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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3/23 23:09:58
Name aurelius
Subject [일반] 유럽은 왜 세속화에 성공하고 이슬람은 실패했나
갑자기 떠오른 생각인데,

유럽은 18세기에 이르면 상당히 세속화되었는데, 이슬람권은 왜 오늘날에도 별로 세속화되지 못했을까요?

프랑스의 계몽주의자 볼테르는 기독교가 유럽 대부분의 나라에서 국교였던 시절에 이미 기독교를 맹렬히 비판하고, 십자군은 기독교의 만행이었다고 주장하면서, 인간은 기독교 교회가 아니라 이성을 믿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조선으로 치면 사문난적으로 찍혀서 능지처참을 당해도 할 말이 없는 주장을 서스럼없이 내뱉고 했는데 그의 생명은 위협받지 않았고, 오히려 유럽의 유명한 군주들과 서신도 주고 받고 했습니다.

아니, 그는 당대 프랑스의 제일가는 명사였지요. 

게다가 영국의 에드워드 기번은 <로마제국쇠망사>를 집필하면서 로마멸망의 책임을 모두 기독교에 전가하는 대담함을 선보입니다. 

이는 뒤집어 말하면, 당대 유럽의 사회적 분위기가 종교를 더 이상 제1가치로 삼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고, 유럽의 군주들도 종교에 대한 견해로 사람을 해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종교과 기독교에 대한 불신이 이렇게 커진 것은 분명 30년 전쟁, 구교와 신교가 대립하여 30년 동안 피비린내나는 전쟁을 치렀던 것에 연유하는 것입니다. 당시 독일의 인구 1/3가 죽었다고 하지요. 

교황의 권위는 이미 추락할대로 추락했었고, 그렇다고 해서 개신교가 국가의 일에 간섭하지도 못했습니다. 반대로 개신교는 오히려 독일 세속군주들의 비호 하에 성장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이들은 철저히 개인의 영역에만 머무르게 되었죠. 

그리고 이러한 트렌드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프랑스 혁명>

프랑스 혁명은 왕에 대한 혁명이었을뿐만 아니라 <가톨릭 교회>에 대한 반란이었습니다.

성직자들의 땅을 몰수하고, 이들을 처형하고 그리고 나아가 가톨릭 교회를 완전히 부정하고 <이성을 위한 신전>을 건설합니다. 
(물론 교회를 허물고 인간의 이성을 위한 신전을 건립하는 행위는 정말 똘기의 산물이었고, 이를 추진하는 로베스피에르를 본 일반 민중은 쟨 무슨 뻘짓을 하고 있나라며 혀를 찼습니다....)

반면 이슬람 세계에서는 <종교>가 아직 압도적인 영향력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2015년 현재까지 대다수의 무슬림 국가에서는 종교법, 즉 <샤리아>가 국법입니다. 그리고 <종교를 모독하는 행위>는 심각한 중범죄로 처벌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것도 결국 로마의 유산에 따른 차이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서유럽에서는 비록 중세 동안 교회가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일상생활을 간섭했지만 어쨌든 국가를 다스리는 법은 <로마법>에 근거한 <일반법>과 <교회법>이 나누어져있었습니다. 

즉 예수가 말했다고 하는 카이사르의 것은 카이사르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에게 라는 구절이 중세에도 사실 유효했다는 것이죠.

세속권력과 교회권력 간의 다툼이 중세 내내 계속되었고 (신성로마제국의 황제 vs 로마 가톨릭 교회의 교황),  어떤 측면에서 보면, 교황의 간섭 그리고 황제의 간섭을 참지 못한 독일의 영주들이 총봉기 했던 사건이 30년 전쟁이었죠.

30년 전쟁 당시 프랑스의 추기경이자 재상이었던 리슐리외는 다음과 같은 명언을 남깁니다.

<인간의 구원은 내세에 있지만, 국가의 구원은 지금 아니면 아니다, the salvation of man is in the afterlife, but the salvation of the state is now or never> 

30년 전쟁 후 유럽 각국은 종교적 가치를 완전히 털어버리고 각자도생하기 시작합니다(물론 그렇다고 해서 중세에는 국익이란 개념이 없던 게 아니지만...).

