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시판
:: 이전 게시판
|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2/09/09 16:45
스타1이 끝나서 서운하시군요. 저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제 다시 정붙일 게임이 생겼고, 스타가 그러했듯 10년은 팬들을 즐겁게 해주길 기대해봅니다. [m]
12/09/09 17:06
거리를 두면 이것을 온전히 즐길 수는 없을 겁니다.
이런 저도 블레이즈가 이긴 날엔 이긴대로 일이 손에 안잡히고, 진 날엔 진대로 아무 것도 안돼서 괜히 또 팀에 정을 붙였나 싶은 생각도 들지만요. 느끼는 기쁨의 크기와 상실감의 크기는 비례할 거에요 예전에 배웠던 것처럼.
12/09/09 17:26
천하장사 씨름대회는 해체되었지만 이만기와 강호동은 천하장사로 남듯이 리그는 없어졌어도 임요환과 장재호, 이영호 등의 이름은 이스포츠 팬들 사이에서 전설로 회자되겠죠. 비록 다른 게임이었지만
12/09/09 17:38
뭐 KESPA의 이유를 비롯하여 여러가지 복합적인 문제로 책임을 돌릴수는 있습니다만,
실제로는 블리자드에서 이 게임 자체에 손을 떼고 관심을 뗀 순간, 이미 미래는 어느정도 보이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마모씨만 없었으면, KESPA만 없었으면...글쎄요. 그게 쇠락하는 - 즉 신규유저와 신규팬층의 영입이 눈꼽만큼도 없는 - 그리고 개발사로부터도 관심받지 못하는 게임을 극적으로 되돌릴수 있는 패러다임 시프트를 일으킬 것이라고는 상상하기 힘드네요. 물론 블리자드의 책임으로만 돌리는 것도 아닙니다. 단, 이렇게 될 꺼리는 이미 그때부터 생기고 있었다는거죠. 뭐 어차피...이제와봐야 죽은 자식 만지기입니다만...
12/09/09 17:52
스타1 리그가 기울어져 가는 이유를 많은 분들이 여러가지에서 찾고 있지만... 솔직히 별로 공감하지 못했었습니다.
그런데 이 글은 그보다는 더 근본적인 차원의 이야기네요. 애초에 이스포츠 팬들이 가졌던 두려움, 그리고 외부인이 보는 냉혹한 시선.. 즉 게임이란 장르의 한계에서 비롯된 쇠퇴는 결국 극복하긴 힘들어 보입니다. 이런 한계를 알아버려서인지 롤이든 스2든 새로운 리그에 대한 제 개인적인 관심이 예전 스1리그적만 못한거 같습니다.
12/09/09 18:10
저는 스1(임요환 전성기~이윤열 전성기 초중반)->워3(CTB에서 확팩 초중반)->한참 e스포츠에서 거리를 떼다 스타 말기쯤에나 다시 보기 시작해서인지 스1에 대한 특별한 애착같은것은 없습니다. 다만 한때 e스포츠에서 천하를 호령하던 스타1이 말년에 승부조작이나 굴욕적인 엠겜폐지 등을 비롯해서 참으로 좋지 않게 끝이 났던 것에 마치 역사의 한복판에 있는듯한 그런 느낌이더군요.
티빙 4강때만 해도 선수들 경기력이나 분위기가 엄청났지만, 막상 결승전에는 선수들 경기가 눈에 하나도 안 들어오고 그저 마지막 스타리그라는 감성에 젖기 바빴습니다. 거기에 스2 관전에 나름 성공적으로 적응해서인지 스1에 대한 아쉬움은 많이 사라졌습니다. 지금 저에게 아쉬운 것은 제가 LOL을 한판도 하지 않은 롤알못이라 롤챔스는 스2리그처럼 볼 수 없다는 것이네요. 스2의 경우 스1과의 연관성도 있고 해서 딱히 게임을 즐기지 않아도 얼추 볼 수 있지만, 롤의 경우 수많은 챔프들의 스킬특성이나 운영패턴, 아이템과 크리핑같은걸 알지 못하니 감탄해야할 순간에 눈만 껌벅이게 되더군요. 하여간 새로운 시작은 또 하나의 이별을 낳는다는 데엔 공감합니다. 스1리그가 저물었기에 롤리그가 부상할 수 있는 것이겠죠. 그래도 이별이 또다른 시작으로 환원되는 것이 어디입니까. 그렇게 생각해야죠.
