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2/05/28 11:37:14
Name 몽키.D.루피
Subject [일반] 이중언어 아이와의 대화에서 느끼는 한국어의 미묘함 (수정됨)
저는 미국에서 유치원생 여자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많은 이민 가정이 그러하듯이 저희도 아이 언어문제는 가장 큰 이슈 중에 하나죠. 이민 가정에서는 영어가 문제가 아니라 한국어가 문제입니다. 다행히 저희는 이민 1세대로 부부가 영어 실력이 시원찮아 집에서는 한국말만 하는 터라 저희 아이도 한국어와 영어 둘 다 구사하게 되었습니다.
아이가 한국 나이로 7살, 유치원생쯤 되니까 이제 자기피셜로 영어가 더 편하답니다. 제가 봤을 땐 영어, 한국어 둘다 똑같이 유치원생 수준으로 말하는 것 같은데 네이티브(?) 한국 유치원생보다는 뭔가 미묘하게 한국어 표현이 다릅니다. 그래서 오히려 제가 반대로 아이와 대화하는 도중에 한국말의 어중간한 표현들을 깨닫게 되고 왜 영어권 사람들이 한국말을 배우기 어려워하는지 어렴풋이 알겠더군요.

1. 아빠 오늘 학교에서 떨어졌어
아이가 학교를 다녀와서 이렇게 말하면 어떻게 생각하시겠어요? 어디 다쳤어? 어디 봐봐! 하면서 아이의 옷을 들춰서 어디 멍들거나 뼈가 다친데는 없나 보게 되겠죠. 그런데 아무리봐도 다친데는 없고 무릎 좀 까졌고 학교에서도 별말이 없습니다. 알고봤더니 떨어진게 아니라 넘어진 거 였네요. 둘다 영어로 fall인데 저희 애는 넘어진 걸 떨어졌다고 얘기한 거죠. 근데 이 표현이 잘 안 고쳐집니다. 거의 항상 넘어진 걸 떨어졌다고 얘기해서 그럴때마다 표현을 고쳐주는데도 잘 안됩니다.

2. 아빠는 맨날 약속을 부러뜨리잖아
약속을 break한 걸 한국말로 직역한 것입니다. 한국말의 약속을 어기다라는 표현을 몰라서 영어로 먼저 생각한 후 직역한 거겠죠. 어기다 말고 비슷한 표현으로 약속을 깨다 같은 표현이 있지만 아무래도 다양한 한국어 표현이 구사가 가능해야 알 수 있을 겁니다. 이처럼 점점 영어 표현을 먼저 떠올리고 직역하는 경우가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3. 미래에 일어날 일을 과거시제로 강조하는 용법을 가진 근본없는 언어가 있다?
네, 그건 한국어였구요. 저도 아이랑 대화하다가 한국어 시제는 참 근본이 없다는 걸 느끼게 됐습니다.
저희 애는 유치원 늦는 걸 참 싫어합니다. 그래서 자기전에 안늦을 거라고 미리 옷도 직접 다 챙겨놓고 잡니다만 아침잠이 많아서 항상 간당간당하게 일어나요. 그러면 저는 모든 부모의 레파토리대로 아이를 닥달하죠. "빨리 일어나서 챙겨 학교 늦었다!"
근데 듣는 아이는 갑자기 울기 시작합니다. 이미 늦잠을 자서 학교를 늦었다고 생각한 거에요. 처음에는 당황스러워서 설명을 해줍니다. 한국말에는 늦었다고 이야기하지만 늦지 않았고 늦을 거라는 걸 아빠가 좀 세게 말한 거야. 내가 말하면서 뭔소리 하는 가 싶어요. 곰곰히 생각해보니 한국어에는 시제가 과거로 가면 갈수록 강조되는 성향이 있습니다. [늦을 수도 있어 < 늦을 거 같애 < 늦을 거야 얼릉 챙겨 < 늦어 빨랑 나와 < 뭐해 늦었다!] 한국어는 아직 늦지는 않았지만 정말 간당간당해서 자칫 잘못하면 늦게 되는 상황을 과거시제로 강조하는 표현이 가능한 언어인거죠.
제가 영어실력이 미천해서 영어에도 이런 강조법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저희 아이는 이런 강조를 이해를 못했습니다. 아무리 설명을 해줘도 다음 날 아침 또 제가 "늦었다 빨리 일어나"라고 하면 정말 늦은 줄 알고 울게 되는 것이었죠. 이러한 소통의 부작용으로인해 아이는 제 말을 잘 믿지 않게 되었습니다. 더이상 과거형으로 강조를 하지않고 "지금 안 챙기면 거의 늦을 거야"라고 얘기해도 아이는 저에게 "진짜 늦었어?"라고 꼭 확인을 합니다.

