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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06/13 06:48:14
Name 그랜즈레미디
Subject [일반] 마시멜로우 이야기
마시멜로우 이야기를 요약하면

지금 먹으면 마시멜로우 1개를 먹을 수 있고 기다리면 나중에 마시멜로우 2개를 먹을 수 있다. 그러니 지금 눈 앞에 마시멜로우를 먹지 말고기다려라.

그러면 인내의 열매 마시멜로우 2개를 먹게 될 것이다.

정말 감동을 주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중소기업에 와보니 윗분들이 항상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하더군요.

"그랜즈레미디, 조금만 기다려 봐 열심히 하면 조만간에 좀 더 챙겨줄께"

"그랜즈레미디, 내가 이 자리에 올라온건 마시멜로우 하나 먹고 버텨서 그런거야."

저는 철학은 잘 모르겠고, 제 배고픔의 정도는 수학적 산술적 비례적 통계적으로 완벽히 잘 알고 있습니다.

초과학적으로 제 배고픔의 정도는 제가 잘 압니다.

본인의 배고픔의 정도는 개개인이 가장 정확히 잘 아는 것이며 어머니 아버지가 아닌이상 유추해 내기도 어려운 법이지요.

사람은 여러 환경에 놓여 있습니다.

당장 마시멜로 하나를 안먹으면 배고파 죽을 사람도 있고 작은 영양분이 부족해 얼굴에 일어난 사람도 있죠. 그게 아니더라도 정말 배가고파 마시멜로 하나가 눈 앞에 있는 순간 그걸 먹는게 최고의 행복함을 느낄 사람도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하나 현실적 이야기의 핵심은 실험이 아닌 현실에서 나중에 마시멜로 2개가 있을지 없을지 거짓말인지 알 수 없단 것이죠.

당연히 저런 예시가 앞으로 언제 마시멜로 2개를 먹을지도 모르고 또 주는게 확실치도 않은 올리버트위스트에 나오는 그런 고아원에서 행해졌다면 눈치빠른 고아원 아이들은 당장 1개를 먼저 먹었을 것입니다.

복지가 안좋은 사회에 있으면 사람들은 항상 뭔가에 굶주려 있습니다.

시간 금전적여유 고용안정감 등등  

미래란게 별로 보이지 않는 그런 환경 속, 난 지금 배가 많이 고픈 상태인데 밥 가져다 놓고 지금 좀 굶으면 나중에 2그릇 먹게 해줄께 이러면...

나중에 밥이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데 당장 한 그릇 먹고 열량을 체워야지 않겠습니까?


마시멜로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읽은 분들에겐 죄송한 이야기이며 인내의 열매를 취하라는 교훈을 부정하잔 이야기는 아닙니다.

단지  인내를 강요 하거나 좋은 교훈을 피빨아 먹는데 이용하면 안된다고 생각해서 적어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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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트리아
20/06/13 07:38
수정 아이콘
마시멜로우를 기다린 아이가 성공한 것은
미래를 보고 기다릴 줄 아는 성향이라서가 아니라...

마시멜로우가 특별한 간식이 아닐 정도의 경제적 안정성과
약속을 하면 지키는 피보육자의 교육이 있는 환경이기 때문이다 라는 해석도 있더군요...

사실 그냥 끼워맞추기 아냐 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율리우스 카이사르
20/06/13 13:01
수정 아이콘
설득력 높네요
그랜즈레미디
20/06/13 21:12
수정 아이콘
경제력과 약속을 지키는 환경이란 글에서 머리를 탁 치고 갑니다.

아이들은 부모의 거울이죠. 결국 그 환경이 결과를 만드는 것이죠.
박근혜
20/06/13 08:56
수정 아이콘
기다리면 계속 두배를 준다고 해도 언젠가는 마시멜로우를 먹어야할텐데 과연 언제 먹는게 정답일까요?
그랜즈레미디
20/06/13 21:13
수정 아이콘
가장 배고플때, 내가 꼭 먹고 싶을때 먹으면 가장 행복할 수 있죠.
ioi(아이오아이)
20/06/13 10:02
수정 아이콘
마시멜로우 이야기는
아이에게 합리적이고, 해결할만한 과제를 주고(간식인 마시멜로우를 참을 수 있을 만한 시간 동안 안 먹으면)
아이에게 선택의 자유를 주고(지금 먹을지, 나중에 먹을지)
아이에게 선택에 관한 책임과 보상을 주는(지금 먹었다면 울거나 떼쓴다고 안 줌, 안 먹었다면 확실하게 줌)
과정을 통해서
과제-선택-보상이라는 하나의 과정을 명확하게 아이에게 인식시키는 방법론적 예시였는데,,,

