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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3/10 04:57:36
Name 마스터충달
Subject [일반] 커뮤니티, 소통, 어그로 그리고 나
  커뮤니티 활동을 하면서 싫어하는 것이 생겼다. 무플이다. 누가 그랬던가? 무플보다 악플이 낫다고. 나는 이 말에 매우 공감한다. 무관심만큼 무서운 것이 없다. 무관심이 조회 수로 드러날 때도 있다. 하지만 정말 기분이 울적한 것은 조회 수는 높은데 댓글은 없는 경우이다. 한 번 독자의 입장에서 상상해봤다. 왜 기껏 들어와 읽어놓고 아무 말도 달지 않았을까? 내 글이 뭐라 한마디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완벽하기 때문일까? 그럴 리가... 정답은 글이 재미없기 때문이다. (단순한 의미의 재미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독자가 게시물을 클릭한다. 들어와 한두 문단을 읽는다. 글이 재미없다. 스크롤을 내린다. 그리고 다른 게시물을 찾는다. 너무나 당연하면서도 엄정한 과정이다. 그리고 이 과정은 쉽사리 예측할 수 없다. 정성이 들어간 글은 비교적 독자에게 외면받지 않는 편이지만, 때때로 정성을 쏟아 넣은 글조차 무관심의 심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면 정말 울적해진다. 그렇게 시간을 들이고, 고치고, 다시 읽고, 고쳤는데... 내 글이 가치 있는 것으로 인정받지 못했다는 기분이 든다. 아니, 인정받지 못한 것이 맞다.

  나는 인정받고 싶다. 내 글이 인정받았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이 저속한 것은 아닐까? 매문(賣文)이 아닐까? 고민하기도 했다. 하지만 너무나 인간적인 욕망이 아닌가. 대개 인간적인 것은 나쁘지 않다. 그래서 관심을 갈구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관심받는 것이 나빠진다면 그건 방법의 문제일 뿐이다. 관심병은 방식이 병든 것이다. 좋은 것으로 관심받는 것은 나쁘지 않다. 그래서 나는 인정받기를 바란다. 관심을 바란다. 그리고 무관심을 싫어한다. 무플을 싫어한다.

  무플의 무서움을 안다면, 반론의 고마움을 깨닫게 된다. 신랄한 비판이라도 달린다면 두 손 들고 환영해야 마땅하다. 그런 댓글에서는 뭐라도 배워간다. 필답이 오가는 와중에 내 생각은 정돈되고, 독자를 자극하기 위한 설득의 지점은 명료해진다. 이 설득의 지점을 포착하는 데에 필요한 것 또한 인정이다. 너의 생각이 나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서 '나처럼 생각할 수도 있지 않을까?'라며 밀당을 해야한다. 그 밀당의 끝에는 미묘하고 깊은 철학적 가치가 자리한다. 괜히 최고의 영화 글이 인터뷰라는 말이 나오는 게 아니다. 많은 철학서가 대화체로 쓰인 이유도 마찬가지다. 물론 소통 과정이 마냥 매끄럽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생각의 탕약을 쥐어짜는 소통을 거쳐야 보약 같은 결론에 이르는 법이다.

  꼭 결론에 다다를 필요도 없다. 오늘날은 다원주의 사회다. 옳은 것과 그른 것이 대립하는 시대가 아니다. 옳은 것과 옳은 것이 대립하는 시대다. 세상은 흑백이 아니다. 총천연색 무지개 빛깔이다. 그 속에서 하나의 결론에 이르는 일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결론을 얻지 못한다고 소통을 멈춰선 안 된다. 그래도 의견을 나누고 갑론을박이 오가야 한다. 그러다 보면 생각의 차이가 분명해지는 지점을 찾을 수 있다. 이 지점을 찾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그 경계선을 알아야 양보와 협상을 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반론을 환영한다. 댓글로 밀당하는 러블리한 사람이 좋다. 미묘한 차이를 파헤쳐 논쟁의 가르마를 찾아내는 사람이 좋다.





  그런데 이 밀당의 묘미를 모르는 사람이 있다. 이들은 대화를 통해 깊이 있는 가치를 끌어낼 생각이 없다. 상대방과 의견이 갈리는 미묘한 지점을 찾아낼 생각도 없다. 오로지 나만 맞고, 너는 틀렸다. 그리하여 상대를 이겨 먹고자 한다. 하이에나처럼 상대방의 흠집만 기다리다 말꼬리라도 잡았다 싶으면 악착같이 물고 늘어진다. 흠집이 안 보이면 도발을 시전하고 광분을 양분 삼아 치고 들어온다. 그러다가 수세에 몰리면 "사람들 수준" 운운하며 광역 도발을 질러놓는다. 나는 이런 사람을 '어그로'라 부른다.

