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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07/17 10:25:08
Name bosl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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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일반] 터뷸런스 이야기 (잡설)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는 터뷸런스 입니다.

비행기를 좋아하고 인생좀 한가해 지면, 프라이벳 파일롯 면허 따는것을 희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출장길/여행길을 항상 기다리고 설래이죠. 그런데 올해는 코로나 이슈로 1월 2월말에 비행기 타보고 3, 4, 5월 출장, 여행 스케줄은 전부 연기아니면 취소 되었네요.

비행기를 타고 활주로로 택싱하기전에 기장/부기장이 승객들에게 그날의 비행상태를 알려줍니다. "우리 비행기에 타신것을 환영..블라..오늘의 비행은 고도 얼마에 전반적으로 부드러울 것으로 예상...블라" 이럼 아 이번 비행은 편안하겠군..이라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만약 "승객여러분, 오늘 비행은 기류땜에 좀 흔들릴거라 예상합니다. 그래서 편안한 고도에 다다를때까지 좌석 벨트 사인 끄지않고, 객실 승무원들도 별도 신호가 있을때까지 자리에 앉아주세요" 이런 멘트 나옴 갑자기 손에서 땀이 나고 긴장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륙을하면 그날의 기류에 따라 부드럽게 올라가기도하고 덜덜거리며 올라가기도 합니다. 그리고 올라가다 구름층 두꺼우면 비포장도로 운전하는 기분이죠. 다들 아시겠지만, 터뷸런스라는 것은 비행기 주변의 공기의 흐름이 구름이든, 바람의 영향으로 안정적이지 않아서 비행기가 자세를 유지하지 못하고 위로 아래로, 옆으로 흔들리는것을 말하죠.

위에 보시는 그림은 제가 비행기 타고 다닌 여정에서 세 손가락 안에들어갈 터뷸런스 격은날 밤 Flgihtaware 앱으로 찍어본 것입니다. 달라스에서 비행기 갈아타고 샌프란시스코로 가는 중이었습니다. 보시면 오른쪽 아래부터 위로 빨간 줄이 보이시죠? 그게 바로 적란운이라 불리는 비를 머금은 구름인데, 그옆에 노란색/초록색으로 보이는것들도 다 비구름입니다. 수분을 얼마나 머금고 있는가를 색깔로 구분하는 것이지요. 물론 수분을 많이 머금고 있을수록 그 안에서의 기류 변화는 엄청나다고 합니다. 그래서 보통 이런 적란운이 운항 코스에 있으면 피해간다고 하지요.

제가 탄 비행기 (AA499)는 그날 밤 달라스 이륙후에 이 비구름대를 피하려고 엄청 올라가다가 결국 포기하고 적란운대를 통과합니다. 그날 비행기가 이륙할땐 괜찮았었는데, 창으로 본 먼 하늘에서 번쩍번쩍 번개도 보이고 해서 살짝 긴장했었는데, 이 구름대를 피해서 올라가면서 덜덜 거리기 시작하더니, 적란운대를 통과할때는 정말 바이킹 탄것처럼 흔들리더군요. 당시 제 자리가 1A (제일 앞줄, 탑승구 옆),였는데 객실 담당 승무원 아저씨 문옆 의자에 자석처럼 붙어서 꼼짝도 못하시더군요. 얼마나 흔들리던지, 뒤에서 비명소리 나오고 하여간 길게는 1시간반 , 짧게는 (적란운대 통과) 30분정도 정말 DJ는줄 알았습니다. 이 모든 난리가 끝난후에 도대체 어떤 곳으로 지나갔는지 궁굼해서 기내 인터넷으로 Flightaware 사이트에서 제가 탄 비행기의 항적으로 보고 스크린 샷 남긴게 위에 사진입니다.

또 한번은 신시내티에서 시애틀로 가는 비행기였는데, 이때도 기장이 엄청 흔들릴거니까 긴장하라고 경고 멘트 주고, 올라가는데 정말 짧고 굵게 흔들리더군요. 물론 여기도 비명 터져 나왔는데, 제 옆에 앉아계시던 나이 지긋하신 분은 편안하게 컴터가지고 일을 하시더라구요...그래서 궁굼해서 말을 걸었었습니다..."이렇게 흔들렸는데 어떻게 그렇게 평안하세요? 겁 안나세요?" 하니까 그분이.."젊은이..나 왕년에 공군 테스트 파이롯이었어".."터뷸런스 하나도 안무섭고, 괜찮아.." 와..그말 듣고 지금까지 터뷸런스 만나면 쫄았던 심정이 많이 위안이 되더군요.

