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스크롤의 압박이 엄청납니다.
사진 수가 무려... 94장입니다.
(워낙 장기전인지라... 게다가 두 선수 모두 전술적 운영이 뛰어났습니다. 그래서 쓸 말이 많았죠.)
이영호선수가 12연승을 찍게 된 명경기에 대해서 논해보고자 합니다.
일단 제가 테란이 아닌 저그가 주종인 이상,
경기 보는 눈은 확실히 부족합니다만(최근 경기를 많이 보지도 못했거든요),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오늘 경기에서 쿠르스크가 오버랩되었기 때문입니다.
(제목이 Moon Glaive가 아닌 Neo Kursk인 이유입니다)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이 경기가 명경기이기도 하지만,
두 선수의 병력 운용이 정말 뛰어났기 때문이고,
그리고 두 선수의 병력 운용을 군사적으로 분석한 글을 쓰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쿠르스크 전투에 대해서는 오늘(이라 쓰고 어제라 읽는) 있었던 경기와 함께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두 선수의 초반을 넘기고 일단 이성은선수가 선을 긋는 장면,
현대전으로 치자면 '전선을 만드는', 혹은 '전선을 고착화시키는' 장면부터 시작하겠습니다.
(그렇다고 이 전의 장면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다시 보시면 두 선수의 미칠 듯한 방어력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경기시간 12분.
문 글레이브에서 이성은선수와 이영호선수는 대략 이 정도로 방어선을 칩니다.
[지도 1] 노란색 - 이성은선수의 방어선, 갈색 - 이영호선수의 방어선.
네. 발로 그렸습니다ㅠ
그리고 이 맵을 보시면 가스멀티의 위치와 미네랄멀티의 위치는 이렇습니다.
[지도 2] 녹색 - 가스멀티, 파란색 - 미네랄멀티, 본진 및 앞마당 포함.
보시다시피 가스멀티의 개수는
9개입니다.
아시다시피...
테테전에서 가스멀티 하나 더 있고 없고의 차이는 큽니다.
이건 바로 효율이 높은 가스병력 - 탱크나 골리앗, 공중유닛 - 이 더 나오느냐 마느냐로 귀결됩니다.
그래서 이대로 방어선을 친다면, 이성은선수가 유리한 상황이 됩니다.
당연히 가스 멀티가 하나 더 많으니까요.
일단 양 선수는 이 정도의 방어선을 쳐놓고,
3시 멀티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멀티를 가져갑니다.
하지만 이영호선수는 3시 점거를 위한 사전공작을 펴기 시작합니다.
[경기화면 1 - 언덕에서 일단 시즈모드를 하고 대기하는 이영호선수]
일단 교두보를 확보하는 이영호선수.
[경기화면 2- 레이스가 날아오지만...]
[경기화면 3 - 그새 골리앗이 사업이 되었군요]
골리앗이 방어해내는 데 성공하죠.
[경기화면 4 - 터렛공사를 하고 있는 이성은선수.]
그러자 이성은선수는 바로 3시에 병력을 증원합니다.
하지만 이 병력에는 약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언덕 아래쪽에 있다는 약점이었지요.
[경기화면 5 - 발포!]
아래쪽으로 발포하는 이영호의 병력.
경기시간 16분 37초,
현재까지의 상황은 이렇습니다.
(갈색으로 칠하려니, 눈에 잘 띄지 않아서 파란색으로 바꿉니다.)
[지도 3] 노란색 - 이성은선수, 파란색 - 이영호선수.
주목하실 부분은 3시입니다.
3시에 칠해놓은 부분이 바로 이성은선수와 이영호선수의
지엽적 교전이 이루어지는 부분입니다.
이 때 옵저버가 9시 견제를 비춰주었기 때문에 3시의 상황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미니맵을 보면 이성은선수가 3시 언덕 정리를 시도합니다.
하지만...
[경기화면 6 - 지뢰 폭발]
자기 마인에 걸려 폭사하는 것은 이성은선수의 벌쳐.
드디어 이성은선수가 칼을 제대로 뽑습니다.
[경기화면 7 - 이성은선수, 돌격!]
그런데...
여기서 이영호선수의 판단력과 전술이 빛을 발했습니다.
