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purplejay입니다.
지난번 글을 올려보고... 나름 많이 연습해보고 연구한 빌드에 대해 단번에 약점을 찾아주시는 pgr회원분들을 통해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덕분에 좀 더 세세히 리플도 분석해보고, 여기저기 고수분들만 찾아다니며 연습도 해보며 좀 더 가다듬은 빌드(운영에 가깝지만)를 한번 더 써보고자 합니다. 테란과 토스 사이에서 바카닉이 가지는 미묘한 타이밍에 대해서도 좀 더 알게 되었구요.
아시다시피 바카닉은 일정 타이밍을 넘겨버리면 이기기가 매우 힘이 듭니다. 따라서 그 타이밍 안에 끝을 내거나, 서로의 난타전을 통해 바카닉이 토스를 이길 수 있는 시기, 곧 절대타이밍을 좀 더 길게 가져감으로써 승리를 챙겨야만 합니다. 전자는 카운터 한방으로 끝을 내는데 비해, 후자는 여러번의 잽으로 승기를 가져오는 것이라 할 수 있겠네요.(좀 더 기회가 많다고도?) 기존의 바카닉이 '전자'에 속한다면, 제가 말씀드리려는 것은 '후자'에 속하는 운영입니다.
1. 기존의 바카닉
: 바카닉 자체도 워낙 다양한 빌드나 순서가 나와있기에 이것들을 모두 언급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따라서 방송경기나 배넷에서도 가장 많이 쓰이는 더블컴 5배럭 타이밍 바카닉에 대해서 살펴봅시다.
(대충의 빌드 순서는 다들 아시겠지요.)
대략 마린 1부대 반, 메딕 5~6기 탱크 6기가 진출하는 소위 절대타이밍은 8분 30초정도(이론적 시간임에 주의)입니다.
단, 이 시간대는 테란과 토스가 서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소규모 교전조차 없이) 터렛은 2기로 제한하며 최대한 당긴 시간대입니다.
당연히 실전에서는 이보다 더 늦습니다. 경우에 따라 다르겠지만 10분 이후가 될겁니다.(그냥 대충;;너무 의미두지마세요^^)
어쨌거나 대략 10분정도에 진출한다고 봤을 때, 토스의 제2멀티 타이밍이 일반적인 경우에 7,8분정도에 시도 된다는 점에서 분명 매력적인 타이밍이네요.
문제는 토스들이 이젠 이정도의 바카닉 운영에는 워낙 익숙하다는 겁니다. 터렛으로 옵저버가 들어오는걸 막는 것은 분명 한계가 있고, 그렇다고 터렛으로 둘러 치자니 타이밍이 너무 늦어집니다. 어떻게든 토스는 눈치를 챌 수 밖에 없습니다. 바카닉 가는거 보고 질럿드라군만 주구장창 뽑아주는 토스도 없을 뿐더러, 그렇다고 템플러 비중만 왕창 높여 뻘스톰에 gg치는 토스도 없습니다. 기존 질럿드라군 빌드 비중을 유지한채, 멀티를 늦추고 한방만 막자는 식이죠. 마엘스트롬까지 쓰는 분도... -_- 봤습니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어찌어찌 첫 교전에서 승리하고 추가병력과 조이기를 시도하더라도, 초반부터 전혀 피해없이 할일 다 해온 토스는 병력 회전의 탄력성이 극에 달한 타이밍이란 겁니다. 제2멀티도 보유하고있으며 게이트는 늘어날만큼 늘어난 상황에서 자원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지 못한다면 성공적인 바카닉이라 볼 수 없다는 거겠죠. 제2멀티의 위치가 애매하게 멀리 있다면 따로 병력 빼서 피해주기도 힘들고(소수캐논이라도 있다면), 회전력이 좋은 토스라면 부대이상 모여야 힘을 쓰는 마린메딕을 압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개인적으로(토스전은 바카닉만 쓰는 유저로서) 제2멀티를 깨지 못한 상황에서 쏟아져나오는 토스의 물량은 좀 끔찍했습니다. 특히 줄여도 줄여도 끝없이 나오는 질.럿.은 정말;;;;
그래서, 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빌드는 예전에 제가 올린 fd ver.2 빌드 이후의 바카닉 운영법에 대한 내용입니다.
2. 본론
초반 빌드는 예전에 올린 FD.ver.2 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대락적으로만 말씀드리면...
- 토스의 1게잇멀티에는 마린과 벌처를 계속 추가하면서 반드시 멀티를 끊어주도록 하시고,
- 나가봤는데 토스가 2겟에서 5드라 이상 뽑아서 앞마당까지 진군도 못할거 같다...싶으시면 병력살려서 그냥 멀티 드시고, 2겟이라도 토스가 병력 덜뽑아서 대충 싸움이 된다 싶으시면 일단 앞마당까지 압박해주시면서 멀티하시면 됩니다.