교육학에서 유의미한 이야기가 어느순간 광범위한 사회에 통용 되더군요.
그것도 제가 제일 싫어하는 아프니까 청춘이다 식의 논리의 근거로서요
그랜즈레미디
20/06/13 21:14
수정 아이콘
아프면 환자죠.

피빨아 먹을려고 아프게 해놓고 참아라 하면 피가 꺼꾸로 솟아오르는 법이죠.
회색사과
20/06/13 13:24
수정 아이콘
저건 어린이에게 성과목표가 아닌 학습 목표를 길러줘야 한다는 얘기 아녔나요 크크크

그리고 그것을 위해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1. 성과가 아닌 과정(노력)을 칭찬해라
2. 노력하고 인내했을 때 반드시 그 보상이 있음을 익히게 하라

일텐데요...

노력이 아닌 성과로 평가하고,
노력한 리워드도 제대로 안 주면서 마쉬멜로 타령하면 안되죠.
그랜즈레미디
20/06/13 21:16
수정 아이콘
회사에서는 마시멜로 이야기가 인내 강요에 쓰이고 있습니다.

회색 사과님 말씀처럼 보상이런 이야기는 싹 빼고 인내하라 이게 다죠. 크크
-안군-
20/06/13 19:57
수정 아이콘
자기계발서들을 저는 크게 2가지로 분류합니다.

1. 일반화할 수 없는 특별한 경우를 들면서 누구나 그렇게 하면 성공할 것 처럼 포장
예> 일본에 사는 니가가라 하와이씨는 불면증에 시달렸는데, "기왕 못 자는 김에 밤새 공부하자!"고 해서 잠을 안 자고 공부를 했더니, 변호사도 되고, 회계사도 되고, 뭐도 되고... 어쩌구 해서 성공을 했다.

2. 결과와 원인을 뒤바꿔서 일반화 하여, 누구나 그렇게 하면 성공할 것 처럼 포장
예> 성공한 100명의 공통점을 살펴봤더니, 정직하고, 남의 의견을 잘 듣고, 겸손하고 어쩌고... 하더라. 그러니까 이러저러한 태도를 가져야 성공한다.

1의 경우는 그 사람이 그렇게 될 만한 자질을 지녔는데 우연히 조건이 맞아떨어진 것을 가지고 과대포장 하는 것이고,
2의 경우는 뭐... 스티브잡스가 다 박살내버렸죠;;
마시멜로 이야기는 딱 2번의 예에 부합하는 경우라고 봅니다. 단순히... 트럼프가 인내심이 많고 잘 참아서 미국 대통령까지 된 게 아니잖아요?
그랜즈레미디
20/06/13 21:32
수정 아이콘
1. 니가가라 하와이씨는 불면증에 잠을 안자고 그시간에 공부를 해도 일상도 안 무너지고 적게 자도 건강에 이상이 없고 쉽게 안죽는 초인입니다.

그랜즈레미디는 하루 6.5-8시간을 못자면 다음날 컨디션이 안좋아지며 환절기에는 수면부족에 격무가 겹치면 독감 소화불량이 와서 약값이 겁나 깨지고 년차까지 쓰곤하는 하와이씨 같은 사람에 비하면 보잘것 없는 수면능력의 소유자 입니다.

그럼에도 그랜즈레미디는 하와이씨처럼 노력하지 않으니 하와이씨 처럼 되지 못한 것.....

이라고 자기계발서에서 이야기 하겠죠?

2. 인내심을 가지면 좋은건 다 알지만 인내심이 터지게 열악한 환경을 조성해 놓고 성공 하려면 감수하라 나중에 마시멜로가 있어 이렇게 씨부리는 사람들은 xxxxxx.
트럼프 앞에서 누가 그런 소리 했으면 유어 파이어! 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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