타 언어권에서 아이를 키우시는 분들이라면 이런 에피소드들이 무궁무진할 겁니다. 새삼 모국어인 한국말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도 되구요. 유게나 유툽에 종종 한국어의 어려운 점에 대해 올라오길래 문득 생각나서 한번 적어봤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양웬리
22/05/28 11:42
수정 아이콘
3의 용법이 저는 어색하네요. [뭐해 늦겠다]라는 표현을 써도 [뭐해 늦었다]는 표현은 잘 안써본 것 같아요.

이중언어인 아이에겐 여러가지 혼란스러운 부분이 있을 것 같네요.
몽키.D.루피
22/05/28 11:48
수정 아이콘
이게 글로 적으면 당연히 문법적으로 말이 안되는데 말에서는 쓰게 되더라구요. 저도 제가 이렇게 말하는 걸 못 느끼다가 애가 진짜 늦은 줄 알고 우니까 다시 생각해보게 된 거 였거든요. 아마 저도 누군가가 이런 표현을 글로 적어놨더라면 어색하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습니다.
22/05/29 08:40
수정 아이콘
그렇게 오버해서 얘기해야만 일어나는 애가 있습니다 (me)
올해는다르다
22/05/28 11:42
수정 아이콘
3은 [늦겠다][늦었다]를 구분해서 쓰는 편이라서 다른 분들 의견이 궁금하네요.
제주산정어리
22/05/28 11:51
수정 아이콘
문장부호와 고저구분이 안 들어가서 그렇지, 평소에도 곧잘 쓰지 않나요? "뭐_해-(애-높임), 늦_었다-! (빨리 나와!, 실제로는 늦지 않았지만.)"
올해는다르다
22/05/28 11:51
수정 아이콘
밑에도 썼는데,
일정이 어긋날 위기면 늦겠다 / 일정이 이미 어긋났으면 늦었다 로 씁니다.
제주산정어리
22/05/28 11:58
수정 아이콘
엄격한 글쓰기가 요구되는 상황이라면 말씀하신 구분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데, 일상회화는 그렇지 않을 수 있으니까요. 댓글 중 후자의 경우 음... 그래도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당장은 "뭐~해-? 늦었다_(낮게, 실제로 늦음)" 이렇게 말할 것 같습니다.
올해는다르다
22/05/28 12:01
수정 아이콘
말씀하신대로 한국 원어민끼리 나누는 일상대화면 그냥 상대가 약간 이상하게 말해도 잘 알아들을텐데 그게 아니다보니 생기는 일 같네요.
실제상황입니다
22/05/28 12:00
수정 아이콘
일정이 어긋날 위기 시에도 늦었다 씁니다.
실제상황입니다
22/05/28 11:54
수정 아이콘
늦었다도 씁니다. 물론 이때 학교 늦었다는 엄밀히 말해 학교에 도착하는 것이 늦었다기보단 학교에 가는 일련의 어떤 과정이 늦었다는 뜻이겠지만요. 즉 늦을 수도 있어, 늦을 거 같애, 늦을 거야랑 늦어, 늦었다는 서술하는 주어가 조금 다르다 봐야죠.
자콰마
22/05/28 20:53
수정 아이콘
일이 잘 안 될 것 같을 때 아이고 망했다 하지 않나요 크크
답이머얌
22/05/29 17:10
수정 아이콘
평범한 수준의 국문법에 엄격한 성향이 있으면 그런게 아닌가 싶어요.(평범한 수준이란게 사람마다 기준은 천차만별이지만, 이상한 한국어를 구사하면 알아듣는데 문제는 없지만 심히 마음에 걸리는 성향이 있는 사람이라고 해두죠.)

그런 성향이 강해지다보면 일단 개인적으로 안쓰게 되고, 그걸 신경 안쓰고 쓰는 사람은 쓰게 되겠죠.
예를 들어 개인적으로 '개' 접두사는 부정적인 또는 가짜 의미로 쓰이기 때문에(개기름, 개복숭아, 개털) 요즘 쓰는 개맛있다 , 개멋져 등의 표현은 절대 안쓰거든요. 이게 무슨뜻인지는 알아듣긴해도.