그리고 시애틀 근교 보잉 공장을 견학갔었는데..그곳에 가면 비행기 동체들을 단면으로 잘라서 전시힙니다, 그 비행기들 외피(?)의 두께가 상당하더군요. 결국 터뷸런스로는 비행기의 동체에 별 데미지를 입히지 못하겠다 싶었습니다. 사실이 그렇기도 하구요. 제가 쓰는 앱중에 Turbulence Forecast 라고 미국/전세계 터뷸런스 지역과 파일럿들이 마크해 놓은 터뷸런스 지역을 보여주는 것이 있는데, 여기서 G-force를 측정해주는 기능이 있어서 비행기타고 가다 좀 많이 흔들린다 싶으면 이거 가지고 몇 G 짜리 터뷸런스였나 보는데, 의외로 +/- 0.5G 정도였습니다.

82년 비행기 첨탓을때의 그 쑤욱 떨어지는 기분을 지금도 기억을 합니다. 어릴때, 젊을때는 그 터뷸런스가 그렇게 심각하지 않았었는데,  나이가 들수록 터뷸런스를 격으면 정신적으로 많이 피곤해 지더군요. 그래서 정기검진때 의사한테 말했더니, 로라제팜이라는 신경안정제를 처방받아서 비행기 탈적마다 먹고 탑니다. 그럼 좀 나아요. 머리로는 이해가 가지만 몸은 아직도 터뷸런스 만나면 바로 거부반응 보여줍니다. 하

비행기 탈적마다 터뷸런스 무서운신 분들 있으시겠죠. 팁하나 알려드릴께요. 흔들리기 시작하면 바닥에서 발을 들고, 의자에 몸을 기대채 비행기의 흔들림에 몸을 맡겨보세요. 바닥에 발 붙이고 있는것보다 훨씬 편할겁니다.

