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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05/25 04:00:41
Name 항즐이
Link #1
Subject [스포츠] 드라이버의 궤적 - 사인츠와 베텔 #1
드라이버의 궤적 - 사인츠와 베텔 #1

Carlos Sainz and Sebastian Vettel - Trajectories of drivers


코로나로 2020년 시즌이 단축 예정으로 중단된 F1. 하지만 일반적으로 시즌 중반 섬머 브레이크에 이루어지는 드라이버 이적 시장은 최근 몇 년 중에서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 중심에서 가장 크게 엇갈린 궤적을 보여주는 두 명의 드라이버는 카를로스 사인츠와 제바스티안 페텔이다. 


제바스티안 페텔, 영어 발음 세바스티안 베텔이 더 익숙한 레전드 드라이버는 페라리와의 5년 계약을 끝냈다. 4년 연속 드라이버 월드 챔피언(2010-2013)이라는 엄청난 업적을 달성한 그였지만, 페라리에서는 아쉽게 해밀턴과 메르세데스에게(본인은 메르세데스라고 생각하겠지만) 번번히 패했고, 2019년에는 팀 동료 샤를 르클레르에게도 다소 밀렸다. 


경력 많은 드라이버를 선호하는 페라리가 1년차 드라이버 샤를 르클레르를 2019년에 바로 알파 로메오에서 승격시킨 것도 놀라운 일이지만, 르클레르의 1년 성적을 보고 페텔을 강하게 붙잡지 않은 것은(페텔 쪽 의견에 따르면) 더 놀라운 일이다. 


레드불 이전의 짧은 경력(자우버, 토로 로쏘)을 제외하면 레드불에서 6년, 페라리에서 6년(2020 계약은 남아있다.)을 보내게 되는 엘리트 드라이버 그 자체인 그의 경력이 이대로 끝나지 않을 거라는 게 당연한 추측이지만, 이번 행보에는 몇 가지 스토리를 더해야 한다. 


페텔은 4연속 월드 챔피언임에도 불구하고 포스를 인정받지 못한다. 쇼맨십이 부족한 특성(독일사람..)도 있겠으나, 페텔을 평가절하하는 사람들은 크게 두 가지를 꼽는다. 차빨, 팀 내 경쟁. 


F1은 차빨이 심한 레이스다. 원래 목적 자체가 빠른 차를 만드는 것이었으니 당연하다. 그러나 페텔이 지적받는 것은 특정한 종류의 차에만 적응한다는 것이다. 그가 4연챔을 달성하던 시절의 레드불은(지금도 어느 정도 그렇지만) 애드리안 뉴이의 디자인과 블로운 디퓨저를 통해 하이 다운포스(공기저항을 이용해 차를 지면으로 누르는 힘. 바퀴가 지면에 잘 달라붙을 수 있도록-그립이 좋도록- 해 줌.) 셋팅의 정점을 보여주었다. 이 차는 리어그립(뒷바퀴가 땅에 잘 붙어있는 마찰력. 커브에서도 미끄러지지 않는 성질)에 민감한 페텔이 과감한 코너 공략을 할 수 있게 해 주었으며, 실제로 커브나 시케인(극단적으로 구부러진 접힌 코스) 하나에서 0.1초 이상의 차이를 내 버리는 모습도 종종 보여주었다. 


물론 모든 챔피언들은 다 차에 민감하고 니키 라우다나 미하엘 슈마허는 차량 디자인에도 관여할 정도였다. 그러나 페텔은 차의 특성에 지나치게 민감하다는 비판을 받는다. 2014년의 레드불 차량이나 2019년의 페라리 차량처럼 리어그립이 자신이 원하는 정도로 나오지 않는 차를 타는 경우 성적을 잘 내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동시대 라이벌들인 페르난도 알론소나 루이스 해밀턴이 다양한 팀에서 다양한 차량으로 챔피언에 도전한 것과 대조되기도 한다. 