.그런데 이슬람권에서는 그러한 분리가 존재하지 않았고, 세속권력 = 종교권력이었기 때문에 이에 반기를 들 수 없었던게 아닌가 싶네요.

그나마 세속주의를 추구했던 19세기말 20세기 초 오스만 제국의 칼리프는 주류 이슬람 이맘들로부터 이단 취급당했고, 제1차 대전 당시 그가 칼리프의 자격으로 영국/프랑스에 대한 지하드를 외쳤을 때 아무도 그를 따르지 않았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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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지스
17/03/23 23:13
수정 아이콘
일단 수니와 시아의 대표국가인 사우디랑 이란 모두 헌법 위에 샤리아가 있는 신정국가죠. 이슬람의 민주화와 탈종교화는 아직 멀었습니다.
하심군
17/03/23 23:14
수정 아이콘
세상의 모든 흉악한 것은 영국이 만들었죠.
17/03/23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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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대해서 잘 모르는지라 딱하니 세속주의의 기원에 대해서 의견을 첨언할 깜은 없고,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다만 현대 서구 사회의 세속주의가 정말 잘 뿌리내린 것은 사실이지만, '세속주의' 라는 단어 자체를 오해하는 분들이 아직도 많다는 점은 좀 우려스럽습니다. 세속주의는 우리 모두 세속적으로 살자는 것이 아니라, 원문에서 말씀하셨다시피 '종교 교리는 현실법에 영향을 끼쳐서는 안된다' 라는 지점에서 멈춥니다. 이 개념을 종교인과 비종교인 양자 모두 오해를 종종하는데, 종교인들은 가끔 '세속주의는 물질 만능 주의와 비슷한 거라서, 세속주의가 득세하면 세상이 천박해진다' 라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경우를 보고, 비종교인들은 가끔 '현대 사회는 세속주의 사회니까 종교인들은 전도하면 안된다. 물론 내가 종교를 욕하는 것은 괜찮지만' 이라는 식으로 이해하는 경우를 봅니다. 둘 다 세속주의와 별로 상관없는 이야기지요.
취업하고싶어요
17/03/23 23:18
수정 아이콘
이슬람이 정통성을 찾으려는 시도를 유럽처럼 세속주의에 기반해서 해보려고 별에 별 사상을 가져다가 붙이면서 시도했지만, 번번히 미국, 유럽등에 의해 실패한 끝에 근본주의 종교로 빠진 것이다. 그래서 바트당 간부가 IS에 있는 것이다.라고 줏어들었습니다.

저는 역알못이라 이 댓글은 가능한한 믿지마십시오 크크
숙청호
17/03/23 23:18
수정 아이콘
제 의견은 없고, 잘 읽었습니다
Liberalist
17/03/23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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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의 경우에는 무함마드부터가 정치 지도자 + 종교 지도자였으니, 어쩔 수가 없었다고 봅니다. 그 이후에도 곧장 분리가 되었다면 모르겠는데, 정통 칼리프 시대에서부터 압바스 왕가에 이르기까지 칼리프가 정치적 권위와 종교적 권위를 둘 다 들고 있었다보니... 칼리프 직위가 유명무실해진 이후에도 술탄이 칼리프의 종교적 권위를 냉큼 먹어버리다보니 정교 분리 개념을 상상해낼 여지가 별로 없었다고 봐야겠죠.