늦었다와 늦겠다의 구분도 그런 개인차가 아닐까 싶어요. 그래서 저도 늦겠다 라는 표현만 쓰지만요. 늦었어 는 실제 늦었을때만 쓰게 되더라구요.
라이엇
22/05/28 11:45
수정 아이콘
이민은 언제 가신지는 모르겠지만 한국어가 어색해서 일어나는 문제같습니다.
22/05/28 11:49
수정 아이콘
저도 늦었다 씁니다. 일반적으로 많이 들어보기도 했고요. 어색한 표현은 아닌 것 같습니다만..
몽키.D.루피
22/05/28 11:52
수정 아이콘
6년 쯤 됐고 한국어는 전혀 어색하지 않습니다...만 나이가 드니까 뭔가 0개국어가 되어가는 느낌이 들긴 합니다.
농심신라면
22/05/28 12:23
수정 아이콘
뭐해 늦었어 늦었어!! 이런 표현 많이 쓰지 않나요..
아구스티너헬
22/05/28 12:41
수정 아이콘
통상적으로 그 사작이 이미 늦었으면 써도 무방해 보입니다. 뭔가 축약적인 표현인거죠
실제상황입니다
22/05/28 12:57
수정 아이콘
애초에 미래의 일을 과거 시제로 표현하는 게 왜 어색한 것인지 잘 모르겠어요.
현재 시제가 미래를 지시하는 건 그러려니 하면서. 영어에도 그런 게 있죠?
비온날흙비린내
22/05/28 11:46
수정 아이콘
한글은 쉽지만 한국어는 상당히 어려운 거 같더라구요. 특히 조사가 문제인 거 같습니다. "먹어보았었음직" 정도만 해도 난해하죠..
스토리북
22/05/28 11:46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저는 [늦었다] 씁니다.
정확히는 8시에 출발해서 9시에 도착해야 하는데, 8시 10분까지 미적대면 "늦었어. 빨리 나와." 라고 쓰죠.
생략된 말은 (9시 넘어서)가 아니라 (8시에 출발해야 하는데) 겠죠?

저는 충분히 자연스러운 표현이라고 생각해요.
올해는다르다
22/05/28 11:49
수정 아이콘
8시 출발인데 7시 55분까지 준비가 덜되있으면 (빨리 준비 안하면) 늦겠다
8시 출발인데 8시 10분까지 출발을 못했으면 (출발 시간에) 늦었다
스토리북
22/05/28 11:50
수정 아이콘
네, 그래서 충분히 9시 넘지 않아도 쓸 수 있는 표현이고 시제 문제도 없다고 봅니다.
아케이드
22/05/28 11:50
수정 아이콘
아침에 늦었다고 하는 건 미래시제라기보다는 평소보다 늦었다는 상태를 말하는 거긴 한데, 영어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어렵긴 하겠네요
읽음체크
22/05/28 11:51
수정 아이콘
3번은 시제나 강조의 문제가 아닌거 같은데요. 지각이란 뜻으로 늦었다를 사용하는게 아니라, 스케쥴이 딜레이되었다는 뜻이고,
학교 [에 가기위한 출발예정시간보다] 늦었다
정도가 정확한 표현일껀데, 한국어에 이런식으로 생략해버리는 표현들이 종종있습니다.
몽키.D.루피
22/05/28 11:52
수정 아이콘
아 이렇게 생각해 볼수도 있겠네요. 강조의 문제가 아니라 생략의 문제일 수도.. 늦었다는 말이 생략된 행위에 대한 표현인데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학교가는 행위 차체 에 대한 표현이라고 헷갈릴 수 있겠네요.
시너지
22/05/28 21:56
수정 아이콘
(수정됨) 이게 정답이죠. 작성자분은 [late for school]이 아니라 [later than planned] 또는 [behind schedule] 로 "늦다"를 쓰신거죠.

"미래에 일어날 일을 과거시제로 강조하는 용법을 가진 근본없는 언어가 있다?"가 워딩이 너무 강렬해서 논란?이 생긴것 같네요.
한국어/영어의 구조적 차이라기 보다는 "늦다"라는 단어를 이해하는 과정 같은데요.