  어그로를 구분하는 것은 쉽지 않다. 듣기 싫은 말이라고, 소수 의견이라고,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고 어그로라 규정할 수 있을까? 작가 유시민은 듣기 싫은 소수 의견을 꿋꿋하게 주장한 적이 있다. 2002년 월드컵 때 한국이 사상 처음으로 16강에 진출하자 많은 언론은 이를 칭찬하며 민족의 우수성을 부르짖었다. 유시민은 <민족은 축구를 하지 않는다>라는 칼럼을 통해 민족의 우수성과 월드컵 성적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항의가 빗발쳤다. "대한민국 국민 맞아?"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유시민의 말이 맞다.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고 그 민족이 우수한 민족이라 말할 수 있을까? 그렇게 따지면 가장 위대한 민족은 브라질이 되어버린다. 1998년에 우승했던 프랑스는 단일 민족도 아니었다. 심지어 에이스였던 지단은 알제리계 무슬림이다. 애당초 민족의 우열이 존재하는지도 의문이다. 듣기 싫은 말이지만, 소수 의견이지만, 주장을 굽히지도 않았지만, 유시민은 틀리지 않았다. 유시민은 어그로가 아니었다. (참조 :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그렇다면 어그로는 구분할 수 없는 걸까? 그나마 구분 가능한 어그로 유형이 있다. 유언비어, 흑색선전, 가짜 뉴스, 찌라시... 이런 것들은 오랜 세월 동안 어그로의 훌륭한 무기였다. 5.18 민주화 운동이 폭동이라며 블로그 찌라시를 들이밀던 후배. 노무현 대통령이 NLL을 포기했다고 주장하던 국회의원. 명백하게 죄가 드러났음에도 아니라고 발뺌하는 읍읍읍... 거짓, 왜곡, 조작을 서슴지 않고, 이를 까발려도 굽힐 줄 모른다면, 이는 명백히 어그로라 할 수 있다. 어그로가 이런 비열한 짓거리를 서슴지 않는 이유는 그들의 목적이 오로지 이겨 먹는 데 있기 때문이다. 거짓을 까발리지 않는다면 어그로의 논리에 굴복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일단 지르고 본다. 거짓을 알아차리면 "아님 말고"를 시전하고, 거짓을 못 알아차리면 승리를 가져간다. 정말 치사한 족속이다. 나는 이들이 싫다. 어그로가 싫다.





  글을 쓴다는 것은 자신의 어그로와 싸우는 일이 아닐까 싶다. 나는 글을 통해 나를 표현한다. 하지만 나를 표현하는 데서 그쳐서는 안 된다. 그 표현으로 상대를, 독자를, 세상을 감화시켜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돌아오는 것은 무플이다.) 내 생각만 옳다고 부르짖으면 세상을 감화시킬 수 없다.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는 미묘한 지점을 찾아내고, 이를 자극하여 끝내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좋은 글이 나온다. 하지만 글을 쓰다 보면 자기 논리에 침전할 때가 많다. 내가 보기에는 당연한데, 왜 사람들은 모르는지 답답할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자신을 돌아본다. 내 주장은 과연 옳은가? 주장의 근거는 정말 사실인가? 나만 옳다는 아집에 빠지진 않았나? 나는 어그로가 되어버린 건 아닌가?

  그래서 나는 글을 쓰는 데 있어 무엇보다도 소통을 중요하게 여긴다. 홀로 고고한 글을 쓰기보다 많은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편안한 글을 추구한다. 사색할 때는 외로워도 괜찮다. 그러나 글을 쓸 때는 독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필요가 있다. 등대를 짓는 사람은 고독해도 상관없지만, 등대를 다루는 사람은 뱃사람의 마음을 알아야 한다. 좋은 글쟁이가 되려면 독자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알아야 한다. 밀당할 줄 알아야 한다. 어그로가 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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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충달 http://headbomb.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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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군-
17/03/10 05:16
수정 아이콘
무방위에서 나왔습.... 이 아니라;;;