- 15투겟을 봤다거나, 2겟상대로 컨에 자신이 없으시면 스팀, 마인업 생략하고 언덕 커맨드 해주면서 멀티타이밍을 최대한 당기시는게 좋습니다.
이 빌드의 모토는 기존의 바카닉처럼
<니나 내나 왕창 먹고 10분내에 끝장보자!>가 아니라,
<누가 손빠르나 보자 10분동안 치고박자!> 입니다.
쉬는 타이밍이 없을 정도로 교전시간이 많으며(물론 테란이 먼저 싸움 건거지만) 빌드타임이 짧은 마린을 주병력으로 삼기에 교전중의 생산력, 즉 손이 빨라야 합니다. 그렇다고 아무나 못쓴다는게 아니라, 어느 정도의 테란 유저(apm 200 이상?) 이면 충분히 연습해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토스가 테란의 의도를 알아도 상관없습니다. 첫 진출 타이밍에 스톰업된 하템을 토스가 다수 보유하기 어렵고, 그 타이밍에 가장 무난한 토스의 유닛구성은 리버드라군인데 셔틀리버 자체가 워낙 변수가 큰 유닛인데다가 테란입장에서 마린은 셔틀만 상대하되 리버는 탱크로 상대한다는 생각으로 싸워준다면 충분히 할만하기 때문입니다. 끊임없는 교전을 통해 싸움의 판이 커지는 것을 막아준다는 마인드로 겜을 하셔야 합니다.
** 중반의 대략적 건물 순서 **
(1) 토스의 멀티에 대해 피해를 줬던 주지 못했던 서로 비슷한 타이밍에 멀티를 먹고 초반을 넘겼다면, 그 후 토스의 게릴라와 정면 돌파에 대한 대비만 해주면서 4배럭까지 일단 올립니다.
(2) 4배럭 이후 방업, 사업
(3)-1 만약 상대가 로보 대신 다크를 먼저 썼거나 섬멀이 있는 맵에서 섬멀을 먹는 것이 확인 됐다면 4배럭이후 스타포트부터 올립니다.
: 섬멀파괴용 드랍십을 뽑거나, 2차진출병력이 다크에 타이밍 뺏기는 것을 막기위한 베슬확보용, 그리고 2차 진출부터 토스가 확보할 템플러 견제를 위한 베슬확보용입니다.
(3)-2 일반적인 옵드라
: 4배럭이후 투팩을 가거나, 아니면 그냥 6배럭까지 올리든 선택하시면 됩니다. 어차피 교전중에는 자원이 남으므로 결국엔 6배럭 2팩 확보가 될겁니다. 어쨌거나 게임을 못끝내고 중후반까지 간다면 결국은 베슬이 필요하니 스타포트는 올려야 합니다.
어디까지나 개략적인 순서입니다. 큰 의미가 없으므로, 리플을 보시고 연습을 통해 감을 잡으셔야합니다.
** 절대타이밍 **
: 이 빌드는 일반 바카닉처럼 마린2부대 메딕6기 탱크6기까지 기다리면 무조건 집니다. -_- 올멀 관광당할수있습니다.
절대타이밍은 12마린4메딕4탱크 2컴셋이 갖춰지는 8분대입니다.(경우에따라 다릅니다만..)
굳이 4배럭 완성되고 나갈필요 없습니다. 마린을 초반에 잘 살려놨다면, 배럭 늘리는 타이밍에 10기정도 모을수 있습니다. 컴셋이나 일꾼으로 토스가 제2멀티 찍는걸 확인만 했다면, 대충 저 타이밍에 나가야 합니다. 경우에 따라선 2배럭에서 모은 병력으로 나가는 경우도 있습니다.(리플 참고) 그렇다고 급하게 스팀빨고 치고 나가라는게 아니라, 완성된 네개의 배럭에서 지속적으로 병력을 추가해주며(그래서 손이 빨라야한다는-_-) 토스병력을 갉아 먹는 식으로 진출해야 합니다. 토스가 예상하는 루트로 진출하는 것 역시 금물!입니다. 조금씩 동선에 변화를 주면서, 토스가 테란을 덮치는 상황이 아닌 테란이 궁지에 몰린 드라군을 덮치는 형국으로 싸워주는 게 좋습니다. 발업질럿이 있다면, 마린은 스팀만 먹고 대충 어택땅 해주고, 탱크로 드라군 강제공격 해주는데 더 신경을 써주셔야 합니다. 질럿은 마린에 녹고, 드라군은 탱크에 녹는 그림이 나와줘야 합니다.