수정: 밑에 표준국어대사전을 찾아보신 다른분이 더 정확한 설명을 적어주셨네요. '이야기하는 시점에서 볼 때 미래의 사건이나 일을 이미 정해진 사실인 양 말할 때 쓰이는 어미' 라고 합니다.
실제상황입니다
22/05/28 11:58
수정 아이콘
이게 맞습니다. 도착해야할 시간을 이미 초과했다는 뜻이 아니라 딜레이 되고 있는 상황을 지시한 표현이라 봐야죠. fall이 넘어지다 떨어지다 둘 다를 표현할 수 있듯이.. 그게 표현은 같더라도 지시하는 내용이 조금 다르다고 봐야 합니다.
어제와오늘의온도
22/05/28 11:52
수정 아이콘
유치원에 늦겠다.
유치원을 가기위해 준비해야 하는 일 (밥먹기,옷입기,길 나서기)에 이미 늦었다.
22/05/28 11:56
수정 아이콘
뜻하지않게 댓글들이 문법논쟁이 되어버렸는데, 해외에서 생활하다보면 그 경험을 통해서 한국어나 한국사회의 좋은점 나쁜점 특이한점을 깨닫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죠. 뜻하지 않은 질문을 받고 설명이 곤란해져서, 내가 한국이나 한국어에 대해서 의외로 잘 모르고 있었구나.. 라고 실감하기도 하고요. 재미있는 에피소드 감사합니다.
어제와오늘의온도
22/05/28 11:59
수정 아이콘
크크 논쟁은 아니고 곱씹어보니까 재밌어서 한번씩 생각해보는거 같아요
22/05/28 11:57
수정 아이콘
한국어의 같은 상황에서 사용가능한 여러가지 표현은 어중간함 이라기 보다 세밀하고 다 자세한 표현을 할수있는 장점 이라고 봅니다.
외국인에게는 헬이겠지만..
22/05/28 11:58
수정 아이콘
2개 이상의 언어를 쓰면 언어간 영향 현상(cross-linguistic influence)이 일어납니다.

언어부호 전환(code-switching), 언어전이(language transfer), 언어손실(language attrition) 등이 있죠.

다들 겪는 것이니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되, 나중에 자녀분이 한국에 와서 살면서 한국어를 L1로 쓰면서 시간이 흐르면 해결이 됩니다. (대신 이러면 영어가 이상해짐...)
22/05/28 12:16
수정 아이콘
0개국어 현상에 전문용어가 있었군요 ㅠㅠ
계층방정
22/05/28 18:35
수정 아이콘
0개국어 자체는 세미링걸(semilingual)이나 제한된 2개국어(limited bilingual)라고 합니다.
랜슬롯
22/05/28 13:18
수정 아이콘
와 이런 것을 설명하는 현상도 있나보군요 재미있네요 시간나면 논문이라도 찾아봐야겠네.
자급률
22/05/28 12:00
수정 아이콘
예전에 영어공부할때 미래를 will로도 현재진행으로도 때로는 현재로도 나타낼수 있는걸 헷갈려서 욕했었는데, 3번 보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남말할게 아니었군요 크크
22/05/28 12:03
수정 아이콘
늦었다 < 저도 많이 쓰는데 위에서 지적하는대로 "9시에 도착하려면 8시에 나서야 하는데 지금 8시 5분이라 나서야 하는 8시보다" [늦었다] 라고 이해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안군-
22/05/28 12:11
수정 아이콘
한국어 문법이 엄청 어렵죠. 영어와 비교해보면, 그냥 한국어에 문법이라는게 애초에 존재하긴 한가? 싶을정도. 크크크...
아케이드
22/05/28 12:17
수정 아이콘
외국인에게 한국어 가르쳐 보면 느끼는 점이죠 한국어 문법 정말 헬입니다
이부키
22/05/28 12:44
수정 아이콘
예외처리나 수사 조사 등 외워야 할 양은 많은거 같은데

양을 제외한 복잡도만 따져도 어렵나요? 양만 많지 않나요??
아케이드
22/05/28 12:55
수정 아이콘
예외가 너무 많고, 연음이나 구개음화 같은 건 정말 이해시키기 어렵더군요 뭐, 제가 전문가가 아니라서 그럴수도 있겠지만요
시너지
22/05/28 22:00
수정 아이콘
한글이 "소리나는대로 쓸수있는 글자" 라는게 허상인걸 깨닫게 되죠. 그럼 받아쓰기 다 만점받아야 할텐데요. 좀 더 정확히 표현하면, 한글 자체는 소리나는대로 쓸수있는 글자가 맞을지 몰라도 한국어에서 사용되는 방식은 전혀 아닙니다. 스페인어가 훨씬 더 소리나는대로 쓰기 쉽죠.
아케이드
22/05/28 23:27
수정 아이콘
소리나는 대로 쓴다는 건 좀 많이 환상에 가깝죠 크크
22/05/28 12:24
수정 아이콘
(수정됨) 미국에서 아이둘을 키우는 아빠입니다.