두번재 사진은 세스나타고 찍어본 보스톤 남쪽의 하늘 풍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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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7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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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멋지네요...
안스브저그
20/07/17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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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 추적하는 어플은 직구 배대지 이용시 필수입니다. 지도위에 비행기 떠잇는거 보면 신기합니다.
20/07/18 00:30
수정 아이콘
저도 전에 Flgihtrador 사이트에 항공기 추적 장비 집에다 설치하겠다고 신청했었느데..보스톤 지역은 너무 많다고 리젝먹었어요. 요즘은 세상이 좋아져서 저런 추적 앱/사이트들 덕분에 식구들이 비행기 타고 갈때나 위에서 말했듯 비행기안에서 제가 탄 비행기 루트 보면서 가는 편리함이 있네요.
클리퍼
20/07/17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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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면 PPL만 따도 GA가 잘 되있어서 좋죠. 아 미국가고 싶네요
20/07/17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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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그렇죠. 비행기도 그렇게 비싸지(!) 않습니다. 제가 탔던 세스나가 14000불 정도..
20/07/17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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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부럽습니다. 저런 풍경을 볼 수 있다니...
20/07/18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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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사진에는 너무 밝아서 안보이는데 Haze 라고 안개 비스무리한게 땅위를 덮고 있습니다.
이디어트
20/07/17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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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때 비행기타고 가는데 난기류 만나서 흔들리다가 갑자기 한 3~5초쯤 아래로 슉 꺼지는데 그때기억이 너무 충격이어서 아직도 난기류 만나면 무섭습니다
흔들리는거야 비포장도로 달리는거다 생각하면 되는데 다시한번 추락하는 그 기분을 느낄까봐 겁이 나서 몸에 힘이 들어가더라구요
산밑의왕
20/07/17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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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흔들리는건 그럭저럭인데 쑥 꺼지는 그 느낌은 너무 싫더라고요. 자이로드롭 타는 느낌..
20/07/18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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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와이프 친구 부부 서울에서 뉴욕오는데...비행기가 쑥 꺼져서 밥먹던 트레이가 붕 떴다고 하더군요...
파핀폐인
20/07/17 11:00
수정 아이콘
근데 비행기를 정말정말 많이 타봐서 그런지 저도 아무리 흔들려도 잘 잡니다 크크크. 제 친구들도 넌 어떻게 미동 하나도 없이 자고있냐 그러더라고요.
20/07/17 23:59
수정 아이콘
님..전생에 나라 구했던 겁니다. 전 누워 자다가도 흔들리면 바로 깸니다....제일 부러운분!
초록옷이젤다
20/07/17 11:18
수정 아이콘
전 바이킹도 못 타는 사람이라, 비행기가 떨어지지 않을건 알지만 터뷸런스 만나면 느무느무 무섭습니다. ㅠㅠ
박근혜
20/07/17 11:30
수정 아이콘
저는 터뷸런스 있다고 하면 놀이기구 타는 기분으로 설레면서 기다립니다. 흐흐
20/07/18 00:14
수정 아이콘
님도 전생에 나라를 구하셨네요..근데 닉을 보니..전용기 타고 다니셨으면 설래셔도 됩니다. 하하
20/07/17 13:16
수정 아이콘
유체역학 얘긴줄 알았는데 시무룩
니나노나
20/07/17 15:31
수정 아이콘
+1 시무룩
20/07/17 23:59
수정 아이콘
죄송...
20/07/17 13:22
수정 아이콘
티뷰론 터뷸런스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그 터뷸런스가 아니었군요.
바닥에서 발 떼라는 팁 잘 받아갑니다.
20/07/18 00:15
수정 아이콘
전 아직도 현대에서 그 차이름 잘 지어었다고 생각해요.
오지키
20/07/17 15:49
수정 아이콘
혹시 기체 사이즈와 터뷸런스와의 연관성에 대해 아시는 분 계신가요?

언뜻 생각하기론 작은 기체(예. 737)가 큰 기체(예.747,787) 보다 당연히 터뷸런스에 민감할 것 같은데 제 기억에 남아있는 터뷸런스는 오히려 큰 기체를 타고갈 때 심했기에 늘 의아하게 생각하곤 합니다만... 우연의 연속이었을까요?
20/07/17 19:13
수정 아이콘
Boeing/Airbus 여객 터보팬 제트기로 한정한다면, 비교적 큰 비행기(A388/B748 등)와 비교적 작은 비행기(A19N/B37M 등) 사이에 아주 현격한 차이가 존재하는건 아닙니다. A388처럼 큰 여객 제트기를 타면 작은 여객 제트기를 탈 때보다 체감상 흔들림의 강도나 빈도 등이 더 낮아지긴 하는데, 대강 아스팔트 도로에서 100kph로 주행하는 S600과 아반떼의 승차감 차이와 비슷합니다. S600쪽 승차감이 전체적으로 낫지만 환경조건(자동차라면 구체적인 주행차선의 노면 상태, 비행기라면 구체적인 항로별 대기 상태)에 따라서 충분히 역전이 가능한 수준의 차이에 불과하고, 제대로 된 pothole 혹은 스텔스 범프를 고속으로 지나갔을 때 매우 더러운 느낌이 드는건 둘 다 똑같습니다.

100시트 미만 제트기(A19N보다도 한참 더 작은 제트기)까지 내려가면 노면상태가 나쁜 아스팔트 도로를 주행하는 수준이고, 30-70인승 터보프롭이나 그보다 더 작은 피스톤 비행기로 내려가면 노면상태가 나쁜 국가의 아스팔트 도로 혹은 자갈길에서 100kph로 주행하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소형 제트기는 대형 제트기 대비 무게가 가볍고 윙로딩이 낮다는 불리함을 가진 것 뿐인데, 터보프롭이나 피스톤 비행기는 이렇게 불리한 요소가 훨씬 심화되는 것은 물론이고 순항고도까지 뚜렷하게 낮기 때문에 상태가 훨씬 나쁩니다. 소도시로 가는 노선에선 이런 비행기를 많이 쓰는데, 하도 느낌이 더럽기 때문에 저는 차타고 갈 수만 있으면 소도시는 무조건 차 타고 갑니다.
20/07/18 00:12
수정 아이콘
동의합니다. 자세한 설명 감사합니다.

