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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2/07 07:36:51
Name 라라 안티포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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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일반] 라라의 바둑이야기 33. 최근 정치와 바둑이야기




[1]
오랜만에 바둑이야기를 써보네요.
마지막으로 쓴게 2015년 3월 4일이니, 2년 가까이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사이 알파고가 지나갔고, 이세돌 프로기사회 탈퇴 사건 등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하려는건 아니고...최근 트렌드인 정치이야기를 섞은 이야기들을 해볼까 합니다.
최근 2년간 바둑계 소식은 뭐...바둑주도권은 중국에게 완전히 넘어가서, 한국이 세계대회 무관인게 그다지 이상하지 않을 정도가 되었고,
알파고 이후 기존유저의 대거 복귀나 신규유입이 다소 이루어지긴 했습니다만, 정작 바둑계는 구조조정의 흐름으로 가고 있습니다.
며칠 전 오랜만에 바둑 갤러리를 가보니, 최근 2개월 가량 대국일정이 없었다고 하는군요. 국수전을 비롯해 많은 국내기전이 사라지고, 물가정보배는 사라지고, 대신 창단을 통해 한국바둑리그팀으로 합류했습니다.

참, 커제가 알파고와 3번기를 진행한다고 하네요. 이후 패배시 프로기사들이 단체로 상의을 해서 알파고와 대항하는 상담기를 진행하겠다고 합니다.

이후 호칭은 전부 생략하겠습니다. 보통 바둑 이야기 쓸때는 관계자들은 선수, 해설 등등을 붙여주는 편인데...오늘은 바둑 이야기가 중점은 아니라서요.

[2]
제가 이 글을 쓰게 만든 계기는 이 뉴스였습니다.
http://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4028606
안희정이 이세돌을 후원회장으로 영입했다는 소식입니다.
얼마전 팟캐스트 정치알바를 듣다가, 출연하는 손수호 변호사가 이세돌 담당 변호사라 해서 깜짝 놀란 기억이 있었는데...의외로 이세돌이 발이 참 넓구나 싶었습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01&aid=0009012348
궁금해서 더 찾아보니, 이세돌 영입에 대한 일화가 조금 더 자세히 나와 있더군요.
구구절절 정치 이야기를 할 줄 알았는데, 안희정이 만나서 대뜸 '바둑이나 한판 둡시다' 라면서 바둑을 두었다고 합니다.
첨부된 사진에서도 알 수 있지만, 작년 문재인이 박정환과 약 20수만을 나눈 형식적인 대국과는 다르게
꽤 오랫동안 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세돌도 영입하고 지도대국도 두고...엥 이거 완전 개꿀...?

[3]
그리고 요즘 친박행보로 유명한 조훈현...이제는 선수가 아니라 의원이군요.
참...새누리당이지만 그래도 워낙 바둑계가 죽어가니, 당적 가리지 말고 바둑계를 위해 일해주었으면 하고 응원했던 바둑팬의 입장에서 안타깝습니다.
원유철이 한국기원 이사인데, 원유철이 권유한 영입인사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정말 좋게좋게 해석하자면, 한평생 바둑 외길인생을 걸어왔던 입장에서, 잘 알지 못하는 정치에는 본인을 낮추고, 최대한 당론에 따른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한명 한명이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으로서의 책임감에 비하면 한없이 가벼운 실드라고 생각됩니다.

[4]
어째 마지막으로 쓰다보니 기승전문...이 되는 것 같아서 이상합니다만,
분량이 제일 많은것 같아서 뒤로 미루었습니다. 별다른 의도는 없었습니다.

지난 대선때부터, 문재인은 대선 후보 중 바둑계에 대한 스킨십이 가장 많은 편이었습니다.
http://baduk.lg.co.kr/kor/news_view.asp?gdiv=22&gul_no=517420&frpg=MN&spage=0
관련 인터뷰인데, 문재인 지지자라면 아마 다 읽었겠지만, 혹시라도 읽어보지 않으셨던 분들은 한번 읽어보길 권합니다.
재미있는 추억, 그리고 마지막에 대선에서 들고나왔던 정치슬로건과 바둑을 엮은 부분이 참 인상적입니다.

지난대선 때부터 한국바둑계를 걱정하는 입장이었고, 바둑이 잊혀져가는 것이 아쉬웠던 사람이었기 때문에
이런 문재인의 친 바둑 행보는 상당히 긍정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그에 반해, 문재인과 마찬가지로 유력대선주자이면서 바둑이 취미였던 안철수의 경우
바둑 관련 언급을 거의 하지않아 아쉬워했던 기억이 납니다.

