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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11/14 23:23:23
Name 아유
Link #1 X
Subject [스포츠] 그야말로 달라진 신태용호
사실 1개월 전만 해도 저는 신태용호는 가망성이 없다고 보였습니다.
신태용 감독의 단점이 그대로 드러나는 경기들로 지속적으로 이루어졌으며, 대표팀이 전혀 달라진게 없었기 때문이죠.
신태용 감독도 본인의 단점만 고스란히 드러내면서 전임, 전전임의 전처를 밟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신태용 감독은 적어도 유연함을 갖춘 지도자라는게 드러났다고 봅니다.
본인의 실패를 거울삼아서 변화를 꾀했고, 그 변화는 한국 축구에서는 엄청나게 오랜만에 써 보는 전술인 4-4-2였습니다.
그리고 그 4-4-2는 성공적이었습니다.
강팀들 상대로 두 줄 수비를 안정적으로 이루어냈으며, 대표팀에서 전방 공격수의 위치로 변신한 손흥민은 맹활약했습니다.
유효슈팅 1개도 못 기록해서 슈팅영개로 놀림 받던 그 대표팀은 이제 유효슈팅을 강팀 상대로도 뻥뻥 날리는 팀이 되었습니다.

이번 평가전의 수확은 다음과 같다고 봅니다.

첫 번째로 대표팀의 전술변화입니다.
한국 대표팀은 진짜 그동안 고집스럽게도 4-2-3-1의 포메이션을 그대로 썼습니다.
그런데 이게 최종예선전부터는 전혀 통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원톱은 갇히기 일쑤였고, 손흥민은 계속 수비진영으로 내려가기만 했습니다.
결국 기본 수비의 불안정이 공격으로의 탬포도 못 이어가게 만들었죠.
사실 4-2-3-1에서는 2의 위치에 있는 두 선수가 중요했는데 기성용은 제 컨디션이 아니었고, 그의 파트너는 여전히 물음표였습니다.
수비에 있어서도 수비진영은 매번 바뀌기만 했을 뿐 안정적인 조합을 찾기 어려웠죠.
이번에 나온 4-4-2는 그야말로 무난하면서도 안정적으로 수비를 해냈습니다. 특히 상대를 숨막히게 하는 두줄수비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두 경기 모두 그야말로 숨막힐듯한 두줄수비를 잘 보여줬는데 기존의 대표팀에서는 볼 수 없었던 모습입니다.
그동안은 양쪽 윙에 측면공격성향 선수들만 배치하다보니 기본적으로 중앙 수비형 미드필더들에게 수비가 집중되는 모습이었는데
양쪽 윙에 어느 정도 중앙에도 친화적인 선수들이 나오다보니 그 선수들이 수비할 때 충분한 활동량으로 받쳐주면서
수비가 안정적으로 변했습니다.
그러면서 공격진영에도 양쪽 윙어들이 해주니까 공격도 잘 풀리는 모습이 나왔습니다.

