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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9/01/05 01:36:53
Name 말랑
Subject 저도 써보는 주먹왕랄프 2 감상(스포있음)
# 이번 작의 의미는 랄프와 바넬로피를 정립했다는 데 있겠습니다. 각각의 캐릭터가 성장하고, 그들의 관계를 공고히 하며 아주 여운있는 엔딩을 만들어냈습니다. 랄프 1에서 그 둘의 이야기를 즐겁게 보셨다면, 그 둘이 이번 작품을 통해 성취한 인격적 성장에서 마치 자신의 친구, 후배, 자식이 성장하는 느낌 비스무레한 걸 받으셨을지도 모르겠네요. 주토피아의 닉과 주디처럼 오래도록 기억될 듀오입니다. 이런 관계 참 잘 만듭니다.

# 하지만 결국 영화는 그 사이사이를 잘 채워야 하는 법. 그 부분은 아쉽습니다. 인터넷이라는 무대에 캐릭터들을 우겨넣으면서 1편의 오락실이 보여줬던 독특한 세계관의 느낌이 사라졌죠. 랄프 2의 인터넷 세계는 우리네 사는 현실과 지나치게 똑같았습니다. 디즈니 세상은 그냥 디즈니랜드였고 이베이는 그냥 이마트. 현실의 비유였던 주토피아 세계관은 동물이라는 구성원과 우화라는 컨셉을 통해 새롭고 매력적인 공간이었습니다. 근데 랄프 2의 인터넷 세계관은 흔한 미래세계 클리셰를 제외하면 현실 그 자체. 오락실 촌놈들의 인터넷 서울 상경기의 느낌.

# 랄프와 바넬로피의 갈등도 좀 갑작스럽네요. 진행속도가 너무 빠릅니다.

# 이 작품은 수위조절도 못했습니다. 바넬로피는 이 작품에서 범죄를 수도 없이 합니다. 슬로터 레이스는 누가 봐도 성인용 게임인 gta였고 거기에 9살짜리 소녀가 빠진 걸 저는 용납이 안되더라구요. 그 전까지 폭주에 폭력을 일삼던 깡패집단이 갑자기 바넬로피의 인생의 조언자라니? 9살짜리가 남의 차 도둑질해서 폭주질하다가 그게 내 천성? 인터넷 사업자한테 낚여서 스팸광고질을 했는데 9살 소녀 꼬드겨서 영업질시킨 사람이 작중 최고조럭자? 꼬마애가 그 길로 가겠다는데 랄프가 싸다구를 날려도 되는 거 아닌가? 싶은 각본이었습니다. 근데 그걸 랄프의 집착으로 만들더라구요.

# 더빙은... 랄프 빼면 아주 좋습니다. 문제는 랄프. 일단 목소리에서 랄프의 어벙함이 싹 사라졌습니다. 묵직하고 깔끔하고 근엄하기만 합니다. 그리고 이 작품은 1편의 연장선에서 랄프와 바넬로피의 우정에 감정이입을 해야 하는데 1편과 목소리가 달라서 방해됩니다. 뮤지컬 넘버는 영문판 직독직해라 들어주기 고역입니다. 솔지가 엔딩 불렀는데 가수가 아깝습니다.

# 총평하자면 어떻게 꾸역꾸역 넘기면 끝맛은 일품. 더빙은 바넬로피는 한국판이지! 하면 더빙으로 보시면 됩니다. 전체적으로 산만하고 이해도 잘 안됐는데, 그래도 어찌됐건 그것도 게임이라고 바넬로피랑 랄프가 성장하고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엔딩은 꽤 묵직했습니다. 엔딩의 의미는 토이스토리 3급이었는데... 참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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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크래프트
19/01/05 02:18
수정 아이콘
갤럭티카 팬텀
미나사나모모
19/01/05 08:12
수정 아이콘
공주님들 태그토너먼트급 콤보는 넘나 멋진것...
19/01/05 08:28
수정 아이콘
공주들 활약이 가장 기억에 남더군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에리얼이 제가 제일 좋아하는 곡 Part of your World 을 한구절이나마 불러줘서 좋았습니다.
19/01/05 08:46
수정 아이콘
전 제가 극장에서 본 최악의 애니메이션이었습니다. 1은 진짜
재밌게 봤는데 2는 디즈니 공주들과 그루트밖에 기억에 남는게 없네요. 개인적으로 너무 억지스럽고 지루한 전개라고 생각합니다.
치열하게
19/01/05 09:21
수정 아이콘
말랑님께서 아쉬워하는 부분은 '그게'없었기 때문일 겁니다. 이 글은 스포있는 글이니 과감히 말하면 '악역'이죠. 뻔하지 않고 오로지 랄프와 바넬로피에게만 집중하려 했던 게 실패했다고 봐야죠.
미나사나모모
19/01/05 09:48
수정 아이콘
엄밀히 말하면 주인공이 악역인걸까요 크크 둘다 트롤짓하다가 다 말아먹을 뻔했으니 ㅠㅠ
19/01/05 09:41
수정 아이콘
전 도덕적인 면을 무시하고 봐서 그런가 즐길 수 있었습니다. 명작은 아닐지라도 결코 허접하지 않습니다. 디즈니의 자학적 개그도 재밌었고 뮤지컬 씬도 흐믓하게 봤네요.
아유아유
19/01/05 09:59
수정 아이콘
바넬라피 하나로도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껄껄
근데 랄프 더빙 목소리는 1이 딱 찰진것같은데...2는 좀 실망스러울듯...
쌀스틱
19/01/05 10:59
수정 아이콘
솔직히 중간중간 너무 재미없었고, 엄근진 하자면 뭐 이런게 다있나 싶은데 머리를 비우면 꼭 그럴 것도 없나 싶고. 랄프2가 흥행한다면 디즈니 공주님들이 수훈갑인 것 같은데.....
19/01/05 11:08
수정 아이콘
재밌게 본 아재도 있습니다.
기대 안 하고 보니 재밌네요.
Snow halation
19/01/05 11:15
수정 아이콘
잘만들었냐 아니냐를 따지면 음~그럭저럭이라고 판단합니다.
하지만 재미없었습니다.
19/01/05 11:48
수정 아이콘
아이 둔 부모님이신가 보네요. 이 정도 수위는 예전 작품들에서도 많았고, 따지고 보면 범죄인 것이 만화니까 용납되는 것도 많았죠.
스웨트
19/01/05 12:54
수정 아이콘
정준하 내놔라 이놈들아 ㅠ
테란해라
19/01/06 11:31
수정 아이콘
내용은 전혀 없고 설탕과 쵸콜릿만 잔뜩 묻힌 공갈빵같은 영화네요. 1이 워낙 인기가 있어서 2는 만들어야겠어서 매역적이었던 캐릭터들을 너무 소모해버린것같네요. 어벤저스보다 등장인물은 더 많을것같은데 그 까메오들의 깜찍함 이외에는 스토리도, 개연성도, 캐릭터도 없는 진짜 공기같은 영화.. 많이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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