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
2002/05/08 02:11:13 |
Name |
無痕 |
Subject |
[잡담] 나무 기르기. |
나무 한 그루를 심었습니다.
처음엔 그저 작은 묘목 하나였지만
벼는 농부의 발소리를 듣고 큰다는 말 그대로를 믿고
열심히 물을 주고 볕을 들였습니다.
조금 크다보니 그 나무,
지나가는 이들이 한번씩 들어와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잘 키웠나 물어보는 사람도 있고
물주는 제 옆에 서서 도와줄 것 없냐고
함께 키워나가자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렇게 조금 더 큰 나무를 보러
더 많은 사람들이 왔습니다.
나무를 키우던 이보다 나무에 대해 더 많이 아는 사람들도 있고
왜 이 나무는 이렇게 생겼냐 라며 잘못 키웠다 타박하는 사람도 있고
나무를 지키기 위해 설치했던 울타리를 두고
혼자 나무를 독점하려는 이기주의자 라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저 나무 한 그루를 심었는데
그 나무 곁에는 참 많은 사람들이 서 있습니다.
그리고 그 나무 생긴 것이 보기 싫다고
나무에 물 주고 거름주는
때론 벌레를 잡느라 나무에 볏짚을 두르고
너무 웃자라거나 모양이 흐트러질까 가지를 치는 사람이 싫다고
구경하기도 싫다고 떠나는 사람도 물론 있지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무를 뽑아버릴 수는 없습니다.
또는 그렇다고 해서 나무에 금칠을 할 수도 없지요.
나무는 나무 그대로일뿐
그 종이 바뀌어 다른 나무가 될 수는 없는 일이니까요.
저는 피지알을 아주 많이 사랑하는 사람은 아닙니다.
물론 그다지 싫어한다고도 볼 수 없는 사람이고
운영진 중 한사람과 관련이 있긴 하지만
이 분야 에 대해서는 그다지 제가 참견 하고 있지도 않죠.
하지만 적어도 눈살 찌푸리는 일 이 '적게' 글을 볼 수 있는 공간 하나가
그 형태를 반박당하고 그 운영의 노력이 부정되는 걸 그대로 두고 볼만큼은
또 안되는 것 같습니다.
전 다 집어치우라는 냉소보다는 차라리 지금도 굉장하지 않아요? 라는 느끼함을 택할 테니까요.
지금 이글도 상당히 어쩌면 굉장히, 느끼할 수도 있겠군요.
어쩔 수 없지요,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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