그에 반해서 기독교의 역사를 보면 기독교는 정치와 종교를 이끄는 지도자가 달랐죠. 이를테면 로마 교황의 경우에는 서로마가 작살난 다음에는 샤를마뉴 뜰 때까지는 상당 기간 정치 권력과는 유리된 형태로 나아갈 수 밖에 없었고(동로마 황제에게 교리 문제로 반항하다가 콘스탄티노플로 압송되어서 평생을 탄압받다가 죽은 교황도 있을 정도였으니까요.),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도 사실상 황제의 조언자 내지는 정통성을 제공해주는 창구 이상의 역할을 하지 못했죠. 이런 경험이 있다보니 기독교 세계에서 정치 권력과 종교 권력을 분리해내는 구상을 떠올리기가 더 쉬웠음은 자명한 일 아니었을까요?
몽키매직
17/03/23 23:22
수정 아이콘
중동에 외력이 너무 자주, 많이 작용하는 게 문제이지 싶습니다. 세속주의 독재정부가 단점은 있어도 정교 분리를 위한 과정의 하나로 이해할 수도 있는데, 세속주의 독재정부가 생길때마다 서방에서 때려부수었죠. 이라크도 나름 수니 시아 심지어 기독교, 유대교도 공존하던 나라였는데 이라크 전쟁으로 수니꼴통 대세에 기독교는 사라짐...
Agnus Dei
17/03/23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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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그 세속주의 독재정부가 자기네들 권력 강화한답시고 특정종파 탄압하거나 지나치게 억눌러버려서, 그 반발심으로 근본주의로 기울어진다는 얘기도 있는지라 이 문제는 쉽게 단언할만한게 아닌 것 같습니다.
17/03/23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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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오히려 중동 지역에서 해당 지역의 군부(그러니까 세속주의 독재 세력)를 통해 개입하던 게 70, 80년대 즈음까지 돌아가던 미국의 냉전 전략 아니었던가요? 이라크전은 좀 다르긴 한데...

방향성은 다르지만, 외력이 많이 작용해서라는 말씀엔 동의합니다. 결국 이런 개입들 때문에 민주주의적 토양이 자생할 시간이 없고 결국 근본주의 세력과 민주화 운동 세력이 겹쳐져 버리는 현상이 일어나곤 하니까요.
17/03/23 23:23
수정 아이콘
무함마드가 이슬람의 시작을 정교일치로 했으니 세속화가 될리가 없죠.
하심군
17/03/23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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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자원과 호전성이 높은 중동이 커지면 오스만 투르크의 재림이라는 측면에서 유럽입장에선 대사 하나로 요약할 수 있죠.
'내가 만에 하나 살아나면 너 나 감당할 수 있겄냐?'
요르문간드
17/03/23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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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이슬람이 가진 근본적인 문제입니다. 무하마드 자체가 정치 지도자이자 종교지도자였기 떄문에죠.
그렇기 때문에 그의 뜻을 받드는 자들에게는 종교가 곧 정치이고 정치가 곧 종교였습니다.

결국 이러한 한계때문에 발전했던 중동이 유럽에 추월당했다고 생각합니다. 유럽이 전세계를 제패한건 기독교의 힘이 큰것이죠.
만약 샤를마뉴의 패배 및 동유럽제국의 이른 멸망으로 유럽이 이슬람화되었다면 이렇게 세계를 제패하지는 못했을 겁니다.
17/03/23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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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에 중동이 서구에 의해 착취 당하는 입장이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소위 국뽕과 비슷하게 종교뽕을 와히비즘으로 맞았죠. 특히 서구권과 자신들을 확연히 구분짓게 해주는 게 기독교와 이슬람교라는 주류 종교의 차이였으니까요. '아, 우리가 잘 나갈 때는 쟤들 다 털어먹고 다녔는데...' 근데 그 잘 나가서 털어먹던 그 힘의 근원을 종교로 본 거죠. 이슬람교의 성장과 함께 잘 나갔으니까요. 그렇게 다른 지역에서 민족주의가 차지할 자리를 와히비즘이 먹었으니 지금도 종교가 힘을 강하게 쥐고 있는 거 아닐까요. 아, 물론 전 민족주의뽕도 별로 좋게는 안 봅니다.
8년째도피중
17/03/23 23:39
수정 아이콘
저도 말씀하시는 점을 중요하게 봅니다. 영광스러운 시절이 있었던 '피해자'라는 포지션이 여러모로 이슬람권을 좀 먹어요. 아주 소수면 모르겠는데 형제도 많으니 더 곤란해지죠.
유럽에서 민족주의라는 이름으로 들끓었던 전쟁광스런 치기들이 말씀하신대로 와히비즘의 형태로 나타나 버린게죠. 서양 제국들에게 눌린 역사가 기독교와 서구의 방탕한 풍습, 왕정제 등에 있다고 역사적으로 결론을 내리니 민주적인 교회가 나타나도 사실상 캘비니즘...
우리에게 익숙한 민족주의라는 형태로 변화했으면 어차피 서구가 그랬듯 전쟁에 돌입했을겁니다. 다만 종교가 어느 정도 그것을 제어했다고 보고요. 종교는 그 간 일어난 민족분쟁의 원인도 전부 서구를 원인으로 지목함으로서 제정일치에 더욱 다가갔다고 보고요.
8년째도피중
17/03/23 23:31
수정 아이콘
오스만투르크가 세계제국이던 시간만 해도 관용은 미덕이었습니다. 크리스트교 지역으로부터 다양한 지식과 관념을 받아들이기도 했지요. 사실 안타까운 것은 오히려 '제국'이었다는데 있을지도 모릅니다만... 여튼 말씀하신 부분에서는 유럽시민계급의 형성이 가장 중요했다고 봅니다. 만일 데브시르메를 통해서든 어떤 식에 의해서든 더 많은 신민들이 시민계급을 형성할 수 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지 모릅니다만 그런 순간은 오지 않았지요. 결국.