첫째는 마국에서 낳았는데도 초등학교 들어갈때까지 영어 못했어요. 둘째는 누나와의 교류를 통해서 영어를 익히고 들어갔는데. 둘째는 한국어를 알아는 듣는데 말은 영어로만 할라고 합니다.

재미있는 현상은 한국인 영어초보 yes 하고 no가끔 거꾸로 쓰잖아요. 그런데 우리집 애들이 그럽니다 영어는 네이티브처럼 하면서 부정의문문에 관한한 yes 와 no가 뒤집어 집니다. 근데 또 신기한게 불편없어들 하네요
애플리본
22/05/28 12:32
수정 아이콘
(수정됨) 늦었어를 관용적으로 쓰겠지만 늦겠다가 맞는 말이겠죠.

갑자기 든 생각인데.. "죽었다"는 표현은 어떤걸까요? 무슨 큰 잘못을 저지르고 "아이고.. 난 이제 죽었다" 라고 말을 하는데.. 실제로 과거형이 아니고 앞으로 일어날 일이지만 죽었다라는 표현을 쓰거든요.
아구스티너헬
22/05/28 12:45
수정 아이콘
독일사는데 두 아들다 L1이 아직 한국어라 괜찮습니다.
근데 주변한국집애들은 이런 문제를 겪더군요
어떤차이가 있는지는 모르겠어요
나이도 같고 독일온 시점도 비슷한데
시너지
22/05/28 22:05
수정 아이콘
다른 조건이 정말 다 똑같다면 언어도 재능의 영역이죠.
22/05/28 12:45
수정 아이콘
"이쪽으로 와봐!"
"갈게~"(모노링구얼)

"이쪽으로 와봐!"
"올게~"(바이링구얼)

이게 어린 아이들의 제일 흔한 실수(?)더라고요
장헌이도
22/05/28 12:53
수정 아이콘
약속을 brake한 게 아니라 break.. 소곤소곤...
몽키.D.루피
22/05/28 13:04
수정 아이콘
수정했습니다. 영어도 안돼.. 한국말도 안돼.. 도대체 뭐가 되는 건지 모르겠네요 크크
장헌이도
22/05/28 13:16
수정 아이콘
90후반 2000년대 초반의 박찬호가 되셨군요..흐흐 요즘 박찬호 선수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결국은 둘 다 잘하게 됩니다. 끊임없이 말씀하는 사람이...
22/05/28 13:00
수정 아이콘
흔히 쓰는 표현이죠.
표준국어대사전에까지 버젓히 실려있는 용법입니다.

'이야기하는 시점에서 볼 때 미래의 사건이나 일을 이미 정해진 사실인 양 말할 때 쓰이는 어미'

야, 이대로만 공부하면 틀림없이 대학에 붙었다.
날씨가 이렇게 가무니 올해 농사는 다 지었다.

아마 어떤 사실이 이미 일어난 것과 다름이 없음을 표현하고자 했겠죠.
'늦은 것과 다름없다', '이미 늦었다'라는 뉘앙스를 전달하기 위함인 것 같고..

한번씩 한국어에 과거시제가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저런 용법을 근거 중 하나로 삼습니다.
애플리본
22/05/28 13:14
수정 아이콘
위에 제가 쓴 난 이제 죽었다가 여기에 해당하는 내용이겠군요.
이선화
22/05/28 13:40
수정 아이콘
"난 이제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를 줄여서 "난 이제 죽었다"라고 쓰는군요. 이렇게 보니 이해가 되네요
흐헤헿레레헤헤헿
22/05/28 13:21
수정 아이콘
영어에서도 해아할거 혹은 안한거 강조할때 가정법으로
it is time that you went to school.
같이 쓰기도 합니다
담자리꽃
22/05/28 13:47
수정 아이콘
시제를 비롯한 각종 문법이론들이 인도-유럽어족을 기반으로 탄생했기 때문에 다른 언어권에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굴절을 전제로 하는 개념을 굴절이 거진 없어진 영어에 적용하니 온갖 예외가 튀어나오고, 또 그걸 굴절과 아예 무관한 한국어에 수입하니 한국어는 문법이 없는 언어가 되어버림.
조미운
22/05/28 13:50
수정 아이콘
뭐해 늦었다! = 뭐해 (이미 생각했던 것보다 or 이미 계획보다) 늦었다!

