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
2009/10/19 00:20:42 |
Name |
양치기 |
Subject |
(09)옛날 옛날 어느 마을에 구두 만드는 일에 일생을 바치기로 결심하고 결혼도 안하던 초식남 구두장인이 있었습니다. |
운영자주: 마재윤씨에 대한 언급이 있긴 하지만, 실제 주제는 본좌론에 대한 것이고 당시에 뜨거웠던 본좌론에 대한 논쟁을 재치있게 풍자했던 글이라서 에게로 옮겨둡니다.
그 구두 장인은 죽음을 1년 앞둔 어느날 너무너무 예쁜 유리구두의 디자인을 생각해냈습니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에게 그 유리구두의 디자인을 보여줬지요.
마을 사람들은 유리구두의 디자인을 보며 감탄하였고, 예쁜 공주님이 유리구두를 신는 모습을 보고 싶어했습니다.
그러나 마을로 오는 길은 너무나도 험해서 예쁜 공주님들이 좀처럼 찾아오지 않았지요.
마을 사람들은 조바심이 났어요.
"노인이 죽기 전에 어서 공주님이 와야할텐데.."
그러던 어느 날 이웃나라에서 마재연이라는 참한 공주님이 이 마을에 놀러 왔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너도나도 할 것 없이 그 유리구두의 주인은 마재연 공주가 되어야 한다고 얘기했습니다.
유리구두 장인은 사람들에게 얘기했습니다.
"난 내 혼신의 힘을 다해 이 유리구두를 단 한 켤레만 만들고 숨질걸세."
유리구두 장인은 마재연공주의 발사이즈에 맞춰 유리구두를 만들었습니다.
마재연공주는 그 유리구두가 무척 마음에 들어 유리구두를 신고 여러 나라들을 돌아다녔고,
나라마다 마재연공주님의 아름다움을 빛내어주는 유리구두를 보며 감탄하였고,
어느새 유리구두는 공주보다 더한 명성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유리구두를 자랑하며 여러 나라를 빨빨거리며 기돌아다닌 마재연공주는 발이 팅팅~부어 죽었습니다.
마재연공주의 죽음을 슬퍼하던 왕은
어느 누구라도 저 유리구두를 신는 모습을 보면 그나마 위안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
"유리구두에 발이 꼭 맞는 처녀가 나타나면 유리구두를 주고 공주로 삼겠다!!!!!"라고 온 나라에 선포합니다.
그러자 유리구두의 주인이 공주가 된다는 말에 온나라가 들썩이게 됩니다.
유리구두의 사이즈는 온나라로 알려지게되고, 유리구두와 발사이즈가 비슷한 처녀들이 하나둘씩 나타나게 됩니다.
자연스럽게 처녀들에게는 공주가 되는 것을 도와주겠다고 자처하는 후원자들이 달라붙게됩니다.
후원자들은 권력을 노리고 달라붙는 것이 뻔해보였지만,
처녀들은 거절할 이유가 없었지요.
결국, 왕의 의도와는 달리 유리구두는 단지 '예쁘다'라는 차원은 이미 훌쩍 뛰어넘어 권력을 상징하게 됐습니다.
이렇게 사람들이 극성을 떨며, 유리구두의 주인임을 주장했지만,
아직 유리구두와 꼭 맞는 발사이즈의 주인은 나타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니. 어쩌면 영원히 나타나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이 나라의 왕은 박태민이기 때문입니다.
* OrBef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1-10-27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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