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0/08/08 08:30:22
Name 박수갈채
Subject [일반] 응애. 나 아기 피잘러 기회줘~
세상은 뭐 같습니다. 내가 A라는 노력을 했다고 해서 나에게 필연적으로 B라는 보상을 해주지 않아요. 공부한다고 성적이 나오는 것도 아니요, 꾸민다고 꾸며도 그(녀)가 나를 돌아봐주지도 않습니다. 꾸준히 건강을 가꾸던 이가 하루 아침에 죽어버리기도 하는 반면 매일 술담배 하면서도 무병장수하는 축복 받은 유전자도 있죠.

하지만 우린 이런 자연적 불합리함을 사회적 분야에 끌어오는 것을 꺼림직해 합니다. 노력하면 그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공정성에 대한 믿음은 인간 본성에 붙박혀 있으며 우린 이를 위해 여러 제도를 폐지하고, 또 만들었습니다. 환경의 영향을 배제하고 선택의 영향을 늘리려는 방식으로요.

혹자는 세상이 부당하다는 걸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들은 유아적이라고 손가락질하기도 합니다. 원래 세상은 그렇게 생겨먹었다구요. 여러 명사들의 명언을 끌어와 훈계하기도 하죠. 그들은 이렇게 말하는듯 합니다.

"아이야. 아직도 어른이 못 됐니?"

하지만 인류의 진보엔 유아적 발상의 기여가 컸습니다. 누구나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다고 여겼을 때 이에 반기를 든 이도 있었고, 여성은 투표조차 할 수 없던 풍토에 저항한 이들도 있었습니다. 이들은 당연한 것을 당연하다 여기지 않았습니다.

현대사회에 당연시 여기는 건 무엇일까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난 태생에서의 빈부격차가 아닐까합니다. 흙수저와 금수저는 시대정신이 되었고 2020년 사회의 뉴노멀로 자리잡았습니다. 우린 태어난대로 사는거라구요.

하지만 누구나 이에 동의하는 건 아닙니다. 정치학자 애커먼(B.Acherman)은 기초자금 사회라는 걸 제안합니다. 모든 이들에게 성인이 되면서 상당한 양의 기초자금을 주는 제도를 만들자구요. 어떤 이들은 이를 통해 대학을 갈테고, 일부는 사업을 할겁니다. 애커먼은 이를 통해 단조롭고 무의미한 직업과 불합리한 조건을 강요하는 직업에 종사하는 것이 줄어들 것이라 기대합니다.

저늠 상속제도가 사라진 세상을 생각해봅니다. 상속에 100%를 과세하고 그 자금으로 모든 이들에게 기초자금을 주는 사회를요. 유산이 당연한 권리로 취급되는 현대사회에는 받아들여질리 없지만, 이 유아적인 상상이 언젠간 실현되리라 희망합니다.

"응애 나 아기 피잘러 기회줘~"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하우두유두
20/08/08 08:34
수정 아이콘
전세계 모두다 스타트 동시에 100퍼 상속세면 모를까 ㅠㅠ
설령 그렇다고 해도 저라도 제 자손에게 모든 재산을 물려주고싶지 다른이에게 물려주고 싶지는 않네유
In The Long Run
20/08/08 08:41
수정 아이콘
흙수저인 제 기준으로야 세후 기존 최고상속액을 상속 시점에 자녀가 가진 국적의 국가의 1인당 gdp × 해당 국가의 국민 기대수명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은데... 우리나라로 따지면 얼추 3만불 × 80 하면 240만불이고 약 25-30억이죠.

물론 재산이 100억 있으신 분들은 100억 다 사랑하는 자녀에게 주고 싶겠죠. 마음은 이해합니다 크크
아린어린이
20/08/08 10:18
수정 아이콘
저도 딱히 받을거 없는 사람이긴 하지만 이건 말이 안된다고 봐요.
부모에게 재산을 물려받는게 불공평하다면, 지능이나 외모는 어떨까요??
우스개소리로 삼수해서 홧김에 연예인한다는 장동건은 코를 휘어서, 얼굴에ㅐ 상처를 내서 평균으로 맞춰야 공평한가요??
타고난 건강체질이라서 90살까지 병원한번 안가는 사람은 강제로 병을 얻게 해야 하나요??
재산은 물려받으면 불공평하지만 재능이나 외모 육체 성격은 물려받는게 공평한가요??
이미 재산을 물려받을때 전세계에서 최고 수준 양도세를 때리고 있죠.