유럽처럼 되려면 왕실의 보호하에 왕당파로 대표되는 강력한 시민집단이 형성되고, 불만집단은 네덜란드나 스위스, 아메리카 같은 지역으로 빠져나가면서 자유스러운 사상은 동시에 상호교환되어야 합니다. 또한 가장 강력한 사건이 하나 빠진듯한데 '종교개혁'이 그것이겠네요. 사실 유럽이 지금의 유럽이 되기위해 존재했던 분기점은 하나둘이 아니니 굳이 열거하는게 의미가 없기는 할 겁니다. 무엇보다 이미 유럽이 전세계를 식민화 시켰던 역사가 버젓이 존재하는데 디폴트 상황을 가정한다는 것도 의미없고요. 유럽이 이슬람으로부터 수백년 지배를 받았다면 또 어땠을까 생각해 볼 수도 있잖아요? 일단 동유럽의 상황만 봐도 ...

가정이지만 피레네를 넘은 이슬람 세력들이 프랑크 왕국을 부수고 전 유럽을 알라의 가르침으로 덮었다면 그건 그것대로 또 다른 형태의 유럽을 만들었을 것 같습니다. 적어도 지금 중동의 이슬람국가처럼은 되지 않는 유럽이요.

별개의 이야긴데 1차 대전때 지하드를 외쳐봐야 아무도 안끼어든건 너무도 당연한 일이긴 하지요. 메카와 메디나의 보호자로서 역할을 못하면서 무슨... 서아시아 지역보다 유럽 지역의 영토수복에 더 관심이 많다는 사실은 진작에 알려진 바니까요. 꼭 종교적인 문제가 아니더라도 지극히 당연한 일 같습니다.

이건 유럽이 특이한 거라 봐야 할 것 같기도 합니다. 지정학 적으로건 역사상의 우연의 연속이건 간에요.
요르문간드
17/03/23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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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움직이던 3대 문명권인 유럽/중동/동아시아를 비교해보면,
결국 세계를 제패하는 문명권으로 성장한건, 정교분리를 이룰수있었던 기독교 문명하에 세워진 유럽이었죠.
반면 정교합일로 시작한 이슬람 중동문명이나, 애초에 정치적인 종교였던 유교 동아시아 문명은 기독교 앞에 처참하게 패배했죠.

종교라는건 쉽게 변하지 않는 보수적인 것이고 그것이 정치와 결합되면, 사회가 빠르게 진보하지 못하는 치명적인 결점을 가져오게 됩니다.
우리는 멀리갈거 없이 성리학의 조선을 봐도 그 사실을 명확하게 알수 있죠.

이슬람이나 유교는 사회를 유지하고 보수하는데는 매우 훌륭한 종교였습니다만, 산업혁명의 빠른 진보에는 발맞출수없었죠
클램본
17/03/24 02:28
수정 아이콘
동아시아의 유학을 단순히 정치적인 종교라고 말하는건
사태를 너무 단순하게 요약하는게 아닐까요.