몇년전에 제가 글을 쓰면, 항상 10개 이하의 댓글이 달리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뭐, 지금도 댓글이 우수수 달리는 편은 아닙니다만...
조회수도 낮지 않고, 심지어 추천이 댓글보다 많았던 적도(...) 그래서 저도 나름 걱정이 많았는데,
이젠 그냥... 제 글에 MSG가 부족해서 그런갑다 합니다. 글을 선정적으로 쓰면 댓글을 많이 받을 수 있긴 해요. 근데, 그게 꼭 좋다고는...
시나브로
17/03/10 05:34
수정 아이콘
대댓무방위에서 나왔습...
마스터충달
17/03/10 05:34
수정 아이콘
그 MSG가 글빨이란 거 아닐까 싶기도 하죠.
-안군-
17/03/10 09:11
수정 아이콘
제가 말하는 MSG는... [나는탄핵을반대하는기독교인한의사다] 같은거죠;; 아마 1000플 가볍게 넘길듯.
포도씨
17/03/10 07:22
수정 아이콘
공돌이가 글까지 잘쓰면 캐사기죠.
흔한 이과생 인정합니다.
Paul Pogba
17/03/10 05:23
수정 아이콘
추천 누르고 갈라다가 댓글하나 달고 갑니다 크크

근데 이거레알반박불가 글이면 댓글 안달리기도 합니다
마스터충달
17/03/10 05:26
수정 아이콘
거 하려던 거 계속 하셔도 됩니다. 크크.
곰그릇
17/03/10 05:27
수정 아이콘
좋은 글이네요. 다만 글에 대한 이 좋은 의견이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통할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커뮤니티 어그로들의 최대 무기는 그들이 도덕적 논리적으로 질 책임이 없다는 데에 기인하는 것 같아서 이런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어요.
마스터충달
17/03/10 05:29
수정 아이콘
인터넷으로 누구를 설득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겠죠. 현실에서도 힘든 일인걸요. 다만 구분 가능한 어그로를 제재한다거나, 내가 아집에 빠지지 않는 정도는 가능할 거라 생각합니다.
Quantum21
17/03/10 06:05
수정 아이콘
좋은글 감사합니다. 저의 경우는, 상대방이 어그로든 아니든간에 늘 진심으로 대하면 곧 내게 배움이 뒤따른다는것을 느끼면서부터는 상대가 어그로인지 여부에 크게 개의치 않게 된것같습니다.

한가지 첨언하고싶은건, 정치와 관련된 이야기들은 좀 특별한것 같습니다. 정말 상상 이상으로 진실과 거짓이 서로 둔갑하는 곳인지라 이미 믿고 있는 내용에 대하여도 지나치게 과신하진 말아야 하는것 같습니다. 어른들이 정치를 멀리하라는 이유를 어렴풋이 느끼게 된것은 사실 몇년안된것 같습니다.
마스터충달
17/03/10 06:09
수정 아이콘
저는 어그로에게선 얻을 게 없더라고요. 논의가 다람쥐 챗바퀴밖에 안 되는지라...
17/03/10 07:00
수정 아이콘
인간이 존재해온만큼 어그로 역시 존재했을테니
타산지석같은 사자성어도 오래전부터 존재해온 거겠죠..

여담이지만
군대갔다와서 사람되었다는 속설과도 비슷한 모양새 같아요
실제 막장군대에서도 본인 의지에 따라 배울것 배워서 나오는 경우가 있기도 합니다만
그런 의지가 있는 사람이 군대 안가고 다른 일을 했으면
그 시간에 더 많은 걸 배웠을 거라는 이야기도 맞을테죠..
곰그릇
17/03/10 06:36
수정 아이콘
예를 드신 어그로를 구분하는 얘기는 애매한 게 특히 정치 부분에서 어느 것이 정답이고 어느 것이 진실인지를 우리가 알 수 없는 경우가 훨씬 많아요. 만악 자신이 진실이라고 생각하는 영역 말고 다른 것을 어그로 취급하며 배척한다면 그건 낙인찍기에 불과하겠죠.
마스터충달
17/03/10 07:15
수정 아이콘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이냐를 구분하는 것도 쉬운 문제는 아니죠. 그래서 펙트체크의 중요성이 갈수록 대두되는 것이고요.

명백하게 거짓임이 뻔한 내용 이거나(5.18 폭동설 처럼), 대댓글의 펙트체크를 통해 잘못된 사실임이 드러났음에도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충분히 어그로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연수
17/03/10 06:50
수정 아이콘
본문과는 별개로 무적카드 수준의 소수의견드립 보면 답답하네요.....
유지애
17/03/10 07:02
수정 아이콘
댓글이 안 달려서 자존감 떨어지던 순간이 기억나서 공감하고 갑니다
포도씨
17/03/10 07:34
수정 아이콘
피지알 아이디 매매가 올리는 글이네요. 오백플씩 댓글받는 재미를 그 어떤 곳에서 느껴보겠어요.
사상최악
17/03/10 08:04
수정 아이콘
가장 강력한 어그로는 저격이고, 가장 치사한 어그로는 편중된 분위기에 영합하는 저격이고, 가장 비겁한 어그로는 저격임에도 비난을 피하고자 제 살길을 뒤로 마련해놓는 저격이죠.
마스터충달
17/03/10 08:12
수정 아이콘
저는 저격하고 어그로는 다른 종류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둘의 공통점은 커뮤니티에 분란을 일으킨다는 점 뿐이랄까요.