두 번째로는 손흥민의 위치변화 성공과 파트너 찾기입니다.
EPL 최고의 선수로 성장한 손흥민이 최종예선전부터는 그야말로 막혔습니다. 최종예선 통틀어 단 한 골 밖에 못 넣을 정도로 부진했죠.
이후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는 기본적으로 손흥민은 받쳐주는 선수가 중요한 타입이기에 그러했습니다.
손흥민이 토트넘에 오고서 지난시즌부터 바뀐 점이라면 기존의 레버쿠젠 때는 약간 수비를 흔들고 달라붙는 플레이가 많았는데
EPL에서는 첫 시즌에 그게 안 통하다보니까 그야말로 주변의 잘 흔들어주는 선수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골 결정력 쪽으로 옮겨갔죠.
그래서 손흥민을 살리려면 흔들어주는 오른쪽 윙어 그리고 케인과 같이 잘 받쳐주고 역시 잘 흔드는 최전방 공격수가 필요하다 했는데
사실 그 역할을 해줄만한 선수가 지금까지 국가대표팀에는 거의 없었죠.
물론 최전방에는 황희찬이 있었지만 애초에 이 선수도 원톱으로는 갇히기 일쑤인 선수였고
오른쪽에는 원래 이청용이 있었지만 부상 이후 폼이 대폭 하락했고, 이청용 대체해서는 이재성을 썼지만 이재성은 이번에도 보다시피
중앙성향의 선수라 오른쪽을 파괴하는 그런 성향은 아니었죠.
사실 손흥민은 이번 시즌에는 소속팀에서 제 자리를 찾지 못하고 고민중이었는데 포체티노 감독은 3-5-2라는 전술을 통해
손흥민의 공격력도 살리고 팀의 수비력도 높이는 전술로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었고, 손흥민 역시 발 맞춰서 공격포인트를 올려줬죠.
결국 이번에 4-4-2의 투톱으로 손흥민을 내세우면서 그동안 잘 나오지도 못했던 슈팅도 잔뜩 나왔고, 무엇보다도 유효슈팅이 늘었습니다.
필드골도 두 골이나 넣었고, 사실 세르비아전도 적어도 한 골은 넣었다고 봐도 무방했죠.
여러모로 손흥민의 공격력이 대표팀에서 살아난 것 즉 토트넘 손흥민이 대표팀에 이식된 것은 가장 큰 수확이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그 파트너로는 역시 상대 수비진을 헤짓고 파괴할만한 성향의 선수가 어울린다는 점도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어찌 되었든 그야말로 오랜만에 호쾌한 대표팀 경기였습니다. 이런 경기를 언제 봤는지 궁금할 정도입니다.
더 긍정적인 점은 어찌 되었든 유능한 수석코치와 피지컬코치가 정식적으로 자리 잡게 된다면 신태용 감독의 유연적인 전술과 더불어서
좋은 결과로 충분히 나올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는 점에 있습니다.
여러모로 신태용호는 흥미로운 상황으로 향해가고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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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쟁이
17/11/14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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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황희찬 조합 보고싶네요
17/11/14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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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황희찬의 부상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황희찬도 이근호 정도는 아니어도 역시 흔들 수 있는 선수고 골도 박을 수 있는 선수니까요.
아무래도 손흥민에게 골게터가 집중되는 것 보다는 그를 어느 정도 나눠가질 선수가 필요하긴 하죠.
아마 월드컵 본선 때는 황희찬의 경기력 여하에 따라서 황희찬 선발 - 이근호 조커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때려주세요 하악
17/11/14 23:27
수정 아이콘
2경기를 통해 얻은 가장 큰 수확은
구자철은 노답, 그리고 손흥민의 파트너는 이근호다.
30분 후반 이근호 투입 전후의 대한민국 공격움직임을 보면 정말 천지개벽수준으로 변했죠.
17/11/14 23:29
수정 아이콘
구자철의 성향상 4-2-3-1에서 2의 수비형 미드필더나 3의 공격형 중앙 미드필더가 자기 자리로 가장 맞는 선수죠.
거기다 선수가 정적인 스타일에 최적화되어있다보니... 신태용호의 새로운 스타일에는 안 맞는 선수가 되어버렸죠.
소녀전선
17/11/14 23:49
수정 아이콘
이미 선수가 부상을 너무 많이 당하면서 이도저도 아닌 선수가 되버렸죠
5드론저그
17/11/15 00:02
수정 아이콘
궁금한게 있는데 상대적 약팀인 한국에서 미드필더가 주포지션인 선수가 활동량이 없으면 어디에 써먹을수 있을까요? 전 잘 모르겠습니다 애초에 한국팀에 정적인 선수는 단점이 명확하다고 봐서
야생화
17/11/15 01:38
수정 아이콘
소속팀에서도 3선 지원했다가 실패로 돌아갔고 구자철 선수는 3선에서 뛸 수 없는 선수가 된지 이미 꽤 오래 되었습니다. 국대에서 구자철의 유일한 장점은 아이러니하게도 득점력이었죠. 그거 하나 때문에 감독들이 버리지 못하고 공격수, 공미, 윙어 등 온갖 포메이션에 다 넣었던거구요. 이제는 진짜로 국대에서 안봤으면 좋겠습니다. 그냥 기본 실력 자체가 이제 국대급이 아니에요
캬옹쉬바나
17/11/14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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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점유율 축구라는 겉으로만 그럴 듯한 속빈 강정 때문에 암 걸릴 뻔한 거 두 경기로 제대로 회복했습니다.
안채연
17/11/14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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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에서 성실하게 뛰어주는걸론 국내에서 이근호만한 선수도 없죠. 물론 12아챔때의 그 파괴력이 그립기도 하지만 원체 클래스가 있는 선수다보니.
Dawintoss
17/11/14 23:57
수정 아이콘
일단 최종예선때는 진출을 위해 대놓고 수비적이고 보수적인 전술로 간다고 했고 지난 평가전때는 국내파가 모조리 빠진 상태였기 때문에
이번 2차례의 평가전이야말로 신태용호를 제대로 평가 할 수 있는 기회라 생각했는긴 했는데 솔직히 큰 기대는 하지않았습니다
그런데 정말 예상 외의 경기력에 놀랐네요
무엇보다도 국대에서 이 정도의 조직적인 수비를 볼 줄이야
정유미
17/11/14 23:59
수정 아이콘
k리거가 해답이었죠.. 근데 전무이사는 k리거 개무시하는 양반이.. 흑흑
Dawintoss
17/11/15 00:10
수정 아이콘
개인적인 바램이 있다면 주전 센터백 2명 만큼은 확실히 정해서 월드컵 본선까지 쭉 밀고 나가야 한다고 보네요
비상의꿈
17/11/15 00:13
수정 아이콘
김민재의 부상이 그래서 안타깝죠...
Dawintoss
17/11/15 00:17
수정 아이콘
사실 저도 그 점이 제일 아쉽습니다
아리골드
17/11/15 00:11
수정 아이콘
구자철은 계속 종적으로 위아래로 지독히 뛰어줘야 되는 롤인데 하는거 보면 축구도사 할려고 하고 있죠. 가운데서 뛰어다니면서 3선과 수비라인을 흔들어줄 기성용 파트너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고요한이 가능성을 보여줬고요
요슈아
17/11/15 01:20
수정 아이콘
오늘 경기 있는 걸 까먹고 못 봤구나...