페라리에서 페텔은 계속해서 차량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고, 2위를 할 때마다 1위 표지판에 선 메르세데스 차량을 기웃대는 모습(아예 고개를 숙여서 아래쪽을 살펴볼 정도)을 보여주었다. 어쩌면 차량 업데이트를 위한 베테랑 드라이버의 성실한 직업 도덕성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조바심을 내는 모습과 결합되었을 때에는 그 이상의 질투가 있는 것은 확실하다. 그래서, 그의 페라리 탈출은 페라리로는 우승할 수 없다는 의미로 읽힌다. 


또 하나의 비판은 팀 내 경쟁에 약하다는 것이다. F1에서 드라이버들의 절대 실력 측정은 불가능하다. 서로 다른 특성의 차를 타고 있기 때문인데, 그나마 가끔 가능한 비교는 팀 내 드라이버들 간의 경쟁이다. 


페텔은 레드불 챔피언 기간 동안 마크 웨버를 압도했고, 페라리 시절 동안에는 챔피언 경력을 가진 레전드 드라이버 키미 라이코넨도 압도했다. 하지만 전자는 경쟁자가 너무 약했고, 후자는 팀에서 경쟁을 없애 버렸다. (키미는 페텔과 몹시 친하고, 잘 알려진 즐겜러다.)


반면, 레드불에서의 마지막 시즌은 신인 다니엘 리카르도에게 다소 밀리는 모습을 보였고, 2019 시즌에는 역시 신인 페라리 드라이버 샤를 르클레르에게 밀렸다. 그리고는 두 번 다 팀을 떠나는 결정을 한다. 이 부분이 페텔의 커리어를 다소 약하게 만들 가능성은 있다. 


어찌되었건, 표면 상으로는 페라리는 페텔에게 낮아진 연봉과 짧은 계약기간을 제시했고 페텔은 거부했다. 그러나 상호 합의를 통해 새 팀을 찾아나서는 레전드 드라이버의 상황은 위의 비판을 제외하고서라도 좋지 못하다.


F1에는 10개 팀이 있다. 직접 엔진을 만들어 쓰고 다른 팀에도 공급하는 워크스 팀이 셋(메르세데스, 페라리, 르노), 커스터머 팀이지만 규모가 크고 전통이 있는 팀이 둘(레드불, 맥라렌)이다. 나머지 5팀은 상대적으로 예산 규모가 작다. 


페라리를 떠난 페텔의 선택지는 4개다. 팬들과 기자들은 앞다투어 예측을 시작했고, 레드불로 돌아갈 것인가를 타진했다. 그러나, 레드불에는 포스트 해밀턴을 꿈꾸는 슈퍼 재능러 막스 베르스타펜이 있고, 팀 매니저 크리스찬 호너는 2명의 퍼스트 드라이버를 쓸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호너는 페텔을 데리고 4우승을 한 당사자이며, 당시 웨버와 팀 내 다툼에 골머리를 앓았다.)


예산 규모에 비해 성적이 너무 저조한 르노와 메르세데스 엔진 계약과 더불어 부활하려는 조짐이 보이는 전통의 강호 맥라렌 역시 유력한 후보였지만 둘 다 아니었다. (르노 애도)


페텔은, 메르세데스가 아니면 은퇴를 선언했다. (공식적인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그런 의사)


메르세데스는 레드불 전성기 이후 F1을 씹어먹고 있다. 6년 연속 컨스트럭터 챔피언과 드라이버 챔피언(해밀턴, 해밀턴, 로즈버그, 해밀턴, 해밀턴, 해밀턴)을 거머쥐었으며, 윈터 테스트 결과로 봐서는 2020도 큰 이변이 없어 보인다. 메르세데스의 세컨 드라이버 발테리 보타스가 그리 젊지 않고, 해밀턴과 다소 격차가 있다는 것이 문제지만 세컨 드라이버로서 전략 수행이 깔끔한 그를 굳이 바꿔야 할까? 엄청난 연봉의 페텔로? 당연히 모든 사람들과 메르세데스 팀의 반응은 그닥이다.