같은 느낌으로 많이 쓰이죠. 우리야 자연스럽게 생략된 맥락까지 다 고려해서 이해하지만 원어민이 아니면 충분히 헷갈릴만 합니다.
22/05/28 14:30
수정 아이콘
본문과는 좀 다른 얘기(?)이기도 한데

제 경우는 슬슬 한국어를 쓰게되는 상황에서도 일본어가 튀어나오더군요. 일본어에서 한국어로 치면 “어 그러니까”같이 말 중간중간에 추임새같이 쓰이는 “엣또…”라는 표현이 있는데(한국의 저 표현보다 훨씬 자주쓰이기는 합니다)

이젠 한국어로 전화통화하다가도 중간중간 저 엣또가 튀어나옵니다 하하(…)
elegantcat
22/05/28 14:31
수정 아이콘
저도 늦었어를 자주 들은 것 같습니다. "(학교에 제 시간에 도착하기 위한 일련의 행동을 시작하는 것이)늦었어." 라고 이해중입니다.
인간실격
22/05/28 14:34
수정 아이콘
원래 2개 언어 이상 사용이 장기화되면 0개국어가 되는게 국룰이긴 합니다 크크
본문의 예시는 그냥 단어뉘앙스 차이로 보이는데 그래도 따님은 한국어를 잘 하시는 편인 것 같습니다. 보통은 어순부터 거꾸로 튀어나오거든요.
기쁨평안
22/05/28 15:18
수정 아이콘
Do you have an attitude problem?

너 인성에 문제있어?
22/05/28 15:24
수정 아이콘
정상같네요.
늦었다라고 안쓰고 늦겠다라고 저도 쓰는편이고 매우 강조할때 늦었다라고 쓸수있을것 같네요.
뉘앙스까지 표현하려면 그나라 문학책 읽어야 하는것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아직 어리니깐 괜찮고 한국에서 1,2년 공부한다면 네이티브처럼 한국어를 할거라고 생각드네요.
22/05/28 15:53
수정 아이콘
저희도 집에서 한국어만 해서 첫째가 저희나 동생하고 놀 때에는 한국어를 하고 친구들하고 놀 때에는 영어를 잘하는데, 확실히 양쪽다 어휘가 부족하더라고요. 집에서 영어를 하는 가정에 비해서 영어 어휘가 부족하고, 한국아이들보다 한국어 어휘가 부족해서 고민이 들기도 하더라고요. 아이가 책을 읽는데 문자만 읽고 내용을 이해 못하는 것을 보고 있자니 집에서 한국어를 쓰면서 잊어버리지 못하게 하는게 제 욕심이 되어 아이가 영어로 학업을 수행하는데 방해가 되지는 않을까 하는 그런 고민이요. 그냥 애들 키우는건 어떻게하든 다 고민인 것 같습니다 크크 결국에는 알아서 잘 크겠지요. 이민 가정 화이팅입니다!
22/05/28 16:08
수정 아이콘
가늘다(thin) ≠ 얇다(thin)
굵다(thick) ≠ 두껍다(thick)