큰 비행기들은 아무래도 자잘한 터뷸런스는 그냥 뭉게고 가는 느낌 (파일럿들도 공통의견) 하지만 동체의 운동에너지를 이기는 터뷸런스 만나면 흔들림도 엄청 컷었습니다. 미국에서 시드니를 두번 갔었는데, (LAX-SYD) 콴타스 380 타고 오며 가며 겪었던 태평양 한복판의 터뷸런스도 손가락 5개 중에 하나였습니다..그 묵직하게 흔들리는 느낌...

보스톤에서 에어캐나다를 타면 전에는 DASH-10 (맞을거에요)..이걸타고 몬트리올로 가는데..이게 프로펠라라서..좀 낮게 날라요..그럼 아무래도 많이 흔들리죠..CRJ 모델은 제트기인데..너무 좁아서 그리고 흔들림은 덤. 미국 항공사들은 구형 CRJ를 엠브라레르 리저널 젯으로 바꿨고...하지만 에어캐나다는 아직도..CRJ 운용하네요.
supernova
20/07/17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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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아직 그 무섭다는 청천난기류(CAT)는 다행히 안겪어봐서 트리우마까진 없네요. 그래도 만나면 가끔 손에 땀나고 하는데 대신 자면 흔들려도 몰라서 그냥 비행 전에 맥주한잔 마시고 잡니다.
20/07/18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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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신경안정제 처방 받아서 먹어요...근데 이것도 웃긴게 작은 비행기라도 조종석에 타고 있으면 또 괜찮아요...
사술생
20/07/17 22:29
수정 아이콘
작년 여름때쯤 카타르로 가는 비행기가 뜬지 3~4시간 뒤에 잠시 잠에서 깼는데 띵- 소리가 들리면서 안전벨트 표시가 뜨고, 기체가 흔들리다가 밑으로 훅 내려갔다가 해서 엄청 무서웠던 기억이 있네요... 근데 정작 주변분들은 깊은 잠에 빠지신 것인지 조용해서 조금 뻘줌했었읍니다 크크
그나저나 그 나이 지긋하신분은 뭔가 멋지시네요 크크
20/07/18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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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미공군 테스트 파일럿..그 당시 University of California (UC) 전체 Campus 보안 담당 회사의 VP 였습니다. 그분이 저보고..터뷸런스는 별거 아니라고...파일럿들은 비행기 무조건 착륙시킨다고..걱정하지 말라고 하더군요..많은 위로가 되었습니다.
헛스윙어
20/07/18 04:20
수정 아이콘
비행기에 동경 같은게 있어서 정말 좋아합니다. 항공로 보는것도 좋아하고, 비행기 관련 이야기도 너무 좋아해서 즐겁게 읽었습니다.

다만 저는 20년가까이 한두달에 한번은 비행기를 탔는데, 렇게 비행기를 타도 불안감으로 스트레스가 너무 심합니다. 비행기 예약잡았을때부터요...
사실 여행도 그래서 잘 즐기지 못합니다 돌아오는 비행기 걱정에.... 딱히 터뷸런스 때문도 아니고 터뷸런스 겪었다고 더 심해지지는 않는데.... 터뷸런스보다 조금 낮게 날때 비구름등으로 시야가 다 가려졌을때 혹시 다른비행기가 오진 않을지... 참 이성적으로는 말도 안된다 생각하는데 막상 그 상황에선 별의 별 걱정이 다 듭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항공영상은 너무 좋아해요. 약간 범접하지못하는것에대한 동경 같은게 아닐까 혼자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치킨은진리다
20/07/18 12:27
수정 아이콘
로 테스트 파일럿을 만나시다니 신기하네요. 터뷸런스가 심해서 서비스카트가 항공기 천장에 부딪힌 경우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괜히 안전벨트 하라고 하는게 아니죠. 저도 나이들어 그런가 예전엔 아무렇지 않았는데 요새는 좀 떨리면 제 심장도 같이 떨립니다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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