여기에 더 나가서 재산 몰수해서 다 똑같이 나눠주자는 주장은,
아기 낳을때 AI님이 직업, 배우자 다 정해서 그길대로 가게하자 수준의 어처구니 없는 발상이라고 봐요.
닉네임을바꾸다
20/08/08 10:32
수정 아이콘
(수정됨) 뭐 부는 재능이나 외모 육체 성격같은데도 영향을 주는 꽤나 근원적인 부분이 있긴하죠...
어떠한 재능의 발현에는 필연적으로 돈이 때려박히는 경우가 많죠 뭐 세계구급의 압도적인 레벨이 아니면 말이죠...
그 외 외모(성형같은걸 배제하더라도 말이죠...)나 건강이나 성격도 완전히 분리되어있지는 않고 말이죠...
아린어린이
20/08/08 10:43
수정 아이콘
그래서 상속세가 있죠.
외모 재능 건강에는 1%도 메기지 않지만 재산에는 상속세가 있어요.
현재의 세계최고 수준의 세율이 과하면 몰라도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만약 상속이 안된다면 일정 정도 이상 재산이 형성되면 그 이상의 노력을 경주할 이유가 있을까요??
소수의 명예욕 성취욕을 가진 분들을 제외한다면 굳이 세계적 혹은 국내 최고의 등등을 만들 이유가 하나도 없는데요.
그 소수의 분들도 다수의(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조력자가 없이 성과를 낼수 있으리라고 생각치는 않습니다.
닉네임을바꾸다
20/08/08 10:46
수정 아이콘
(수정됨) 외모 재능 건강이야 그 특정인간에게는 존재했다는 이유만으로 과세를 때려야하는 구조니까 직접과세는 불가능에 가까운거요(뭐 어떻게 설계하냐에 따라 할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크크...간접적으로 우회할려면 때릴 방법은 넘치긴 할걸요...
뭐 저런 100퍼 상속세에 동의한다기 보다는 재능이나 외모 육체 성격을 물려받는거조차 사실 돈과 엮일 수밖에 없다는 뭐 그런 이야기인겁니다...
20/08/08 11:49
수정 아이콘
우리가 서로를 조금더 가깝게 느끼게 된다면 이런 제도에 찬성하는 비율이 증가하겠죠
반대로 우리를 서로 갈라치기 후려댄다면 점점 반대하는 비율이 늘어날거구요
그리움 그 뒤
20/08/08 12:44
수정 아이콘
모든 것이 평등한 사회가 과연 가능할 것이며, 과연 옳은 것일지..
20/08/08 13:04
수정 아이콘
주기적으로 리셋하는 mmorpg를 꾸준히 하는 유저들이 있나요?
20/08/08 13:19
수정 아이콘
대신 패치로 과거의 자산을 없는것과 다름 없게 만들죠. 현대로 비유하자면 죽어라 벌어서 강남에 아파트 샀는데 갑자기 공중도시가 생기면서 모든 사회 인프라가 그쪽으로... 죽어라 벌어서 공중도시 아파트 하나 샀더니 갑자기 우주도시가...
피우피우
20/08/08 13:23
수정 아이콘
내 계정은 어차피 죽음이라는 개개인마다 서로 다른 타이밍에 찾아오는 랜덤 이벤트와 함께 삭제되는 거라 사실 리셋이라는 게 내 계정만 보면 별 의미가 없긴 합니다.
중간에 접는 것도 웬만하면 불가능한 망겜이기도 하고요.
피우피우
20/08/08 13:16
수정 아이콘
상속과 유전은 층위가 좀 다르긴 하죠. 유전으로 물려받는 외모, 성격, 재능, 건강 등등의 생물로서의 인간이 가지는 특질들은 사회가 존재하지 않는 자연상태에서도 그 자체로 존재하고 자식세대에게 물려지는 것인데 재산은 그렇지 않으니까요.

한국사를 배웠던 기억을 더듬어보면 고려 귀족들은 음서라는 제도를 통해 아들에게 벼슬을 물려주었다고 들었는데, 역사 쪽에 지식이 많지 않은지라 이 제도가 실제로 어떻게 운영되었는지 까지는 모르겠지만 과거엔 동서양을 통틀어 벼슬이나 지위의 대물림은 흔히 있었던 일이긴 하죠. 애초에 왕의 자식이나 핏줄이 왕위를 물려받는 것도 지금 보면 정당성이 없는 일이지만 왕정시대에는 정당하며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을테고, 오히려 다른 핏줄이 왕이 되려한다면 천지가 공노할 역모로 취급받았으니까요. 뭐... 당시에 이런 인식을 뒤집으려는 논의가 나오면 자식한테 벼슬과 지위를 물려주지도 못하면 누가 열심히 나라를 위해 일하겠는가 하는 얘기가 당연히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사유재산의 상속은 벼슬이나 왕위의 대물림과 유전의 사이 어딘가에 있긴할텐데, 본질을 따져보면 사회의 합의로 이루어지고 정당성이 부여된다는 점에서 전자에 더 가깝지 않을까 생각은 합니다. 그리고 상속세 100%가 아예 뜬금없는 주장은 아니기도 하죠. 저도 예전에 비슷한 생각을 해서 구글에 검색을 해봤더니 토마 피케티라는 사람도 똑같은 주장을 했더라구요. 전세계가 모두 상속세 100%를 해야한다고 했던가... 이 사람이 학계에서 어느 정도의 지위를 가지는지는 모르겠지만 위키백과나 킹무위키에도 등재돼있는 걸 보면 어쨌든 이름은 있는 사람 아닌가 싶습니다 크크크. 물론 현실적으로 전세계 상속세 100%가 가능한지, 아니 애초에 한 국가에서라도 그게 정말로 가능한지 따져보면 또 머리가 아프긴한데, 현실성에 대한 논의는 당위성에 대한 논의 다음으로 잠깐 미뤄둬도 되니까요. 애초에 당위가 부정당하면 현실성을 따질 필요도 없는 것이니.