요즘 젊은이들은 "가늘다/굵다"라는 단어를 잘 모르더군요.
집으로돌아가야해
22/05/28 16:13
수정 아이콘
https://pgrer.net/freedom/95713
어려워서 그렇답니다.
22/05/28 16:39
수정 아이콘
이래서인지 제 주변 분들은 아이들이 한국어 제대로 알아듣기만 해도 부모님들이 크게 터치를 안 하시더라구요.
결국 어느 시점이 되면 체계적으로? 가르쳐야 하더라구요.
독서를 시키던 어떻게 하던...
제가 봤던 제일 신기했던 가정은 부모가 서로 다른 국적이라 삼개국어를 하고 (각자의 모국어-서로의 언어-영어) 아이도 그 안에서 같이 삼개국어를...
22/05/28 17:20
수정 아이콘
상황을 상상해봤는데 너무 귀여워요 큭큭
22/05/28 18:54
수정 아이콘
저도 미국에서 한살반짜리 아이를 키우고 있는데 미래의 모습이 너무 기다려집니다 크크
이미등록된닉네임
22/05/28 18:59
수정 아이콘
근데 시제를 이용해 강조 정도를 바꾸는 건 영어에도 있지 않나요? 제가 영어가 젬병이라 그런지 몰라도 Would you like to drink a cup of tea? 라는 문장을 보면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미래(will)의 과거시제(would)를 써서 정중함을 표현한다고 아는데… 미래의 과거로 정중함을 표현하는 것 역시 어색하기는 마찬가지 같아서… 여기서의 would는 will의 과거형이 아닌가요?
시너지
22/05/28 22:10
수정 아이콘
스페인어 프랑스어 등 많은 언어에서 공통적으로 사용되는 형태입니다. 문법적으로는 가정법의 형태로 볼 수 있지 않을까요? [If I offered you a cup of tea], would you like to ... 에서 뒷부분만 떨어져 나온거죠.
여기에있어
22/05/28 20:30
수정 아이콘
저도 미국에 살며 유치원다니는 남자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최근에 바이링구얼에 대한 유튜브 영상을 검색해서 쭉 봤는데요, 단어의 폭(소위 말하는 보캐뷸러리)와 적합한 단어를 고르는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늦어질 수 밖에 없다고 하네요. 제 아들이 어제 장난감을 사서 "뜯어봐도돼요"라고 물어보는데, 이렇게 복잡한 용언의 변화를 잘 소화하는걸 보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겠구나 생각했어요.
22/05/28 20:36
수정 아이콘
3번은 한국어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어 화자의 문제죠. 한국어의 [늦었다][늦겠다]는 분명히 다른 뜻을 가지고 있음에도 구분하지 않고 쓰니까 그렇게 되는 겁니다. 다름과 틀림을 구분없이 쓰는 등 한국인들이 한국어를 쓸 때 정확한 표현에 무관심한건 사실이니 그걸 문제삼는 거라면 몰라도 본인이 정확한 표현을 하지 않고서는 언어가 무근본하다고 하는건 좀 어이가 없네요. 근본 따지면 영어만큼 근본없는 언어도 드물텐데요.
시너지
22/05/28 22:13
수정 아이콘
위에 국어대사전 찾아보신분 댓글도 확인해보심이...
22/05/29 22:06
수정 아이콘
그런식으로 쓰는 사람이 많으니 용법으로 굳어진 거지 그게 한국어의 시제가 불분명해서 그런 용법이 발생한 게 아니니 그게 한국어가 무근본한 이유가 되진 않습니다. 애시당초 Tense confusion이라고 영어에서도 시제를 일부러 혼동해서 쓰는 용법이 있으니 시제 혼동을 이유로 한국어가 무근본하다고 하는건 헛소리죠.
22/05/28 22:49
수정 아이콘
"뒤졌다", "X됐다"
많이 쓰지 않나요?

진짜 죽었거나 고추가 된게 아닌데 쓰잖아요.

한국어에서 강조표현을 과거형으로 쓰는 거 맞는 거 같은데...
22/05/28 22:53
수정 아이콘
근데 생각해보니
영어도
I am so dead
같은 표현 있는데요.

강조를 현재형으로 하는 거는 영어도 있는데...
세상을보고올게
22/05/29 04:04
수정 아이콘
(수정됨) 3번은 한국어가 이상한게 아니라 (아마도) 대부분의 언어에 있는 표현입니다.
'넌 이미 죽어있다' 같은거죠.
영어에도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already 를 넣는 등 비슷한 표현이 있구요
밀물썰물
22/05/29 17:34
수정 아이콘
그런데 사실 아이가 미래에 영어로 (먹고) 살 것이니까 영어도 신경을 써야 합니다. 이민 일세대 부모가 보기엔 아이들이 영어를 나보다 잘하니까, 내가 보기에 다른 아이들 혹은 사람들 처럼 영어를 하는 것 같으니까 영어는 됐고 하기 쉬운데 저는 좀 다른 의견이 있습니다.

우리가 자라면서 한국어를 배우는 통로는, 부모와 학교 친구 말고, 친척 (삼촌, 이모 등등 어른들), 할머니 할아버지, 동네 사람들 등등 많은 경로를 통해서 배웁니다. 또 집에서 부모가 TV 뉴스를 시청하면 아이도 같이 보거나 듣게 되어 있어 거기서도 배웁니다. 그 외에 아빠의 책장에 꽂혀있는 수만은 책들중 자라면서 이런저런 책을 빼 보기도 하고 아빠나 다른 어른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고 거기에 관심을 가지기도 합니다.