게다가, 2021~2022를 거치며 버짓캡을 도입하기로 한 결정 역시 고연봉 드라이버에게 유리하지 않다. 그 영향일 수는 있으나 F1 역사를 볼 때 전성기에 해당하는 나이인 페텔이 그리드 최고령 수준에 달해 있을 정도로 역대 최연소의 드라이버 라인업이 꾸려지고 있다. 이 모든 상황이 결합되며 페텔은 선택지가 사라진 듯 보였다.


하지만 페텔은 4연속 챔피언에 빛나는 위대한 드라이버다. 그리고 독일 드라이버다. 이 사실이 메르세데스 팀의 상위 조직인 다임러 그룹 경영진들과 코로나로 인한 시즌 단축과 흥행 저조에 고심인 F1 사무국 그리고 F1 미디어 계약자인 리버티 그룹에게는 중요하게 여겨졌다. 


메르세데스는 다각도의 압박을 받고 있다. 6챔 4챔 듀오의 결성과 싱거운 팀 간 경쟁을 대체할 팀 내 경쟁은 F1에게 좋은 소재가 될 것이다. 메루세데스 팀에게는 부담이겠지만. 당연히 팀 매니저 토토 울프는 묵묵부답으로 버티고 있다.


약점을 굳이 꼬집어내야 할 만큼 위대한 드라이버인 제바스티안 페텔. 수많은 폴투윈(퀄리파잉 1등해서 1위로 출발해 1위로 피니시 하는 것. 압도적인 경기인 경우가 많음) 기록과 깔끔하고 교과서적인 레이싱 라인으로 대표되는 그의 드라이빙은 아직 그가 F1의 스타임을 보증한다. 과연 그는 새로운 기회를 얻고 눈부신 경쟁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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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25 0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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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어려운 f1 관련글 감사히 봤습니다만, 추천 버튼은 없는 것입니까? (하하하...)
메르세데스가 보타스를 과연 내칠 것인가.. 가능성이 매우 낮을 것으로 개인적으로 찍어봅니다.
사챔 베텔은 진짜 안녕인가.....
항즐이
20/05/25 11:30
수정 아이콘
보타스가 좀 애매하긴 해요. 2019 첫 그랑프리 때만 해도 해밀턴 후의 퍼스트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시즌 끝나고 보면 격차는 여전한.
안정적이고 무난한데 결정적인 순간의 크랙은 아니라는게 보여서.

그래도 세컨으로는 보타스 만한 드라이버가 없죠. 전략 잘 따라줘. 메르세데스 차 잘 알아. 성적도 잘 내(2위).

결론은 메르세데스가 무엇을 원하느냐겠죠. 이대로 무난무난한 우승이냐. 아니면 Love me or Hate me 모드로 가느냐.
20/05/25 07:28
수정 아이콘
페라리에 있는 동안 월드 챔피언 1번이라도 했으면 이정도까진 아니었을텐데...
항즐이
20/05/25 11:27
수정 아이콘
기회가 없었던게 아니라서 페텔이 더 비판받는 것도 있죠. 팀에서 철저히 퍼스트 위주로 밀어줬는데.
그리고 찾아온 2018년 호켄하임의 악몽.
야니스아구에로
20/05/25 07:30
수정 아이콘
메르세데스가 보타스를 내치고 해밀턴 페텔의 투탑체제를 가는건 아니라고 보는데 해밀턴이 일단 계약은 2020년까지니 올해 마치고 은퇴한다면 가능할수도 있을거 같네요. 그런데 시즌이 언제 정상진행되는지가 중요할거 같은 느낌이네요. 해밀턴 입장에서는 7챔과 통산 최다승을 달성하고 은퇴하고 싶지 않을까 싶은 느낌이라...
페텔이 강팀에 가야해라는걸 버린다면 르노나 키미가 올시즌으로 은퇴하고 비는 알파로메오 시트도 가능할거 같네요.
개인적으로는 조지 러셀을 메르세데스에서 해밀턴 이후 세대로 키워봐야한다고 생각해서 그 과정에서 보타스도 제 최애였던 로즈버그처럼 퍼스트 드라이버 한번 하면서 챔피언 한번 먹어봤으면 좋겠네요.
아 그리고 알론소 복귀소식이 있긴해서 르노에 페텔이 안간다면 알론소가 갈수도 있겠군요.
항즐이
20/05/25 11:39
수정 아이콘
해밀턴 은퇴 때문에 페텔을 고려하는 건 더 삽질이라고 보고, 페텔이 온다면 그리드를 씹머먹으면서 화제와 안티를 양성하는 흥행카드 추구라고 봐야겠죠.

