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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06/09 01:34:04
Name ArthurMorgan
Subject [일반] [개미사육기] 신사육장 언박싱 (사진있어요, 개미없어요)
오늘은 개미의 출연이 없습니다. 누가 그럽니다. 개미 데리고 살아라. ...이미 데리고 살고 있는데, 그것도 천단위로... 결국 그 발언의 골자는 개미에 너무 집착해서 매사 개미개미하지 말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개미 대신 개미 사육장에 대해 이야기할 겁니다. '_'

몇 번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저는 AntsCanada의 흑우입니다. 그 양반 유튜브때문에 이 짓도 시작했고, 사육용품도 거의 그 브랜드 것을 구입했습니다. 이번에 새로이 주문하여 받은 패키지로 일단 저의 개미사육장 세팅은 끝이 보입니다. 더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면 이 상태로 평화롭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뽐뿌 넣지 마세요, 들.

그래도 한 가지 모델에 몰빵하지 않고 다양한 제품을 구매했습니다. 다음에 싹 다 리뷰를 한 번 해볼게요. 개미 출연 안하면 인기 없겠지만...

7-1

이것이 주문 6일 후에 손에 들어온 박스입니다. DHL은 결코 3 비즈니스 데이 안에 배송해 주지 않습니다. 속지 마세요.


7-2

제일 먼저 꺼낸 것은 바로 이것입니다. 먹이탐색장이나 사육장을 데코할 수 있는 Biome Kits라는 것입니다. 이번 컨셉은 사막지역입니다. 흑우 노릇에 메말라가는 저의 마음을 소심하게 표현해 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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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바이옴 킷으로 꾸며줄 먹이탐색장, Outworld입니다. 이것은 불꽃심장부족이 사용하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만족도가 높아서 하나 더 구매하기로 했습니다. 개미안처럼 덜컥 두 개를 주문해놓고 후회하는 것이 아니에요... ㅠㅠ


7-4

안에는 아웃월드 본체와 연결용 튜브, 소켓 마개 등이 들어있습니다. 다른 부품들은 이미 넘치게 많아서 이것만 들어있는 심플한 구성이 오히려 고맙네요. 다른 제품에 쓰지도 못할 것들이 하도 매달려 와서 처치곤란입니다. 작은 군체나 신여왕 키우실 분 연락 주세요. 나눔해 드릴 의향이 있습니다. 간단한 사육계획서 서류전형과 비대면 면접에 통과하시면 됩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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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아직 제대로 소개드리지 않은 세번째 군체가 거주할 Hybrid Nest입니다. 맘에 드는 것은 Camponotus(왕개미속), Formica(불개미속) 등의 특징에 맞추어 세분화된 제품이라는 점입니다. 장비병과 수집욕, 커스터마이징에 쉽게 달려드는 저에게는 한복판 스트라이크네요.


7-6

열어보면 덮개와 연결에 쓰는 부속들이 보입니다. 대문짝 만한 저 로고를 보니 다시금 흑우노릇에 회의감이 밀려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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덮개를 열면 유리로 된 스크린 밑으로 왕개미속의 굴을 본따 만든 사육장이 있습니다. 이 정도 크기면 왕개미속 기준으로 600~800 군체를 여유있게 키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위에 부품들이 놓인 곳은 급수구입니다. 저기로 물을 넣어주면 바닥에 고여있던 물이 맨 아랫쪽 부분에 뚫린 구멍들을 통해 사육장 전체의 습도를 맞춰주게 됩니다. 왕개미속은 대체로 다습한 환경을 좋아하지 않으므로, 이 모델은 통기구의 수가 적습니다. 반대로 불개미속을 위한 Formica 제품은 구멍이 더 많겠지요. 아 씨, 맘에 들어...


7-8

아웃월드 세팅을 위해서 일단 아웃월드의 뚜껑, 림 부분에 플루온을 발라줍니다. 조기 보이는 쪼끄만 약병이 플루온입니다. 착각해서 눈에 넣으면 깜깜합니다. 탈지면이나 솜을 이용해서 일격에 발라야 합니다. 후기 인상파 거장처럼 붓질해댔다가는 플루온이 뭉쳐서 떡진 부분이 생깁니다. 개미들은 그런 부분이 있으면 밟고 올라설 수 있습니다. 그러니 무조건 한방에 일필휘지로 갈겨 발라야 합니다.