[경기화면 8 - 대규모 구원병력]
드랍쉽에서 대기하고 있던 병력이 즉시 3시 전선에 배치된 것이죠.
[경기화면 9 - 보너스로 드랍쉽까지 공격합니다. 저 드랍쉽은 결국 폭사.]
공격을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바로 교두보의 배후지로 떨어져서
낑겨 올라오려는 순간 시즈모드를 하고,
결국 방어에 성공합니다.
밀리터리 매니아의 표현을 빌리자면,
종심이 갑자기 깊어졌다고 표현하면 적절할 것 같습니다.
[경기화면 10 - 병력을 소수 철군한 이성은선수]
병력을 좀더 유동적으로 쓰고 싶었는지 이성은선수는 병력을 소수 철군하는데,
이게 결과적으로 큰 실수가 되고 맙니다.
[경기화면 11 ~ 17 - 대규모 3시 교전]
이영호선수는
이 틈을 노려서 이성은선수의 3시 병력을 잡아버립니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뭐니뭐니해도...
[경기화면 18 - 언덕의 탱크!]
언덕 위에서 쏘는 것과 아래에서 쏘는 것의 차이라고 할 수 있겠죠.
크게 당황한 이성은선수는 SCV까지 동원해서 3시를 밀어보려 애씁니다.
[경기화면 19 - SCV 동원]
하지만 결국 무위에 그치고,
이영호선수가 3시에 자리를 잡아버립니다.
[경기화면 20 - 자리를 잡은 이영호선수]
이 불과 2분여 시간만에 이성은선수는 유리했던 상황에서 불리한 상황으로 바뀌고 맙니다.
그 이유는...
맵으로 설명드리자면,
[지도 4]
만일 이성은선수가 지도 4처럼 자리를 잡고 있었다면,
방어선도 짧아지고(노란 선),
멀티도 먹고, 드랍쉽으로 소수 병력을 돌려서
화살표 방향으로 언덕을 잡는 시도도 해볼 수 있었겠습니다만,
[지도 5]
3시를 내줌으로서 일단 방어선이 길어지고,
적의 종심이 더욱 깊어지는 결과를 초래하고 맙니다.
이영호선수 입장에서는 방어선이 거기서 거기입니다.
하지만 이성은선수는 다르죠.
이성은선수는 병력이 양쪽에서 찢어져서 전선을 구축해야 하기 때문에 불리한 겁니다.
중앙에서의 전선이 없어진 것도 아니고,
병력을 잘못 배치했다가는 어느 한 쪽이 날아가버린다는 문제가 생기게 되죠. (당장 2시나 9시에 직접적 타격이 가해질 테니)
게다가 뒤쪽이 언덕이라
배후에서 지원 포격이 가능하다는 점 역시 이영호선수에게는 엄청난 이점입니다.
멀티를 하나 더 먹는다는 점 외에 이런
전술적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영호선수가 유리해졌죠.
실제로 이영호선수는 3시를 점령하자마자 냉큼 커맨드를 보냅니다.
[경기화면 21 - 낼름 먹자!]
이성은선수는 앞서 말한 병력이 나누어진다는 문제 때문에 어느 정도는 병력을 이쪽에 배치할 수밖에 없게 되었죠.
[경기화면 22 - 소수 병력 증원]
그리고 그 병력으로 공격을 가 보지만 막히면서 점점 어려워집니다.
[경기화면 23 - 시즈모드를 해 보나...]
오히려 이영호선수가 치고 올라올 빌미를 주죠.
[경기화면 24 - 커맨드가 뜹니다]
이 때문에 이성은선수는 터져나올 병력을 막기 위해서 SCV까지 동원해서 2시를 틀어막습니다.
여기를 막기 위해 1시의 SCV를 동원해야 했고,
결국 이 때문에
1시 멀티조차 타격받은 효과가 났죠.
[경기화면 25 - SCV 폭사]
그리고 이성은선수는 앞서 말씀드린 대로 2시에 병력을 배치해야만 하게 됩니다.
[경기화면 26 - 어쩔 수 없는 병력배치]
그리고 이영호선수는 3시멀티를 가져가기 시작하죠.
[경기화면 27 - 리파이너리가 올라갑니다]
그리고...
이후 3시 지역은 계속되는 탱크와 탱크의 소모전, 초대형 전차전 -
쿠르스크 전투의 재판이 되고 맙니다.