규정 변경이 1년 밀려 해밀턴은 2021년 1년만 연장해도 7챔, 100승 무난해 보이기 때문에 2022년이 메르세데스 변화의 기점이죠.
페텔이 합류해도 아마 2021 1년 계약으로 시작할 겁니다. 페텔도 그정도는 받아들일 거구요. 아니면 1+n 옵션.(외부에는 다년으로 포장)

여러 곳에서 조지 러셀의 기대치가 높긴 한데, 그 과정에서 보타스가 퍼스트가 되진 않을 것 같습니다. 보타스와 해밀턴의 격차가 너무 커서. 보타스는 챔피언팀 퍼스트 감은... 로즈버그처럼 개국공신 느낌도 아니라서 굳이 어리지도 않은 보타스 성장 프로그램 돌려야 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러셀이 올라오려면 오히려 해밀턴이 있는 편이 좋습니다. 그야말로 바톤 터치의 느낌을 주니까. 개인적으로는 러셀이 그정도인지는 모르겠는데.

페텔이 메르세데스 안가려고 했으면 맥라렌을 갔어야겠죠. 메르세데스 엔진 계약했으니까. 알파로메오의 키미 계약은 르클레르와의 스왑 딜이니까 가능했고 기본적으로는 비싼 드라이버 못쓰죠. 알파로메오는 불가능, 르노는 최악의 선택지입니다. 르노의 부활은 빨라봐야 규정 바뀌는 2022라서요.