7-9

바이옴 킷에 포함된 Solidifying Ground Mix입니다. 쉽게 말해 이거 전용 시멘트입니다. 물 넣고 반죽해서 적당히 바르거나 만들면 딱딱하게 굳습니다. 먹탐장에도 흙을 넣어서 진짜 비바리움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만, 더럽게 귀찮을 겁니다. 흙의 두께를 잘못 계산하면 먹탐장에 굴을 파고 정착할 것이고, 습도를 잘못 맞추면 먹탐장에 곰팡이가 창궐하거나 썩은 냄새가 날 수도 있습니다. 저는 그냥 보기만 좋게 가짜로 떼우렵니다. 일단 믹스를 잘 섞어서 베이스를 만들어주었습니다.


7-10

적당히 건조가 된 시점에 기타 데코레이션을 설치했습니다. 불꽃심장부족이 사용하는 아웃월드는 열대우림 컨셉으로 검은 찰흙빛 베이스에 우거진 덩굴과 이끼, 활엽수 데코입니다. 여기는 사막 컨셉이라서 베이지색 베이스에 다육식물과 마른 우거지 줄기, 마른 마리모, 돌쪼가리 등이 메인이군요. 이것도 맘에 듭니다. 바이옴 킷은 아웃월드 사이즈에 비해서 데코가 너무 많아요. 다 넣으면 개미들이 발디딜 틈도 없을 듯 해서 적당히만 사용했습니다. 그라운드 믹스도 정말 더럽게 많이 줍니다. 맘만 먹으면 저 먹탐장 반 이상 채울 양이에요. 양 좀 줄이고 싸게 팔면 좋겠네요.

이 하이브리드 네스트와 아웃월드는 아직 소개드리지 않은 세 번째 군체, 일본왕개미 부족의 콜로니가 될 겁니다. 부족의 소개와 이소시키는 이야기는 다음에 들려드릴게요. ^^

