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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8/21 22:40:08
Name 윌모어
Subject 831 8의 의미를 이제야 알았습니다.
안녕하세요.

뒹굴뒹굴하던 휴일이 속절없이 지나버렸습니다. 어떻게 하면 최대한 늘려 보낼까, 고심했지만 오래 전부터 케이블 드라마 <비밀의 숲>이 그렇게 명작이라는 말을 하도 들어온 터라 이번 휴일에는 큰 마음 먹고 IPTV 결제 버튼을 눌렀습니다. 그리고는 그렇게 하루가 끝났습니다. 아, 지금 안 자면 분명 나는 밤을 샌 채 내일 출근을 할 것이야... 하며 TV를 끌 무렵, 제 눈앞에는 8회가 한창 상영 중이었지요.

오늘은 월요일입니다. 아침에 일어나려고 스마트폰 알람을 간신히 쥐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오늘은 설렐 일이 일어날 것 같지 않습니다. 숨겨둔 맛있는 음식도, 끝내주는 오락거리도 없습니다. 가슴 짜릿하게 만들어줄 이벤트도 물론 없습니다. 그래서 너무너무 일어나기 싫었습니다. 오늘 하루는 유난히도 재미 없겠구나. 하, 이 놈의 월요일. 그리고 특별할 것 없는 일상. 벌써부터 토요일 올 생각이나 하며 터덜터덜 씻고 직장 갔습니다.



칼퇴하고 집에 도착하니 저녁 7시 30분이었습니다. 쭐래쭐래 그냥 돌아오기 싫어서 근처 편의점에서 만 원 주고 캔맥주 네 캔 집어왔습니다. 인스턴트 치킨 두 조각과 함께요. 노래나 들으면서 오늘 하루 열심히 일하느라 못 본 PGR 글들이나 주욱 읽으려고요. 근데 저 아직 갓 30입니다. 절대 아재가 아니거든요. 근데 요즘 최신 노래들이 전혀 귀에 들어오질 않습니다. 차라리 90년대 후반에 집에서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만화 주제가나 유튜브에서 찾아 무한재생하는게 더 좋을 정도로요. 저는 특히 로봇 만화 주제가를 좋아합니다. 다간, 라이징오, 선가드, K캅스, 그랑죠 등등...

그러다 멜론을 켜고 90년대 히트 가요 모음 앨범을 찾아 켰습니다. 문득 그 때 노래가 너무 듣고 싶어졌거든요. 뭐, 뭐 노래가 있는지는 몰랐습니다. 그냥 랜덤 재생 틀어놓고 피지알 유머 페이지 기웃기웃 하고 있었습니다. 호오, 베트남 마사지 동영상이 올라와 있네요. 안 그래도 요즘 너무 목이 뻐근해 죽겠는데, 싶어 열심히 봤습니다. 그러던 중, 그 노래가 흘러 나왔습니다.

메들리 앨범이라 그랬는지, 쿵짝쿵짝 비트가 섞여 있어 못 알아볼 뻔 했습니다. 근데 그 노래였어요. 학창 시절 열심히 듣던 가수 제이의 2집 수록곡 '831 8'. 당시에는 전화번호인가? 아니면 어디 지번 주소인가 싶어 갸우뚱 했었습니다. 아무리봐도 지번 주소 같은데 이거 뭐 팬들보고 자신 있으면 찾아오라는 건가, 했었죠. 그런데 또 노래는 기가막히게 구슬프고 좋아요. 제이 특유의 그 목소리 때문인지, 가사 때문인지 뭔지. 그러다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831 8. 도대체 무슨 의미야. 그 때는 모뎀 삐리릭 하며 간신히 연결될까 말까 하는 수준이어서 찾아볼 수 없었지만, 이제는 초초초초고속 인터넷 시대 아니겠습니까. 바로 검색 들어갔습니다.

