해주면 고려해보겠다'는 식의 반응을 보여서 몹시 좌절하고 실망했다고 하죠.  

사실 이런 국면은 정계의 중심에 서 있는 어느 정치인이나 한 번 쯤은 겪는 사안입니다.

다만 여느 정치인들과 달랐던 점은 어거지로 본인 사람들을 탈당시키고 깽판을 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한계를 인식하고 빠르게 포기했다는 점입니다.

물론 이것을 보고 측근 중 한 명은 '사즉생의 결단이 부족하다'면서 한탄하기도 했지만요.


세번째로는 그 동안 자신이 이뤄왔던 것들조차 한 순간에 평가절하 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었습니다.

7명의 대통령 밑에서 일했고, 전남도지사, 교통부장관, 농수산부장관, 내무부장관, 국회의원, 대학교 총장

2번의 서울시장, 2번의 국무총리. 그리고 마지막에는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의 업무까지.

겪어왔던 모든 직책에서 그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높은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이러한 모든 업적들이 대선판에 휩쓸리면서 자신의 평가가 낮아질 수록 덩달아 저평가 받게되는 상황을 용납할 수 없었던거죠.


고건 총리가 이렇게 불출마를 선언한 뒤에 많은 이들이 아쉬워했고 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은 측근이었던 정세현 전 장관을

보내서 불출마 선언을 번복하면 지지해주겠다는 의사를 넌지시 밝혔지만 고건 전 총리는 한 번 정한 뜻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혹자는 정작 고건 본인은 대권에 꿈이 없었는데, 주변 사람들의 강권으로 인해 억지로 나선 사람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상황이라고

말하지만 2013년의 인터뷰에 나온 문답을 보면 그건 아니었다고 봅니다.


 기자 : 대통령의 꿈이 있었나요?

 고건 : “없었다고 생각하세요?”

 기자 : 잘 모르겠습니다.

 고건 : “저도 잘 모르겠어요(웃음).”


참으로 고건다운 대답이죠.


점차 대선이 다가오면서 아마도 지금 존재하는 많은 후보들이 탈락을 경험하게 될텐데

고건의 사례는 '탈락자의 모범답안'을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말하고 보니 고건은 은퇴까지도 모범적인 사람이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많은 후보들이 탈락의 기로에 서게 되었을 때 현실을 직시하되 깽판을 치지 않음으로써

그 동안 자신이 쌓아왔던 훌륭한 업적들마저 무너뜨리고 평가절하 당하게 되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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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의습격
17/01/26 10:24
수정 아이콘
고건의 경우 불출마의 가장 큰 이유는 대통령이 대놓고 저격한 사람이라 당의 지원을 받기가 힘들었다는 것이었습니다.

http://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0200235&plink=OLDURL

여기에 고건 본인이 거세게 반발했고 당시 열린우리당 지도부(정확히는 친노계열)와도 사이가 멀어졌죠. 지지층도 많이 잃었고.
꾼챱챱
17/01/26 10:27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노무현 대통령이 저격한 것으로 인해서 당 내부에서는 지지를 잃었을지언정
대선판도에서는 그게 오히려 득이 되었으면 되었지 마이너스가 되지 않았다고 봅니다.
'이게 다 노무현때문이다' 정서가 극에 달해있던 시기이고 대통령 국정지지율도 바닥을 치고있던 때라서
'노무현과는 다르다'는게 오히려 가산점을 주었던 시기라고 보거든요.
고통은없나
17/01/26 10:34
수정 아이콘
대통령은 후보자를 대통령으로 만들수는 없어도 대통령이 안되도록 만들수는 있습니.사실 대한민국 역사상 그 누구도 현직 대통령이 저격해서 대통령 된 사람은 없죠.
17/01/26 12:42
수정 아이콘
이건 별로 공감이 안되네요.
정상적인 선거로 뽑힌 대통령도 아직 몇 안되는데...
고통은없나
17/01/26 14:33
수정 아이콘
이건 제 의견이 아니라 정치판의 일반적인 상식입니다.정확히는 여당후보에 대한 이야기겠네요.
바스커빌
17/01/26 15:25
수정 아이콘
저 분 개인적인 의견이 아니라 일반적으로 떠도는 얘기입니다. 그냥 검색간단히 해봐도 김영삼이나 이명작이나 얘기한적 있네요.
독수리의습격
17/01/26 10:34
수정 아이콘
전 좀 다르게 생각하는게, 당시 고건의 가장 큰 장점이 이른바 정치'꾼'이 아니고 관료출신으로서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할 수 있을거라는 기대감이었는데, 그걸 노통이 박살을 내버린지라(지지도 바닥치는 자기네 정권과 엮으면서도 그 실패한 정권에서도 나쁜 평가 했다는걸 인증한 셈이니) 고건 입장에서는 진짜 치명적이었습니다. 인간적인 배신감도 들었을거고.
minyuhee
17/01/26 10:29
수정 아이콘
보수정권을 막을 실날같은 희망을 차버린 노 통령의 행동이었다고 판단합니다
마른돼지
17/01/26 10:34
수정 아이콘
기사 문맥으로 보면 당시 진보 보수 양쪽으로부터 지지를 얻기위해 고건 총리를 데리고 왔는데

생각보다 보수쪽 협조를 못 끌어내서 결과적으론 노무현 대통령 구상대로 안되었다는 취지 아닌가요?