유학을 정치적인 종교라고 말하면서 사용되는 '정치'와 '종교'라는 개념은
서양의 세속권력과 교회를 준거점으로 하는 듯합니다만,
실상을 보자면, 서양에 관료제와 형이상학까지를 포괄하는 유학이 없었듯이,
동양에는 서양적 의미의 정치와 종교는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근대에 들어선 이후 서양의 우위를 순전히
각 사회의 어느 한 단면을 근거로, 서양의 개념을 기준으로 하여 설명하는 것은
결과에 차이를 끼워맞춘 결과론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모든 차이에도 불구하고
각 문화권의 지정학적 위치가 달랐더라면, 자원의 분포나, 특정 역사 사건의 향방이 달랐더라면
결과는 아예 달랐을 수도 있었을테니 말이죠.

동양 사학이 지루한 훈고와 고증에 머무를때,
그보다 '진보적'이던 서양에서는 그에 걸맞는 진보적인 사학이 대두되었는데
그 첨단에 있던 랑케는 "각자의 세계는 그 세계로서 완결된다"는 획기적인 사상을 보여줍니다.

서양은 동양을 앞질렀고 이제는 서양의 근대성이 모든 세계의 규범이 되는 것이 흔한 일이지만
서양이 동양을 앞질렀던 것을 그 진보성에서 찾는다면,
동양의 전통문명에게도 역시 서양만큼의 완결성이 부여되어야 마땅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예니치카
17/03/24 15:43
수정 아이콘
프로테시탄티즘과 자본주의 발전의 관련성을 생각하면 이런 식의 도식화는 너무 거친 것이라고 생각되어요.
타테이아
17/03/23 23:38
수정 아이콘
유럽이 세속화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산업혁명과 프랑스혁명으로 인해 이른바 유럽의 사회 자체에 변화가 생겼다는 점이 큽니다.
그 변화에 유럽의 지도자들은 자기네 권한을 강화하는 방식을 가져갔고 그러한 상황에서 종교의 권한은 저절로 약해졌죠.
하지만 이슬람 세계는 오히려 그 시절에 서구열강의 공격을 받으면서 저절로 종교지도자들의 권한이 강화되었다고 봐야죠.
그게 지금시대에 오면서 더 강화가 된 양상이죠.
당장 사우디만 해도 독립운동하던 왕가가 다스리는 것이고...
칼리오스트로
17/03/23 23:39
수정 아이콘
첫단추가 잘못 들어갔는데 그후의 문제는 사소한것 아닐까요
Been & hive
17/03/23 23:51
수정 아이콘
이란은 비교적 세속화가 되있다는걸 보면 종파의 문제도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상계동 신선
17/03/23 23:55
수정 아이콘
4대종교 가운데 이슬람교가 가장 '어린' 종교라는 점도 감안해야 하지 않을까요. 올해가 이슬람력 1438년 입니다. 서기로는 2017년이죠. 기독교보다 600년정도 젊습니다. 종교도 사람처럼 여러 단계를 거쳐 성숙하는 단계로 간다고 한다면 기독교처럼 600년 후에는 지금처럼 막장 모습을 보이는 이슬람의 모습과 다른 모습을 보이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해 봅니다.
자몽맛오렌지
17/03/24 00:48
수정 아이콘
중동 연구 일인자로 꼽히는 버나드 루이스의 <무엇이 잘못되었나> 라는 책이 정확히 이 주제를 다루고 있어요. 탄생한 이래 서구에 전혀 밀리지 않았던 이슬람 국가들이 무슨 이유로 3-4세기 전부터 서구에 급속히 역전되기 시작해셔 현재는 석유에 의존해서 사는 왕정국가가 되었나?라는 주제인데 워낙 이 분야에서 유명한 책이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한번 읽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분량도 200페이지 정도밖에 안 되어서 부담없이 읽기 좋은 책입니다.
걸스데이
17/03/24 04:53
수정 아이콘
기독교가 먼저 세속화에 성공한 이유는 오스만을 위시한 이슬람한테 뚜까 맞아서 그런거고
이슬람이 세속화에 실패한 건 세속화된 기독교가 이슬람을 뚜가 패서 그런거죠

그 이후에는 서구에서 이슬람의 세속화 자체를 원하지 않았을 겁니다.
막말로 재들이 세지면 세졌지, 약해질리 가 없는데 왜 그걸 해줍니까? 방해해야지
17/03/24 06:30
수정 아이콘
이슬람교의 세속화 실패를 단순하게 보면 결국 그 땅에 기름 때문이죠.
흔히 이슬람교 하면, 중동을 떠올리지만 동남아시아에도 있고 중동과 온도차가 심하죠.
메텔을좋아해
17/03/24 08:30
수정 아이콘
사유할거리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뻐꾸기둘
17/03/24 08:49
수정 아이콘
1. 교황이 황제가 아니었다는 점. 시작부터 세속권력과 종교권력이 분리되어서 출발했고, 교회에 대한 저항이 비교적 용이.