[5]
https://www.cyberoro.com/news/news_view.oro?num=521969&div_no=11
위 사진에 나온게 바로 이 이야기입니다. 작년 7월 문재인이 한국기원을 방문하여 바둑 국가대표 선수단에 특강을 진행했고,
박정환과 20여수 정도 대국을 두었습니다.

문재인의 이러한 행보는 바둑팬들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갈리는 편입니다. 바둑이 정치랑 엮이는것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고, 특히 바둑은 노년층이 압도적으로 많다 보니 어떻게보면 크게 도움되는 행보는 아닙니다.
특히 박정환과의 대국 이야기는 말이 좀 많았습니다. 겨우 20수 둔걸 대국이라 볼 수 있냐는 의견이 압도적이었고, 보여주기 식이다라는 말도 많았고, 바둑연구에 매진해야할 박정환을 한국기원에서 접대바둑이나 두게 한다며 한국기원에 대한 비판도 상당히 많았습니다.

앞선 안희정의 행보를 보니, 저도 다시 이 일화가 생각나더군요. 제 결론은 문재인이 잘못한 일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도 제1야당의 가장 유력한 대선후보였는데, 몇시간까지 이어질지도 모르는 대국을 한다는건 초단위로 스케쥴이 잡히는 정치인 입장에서는 어려운 일이지요. 그 부분에서 상대적으로 가볍게 움직일 수 있는 안희정과 차이가 있고, 또한 안희정처럼 바둑기사와 따로 만나 느긋하게 바둑을 두는게 아니라, 특강 이후 한국기원의 요청에 의해 박정환이 비자발적으로 동원(?)되었다는 측면에서 서로 빨리 끝내주는게 윈윈이죠.
오히려 외부적으로는 암울한 바둑계, 내부적으로는 바둑팬들에게 욕만 먹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기원 측에서 요청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6]
http://mlbpark.donga.com/mlbpark/b.php?p=1&b=bullpen2&id=7225604&select=title&query=&user=&reply=
이건 언제적 일화인지는 모르겠는데...아마 고민정 영입 발표하던 시기로 최근이 아닐까 합니다.
바둑에는 프로와 아마가 단수가 달라서, 아마(추어)4단을 고민정이 아마 4단이 뭔지 몰라서 (아마도 4단으로 이해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여집니다) 대충 넘어가려니까 문재인이 대답하는 일화인데 재밌더군요.
앞선 일화들과 겹쳐서 '이사람 혼모노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치인들의 친 바둑 행보를 환영하는 입장에서...앞으로도 이런 행보를 이어나갔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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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2/07 07:50
수정 아이콘
라라님의 라라랜드 리뷰는 언제 볼 수 있나요? 첫댓글부터 망이라 죄송합니다
미네기시 미나미
17/02/07 08:14
수정 아이콘
저도 손수호변호사가 이세돌 담당변호사라는걸 듣고 오호...그래? 하면서 놀랐던 기억이 나네요.
snobbism
17/02/07 08:16
수정 아이콘
문재인 후보 아마 4단이라니 기력이 대단하네요...

최근에 바빠서 바둑관련사이트에 발길을 좀 끊었다가 어제 들어가보니 바둑계가 시끌시끌하더군요.
페북에 손근기, 조혜연, 조한승 기사 분들 발언 들어보면 문제가 좀 심각한 것 같고,
딴지일보에 어린 바둑기사로 추정되는 사람이 기고한 글도 씁쓸하더라구요.
(http://www.ddanzi.com/free/159258529)
언젠가 터질 문제가 지금 터졌다는 느낌도 드네요.

그리고 이건 여담입니다만, 원래 사이버오로 유저들 기력이 타이젬보다 쎈가요?
타이젬에선 1단인데 사이버오로에선 어째 4급에서 빌빌거리고 있습니다 흑흑
Camomile
17/02/07 09:25
수정 아이콘
반대 아닌가요?
전 오로에선 6단인데 타이젬에서는 5단 지키기도 어렵더군요
아리아
17/02/07 09:34
수정 아이콘
보통 타이젬을 가장 쎈 곳으로 쳐줍니다
시비르
17/02/07 09:37
수정 아이콘
타이젬이 제일 센것 같습니다. 오로에서는 7단까지 올렸는데 타이젬은 6단도 간당간당 합니다.
bemanner
17/02/07 08:23
수정 아이콘
알파고랑 상담기 두는 게 기다려지네요.
상담기로 둬서 지면 그 다음부턴 덤 안놓고는 게임 성사가 안될텐데요.
Korea_Republic
17/02/07 14:16
수정 아이콘
과연 알파고가 몇점 접어줄지;;
공실이
17/02/07 08:28
수정 아이콘
국수전이 없어졌군요.....
Korea_Republic
17/02/07 14:16
수정 아이콘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프로기전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래도 상징적인 의미라도 살렸다면 어땠을까 싶은데 아쉽네요
동원사랑
17/02/07 08:39
수정 아이콘
정치는 계산이 들어가면 될 일도 안됩니다.
아시안체어샷
17/02/07 09:33
수정 아이콘
지금 조국수님의 위치에는 이세돌이 있어야하지않나... 싶네요