고건 자체를 저격했다기보다는 노무현 본인의 수가 먹히지 않은 것 같다는 스스로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한 내용 정도인것 같습니다
독수리의습격
17/01/26 10:37
수정 아이콘
그건 노통쪽으로 너무 좋게 해석하신 느낌이 들고요, 워딩만 보면 '내가 사람 잘못 썼다'라고 하는건 빼박이죠. 근데 저러면 본인은 그렇다 치고 지목 당한사람은 완전히 바보되는 꼴입니다. 회사로 치면 딴 부서 앞에 자기 부하 흉 보는 꼴인데.....
17/01/26 10:53
수정 아이콘
자연인 이라면 말씀처럼 생각할 여지는 있으나 정치인의 워딩이라면 아마도 아래 독수리님 의견이 맞는듯 합니다. 정치뿐 아니라 나름 사회생활 좀 한사람들 사이에서 저런 워딩이 나오면 그렇게 해석해야 할듯 합니다.
솔로12년차
17/01/26 12:23
수정 아이콘
그렇다고한다면 노무현의 실책이죠.
무무무무무무
17/01/26 16:15
수정 아이콘
그것보단 탄핵 끝나면서 노무현 쪽에서 총리교체 및 조기개각 얘기하면서 고건 씨에게 물러나기 전에 각료제청권을 행사해달라고 했었는데 고건씨는 자기는 어차피 물러날 사람이니 각료제청권을 행사하는 건 옳지 않다. 앞으로 정권을 이끌어 갈 사람들이 하는 게 맞다고 얘기하면서 한동안 충돌이 있었고 결국 고건총리가 각료제청권을 행사하지 않고 퇴임했습니다. 그래서 당시 노 대통령이 진영을 가릴 거 없이 비판을 많이 받았죠. 그 과정에서 탄핵 사태 때 오른 노대통령의 지지도가 뚝 떨어져서 정권 막판까지 회복이 안됐고요.

그때 쌓인 앙금으로 인해 노대통령이 이후에 고건씨가 주요 대선후보 되니까 저격한 사건이었습니다.
배터리
17/01/26 10:45
수정 아이콘
링크해주신 영상을보니 세월이 많이 흘렀지만 옛 생각이 나며 답답해지는군요. 짧은 뉴스속에도 노무현의 정치적인 단견,무능,남탓이 잘 축약되어 있습니다. 참여정부 실패의 재생을 막아야한다는 생각이 새삼스레 마음에 새겨집니다. 당시 참여정부와 노무현에 대한 기록적인 지지율 하락과 선거연패.거기에 더욱 대비되는 고건의 지지율 상승은 인사권자인 노무현측 입장에서는 배가 아프고 폄훼할수밖에 없었겠지요.
포도씨
17/01/26 11:37
수정 아이콘
햐....무슨 노통댓글 알림앱이라도 쓰시나요? 1따봉 드립니다.
변태인게어때
17/01/26 13:13
수정 아이콘
삭제(벌점 4점), 표현을 주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지니팅커벨여행
17/01/26 12:24
수정 아이콘
노무현의 가장 큰 과오라고 생각해요.
수구꼴통의 집권을 막을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었는데...
영원한초보
17/01/26 12:53
수정 아이콘
그런데정말 왜 그랬죠?
대안이 더 나았던것 도 아닌데요
지니팅커벨여행
17/01/26 13:09
수정 아이콘
본인의 정치적 이상과 크게 다르다고 생각했던 게 아닌가 싶네요.
어차피 큰 틀에서 정책은 당에서 같이 추진해 가는 것일텐데 여론이고 뭐고 보지 않고 그 순간만 본 게 아닌지...
그 당시에도 매우 아쉬웠지만 MB한테 넘겨주고 나니 원망이 들 정도로 아쉬웠습니다.
바스커빌
17/01/26 14:46
수정 아이콘
질투심이죠. 좋게말하면 인간적인 면이고 나쁘게말하면 뭐...
Been & hive
17/01/26 10:40
수정 아이콘
뭐 덧글에 반응하는 거지만 노무현의 인사실책은 고건도, 반기문도 아닌 공정택씨죠;
이호철
17/01/26 10:43
수정 아이콘
고건 알았네..
꽃보다할배
17/01/26 11:02
수정 아이콘
이글을 박원순보단 반기문한테 보여주고 싶네요
Korea_Republic
17/01/26 14:34
수정 아이콘
공감합니다
바스커빌
17/01/26 11:23
수정 아이콘
이건 굳이 고건 띄워줄 필요도없이 노무현의 명백한 실책이죠. 다른 정치일 하며 세력 모은 사람도 아니고 관료출신이라면 자신을 써준 사람의 평가가 중요할텐데 현대통령이 대놓고 저격질해댔으니
새강이
17/01/26 11:33
수정 아이콘
배신감 심했겠네요..
OnlyJustForYou
17/01/26 13:03
수정 아이콘
노무현의 몽니라는 게 세간의 평이었죠.

저도 노대통령의 행보 중에 가장 이해가 안 되는 것이 고건 저격이었고요.
당시 경제를 살려야한다는 시대 상황에 이명박을 이길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생각도 들지만 저렇게 사라질 인물은 아니었단 생각도 들거든요.
Korea_Republic
17/01/26 14:34
수정 아이콘
모르긴 해도 정읍읍씨처럼 더블스코어로 털리진 않았을듯 하네요
곰그릇
17/01/26 14:33
수정 아이콘
고건은 노무현한테 저격 많이 당한 걸로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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