아... 이런 의미였다니. 너무도 허망하게 그 의미를 알았습니다. N포털의 교양 서비스가 아주 친절하게 가르쳐 줬습니다. 하하.. 그런 거였다니.지금 와서 보니 참 풋풋하기도 하고, 유쾌하기도 하고, 어이 없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묘하게도 서글픔이 밀려 오더군요. 그 때였다면, 이 노래 듣고 밤잠 못 이루던, 이어폰 깊숙이 귀에 넣고 노래에만 온 신경을 다 집중하며 버디버디로 알게 된 그녀 생각에 설레던 그 때였다면, 무척이나 두근두근 했을텐데. 지금은 그렇지가 않구나.

오랜만에 좋아했던 노래를 찾았습니다. 아주 오래도록 못 만난 친구를 다시 만난 기분입니다. 간신히 만난 김에, 다른 노래들도 열심히 들었습니다. 어제처럼 부터 시작해서 제이 노래 정주행 했습니다. 어제 비밀의 숲 보느라 두 시간 밖에 못 잤는데 오늘도 아마 그럴 모양입니다. 피지알 여러분들께도 들려드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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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8/21 22:45
수정 아이콘
모르는 노래라서 찾아봤는데 정말 갖다붙인 이유네요 크크크
17/08/21 22:50
수정 아이콘
I LOVE YOU - 8글자 3 단어 1문장 ∞ 아니었나요?

다른뜻이 있는 줄 알고 찾아봤는데 기억이 맞네요....
최강한화
17/08/21 22:55
수정 아이콘
제이(J) 노래군요. 어렸을 때 좋아하던 가수라 돌아다니는 기억세포가 "너 들어본 노래임"이라고 알려주네요...아직 들어도 좋네요.
17/08/21 23:06
수정 아이콘
정말 많이 들었던 노래네요
덕분에 추억여행 했습니다
김철(32세,무직)
17/08/21 23:30
수정 아이콘
추억의 노래를 들으면 (특히 밤에 들으면) 기분이 묘하네요. 특유의 악기 소리와 분위기 이런 것들이...
저는 중학생때 전람회 3집과 김동률 1집을 굉장히 많이 들었은데 그 노래들을 지금 들으면 굉장히 기분이 오묘해져요. 울적하기도 하고 그립기도 하고..
리콜한방
17/08/21 23:34
수정 아이콘
제이, 애즈원 같은 목소리는 저에게 진짜 보석같이 가치있는 음색들이에요.
정말 좋아하는 보컬인데 제이가 미국으로 완전 가버린 게 참 아쉬워요.
등짝에칼빵
17/08/22 01:01
수정 아이콘
이 노래 아직도 종종 듣습니다.
이거랑 가장 슬픈 말, 그때까지 3곡 좋아해요
저글링앞다리
17/08/22 02:15
수정 아이콘
15년쯤 전에, 저 노래를 좋아해서 휴대폰 뒷번호로 썼는데... 정작 노래는 오랜만에 듣네요.
당시 만나던 사람이 제목의 뜻을 알려주며 들려준 노래라... 그 뜻이, 그때의 감정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덕분에 잘 듣고 갑니다.
이시하라사토미
17/08/22 09:11
수정 아이콘
제이 음색 진짜 좋습니다. 노래 듣고 있으면 편안해지죠..
17/08/22 13:39
수정 아이콘
몇일 전에 유게에 day6 글이 올라와서
나무위키 검색-케이팝 애청자라 박제형군 생각남-링크타고 도착하니 Jae라는 이름을 씀-Ja.e라는 동명이인 가수가 있다함- 아 그 제이?
옛적 노래도 좋지만 은초딩과 함께한 No.5랑 같은
앨범에 있는 angels disguise도 엄청 좋아요 ㅠㅠ
네버스탑
17/08/22 20:05
수정 아이콘
'J' 음색 좋지요
'가장 슬픈 말', '그때까지' 추천합니다 '어제처럼' 은 워낙 유명하고 '빛' 은 앞의 노래들하고는 약간 분위기가 달라서 들을만 하실 겁니다
gallon water
17/08/23 13:55
수정 아이콘
좋은노래 감사합니다 흐흐
저는 리즈 - 그댄 행복에 살텐데 종종 듣습니다 너무 좋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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