뭐 꼭 국회의원이 아니더라도.. 바둑 저변을 넓히고 바둑이라는 종목을 부흥시키려는 노력을 위한 감투는

그간의 행보를 보면 이세돌이 훨씬 적합자인것 같습니다.

그런의미에서 안희정의 이세돌 후원회장 영입은 반가운 소식이네요
17/02/07 10:37
수정 아이콘
조국수님은 요새 형세판단도 제대로 안되십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01&aid=0008999412
17/02/07 10:46
수정 아이콘
조훈현 의원은 그냥 탤런트 의원 그 이하 이상도 아니라고 봅니다. 이게 참 딜레마인게 대중은 항상 새로움을 원하지만 새로움만 가지고 정치에서 정치력을 발휘하기란 너무 어렵습니다. 정말 바둑계를 위해 큰뜻을 품고 정계진출 했을지는 몰라도 지금 보이는 행보는 그냥 권력의 추종자에 지나지 않다고 보입니다.
유부남
17/02/07 11:23
수정 아이콘
오랜 바둑팬입니다. 간단히 말해서, 지금의 바둑계는 거의 망했습니다. 기전도 없고, '그들만의 리그'인 바둑리그는 속기만 주구장창 하고, 어린 친구들 육성에 올인해도 모자랄 판에 시니어리그나 만들고 있고... 옛날 향수에만 젖어있어요. 중국한테 밀리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아마 곧 일본과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드네요. 예전처럼 한 두 명의 천재기사가 먹여살리던 시절은 지났습니다.
17/02/07 12:51
수정 아이콘
채널 돌리다 얻어걸리는 것 말고 찾아서 보는 거는 세계기전 결승, 적어도 4강이라도 되어야 보는데, 요즘엔 중국한테 영 밀려 있으니 볼 기회가 없네요.

그나마 알파고 등장 이후엔, 사람 경기는 2군 리그 보는 것 같아서 흥미도 떨어지고요.

사실 제 기력이야 인터넷 2~3급, 실제로는 5~6급이나 될까 말까라서 프로 2군 경기도 저한테는 신들의 게임이나 다름 없긴 합니다만..

요즘에는 스마트폰 은별바둑이나 종종 두고 있네요. 상대 인공지능 전멸을 목표로 두는데, 한 50판에 한번 쯤 성공하는 것 같습니다 크크.
Korea_Republic
17/02/07 14:21
수정 아이콘
황금기였던 90년대에 비해선 진짜 많이 죽었네요;;
그 때는 혹사논란이 있을 정도로 기전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고 바둑도장도 우후죽순처럼 생기고 그랬는데...
중1때까지 도장 다니고 그랬는데 당시 사범님이 바둑TV 해설자로도 알려진 심우섭 아마7단이셨어요.
그분한테 맨날 '껄렁껄렁하게 바둑둔다'며 딱밤맞고 그랬던 기억이 새록새록한데 크크
가끔 바둑TV보면 계속 중계 잘 하시고 계셔서 그나마 다행이다 싶네요.
17/02/07 15:54
수정 아이콘
첫번째 사진 왼쪽 여자분 이쁜데 누군가요?
17/02/07 15:54
수정 아이콘
저도 한동안 바둑에 소홀했는데...
바둑계는 여전히(?) 죽어가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박정환 국수님도 시대의 지배자가 될 가능성은 점점 줄어드는 것 같고요. (그래도 커제는 안된다...)

문재인. 바둑.
둘 다 좋아하는 주제라서 본문의 3,4,5,6은 모두 알고있던 내용이네요. 크크크

이세돌 사범님과 진지하게 대국하는 안희정 지사의 모습이 정말 멋져보입니다.
이 사진 하나만으로도 이 글을 클릭한 보람이 느껴지네요. 모처럼 바둑글, 잘봤습니다. ^^
아틸라
17/02/07 17:28
수정 아이콘
이세돌 사범 소식 듣고 한번 적어볼까 생각했는데 올라와 있었네요.
흥미롭고 매력적인 사람이라 항상 주시하고 있습니다.
앙겔루스 노부스
17/02/07 23:06
수정 아이콘
안희정하고 문재인 공개대국 한번 해보면 재밌을거 같군요 낄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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