불판을 찬찬히 둘러 보니까 박문성 해설이 갑자기 바뀌었나, 그래도 나아졌다 이런 평가가 많았는데 짐작 할 만한 계기가 있습니다.

얼마 전에 칼럼 하나 잘못 썼다가 SNS로 축구 팬들과 공개설전을 벌이고 사과까지 한 이후 박문성 해설의 칼럼에는 메일 주소와 함께 한 맺음글이 꾸준하게 붙기 시작 했습니다.

[부족한 글 지켜봐주셔서 늘 감사드립니다. 전 세계적으로 쏟아지는 축구 소식과 정보를 반복 체크해 부족함을 줄이겠습니다. 하지만 1인 미디어의 한계로 개인의 주의가 부족해 팩트를 잘못 확인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실수하지 않도록 이중, 삼중 체크하겠지만 함께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이 의견을 전해주시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댓글은 놓치는 경우가 있으니 개인 이메일(mspark13@naver.com)로 글의 잘못이나 의견 주시면 수정은 물론 다음 칼럼 하단에 반영된 메일과 그 내용을 게재토록 하겠습니다. 함께 만들어나가는 축구 이야기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그 이후에도 피드백을 받으면서 칼럼 말미에 도움 주신 분들을 언급 하는 등, 지금까지의 고집을 버리고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이러한 변화를 이끌어 내지 않았나 합니다.
파란아게하
17/11/15 08:02
수정 아이콘
오 쩌시네요
17/11/15 09:37
수정 아이콘
사람이 바뀔 수도 있네요. 놀랍습니다. 본받아야겠어요.
17/11/15 09:46
수정 아이콘
능력에 의문부호가 붙을지언정 인성이 글러먹은 양반이었으면 지금까지 그 자리에 있지도 못했겠죠. 아주 예전부터 들어와서 익숙한 추억의 목소리라, 욕 그만 먹고 제대로 해설했으면 좋겠어요.
요슈아
17/11/15 09:53
수정 아이콘
새벽에 풀경기를 네이버 VOD로 봤는데 확실히 해설의 질이 확 올라간 느낌이 팍 들더라구요.
흰소리 사라지고 뭔가 쓸데없는(?)추임새 없어지고 적절한 팩트폭행과 드립까지.
바뀐 해설에 놀랐습니다. 진작 잘 할 수 있었잖아 그러니까 크크크.
곧미남
17/11/15 10:20
수정 아이콘
오~ 이런거 좋네요..
사딸라
17/11/15 11:00
수정 아이콘
그래서 빛문성이라고 한거였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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