어쨌거나 1차진출병력은 토스 앞마당으로 가든 제2멀티로 가든 무조건 한곳만 파야합니다. 괜히 둘다 피해준다고 추가병력 딴대로 보냈다가 올멀관광당합니다. -_-
초반에 토스 멀티를 취소시키거나 피해를 줬다면, 1차진출병력으로 경기를 끝내거나 앞마당을 재차 깨는 정도의 성과를 거둘겁니다. 메딕만 살려가서 1분내로 2차병력 진출하면 됩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이 운영의 모토는 끊임없는 공격입니다.
만약 초반 토스의 빠른멀티를 손도 못써보고 허용했다면, 거기다 병력도 다 잃었다면 -_-...그래도 일단 저 타이밍에 나갑니다. 어찌됐든 치고박으면서 마린의 회전력으로 승부봐야합니다. 메딕은 꼭 살려가야 재차러쉬 타이밍이 당겨집니다.
** 1차진출로 승기를 못잡았다면 **
2차 진출부터는 마린은 1부대 반 이상, 싸움판이 커진다면 EMP베슬은 웬만하면 갖춰 나가도록 해야합니다. 운좋게 템플러 뭉쳐있으면 대박이고, 드라군이든 뭐든 뭉쳐있으면 쏴줍니다. EMP는 싸움의 변수를 위한 것이지 핵심은 아닙니다.
계속 대등한 힘싸움만 지속되고 멀티 견제를 못하겠다면, 드랍십도 써야 합니다. 이것저것 쓸게 많습니다 -_-;;
어쨌든 딱 한번만 이기면 됩니다. 한부대 이상만 남기고 승리했다면, 가능성 있습니다. 극한의 회전력으로 가장 잘돌아가는 토스 멀티 하나만 깨주고 삼룡이 드신뒤, 6배럭 3팩 + EMP의 압도적인 회전력으로 승부봅시다. 토스가 자기 원하는대로 생산하게 놨두면 중후반에 바카닉은 절.대 못이깁니다. 또한, 어느 병력이나 마찬가지겠지만, 특히나 바카닉은 토스가 원하는 진형으로 싸우게 해주면 안됩니다. 한번 싸먹혀도 남은병력 최대한 살려가 토스가 제정신 차리기 전에(1분내로) 계속 진출해준다면, 토스는 어? 어? 하다가 한번 진형 잘못잡게되어 승기가 넘어갈 수 있습니다. 드랍십 등으로 후방을 자꾸 건드려야 토스 본 병력의 대형이 흐트러집니다. 이정도 센스는 당연~
제2멀티로는 섬멀티가 좋긴 하지만, 여의치 않다면 파이썬 기준으로 5시, 11시를 가져가되 멀티에 3벙커 2탱크 정도는 배치해두는 센스가 필요합니다. 느린 기동력을 보완해주기 위함이고, 2팩이상이 돌아간다면 벌처 속업도 해주어 마인을 통한 방어도 좋습니다.
어차피 싸움판이 커질수록 테란이 불리합니다. 후반까지 갔다면 공성전하는것처럼 멀티마다 아예 1배럭 1팩 지어주며 땅따먹기로 갑시다. 혹시 압니까 벙커마인탱크EMP 갖춰진 "철옹성"에 토스 병력이 들이받아줄지.
** 마치며 **
새벽이라 정신이 없어 좀 두서가 없네요. 리플을 보시면 대충은 감이 오시리라 생각합니다. 다른 리플도 수없이 많지만, 우선은 중반 내로 끝낸 빌드 하나와,(1게잇 멀티) 후반까지 가서 제가 패배한 빌드(1게잇 리버) 하나 이렇게 두개를 올립니다. 졌던 게임도 리플 보니 참 아쉬운 점이 많더군요,,,
이렇게도 저렇게도 싸울 수 있는게 스타 아니겠습니까. 요즘처럼 양산형 테란만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조금은 독특하게, 다르게 플레이해주는 테란이 늘어나길 바라는 마음에서 글을 써 봅니다.^^
"토스도 당하다 보면 해법이 생깁니다. 이제 해법이 생기니까 내가 아는 꼼수가 안먹히니 방어만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운영은 이미 배넷에서 판을 치고 있습니다. 생각하고, 고민하고 상대의 의도를 역이용하고 말리게 만들고... 스타는 충분히 재미있을 수가 있는데 양산형 프로게이머의 영향을 받은건지 아니면 이기는 것만이 즐거운지 게임을 게임으로 받아드리지 못하는 대다수의 테란들이 참 안돼 보입니다."
어느 글에선가 멜로님이 다신 덧글 일부가 매우 공감이 돼서 붙여봤습니다 -_-;; 맘대로 퍼서 죄송합니다ㅠ
p.s 메카닉 안해본지 거의 1년이군요... 큼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