12/09/09 18:22
다만 게임을 즐기는 유저 수 자체가 많은 것은 해당 게임리그 흥행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지만,
그것만 가지고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스타1은 지금도 꽤 많은 사람들이 즐기고 있지만, 스타1로 진행되는 게임리그는 결국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습니다. The xian님 말씀대로 피시방이나 집에서 스타1을 즐기는 그들을 리그관람으로 이끌지 못한 요인이 분명히 있습니다. 저같은 경우에도 이번 티빙 스타리그 결승전에 동행한 2명은 그냥 친구들끼리 심심할때 스타를 하지만, 공방을 돈다거나 스타리그를 챙겨본다거나 하는 부류는 아니었습니다. 그 중 한명이 스타1 마지막 리그라고 굉장히 아쉬워했는데요, 정작 그 친구도 스타리그 관람을 하는 이유는 마지막이었기 때문이었지 아니었으면 동행하지 않았을 겁니다. 그런 잠재적 수요를 관객으로 끌어들이지 못한 것이 결국 스1리그가 조금 더 가지 못한 요인이 아니었을까...하고 개인적으로 생각하네요. 평소에 엄소리라고 무시보았던 엄재경 해설의 이야기도 나름 일리가 있다 싶었습니다. 물론 게임이라는 종목, 전자오락의 자체 내 수명의 한계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기에 모든 일이 이상적으로 풀렸더라도 어디까지나 수명연장책일뿐 1세기 이상 갈 정도의 장수는 하지 못 했을 것입니다.
12/09/09 22:06
롤과 스2에 전혀 관심이 없고 스1만 하는 제 동생 말에 따르면 배틀넷도 사람이 없다고 하네요.
1:1을 하기 힘들 정도로 사람이 없어서 간간히 유즈맵만 즐기는 정도라고 합니다. 동생은 스1 게임이 망해서 스1 리그도 닫는다고 생각하고 있더군요. 게임 자체도 수명이 다한거죠...
12/09/09 20:02
스타1을 아주 좋아했던 유저 중 한 명으로서 스타1이 생명의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수렴'입니다.
2007년 이후로 고착화된 강자들. 어느 순간부터 당연시 여기게 되는 게임 패턴. 그 패턴을 어기고 승리하면 따라오는 패배 선수들에 대한 '경기력 부재' 질타. 바둑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는 없었지만 조금 더 장수하는 문화가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에는 저는 '리플레이 저장' 기능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서가는 선수를 곧바로 손놀림만 되면 따라갈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지면서 급격하게 절대적인 실력에 대한 '수렴'이 다가왔습니다. 실질적으로 스타1에서 정점은 2008년 경에 완성되었다고 판단합니다. 그 이후에는 판짜기 심리전, 맵에 대한 다양한 응용이 존재할 뿐 패러다임이 변한 것은 없습니다. 아쉽지만 보낼 수 밖에 없는 스타1을 보면서, 앞으로 그런 넓은 인기를 얻을 수 있는 '게임'이 있을까 하는 생각은 하게됩니다.
12/09/09 22:43
바둑을 즐기는 입장에서...
(e스포츠를 포함한) 게임이 장기간동안 스포츠화가 되기 위해서는 2가지 조건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룰은 최대한 단순하게 최소화, 승리를 위한 길은 최대한 복잡하게. 바둑 뿐만 아니라 장기, 체스도 마찬가집니다. 똥피하기나 피카츄 배구와 같은 게임이 아닌 한 룰 자체는 일반적인 PC게임보다 훨씬 쉽습니다. 하지만 그 규칙속에서 나오는 오묘한 수와 복잡한 변수는 게임을 훨씬 초월합니다. 일본에는 마작도 프로기사가 있다고 들은 것 같긴 합니다만, 마작이 중국/일본 등지에서 아무리 인기가 있어도 스포츠화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도 다른 보드게임에 비해 룰이 복잡한 편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운이라는 요소도 있긴 합니다만...
12/09/10 21:15
게임에 리플레이가 있다면 바둑엔 '기보' '복기' 가 있습니다. 리플레이만 있으면 어느정도 경지의 수준의 선수들도 금방 따라할 수 있고,
모두에게 플레이한 기보가 공개되고 열심히 연구해도 천재성을 잃지않는 선수들이 있는게 바둑입니다. 물론 바둑의 경우에도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지 않은 과거에는, 일본의 경우 바둑대결이 가문간의 대결이어서 가문만의 비기라 할 수 있는 포석들이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현대에 와서 바둑연구가 활발해지고 어지간한 기보는 인터넷에서 쉽사리 입수할 수 있게 되었지만, 그렇다고 바둑이 절대적인 실력에 대한 수렴이 다가오지는 않았습니다. 절대적인 실력에 대한 수렴이 그렇게 빨리 다가온다는 것이 e스포츠의 한계라면 한계라 할 수 있겠지만, 08년도 이후에도 충분히 빌드 패러다임은 바뀌어왔습니다. 심지어 끝판왕이라 할 수 있는 이영호의 업테란을 위시한 토스전도 선사업빌드 등장과 맵변경 등으로 어느정도 파해가 되었구요.