알론소의 르노 복귀는 정말 기대가 되기는 한데, 알론소 입장에서 키미처럼 즐겜모드 할 자신 없으면 와서 또 팀에게 스트레스만 줄 수도 있어서 계약하는 입장에서는 고민일 겁니다. 르노 매니저 시릴이 팀을 장악하는 능력이 좀 부족한데, 크루들 데리고 다니는 알론소까지 오면 감당이 되려나요. 한 편으로는 시릴의 부족한 리더십과 르노의 저조한 성적 때문에 떠나버린 리카도 이후 알론소/페텔 이상의 영입 대상이 없긴 하죠. 오콘 퍼스트는 초라하기 이를 데 없고. 페레즈가 레이싱 포인트에서 벗어날 수도 있긴 합니다.
야니스아구에로
20/05/25 12:43
수정 아이콘
(수정됨) 해밀턴과 페텔이 공존하는건 로즈버그와 해밀턴을 공존시켰던것보다 더 골치아픈 일이라고 보기때문에 보타스 시트에 페텔이 앉을 가능성은 정말 희박하다고 봅니다. 토토 볼프가 그 스트레스를 또 받고 싶어하지 않을것이기에...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있다면
1. 페텔이 독일 드라이버다.
2. 보타스의 메인스폰서가 빠졌다는 이야기가 있다는것, 이 스폰서가 로즈버그가 급히 은퇴했을때 베를라인 대신 보타스가 메르세데스로 오는데 영향을 끼쳤죠.
3. 메르세데스 F1 철수를 원하는 이사진들에게 이슈를 끌어오는 챔피언 출신 드라이버 조합으로 어필 가능하다.
이정도 일거 같네요.
러셀이 제 기대치나 다른 기대하는 사람들처럼 포텐이 있는 드라이버이고 해밀턴이 은퇴한다면 메르세데스에 익숙해져있는 보타스와 같이 조합해볼수는 있을거 같아요. 페라리도 르끌레-사인스로 젊은 드라이버로 가는 상황에 메르세데스도 차세대를 올릴 타이밍이 서서히 왔다고 보이긴 하죠.
그래서 보타스가 1~2년정도 러셀과 공존하다가 러셀 퍼스트 오콘 세컨드의 가능성이 있지 않나 예상해봅니다. 이 모든게 러셀이 보타스와 같이 뛰는 기간에 그를 앞서는 좋은 성적을 낸다는 가정이긴 하죠. 그래서 보타스가 해밀턴 은퇴 후 첫시즌 챔피언 두번째 시즌 러셀 챔피언 이런게 메르세데스 팬의 장기집권 꿈이죠 크크
러셀에게 아쉬운건 지금 타는 윌리엄스 차가 너무 똥차라는 점이라고 봅니다. 작년에 팀메이트 쿠비짜에게는 대부분 앞섰지만 끝내 포인트는 혼돈의 독일그랑프리에서 쿠비짜가 딴 1포인트였으니... 토로 로소때의 페텔같은 깜짝 성적을 내줘야 임팩트가 생기는데 윌리엄스 차로는 그게 불가능한 수준이죠. 그래도 챔피언이 될 재능이 있는 드라이버라면 올해 시즌이 재개된다면 윌리엄스가 작년보다는 윈터 테스트 결과가 나은 편이니 포인트 획득정도는
보여줘야 하지 않나 싶죠.
그리고 알론소가 복귀를 하거나 이래저래 연쇄이동이 있거나 하는 상황에 남는 시트가 있다면 그자리는 헐크의 자리가 될거 같네요.
20/05/25 13:08
수정 아이콘
거의 맥라렌 시절 알론소-해밀턴 공존 난이도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네요.
항즐이
20/05/25 14:06
수정 아이콘
알론소 해밀턴은 당연히 알론소 쪽으로 기우는 상황이었는데 신예인 해밀턴이 미친놈이라 당황스러운 거였고, 페텔이 오면 처음부터 그걸 정리하고 가야겠죠. 물론 빡세긴 합니다.
항즐이
20/05/25 14:04
수정 아이콘
네 저도 본분에 썼지만 가능성이 높지 않습니다. 메르세데스 팀에 지분도 있는 토토 울프 본인도 당연히 싫을 거구요. 현재 언론에 나온 분위기도 그렇습니다. (싫어한다고)

다만 해밀턴-로즈버그는 좀 경우가 다르긴 하죠. 로즈버그가 개국공신이라 퍼스트 대접을 해주긴 했지만, 영입 당시부터 엄연히 챔피언 경력에다가 레이스 윈 성적도 해밀턴 쪽이 압도적이었습니다. 로즈버그가 천재 해밀턴과의 승부를 피하지 않고 끝끝내 이겨내는 것이 진짜 멋진 점이었죠. (스스로도 해밀턴이 훨씬 재능이 높다고 인정함.)

아무튼 말씀해주신대로 1-3의 이유가 페텔 사가의 진원지입니다. 2번은 사실 평소같으면 메르세데스 버짓에 큰 영향이 없는데 버짓캡이 생기면 좀 신경쓰이긴 하죠.