이영호선수는 여유롭게 가스를 파고 있죠.
[경기화면 28 - 형 이 가스 내 꺼야! 맛있겠지? ^^]
그대로 눈 뜨고 내줬다가는 경기를 내줄 판이니 이성은선수는 멀티 포격을 실시하죠.
[경기화면 29 - 멀티 타격 개시! 그런데 SCV가...]
이영호선수는 커맨드만 지키고 가스만 파면 되니까 4~5기의 SCV로 광속 수리를 하죠.
[경기화면 30 - 할 수 없이 빼놓은 2시 병력]
이성은선수는 이 병력이 몹시 아까웠을 겁니다.
안 그래도 가스를 계속 낼름낼름 먹어치우는 것때문에 급해 죽겠는데,
저 병력을 저기다가 박아놓아야만 하는 이성은선수.
이게 3시를 내준 간접 효과입니다.
저 탱크 5기가 포격을 도왔더라면 3시는 진작 날아갔겠지만...
게다가 섣불리 측면에서 공격했다가는,
병력이 나누어져서 이동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절대수가 부족하다는 약점이 있어서
각개 격파를 당하기가 쉽죠.
[경기화면 31, 32 - 실제로 각개격파당하는 이성은선수의 병력]
[경기화면 33, 34 - 다시 고착화되고 마는 2시 전선. 이영호선수가 배치한 저 탱크들은 절대 잉여가 아닙니다. 뒤에 나올 지도 6을 참고하세요]
그래서 다시 3시 공략에 총력을 다하게 되죠.
한 쪽 방향에서...
[경기화면 35 - 아클라이트 탱크 포가 다시 불을 뿜습니다]
[경기화면 36 - 커맨드 집중 타격!]
그리고 이영호선수가 지원을 오게 됩니다.
[경기화면 37 - 지원을 오는 이영호선수]
그런데 그걸 기다렸다는 듯이 잡아먹으면서 상황이 이상해집니다.
[경기화면 38 - 이성은선수 역공!]
그래서 이성은선수가 3시를 밀 절호의 찬스를 맞지만,
역시 SCV는 강했습니다.
[경기화면 39 - 수리신공]
그리고 이렇게 파먹은 가스를 가지고 이영호선수는 배틀크루저를 준비합니다.
[경기화면 40 - 스타포트 올라갑니다]
이성은선수는 재차 3시의 뒤쪽 루트로 공격을 와 보지만, 역시나 쉽게 밀립니다.
[경기화면 41 - 이건 꼭 방금 전 봤던 장면의 재탕이군요]
[경기화면 42 - 시간을 주면 줄수록 이 녀석이 나오기 때문에...!]
[경기화면 43, 44 - 이 부대들도 전부 '3시의 화로' 안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그리고 드디어 이성은선수가 엄청나게 강력한 승부수를 거하게 때리게 되죠.
[경기화면 45~47 - 대규모 기갑전 작렬!!!!]
[경기화면 48 - 어쨌건 띄우기는 띄웠습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아직 이성은선수가 들어갈 수 없던 이유는...
[지도 6]
바로 이러한 병력배치 때문입니다.
이성은선수는 노란색 화살표 방향으로 공격이 강제됩니다.
(위쪽의 노란색 선은 2시에 강제된 이성은선수의 병력)
이영호선수는 파란색 화살표로 맞받아칩니다.
그리고 뒤쪽에서 빨간색 화살표로(3시 병력 수비대가 조금 나눠진 것뿐인데!)
지원 사격을 해 주게 되죠.
위쪽을 때리면 좁아서 역공당하기 쉽고,
아래쪽 언덕에는
터렛밭이(빗금친 부분)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경기화면 49 - 이 공격만큼은 성공했어야 하는데...]
깊은 종심, 계속되는 기갑전, 피 말리는 전투...
넓게 펼쳐진 전선, 좁은 구역에서 반복되는 전투.
여기를 먹느냐 마느냐에 따라서 우리의 승패는 갈리고 만다.
계속되는 찌르기, 하지만 번번이 막히고만 마는 공격,
대규모로 찔러서 3시를 얻어내야 하는데 결국 얻지 못하는 전투의 연속,
그리고 그 사이 들려오는 탱크의 포격 소리와 기갑 유닛의 파괴, 비참한 장면의 이어짐-
쿠르스크와의 비슷한 점이 바로 이겁니다.