자 이제 이민 자녀들이 영어를 배우는 환경을 보면, 학교에서 수업시간 친구들과 어울리는 시간, 이 정도가 거의 전부 입니다. 부모, 이모 삼촌 할머니 할아버지, 아버지의 책장 등등 다른 경로로 영어를 배우는 것은 다른 영어를 쓰는 집안에서 태어난 아이들에 비해 미약합니다.
이민 이세대 아이들이 단지 일세대가 보기에 영어를 잘하는 것 같은 것이지, 실지로 그 아이들이 영어를 배우는 환경은 다른 몇대째 거기서 살고 있는 아이들에 비해 그리 좋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라는 것은 아니고 이런 환경을 잘 알고 아이들에게, 넌 영어는 잘하니까 됐고 한국어나 열심히 해, 이런 것은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하겠습니다. 아이의 경쟁력은 한국어에서 보다 우선 영어를 잘했을 때 있고, 영어를 충분히 잘 했을 때 한국어가 빛을 발한다고 생각합니다.
신의주찹쌀두뇌
22/05/31 14:59
수정 아이콘
또 다른 표현으로는 play를 놀다 라고 많이 해석합니다. 'let's play soccer'가 '축구 놀자'로 직역되는 경우가 많아요
고물장수
22/06/01 13:22
수정 아이콘
한국어만 쓰는 아이라도 좀 똑똑한 아이라면 멘붕을 겪는 순간이 많죠.

우리말이 좀 후졌어요. 사투리까지 섞이면 말도안돼요. 어떻게 저런 말이 살아있나 싶을 때가 있어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5722 [일반] (노스포) 톰 크루즈 형님의 톰 크루즈 영화 탑건: 매버릭 보고 왔습니다. [36] 물뿔소10140 22/05/30 10140 16
95721 [일반] 박찬욱 감독의 전작 『아가씨』를 봤습니다 [18] 라울리스타10864 22/05/29 10864 8
95720 [일반] 경제학적 상상력- 조슈아 벨 실험의 경제학적 조악함 [40] darkhero11143 22/05/29 11143 9
95719 [일반] [팝송] 시그리드 새 앨범 "How To Let Go" [2] 김치찌개4587 22/05/29 4587 0
95718 [일반] (노스포) 기묘한 이야기 시즌 4 파트1 간단후기 [22] valewalker8865 22/05/28 8865 1
95717 [일반] 요즘 본 만화 후기(스포) ​ [3] 그때가언제라도6943 22/05/28 6943 0
95716 [일반] [15] 아이들을 파블로프의 개처럼 다루면 좋은 이유 [19] 판을흔들어라8594 22/05/28 8594 37
95714 [일반] 연애하는 팁? 이 어떤 게 있을까요? [70] 대장햄토리11300 22/05/28 11300 0
95713 [일반] 현대사회에서 연애와 섹스가 어려운 이유 [84] 데브레첸18066 22/05/28 18066 22
95712 [일반] 이중언어 아이와의 대화에서 느끼는 한국어의 미묘함 [80] 몽키.D.루피9595 22/05/28 9595 31
95711 [일반] 결혼을 생각하는 자식과 부모님의 갈등, 근데 거기에 ADHD를 곁들인 [23] 여기에텍스트입력11789 22/05/28 11789 17
95710 [일반] '양산형 남친'의 시대 [134] 이그나티우스18365 22/05/27 18365 17
95709 [일반] 보다가 픽 웃은 만화. [3] 공기청정기6702 22/05/27 6702 0
95708 [일반] 30대 초반, 주변 결혼한 친구들의 모습 [45] 노익장17279 22/05/27 17279 15
95707 [일반] 그때의 난 미쳤었다랄까? [3] 쎌라비5522 22/05/27 5522 9
95706 [일반] 맑은 하늘 따뜻한 봄날씨 [10] 2004년6259 22/05/27 6259 0
95705 [일반] 경찰의 무대응으로 불타는 미국 총기사건 [77] 건방진고양이16417 22/05/27 16417 2
95704 [일반] [성경이야기]기드온의 승리와 의도치 않은 결말 [9] BK_Zju9626 22/05/27 9626 15
95702 [일반] 일본, 6월 10일부터 외국인 관광객 입국 재개 (내용추가) [64] Dresden14529 22/05/26 14529 1
95701 [일반] [15] 개똥철학 [2] 집으로돌아가야해4491 22/05/26 4491 3
95700 [일반] [15] 슈베르트 [4] PRADO4318 22/05/26 4318 12
95699 [일반] [15] 불안이 시작된 날 [5] 청순래퍼혜니4257 22/05/26 4257 6
95696 [일반] 원피스 극장판 스템피드 후기 [8] 그때가언제라도7046 22/05/25 7046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