그런데 러셀 플랜이 진짜 있다고 해도 저는 세컨으로 올려서 키워서 퍼스트 만든다는 개념을 별로 신뢰하지 않습니다. 그걸 해낸 건 최근에는 레드불의 리카도-막스 두 명 뿐이라고 보고, 그나마도 팀 내 진통이 만만찮았습니다. 밀리는 퍼스트를 데리고 있는게 쉽지 않아서요. 페텔도 당장 그런 상황이고. 역사적으로 팀들은 퍼스트는 처음부터 퍼스트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보타스가 퍼스트가 되는 상황은 메르세데스가 차 성능이 다른 경쟁자들, 특히 성향이 비슷한 레드불에게 밀려서 리빌딩이 필요할 때 정도라고 봅니다. 그때에 보타스가 땜빵 퍼스트를 하면서 러셀/오콘이 등장할 순 있겠죠. 하지만 지금으로 봐서는 메르세데스가 챔피언 컨텐더에서 벗어날 것 같지가 않습니다.

러셀을 안타까워하는 팬들이 많은 걸 보면 확실히 재능은 있을 것 같은데, 글쎄요. 진짜 레이싱 포인트라도 갔으면 오콘처럼 어느 정도 각이 보일텐데, 윌리엄스에서는 뭐 판단할 수가 없습니다. 노리스가 바로 맥라렌에서 자리잡고 괜찮은 모습 보여주는거 보면, 역시 인생은 운빨입니다. (노리스 좋아합니다.)

알론소 복귀하면 재미있을텐데, 팀들에게는 부정적이라고 보구요. 빈 시트에 헐크를 앉히는 건 헐크가 가격을 후려쳐야 가능한데 커리어 있는 드라이버들은 값을 쳐 주는 관행 때문에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휠켄버그의 기존 몸값을 그대로 받는다면, 오버페이라고 보거든요. 작년 호켄하임에서의 기회를 날리는 걸 보고 거기까지라고 생각했습니다. 기회를 못 잡아요.

아무튼, 페텔 때문에 F1 보기 시작한 입장에서 이대로 그의 커리어가 끝나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맥라렌 갔으면 좋았을텐데. 아깝네요.
20/05/25 11:38
수정 아이콘
두어달 전이었으면 무슨 소린지 하나도 몰랐을텐데
'본능의 질주' 덕분에 꿀잼글이네요.
넷플릭스 만세~! 크
항즐이
20/05/25 11:40
수정 아이콘
크크크 감사합니다. 페텔 계약 뜨기 전에 2편을 얼른 써야겠네요.
20/05/25 12:56
수정 아이콘
페텔이 페라리로 가면서 꿈꾼건 슈마허 그 이상이었을텐데(실제로 동나이대 슈마허보다 이뤄놓은게 많았으니...) 이렇게 되네요.
항즐이
20/05/25 14:09
수정 아이콘
최연소 폴투윈, 최연소 1챔, 2챔, 3챔, 4챔, 2연챔, 3연챔, 4연챔 ... 뭐 말할 필요도 없죠.
페라리 가서 1년 정도 적응하고 바로 5, 6챔 딸 줄 알았는데, 그리고 가능할 뻔 했는데(2017, 2018) 못 해낸 건 자신의 문제가 크다고 봐야..
본인은 차 성능 차이가 크다고 보고 있겠지만, 2010-2014 레드불과 다른 차들 차이 정도라고 보여집니다.
malliver
20/05/25 12:56
수정 아이콘
16시즌부터 F1 보고 있는 뉴비로서는..

18 시즌에 페텔이 SC 끝나는 시점에서 해밀턴 들이받은거(해밀턴 하는짓이 아무리 밉상이고 얍실하더라도..)와, 추월당하고 분노를 못삭이고 리카르도 추돌(충분히 브레이킹 할 포인트이고 할 수 있었을텐데..) 하는거, 19 시즌에 르클레르와 피트인으로 트러블 일으키고, 결국 사고치는거 보고는 페텔에 대한 기대를 버렸습니다.
자존심이 강한건 좋지만, 분노를 이기지 못하면 그건 땡깡이라 생각해요. 그 속에서 평정심을 찾고 실력으로 극복(?)해야지요. 아.. 드라이버가 실력이 있어도 메르세데스는 극복이 안되려나..