심지어 독일군이 이 전투로 받게 된 영향까지 비슷합니다.
열두 시간 안에 양쪽이 쿠르스크 전투라는 벌겋게 달아오른 거대한 용광로에
열심히 불을 지피고 있었다.
기갑부대가 전쟁 동안 다른 어느 곳에서 본 것과도
차원이 다른 규모의 집단을 이루어 계속 움직였다.
양쪽 사령부는 이처럼 불길이 단계적으로 활활 타오르는 것을
냉혹하고 무덤덤한 만족감을 느끼며 지켜보았다.
독일군 장교들은 그렇게 많은 소련군 비행기를 예전에 본 적이 없는 반면,
소련군 지휘관들은 … 독일군 전차들이
그처럼 가공할 무리를 이룬 것을 예전에 본 적이 없다.
이들은 움직이는 거대한 전차부대로,
100대와 200대, 또는 그 이상 가는 커다란 제대를 이루어 등장했다.
거의 4천 대에 이르는 소련군 전차와 3천 대에 가까운 독일 전차와 돌격포가
이 거대한 전투에 꾸역꾸역 이끌려 들어가고 있었다.
시간 시간 연이어 전투가 벌어지면서,
죽은 자의 주검과 죽어가는 자의 몸통,
불길에 휩싸이거나 작동 불능 상태가 된 기갑 병기,
부서진 병력이동용 차량과 화물차가 쌓인 더미가 계속 높아만 갔고
짙어지는 연기 기둥이 초원의 하늘 위로 맴돌며 올라갔다.
- 에릭슨
[경기화면 50~55 - 재차 계속되는 기갑전, 승패는 여전히 알 수 없습니다.]
어쨌든 이영호선수는 3시를 들게 되었으니, 이젠 공격을 안 할 수가 없는 상황이죠.
아직 이성은선수는 3시를 들었다고는 하나 몇발짝 전진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다시 내려앉는 이영호선수의 커맨드 센터...
[경기화면 56 - 형 나 아직 덜 먹었어^^]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
아직 배틀크루저는 한 대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영호선수가 배틀크루져를 뽑는다면, 저만한 전선을 유지하기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이성은선수는 배틀을 가기만을 기다리는데,
도저히 가 주지 않죠.
일단 이영호선수 입장에서 내가 불안하기도 하지만,
좀더 이득을 본 후에 뽑아야 하는 입장이 강제되기도 하는 것이죠.
그래서 기갑 부대를 더 증원합니다.
여기서부터 이제 이성은선수는 슬슬 힘이 빠지기 시작합니다.
[경기화면 57 - 증원된 이영호선수의 병력]
그래서 시간이 없다고 판단한 이성은선수는 결국 센터로 밀고 내려옵니다.
지금까지 계속된 교전으로 인해 이영호선수의 병력도 '3시의 화로'에서 엄청나게 녹았거든요.
대신 이영호선수는 센터의 병력을 모아서 한 군데로 몰아넣습니다.
경기시간 28분 30초.
[경기화면 58~60 - 센터 공방전]
[지도 7 - 이 때의 양측의 병력 운용. 겹쳐진 선이 교전 장소입니다]
이 때의 자원 상황이 이영호선수는 가스 900대, 이성은선수는 가스 500대입니다.
아직도 이성은선수는 3시를 맹공격합니다.
[경기화면 61 - 재차 공격을 시도하는 이성은선수]
[경기화면 62 - 정리하고 이 와중에 2시를 공격하는 이영호선수]
또 이득을 보고 빠지는 이영호선수. 진짜 얄밉습니다.
하지만 이 틈을 타서 터지는 크로스 카운터.
[경기화면 63 - 이성은선수는 끝까지 3시를 잡고 물고늘어집니다.]
아무튼 이성은선수는 결국 3시를 미는 데는 성공하지만,
[경기화면 64 - 이것으로 어쨌든 전투 배치 상황은 16분 전의 상황으로 돌아갑니다]
3시를 먹지는 못합니다.
왜냐면 다음과 같은 병력 배치 때문이죠.