늘 읽어주시고 좋은 말씀 주셔서 감사합니다. 진짜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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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 ne sais quoi
20/06/09 01:39
수정 아이콘
와 정말 신기하네요. 재미있게 잘 보고 있습니다
ArthurMorgan
20/06/09 02:30
수정 아이콘
개미도 없는데 신기하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ㅠ_ㅠ 반응 폭망을 각오하고 있습니다...
감별사
20/06/09 02:06
수정 아이콘
비용은 어느 정도 소요되나요? 되게 신기합니다.
ArthurMorgan
20/06/09 02:37
수정 아이콘
이 브랜드의 최대 단점입니다. 비싸요. 가격대 성능비로 보면 무조건 모든 사육장 중 꼴찌입니다. 하이브리드 네스트는 6만5천원 정도, 아웃월드는 10만원 정도라고 보시면 됩니다. 바이옴 킷도 2만5천원은 넘을 겁니다. 거기에 미쿡에서 날아오는 비행기값도 내줘야 합니다. 개미는 싼 맛에 키우는 것도 있는데, 이렇게 되면 본말전도라고 욕먹어도 할 말 없습니다...
20/06/09 07:57
수정 아이콘
가격이 2자 수조랑 동급이네요!!
ArthurMorgan
20/06/09 15:54
수정 아이콘
차라리 자반이나 2자 사서 비바리움을 만들라는 의견도 있는데, 손도 많이 가고 결국은 그게 더 비쌀 듯 해요 흐흐
20/06/09 03:30
수정 아이콘
신기방기 +_+ 보고만 있어도 신나네요 크크크
ArthurMorgan
20/06/09 12:38
수정 아이콘
역시 뭘 지를 때의 쾌감이란...!
Hammuzzi
20/06/09 05:27
수정 아이콘
항상 흥미진진하네요. 개미군체의 수명은 얼마나되나요? 여왕개미의 수명정도인가요?
ArthurMorgan
20/06/09 12:39
수정 아이콘
군체의 수명은... 종에 따라 다르지만, 여왕개미의 수명에 달려 있지요. 단수여왕군체들은 여왕이 죽으면 더 이상 늘어나지 못하고 서서히 멸망합니다. 복수여왕군체의 경우 무한히 이어질 수도 있어요. ^^
파란무테
20/06/09 13:23
수정 아이콘
그럼 여왕개미가 죽기전에 여왕개미를 낳으면 되는데, 그렇진 않나보네요?
ArthurMorgan
20/06/09 17:02
수정 아이콘
군체가 커지면 자연히 생식개미는 태어납니다. 공주개미와 수개미죠. 하지만 공주개미가 새로운 여왕이 되려면 나가서 결혼비행을 통해 짝짓기를 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짝짓기를 하고 내려온 신여왕은 더 이상 어머니의 군체에서 환영받지 못하죠. 이방인이 되어 자신만의 군체를 만들기 위해 모험을 나서야 합니다. 아주 드물게 어머니의 군체로 다시 들어가서 복수여왕군체를 이루기도 하지만, 그럴 경우에도 눈칫밥먹다가 수틀리면 숙청당합니다. 결국 단수여왕군체는 여왕과 군체의 운명이 묶여있는 것이죠.
20/06/09 05:47
수정 아이콘
잘 보고 있습니다. 어릴 때 참 하고 싶었지만 못했던 거라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한 콜로니에 개미가 너무 많이 생겨나면 어떻게 해야되는지 궁금하네요.
ArthurMorgan
20/06/09 12:41
수정 아이콘
궁금하긴 합니다. 정말 그렇게 늘어날 수 있을 지... 일단 사육 환경 내에서 풍부하게 먹이를 공급해주고 있지만, 천 단위를 넘어서는 군체가 되려면 정말 오랜 시간이 걸릴 겁니다. 현재 불꽃심장부족을 키우고 있는 흙 사육장을 제외하면 다른 세 개의 콜로니는 천단위까지 거뜬히 커버할 수 있는 곳이라서, 저는 이대로 그냥 키워도 될 것 같습니다. ^^;
20/06/09 05:50
수정 아이콘
개미들을 위한 사육장까지....!
ArthurMorgan
20/06/09 12:42
수정 아이콘
사육장이 있어야 키우지요. ^^;
20/06/09 07:46
수정 아이콘
다음 사육장은 아바타 컨셉으로 부탁드립니다. 또 사실거죠? 으헤헤
ArthurMorgan
20/06/09 12:42
수정 아이콘
아바타 컨셉으로 가려면 팔루다리움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렇게까지 만들 재주가 없어서요. '_';; 그리고 이제 거주시킬 개미도 없어요 헤헤
20/06/09 15:33
수정 아이콘
팔루다리움이 뭔지 모르지만, 만들어주실 거죠? 오래오래 기다리겠습니다. 아하하

글도 계속 써주세요~ 애독자입니다.
ArthurMorgan
20/06/09 17:03
수정 아이콘
아, 쉽게 말하면 밀폐 용기 안에 강이나 폭포 등 물이 들어간 환경을 꾸며주는 걸 팔루다리움이라고 합니다. 말만 들어도 이만저만 공이 드는 물건이 아니겠지요? 헤헤 안되요. '_'
구라리오
20/06/09 08:32
수정 아이콘
역시 취미는 장비 맞추는 재미가...
ArthurMorgan
20/06/09 12:43
수정 아이콘
지르시지 말고 제 꺼나 가져가세요. 남는 게 많아요.
20/06/09 08:36
수정 아이콘
너무 재밌습니다 흐흐
ArthurMorgan
20/06/09 12:43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
JJ.Persona
20/06/09 12:45
수정 아이콘
우오오 예상하신 바와 다르게 이 글도 좋네요
약간의 관심과 현실적 제약을 동시에 가진 사람으로써
대체 저 장비들 (?)은 어떻게 생겨먹었고 세팅되는지 궁금했었거든요

궁금증 충족 호기심 만족 시켜주셔서 감사합니다 흐흐
ArthurMorgan
20/06/09 12:54
수정 아이콘
오, 다행이네요. ^^ 감사합니다.
블랙박스
20/06/10 01:07
수정 아이콘
재미있게 읽고있습니다. 계속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ArthurMorgan
20/06/10 01:10
수정 아이콘
제가 감사합니다. ^^
트루할러데이
20/06/10 09:22
수정 아이콘
아니 왜 개미는 없어요!
제 돈 안 들이고 구경하는 재미가 있네요. 잘 보고 있습니다. 감사해요 :)
ArthurMorgan
20/06/10 13:47
수정 아이콘
밀당입니다. 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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