근데 분위기에 영합하는 저격은 뭔지 알겠는데, 제 살길을 마련해놓는 저격은 뭔가요?
포도씨
17/03/10 08:23
수정 아이콘
닉네임을 특정하지 않는걸 말하시는것 같네요.
저격이 어그로라니 저격 많이 당해봐서 감정이입 되시는듯 하네요. 저격당하는 사람이 어그로일 확률이 백만배는 높을듯...
마스터충달
17/03/10 08:30
수정 아이콘
그쵸. 어그로가 저격당한다는 것만 봐도 둘의 개념은 분명 다른 게 맞습니다.
17/03/10 08:51
수정 아이콘
가장 강력한 어그로는 최초 어그로 글 싸는 사람이죠. 피지알에서나 저격이 처벌수위 더 높은거구요.
이건 뭐 처음 때린 놈보다 반격한게 나쁘다는 얘기를 하시네요.
파란아게하
17/03/10 08:36
수정 아이콘
제가 생각하는 좋은 저작물들은, 잘 세워둔 도미노와 같습니다.
한 문장이 다음 문장을 끌고 와요. 템포를 높여 다음 문장으로 다음 문장으로 질주해갑니다.
그리고 쫘악 퍼져나가며 감정의 파도를 불러오고 또오옥 떨어지는 마무리까지 끝내줍니다. 이런 글은 저절로 리액션을 부르죠.
내가 공들여 쓴 글과, 독자가 읽기 좋은 글은 그 본질에서 다르다고 생각하고
그 둘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애써온 과정이 작가로서의 내공을 쌓아준다 봅니다.
마스터충달
17/03/10 08:37
수정 아이콘
말씀하신 수준은 저도 버겁다고 느껴지네요. 그런 글 술술 잘썼으면 좋겠네요 ㅠㅠ
먼산바라기
17/03/10 08:38
수정 아이콘
좋은 표현입니다.
즐겁게삽시다
17/03/10 09:29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예전에 친구 sns를 보다가 느꼈는데
댓글이 많이 달리게 하는 글이 떠로 있는 것 같더라고요.
너무 완성도가 높은 글은 딱히 첨언할게 없으니 댓글이 없어요.
그냥 좋아요 누르면 끝입니다.
뭔가 글에 살짝 빈 부분이 있어서 댓글로 완성되게 유도를 해야 많이 달리더라고요.
그 친구는 그런 글을 엄청 잘 쓰더군요 흐흐
유게의 vs글만 봐도 진짜 별거아닌데 댓글이 엄청 많죠.
마스터충달
17/03/10 10:33
수정 아이콘
인터넷에서 궁금증을 해결하고 싶으면 질문을 쓰지말고 오답을 써라... 와 비슷한 이치려나요? 크크크
불곰드랍
17/03/10 09:39
수정 아이콘
좋은 글입니다. 저는 글을 잘 못써서, 이런 글을 볼 때마다 감탄하곤 합니다. 인터넷상에 올라오는 글들은 사실 대다수가 무심히 읽고 흘리기 마련인데, 그런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많은 노력과 열정을 들여 글을 쓰려면 큰 결심과 용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단, 어그로는 빼고요.
살려야한다
17/03/10 09:49
수정 아이콘
보통 충달님 글은 대부분 클릭하고 대부분 정독하지만 댓글은 가끔 답니다. 굳이 한 문장 보탤 필요가 없을 정도로 군더더기가 없고 깔끔한 경우가 많거든요. 이번 글도 추천만 누르고 가려다가 관심 좀 느끼시라고 댓글도 남기고 갑니다. 흐흐
마스터충달
17/03/10 10:35
수정 아이콘
추천도 감사하죠. 흐흐.