[경기화면 65, 66 - 이영호선수는 언덕에 배치해 버립니다]
아무튼 이성은선수는 2시 쪽을 위협하던 이영호선수의 병력도 제거하죠.
[경기화면 67]
그러나 먹지는 못합니다. (경기화면 66을 확인해주세요)
그러니까 이성은선수는 어떻게든 3시 언덕을 밀어야 했고,
배틀크루저가 추가되면 야마토 포를 뻥뻥 쏘는 순간 자신의 병력이 줄어들기 때문에,
배틀크루저가 추가되는 직전 타이밍을 잡아서,
이성은선수는 상당히 날카로운 타이밍에 공격해 들어갑니다.
[경기화면 68~74 - 아직도 쿠르스크의 가마솥은 타오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밀어내는 데는 실패합니다.
종심이 너무 깊었거든요...
[경기화면 75 - 뒤쪽에서 대기하고 있는 탱크. 가히 영웅급입니다]
[경기화면 76 - 그래도 병력이 모자르니 바로 증원을 오는 이영호선수]
그리고 이영호선수는 근성있게 다시 커맨드를 앉히죠.
하지만 앉은 커맨드로 바로 이성은선수가 승부수를 던집니다.
[경기화면 77~81 - 3시에서 또다시 대규모 교전!]
여기에서 해설진은 고스트에 집중했지만,
이영호선수의 센스는 바로 여기에서 또다시 빛을 발합니다.
들어온 병력을 측면에서 기습해, 지상으로 혹시 올지 모를 병력 충원을 끊고,
(이렇게 되면 드랍쉽 이동만이 강제됩니다)
3시를 다시 밀어 버리는 것이죠.
[경기화면 82 - 이영호선수의 측면 기습을 위한 움직임]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딱 하나,
언덕을 이영호선수가 잡고 있기 때문에,
들어온 병력을 밀어내는 것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결국 밀어내는 데 성공하고,
또다시 가스를 팝니다(...)
[경기화면 83 - 형 나 아직도 가스 안 떨어졌어! ^^]
[경기화면 84, 85 - 내 마지막 힘이다!]
그래서 이성은선수는 드랍쉽을 적의 언덕으로 깊숙히 침투시킵니다.
(이걸 가리켜서
적의 종심 깊숙히 침투했다고 합니다)
보통 때라면 당연히 성공했을 공격입니다.
(아까 몇 번의 교전에서 배후의 터렛밭이 제거되었으니 가능하죠)
하지만...
이성은선수는 가스에 목마른 상태였고, 따라서 탱크의 숫자가 적었습니다.
계속되는 교전으로 인한 손실은 복구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이영호선수는 가스를 파고 있으니 복구가 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죠.
그나마 있던 탱크 2기마저...
[경기화면 86 - 승부에 쐐기를 박는 야마토 포!]
이로써 몇 번의 교전 후, 이성은선수는 통한의 패배를 하고 맙니다.
[경기화면 87 - GG!]
이성은 선수의 입장에서 가장 안타까운 것은,
이 모든 비극이 탱크 몇 기를 3시 지역에서 빼놓은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이죠.
...이렇게 긴 분석글은 생전 처음입니다.
두 선수 모두, 기량이 너무나 뛰어났기 때문에 이 정도로,
이 정도로 명경기를 펼치는 게 가능했죠...
사실 쿠르스크 전투에 대해서도 쓰고 싶었는데,
글이 일단 너무 길기도 하지만,
제 자신이 지쳐서 더 못 쓰겠더라구요^^;;
(지금 5시 반 넘었습니다)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쿠르스크 전투를 잘 아시는 분이라면,
그 전투가 떠오르지 않을 수 없는 경기입니다.
공통점은 간략히 위에 적어 두었구요...
솔직히 고수도 아니고(거기다 테란유저도 아닙니다), 경기 보는 눈도 그리 높지는 않은지라,
김연우님이나 Judas Pain님 등등 경기분석에 날카로운 분이 보신다면
졸작이라 말하지 않을 수 없겠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글을 쓰는 이유는,
쿠르스크와 이 게임을 비교해 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긴 글 읽어 주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글 쓰기 시작한 시각이 2시 반인데,
어느새 6시가 되어 가고 있군요...
즐거운 하루 되시길! ^^
* OrBef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1-10-27 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