12/09/10 16:08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바둑에서 패러다임은 몇백년단위로 한차래씩 바뀌었습니다. 스타는 나온지 '겨우'10년밖에 안됬죠. 계속해서 놔두면 분명 지금으로선 생각도 못할만한 획기적인 패러다임의 변화가 있었을거라 믿습니다.
...물론 꿈이죠...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단걸 잘 알고, 그때문에 e-sports의 한계를 알아버린것같아 씁슬하네요.
12/09/09 22:05
공감이 가네요. 저도 스타가 영속성을 얻으면서 스포츠로 승화하길 바랬지만 이렇게 사라지고 나니까 게임은 게임일뿐이라는 현실이 확실하게 느껴지네요. 네이버 같은데서 스타 관련 기사에 게임이 무슨 스포츠냐고 비난하는 댓글들 보면 옛날엔 기분 나빴는데 요새는 딱히 틀린 말이라고까지 할건 없지 않나라는 생각도 듭니다
12/09/09 22:14
본문에 동감하고 그래서 이스포츠는 게임의 다양화로 이루어져야하지 하나에 매달리는 건 정말 나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느 정도의 투자는 꼭 필요하지만 그렇게 많은 게임단과 선수들과 감독들, 스태프들이 반 토막으로 줄어버리는 데에 아무런 대책도 없었죠. 그 후에도 힘 싸움이나 하려 했고요.
12/09/09 22:33
사실 이스포츠 종목의 다양성에 대해서는 초창기부터 나왔던 이야깁니다.
다만 온게임넷 초창기에는 종목의 다양성은 배부른 소리였죠. 잘 나가는 스타1만 밀어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었습니다. 초반부에 KUF, 쥬라기 원시전, 에이지오브엠파이어 등의 리그가 혼재했으나 결국 대중성으로 스폰서가 붙는 스타1 외에는 전부 사장되었고... 차후에 나온 카트, 스포 등의 종목은 그나마 국산게임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봅니다. 스폰 자체가 광고 외에도 게임의 활성화로 광고효과가 커지기 때문에 적은 e스포츠의 인기로도 많은 홍보효과를 누릴 수 있었죠. LOL리그가 아무쪼록 잘 정착되고, LOL과 스타2 뿐만 아니라 다른 다양한 많은 종목이 활성화되었으면 좋겠습니다.
12/09/09 23:10
KOF도 그렇고,
격투게임은 어째 인기가 폭발적으로 상승했다가도 휙 꺼지기도 하는 그런 장르라서요. 철권은 더 안 하는건가요?
12/09/09 23:23
텍버 시즌1떄 시간이 시간이고 요일이;;;
그리고 이것저것 하느라 편성자체가 여유가 없는것 같더라고요 그놈의 병맛 진행과 리그방식만 아니라면 충분히 흥할 수 있는데 온겜은 별로 철권에는 관심이 없나봐요 일단 프로리그 결승 끝나고 주말에 시간이 비면 그때 맞춰서 지방유저들도 할 수 있게 16강정도해서 텍크처럼 하는게 제일 좋죠 텍센에서 찾아보니 10월2째주에 수원에서 이스포츠대회가 상당히 큰규모로 진행된다고 하니 아마 그거 끝나고 시작 되지 않을까 한다네요 규모가 꽤 크다고 해서
12/09/09 23:23
게임팬들의 자각이 여기까지 왔네요...
스1이라는 특별한 경험(생성부터 소멸까지)이 불러일으킨 이러한 자각을 읽는다는 건 묘한 기분이네요.. 흥미롭기도하고 쓸쓸하기도 하고.. 비단 일반 팬들 뿐만 아니라 관련 업계 종사자들도 어디까지 그림을 그릴 것인가에 대해서 어느 정도의 혼미는 불가피할 것 같습니다. 어쩌면 패러다임은 지금부터 만들어가는 것일 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도 드네요.
12/09/09 23:39
나이 서른 다 된 친구들끼리 모여서 봤는데 정말 스1 이후로 이렇게 빠져든 게임은 처음이고 이렇게 재미있게 중계를 보는 게임도 처음이네요.
참 재밌습니다
12/09/10 01:05
지금부터라도 앞으로의 시장을 위해 한 수 앞을 내다보는 운영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저는 게임을 좋아했던 것이 아니라 그냥 스타1을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감히) 동년배와 비교해서 수많은 게임을 섭렵했다고 자부하지만 정말 애착을 갖고 길게 했던 게임은 스타1이 유일했습니다. 스2도, 롤도 시작에 앞서 경기 보기가 힘드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