2. 근대화 과정에서 서구 제국주의의 침략으로부터 집단 정체성을 유지하는 저항의 이념으로서 종교가 선택됨. 근현대 시기 서구권의 제국주의적 침탈에 저항하는 구심점이자 독재정권이나 왕정의 탄압에 대한 저항의 구심점이 종교였죠. 한국으로 치면 위정척사 사상이 단일하게 독립운동이 구심점이 되어 광복을 시킨 격이니 그 권위야..

같은 무슬림이지만 동남아시아나 남부아시아 이슬람과 중동이슬람을 비교해보면 차이가 많이 나죠.
언어물리
17/03/24 09:20
수정 아이콘
저도 뻐꾸기둘님의 이 두 개 의견에 매우 동의합니다.
몽키.D.루피
17/03/24 09:14
수정 아이콘
이슬람이라는 종교 자체 근본주의적 성격이 강한 건 사실이지만 현재 이슬람 극단주의는 이슬람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단적으로 말해 중동 지역의 주종교가 이슬람이 아니라 조로아스터교였다면 지금 유럽은 조로아스터교 극단주의 테러리스트의 위협에 시달리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즉 종교는 명분을 제공할 뿐이고 진짜 문제는 중동을 둘러싼 국제 정치 문제라고 봅니다. 극단주의 세력은 종교나 이념에 제한을 두지않고 있어왔습니다. 지금은 이슬람이 문제인 거죠. 혹시 모르죠. 100년 후에는 아시아의 어느 국가에서 기독교 극단주의 테러세력이 문제가 될지도요.
17/03/24 09:42
수정 아이콘
저의 생각과 같으시네요. 많은 사람들이 이 사안에 대해 이슬람교를 악으로 몰지만 반만 맞는 말이죠. 사실 어떤 종교든 근본주의로 바라보고 해석한다면 극단적이죠. 왜 중동의 이슬람만 근본주의에 빠져 극단적으로 변했는지를 봐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들에게 면죄부를 주자는게 아닙니다. 원인에 대한 잘못된 접근은 더 큰 화를 부른다고 생각합니다.
17/03/24 10:44
수정 아이콘
성장이 관용을 부르고, 쇠퇴가 폐쇄를 부른 게 아닐까요? 서구는 대서양 삼각무역을 통해 성장을 이루고 있었고 이후 산업혁명으로 이어지며 민주주의로 나아가죠. 반면 중동은 최초의 문명이 탄생한 지역이지만 오랜 전쟁과 농경을 통한 사막화로 쇠퇴하는 지역이었고, 이건 지금도 진행 중이죠. 관용은 여유가 바탕이 되어야 하는 거고 그 여유를 무역과 산업혁명이 제공했다고 생각합니다. 쇠퇴할 땐 여유가 사라지니 조금이라도 있는 내 것을 지키기 위해 폐쇄적으로 변하여 내부지향적으로 행동하게 되고 그게 이슬람이라는 자신들만의 논리에 빠져드는 계기가 된 게 아닐까요?
랄라리
17/03/24 11:15
수정 아이콘
애초에 코란에 이교도는 다 베어버리라고 적혀있는데, 얘네들은 지구상에서 비이슬람 수십억이 다 죽어야 승리입니다. 근본적으로 달라요.
기독교는 그래도 구약에서 이교도에 아주 배타적이었지만, 신약에 와선 예수가 어떠한 것보다도 사랑이 먼저라고 가르쳤기에 다르죠.
17/03/24 11:18
수정 아이콘
저는 제목을 보니 유럽이 세속화된게 아니라 세속이 유럽화된게 맞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이슬람의 세속이 유럽화되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는 본문에 어느 정도 동의합니다.
한쓰우와와
17/03/24 13:22
수정 아이콘
유럽은 기독교 국가들 간 생존경쟁이 있었지만, 이슬람은 통일된 상태로 경쟁이 없었던 점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중국도 비슷한 것 같고요
Agnus Dei
17/03/24 13:26
수정 아이콘
유럽에 비하면야 덜했지만 이슬람도 내분과 경쟁이 꽤 있었습니다.
초기 십자군 전쟁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도 이슬람 세력의 분열이고요.
한쓰우와와
17/03/24 14:27
수정 아이콘
그 유럽에 비하면 덜했다는 점이 차이를 만들었다고 봅니다. 특히 급속한 발전이 있던 시기를 통일된 채로, 자신들이 우위에 있다는 착각 아래 보낸 것이 크지 않을까요?
8년째도피중
17/03/24 13:28
수정 아이콘
댓글까지 큰 공부가 되었네요. 이런 논의의 장에는 역시 PGR이 적격이다 싶어요.