그리고 사실 상속세를 100%로 물려도 딱히 모든 것이 평등한 사회가 되는 건 아니죠. 죽기 전까지 본인이 가진 재산으로 자녀들에게 양질의 교육과 케어를 제공할 수 있을텐데요. 많은 분들이 매우 중시하는 [기회의 평등] 측면만 보면 상속을 인정하는 것보다는 상속세를 100%로 물리고 자식세대는 본인들이 가진 능력과 재능만으로 경쟁하도록 하는 게 더 옳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합니다.
Foxwhite
20/08/08 13:21
수정 아이콘
저도 상속이 없는 사회를 예전에 구상해본 적이 있었는데, 만약 그렇다면 내가 죽기 전에 진짜 모은돈을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호화롭고 사치스러운데에다가 죄다 쓰고 가버릴거같아서...
답이머얌
20/08/09 01:44
수정 아이콘
뭐 그래도 돈은 돌고, 일자리 창출도 되니까...결국 쓸모없는 곳에 소비했다하더라도 그 부가 다른 누군가에게 전이되었으니 사회 전체로 보면 손실은 아니겠죠.
-안군-
20/08/08 13:58
수정 아이콘
부모님 돌아가시면 제일먼저 구청에 달려가 상속거부부터 해야할 입장에선 대찬성입니다 크크크...
저도 되는대로 사채고 뭐고 영혼까지 끌어모아서 즐기다가 가면 될듯.
20/08/08 14:51
수정 아이콘
응애.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87583 [정치] 진보 시민사회가 보수 언론을 적대하지 말았어야 하는가? [11] 삭제됨8286 20/08/08 8286 0
87582 [일반] 지구가 평평하다는 과학적(?) 증거를 보여주마? [35] 우주전쟁10844 20/08/08 10844 3
87580 [일반] 지갑을 찾았습니다 [19] CastorPollux7386 20/08/08 7386 9
87579 [정치] 해외 기관 2곳의 국가경쟁력 지표는 점점 좋아지고 있습니다. [81] kien14333 20/08/08 14333 0
87578 [일반] 응애. 나 아기 피잘러 기회줘~ [16] 박수갈채7797 20/08/08 7797 1
87577 [정치] 최근 3정부의 최대 치적 및 실책 [126] 이스칸다르12334 20/08/08 12334 0
87576 [정치] 문정부가 이렇게까지 망할줄 예상한분 계신가요? [184] 싶어요싶어요17235 20/08/08 17235 0
87575 [일반] [번역][이미지 다수] 내가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는 아마 믿기 조금 힘들 거야. [33] OrBef12579 20/08/08 12579 49
87574 [정치] 환장의 짝꿍 [12] TAEYEON8426 20/08/08 8426 0
87573 [정치] 여러분들이 가장 싫어하는 글은 무엇인가요? [64] 삭제됨7930 20/08/08 7930 0
87570 [일반] [잡담] 한국, 중국, 일본이 바라보는 서양은 어떤 느낌일까? [16] aurelius10082 20/08/07 10082 7
87569 [정치] 이재명 대망론 [184] Aimyon13456 20/08/07 13456 0
87566 [정치] 애초에 부동산은 건드리는 것이 아니다. [88] ipa15897 20/08/07 15897 0
87565 [정치] 청와대 상황 총 정리 [123] 검은곰발바닥22165 20/08/07 22165 0
87564 [정치] 죽음 부추기는 악플에 '징역 최대 10년' 법안 발의 [131] 미뉴잇11291 20/08/07 11291 0
87562 [정치] 김조원 민정수석은 왜 22억에 올렸을까? + 민정수석 포함 5명 사의 표명. [406] Leeka22612 20/08/07 22612 0
87561 [일반] 바둑계 소식. 미투로 인했던 김성룡 제명은 절차상 위법 1심판결 [37] Love&Hate14270 20/08/07 14270 2
87560 [일반] [단상] 대영제국의 원동력은 무엇이었나? [10] aurelius7999 20/08/07 7999 12
87559 [정치] 최근 일주일 여론조사 추이(대선주자, 부동산정책, 대통령 국정수행 능력, 정당지지도) [100] 프리템포12851 20/08/07 12851 0
87558 [일반] [역사] 19세기 아편전쟁 뒤에 숨겨진 에피소드 [5] aurelius8971 20/08/07 8971 5
87557 [일반] 어제 있었던 의암댐 사고와 말같지도 않은 기관의 변명 [95] 쿠보타만쥬14509 20/08/07 14509 9
87556 [일반] 뉴스.. 못.. 안봐.. [19] 착한아이11116 20/08/07 11116 8
87555 [정치] 김조원 수석의 강남아파트 매각 실패 [152] 맥스훼인15807 20/08/07 15807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