시대적 흐름이 영 드라이버로 가는거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페텔이 나이로는 전성기일지라도 더이상 챔피언의 기대는 naver..
속으로는 페텔이 맥라렌 가서(맥라렌 차 세팅이 물이 한껏 오르는거 같아요) 보란듯이 메르세데스랑 붙었으면 좋겠지만, 자존심이 허락하질 않겠죠.

메르세데스 입장에서는 굳이 해밀턴과 페텔을 데리고 있을 필요가 있나 싶네요. 둘다 자존심이 하늘을 찌르고, 팀한테도 해가 될듯 한데요.
보타스를 좋아하진 않지만 해밀턴과 같이 가기엔 최고의 조합이고, 해밀턴 다음을 생각해야 한다면 그 때 되어서 스카웃 해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누가 메르세데스의 오퍼를 거부하겠습니까..

근데 저는 사실 알본 빠 라는게 함정.. 흐흐흐
알본이 포디움 서는게 멀지 않았다는 기대에 시즌 기다리고 있습니다.
항즐이
20/05/25 14:16
수정 아이콘
저도 경기 챙겨본 건 2016, 2017 정도입니다. 뒤늦게 다시 본 것도 많구요.

해밀턴 들이받은건.. 2017 바쿠였죠 아마? 해밀턴이 2014, 2015 연속으로 챔피언 가져가고 로즈버그가 빠진 상황에서의 2017년이고 페라리 차가 좋아서 페텔이 크게 기대했을텐데 조바심이.. 19시즌 르클레르와의 신경전은 페라리의 팀 운영도 좀 별로긴 했죠.

물론 말씀대로 실력으로도 메르세데스 강점기가 극복 안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2010 처럼 최종전 승부 정도는 가줘야..

저도 맥라렌 갔으면 했는데, 선택하질 않았다고 하네요. 맥라렌 쪽 발표로는.

메르세데스 입장에서는 제 판단에도 해밀턴 은퇴 후에 누가 됐던 그리드 최고 재능을 부르면 무조건 올거라고 생각해서... 지금 포스트 해밀턴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입니다.

알본이야 레드불이니 곧 포디움이 아니라 윈도 하겠죠. 2020은 멜세-레드불-페라리 순으로 예상하고들 있습니다. 다만 팀 동료가 미친 재능에 미친 승부욕에 여유라고는 1도 없는 황소 그 자체라서... 알본이 성적 내기 시작하면 과연 어떻게 될 지.
Sebastian Vettel
20/05/25 15:18
수정 아이콘
열심히 할게요
20/05/25 16:14
수정 아이콘
어이쿠 당사자분께서 계셨네욬크크크크
항즐이
20/05/25 16:35
수정 아이콘
그러게 왜 2017-2018을 날려먹어서... 리어그립 날리면서 오버스티어 가는거 키미 횽한테 좀 배워요
머리부터발끝까지
20/05/26 07:26
수정 아이콘
아니 당사자분이 크크크크
머리부터발끝까지
20/05/26 07:31
수정 아이콘
제목에 같이있는 사인츠는 어떻게될까요??? F1뉴비인데 팀은 메르세데스지만 선수는 왜인지 맥라렌 선수들을 응원하게 되더라구요 사인츠나 노리스나 크크크크
올해에 두 선수사 사고한번 치겠구나(이미 작년에 사인츠가 맥라렌머신으로 포디움에 오른것으로도 사고지만) 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아쉽네여..
항즐이
20/05/26 12:33
수정 아이콘
아마 내일 쯤 글을 올리지 않을까 싶은데, 사인츠를 무척 기대하고 있습니다.
머리부터발끝까지
20/05/26 14:22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좋은 글 기대하고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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