마리아나스
17/03/25 03:11
수정 아이콘
하,,너무 유익하게 잘 읽었습니다. ~리슐리외의 저 표현은 제가 송구스럽게도 블로그에서 인용 좀 하겠나이다. 미리 감솨 드립니다. 꾸벅.
스파르타쿠스
18/08/14 21:09
수정 아이콘
이 글은 제목부터 잘못되었습니다.
기독교는 태생이 정교분리이고, 이슬람은 태생이 정교일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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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213 [일반] WBC - 미국, 마침내 세계의 정상에 오르다 (데이터주의) [13] 삭제됨8057 17/03/24 8057 13
71212 [일반] 유럽은 왜 세속화에 성공하고 이슬람은 실패했나 [39] aurelius11057 17/03/23 11057 5
71211 [일반] 한국 축구 대표팀, 중국에게 완패 당하다 - 슈틸리케 경질 기원 경기 [118] 삭제됨14264 17/03/23 14264 12
71210 [일반] 역대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한 국내 사극 영화 Top10 [35] 김치찌개7306 17/03/23 7306 3
71208 [일반] 혐) 애견 호텔, 강아지 폭력 논란... [67] 아라가키13138 17/03/23 13138 2
71207 [일반] 태블릿 시장이 성장하지 못하나 보네요. [165] Neanderthal19780 17/03/23 19780 2
71206 [일반] 애플 시총 7300억 달러 돌파.. 꿈의 1조를 달성할까? [37] Leeka8918 17/03/23 8918 2
71205 [일반] 유럽 내 주요 이슬람 급진주의 테러 [89] ZeroOne10108 17/03/23 10108 4
71204 [일반] 세월호의 노래 [23] 어강됴리7362 17/03/23 7362 3
71203 [일반] 영국 vs 프랑스 vs 독일 vs 러시아 스쿼드 어디가 좋아보이세요?.jpg [81] Ensis11535 17/03/23 11535 3
71202 [일반] 세월호가 수면위로 드러났습니다 [139] Rio14942 17/03/23 14942 26
71201 [일반] 런던에서 테러가 일어났군요. [15] summer9842 17/03/23 9842 1
71200 [일반] [동영상] 미국을 만든 사람들 [16] OrBef10333 17/03/22 10333 2
71199 [일반] 손병희 후손, 역사강사 설민석 '사자 명예훼손' 고소 [17] Marcion9467 17/03/22 9467 0
71198 [일반] "시진핑, 마오쩌둥 반열 오른다…'시(習)사상' 당헌 포함 작업" [37] 테이스터8067 17/03/22 8067 2
71196 [일반] [의학] 백신과 자폐증, 그 사기사건의 전말 [36] 토니토니쵸파13496 17/03/22 13496 31
71195 [일반] WBC -야구 종주국 미국, 일본을 꺾고 결승전에 진출하다(데이터주의) [39] 삭제됨10504 17/03/22 10504 10
71194 [일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11] 남편5720 17/03/22 5720 12
71193 [일반] 한국, 세계에서 열번째로 성평등한 나라 [161] 홍승식14800 17/03/22 14800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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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190 [일반] 세월호 시험인양이 시작됩니다. [36] 로즈마리8321 17/03/22 8321 5
71189 [일반] 제주도 랜트카 싸게하는 법. [53] bellhorn18847 17/03/22 18847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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