정말 무플+무추천+조회수 세 자리... 이러면 좀 자존감에 타격이 올 때도 있습니다;;;;
17/03/10 10:00
수정 아이콘
전 개인적으로 악플보다 무플이 낫습니다 크크
마스터충달
17/03/10 10:36
수정 아이콘
사실 (반론이 아닌 그저) 악플은 뭐 무플만큼 나쁘죠;; 이거나 그거나 비슷하게 아픈 것 같아요.
제랄드
17/03/10 11:15
수정 아이콘
A라는 주장을 하고 싶은데 이게 좀 논란의 여지가 있어 보입니다. 고민합니다. 이걸 그냥 내비둬도 될까? 아마 B라는 이야기를 할 테니 미리 이에 대한 대처를 생각해 둘까? ... 에이, 모르겠다. 그냥 평화롭게 지내자. 웃긴 글에 크크크크나 달고 넘어가자. 이게 뭐라고. 여긴 나 말고 글 잘 쓰고 생각이 깊은 분들이 많으니 굳이 뻘글 남겼다가 밑천 드러내지 말자.

뭐 이런 의식의 흐름이 자주 일어납니다. 특히나 피지알 자게에서는요. 다만, 기본적으로 이런 식으로 생각으로 흐르는 가장 큰 이유는 순전히 제 생각이 영글지 못하고, 그걸 표현할 실력이 안 되기 때문일 겁니다. 그걸 부정하고픈 생각은 없지만, 반대로 나는 소통을 하고 싶은데 배틀이 될 확률이 너무 높다는 생각입니다. 그런 일이 발생할 때마다 항상 나의 부족함 때문이라고 생각하기에는... 글쎄요?

어쨌든 그런 의미에서 이 글은 굉장히 반길 만한 글입니다. 무플의 무서움, 조회수는 올라가는데 첫플이 안 달릴 때의 불안감, 그리고 소통으로 이어지는 마스터충달님의 통찰은 최근 날선 의견과 공격적인 반응이 유독 범람하는 듯 보이는 피지알의 현실과 많은 접점이 보이고, 자연스레 이 글의 의도가 읽힙니다. 아니, 읽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전 피지알에서 참 많은 것을 배웁니다. 정확하게는 꽤 자주 감탄합니다. 좋은 글과 댓글(그게 의견이든 주장이든 감상이든)을 보면 '와, 어떤 교육과 어떤 경험을 쌓으면 이 정도의 통찰이 가능할까?' 싶은 느낌이 드는 일이 하루에도 몇 번씩 일어납니다. 마스터충달님도 거기에 포함되고요. 보장할 순 없겠지만 저와 같이 샤이니 충달(...)이 많다는 점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영화평 중단하신다는 글을 봤을 때 많이 아쉬웠지만, 간혹 아무 글 몇 줄 남겨주시면 계속 정독하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시길.
마스터충달
17/03/10 11:55
수정 아이콘
제랄드님의 고민은 제 고민이기도 합니다. 좀 다른 게 있다면 일단 저는 쓰고 나서 그걸 몇 번이고 고치고 고치고 하면서 밑천이 드러나지 않으려 한달까요? 크크. 글이든 말이든 자기를 잘 드러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말은 오해의 여지가 많으니 침묵이 도움이 될 때가 많지만, 글은 자기 생각을 온전히 담을 수 있으니 가능하면 쓰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게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한 말씀 올려볼게요. 일단 글을 쓰세요. 생각 가는데로 손 가는데로 글을 써보세요. 그리고 하루쯤 묵혀두셨다가 다시 꺼내보세요. 그때 고딩시절 비문학 문제 푼다 생각하시고 자기 글을 요약 정리해보세요. 그러면 자기 글의 문제점이 보입니다. 저도 제 글 그렇게 보면 중언부언, 횡설수설 장난 아니에요. 크크. 이 작업을 통해 한 문단이 한 문장으로 요약될 수 있도록 글을 정리하시면 어디가서 꿇리지 않는 정갈한 글이 나올 겁니다.
제랄드
17/03/10 12:01
수정 아이콘
과거 글쓰기 관련 동호회에 있었을 때, 거긴 현직 극작가와 출판 경험있는 장르소설가도 있었는데, 그분들 덕분에 퇴고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더랬죠. 기억나는 조언이 '밤에 쓴 편지는 보내지 못하리'
과거 밤에 썼던 여러 편지들(당연히 연애편지)이 생각나면서 손발이 쫙 오그라들더군요.
마스터충달
17/03/10 12:03
수정 아이콘
밤에는 씩고 자라 - 피잘러(솔로)

크크크크크
서지훈'카리스
17/03/11 13:15
수정 아이콘
저는 언제 리플을 다나 생각해보면 어그로 글에 도발될 때도 있고 아니면 정말 좋은 글에도 달고 또는 댓글이 맘에 안들어서 댓글이 좋아서도 달더군요
그런면에서 보면 댓글 많은 글은 뭔가 논쟁거리가 많은 글이 대부분이더군요
그래서 저는 댓글 적당히 있는 글을 좋아합니다 얻어가는 글은 대부분 적당한 댓글이 있는 것이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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