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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10/07 22:10:44
Name Spiritual Leader
Subject 아름다운 사람?


저는 오늘 고3이라는 신분 때문에 도서관에 갔습니다.



좌석표를 끊고 집에서 놀다가 '좌석표를 공석으로 2시간동안 두었을때 좌석표 효력이 무효가 된다.' 는 규정 때문에 1시간 30분 쯤 지나서 문제집 몇권 챙기고 샤프 하나 집어들고 도서관에 갔습니다.



그런데 제 좌석에 어떤 여자분이 앉아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저는 처음엔 매우 당황해서 좌석표가 무효가 된건지 걱정을 하면서 그 분에게 물었습니다.


저기.. 좌석표 있으신가요?


그런데 예상외로 그 사람은 좌석표가 없다더군요..


그래서 그 분은 부랴부랴 책을 챙겨서 다른 빈 좌석으로 가시더군요.


우리 동네 도서관은 사실 좌석표 얻기가 매우 힘듭니다.  요즘은 중학생들이 시험기간이라고 무슨 소풍인 양 단체로 오는지라 대기자가 200~300명이 넘어가곤 합니다.  그래서 대기표를 끊고 2시간정도는 기다려야 좌석표를 얻을 수가 있습니다.  
저는 학교 쉬는시간에 무단외출해서 대기표를 끊고 8교시 마치고 바로 가서 좌석표를 받거나 대기번호가 넘어가면 관리자누나한테 빌어서 좌석표를 받았죠.


그런데 이 사람은 공부에 대한 열의 때문에 창피함을 무릅쓰고도 이런 공부를 하던 것이었습니다.


이 사람의 외모는 초췌하고 볼품없었지만 저는 이 사람이 아름답다고 느꼈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던 것일까요?  

자만하고 노력하는 사람을 깔보며 남에게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하지 않았습니다.  


노력하는 모습은 자신의 재능이 떨어진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어요..


그동안 제가 다른 사람들에게 얼마나 한심하고 멍청하게 보였을까요?


저는 저 사람만큼은 아니더라도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에서만큼은 정말 최선을 다해야 겠습니다.  
더이상 한심한 모습을 남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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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스_스터너
05/10/07 22:12
수정 아이콘
대학 가시면 저런 분들 많이 봅니다. 일명 '메뚜기' 라고 하죠. 시험 기간에 도서관에 자리 없으면 아무데나 빈자리 앉아서 하다가 주인 오면 죄송합니다 연발하며 다시 옆에 비어있는 곳으로 가고... 이런 식입니다. 1학년때는 저런 사람들 싫어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웃음이 납니다. 공부에 대한 열정만 있으면 무엇인들 못하겠습니까. ^^
WizardMo진종
05/10/07 22:15
수정 아이콘
저도 그런식으로 공부했습니다 ㅎ..
꿈꾸는사냥꾼
05/10/07 22:34
수정 아이콘
저는 원체 도서관하고 거리가 멀어서 -_-
05/10/07 22:43
수정 아이콘
서울교대에 가봤더니 도서관에서 자리를 비울 때 '몇 시에 돌아옵니다'라고 적어놓는 종이도 있더라구요. 장시간 자리를 비울 때 그 종이를 자리에 놓고 가면 '메뚜기'들이 공부를 하는 거죠. 제법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습니다.
홍승식
05/10/08 02:39
수정 아이콘
저희 학교도 도서관에서 공부하다가 수업시간 등으로 자리를 비우게 되면 '몇 시에 돌아옵니다' 쪽지 남기기 캠페인 했습니다.
꽤 좋은 아이디어다 하고 반응도 좋았고, 처음 몇일은 잘 되는 것 같더니, 한 1주일 지나니까 귀찮아서 인지 흐지부지 되더군요.
어쩌면 그 기간동안 시험기간이 끝나서 도서관을 안 오는 것을지도... ^^;
저야 취침용으로 자주 갔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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