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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7/02/23 16:31:17 |
Name |
몽쉘통통 |
Subject |
본좌여서가 아니라 마재윤이기에 믿는다. |
반말로 쓸게요. 너그럽게 이해해주시길..
난 마재윤의 오래된 그리고 광팬이라고 자부한다.
그의 어린시절의 게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왠만한 경기들은 거의다 챙겨보고
지켜봐왔다. 허나 솔직하게 말하자면 최연성을 셧아웃시켰을때 그에게 확실하게
반해버린게 사실이다. 그전까지는 그냥 좀 잘하는 저그, 저그중에서 몇안되는 우승
커리어를 보유한 저그... 이렇게 생각했었다.
물론 그전에도 그의 경기는 거의 다 봐왔었다. 하지만 나의 내공은 그의 진가를 알아보기
엔 부족했었고 당대최강의 저그킬러를 압살하고나서야 그의 실력을 어렴풋이 느낄수가
있었다. 프로토스만 잡고 우승한 저그유저에서 저테전 패러다임을 바꾸어버린 혁명적인
저그유저로 자리잡은것이다.
그 이후 그는 승승장구했다. 개인리그에서의 4연속 결승...그리고 3회우승. 물론 어느정도 운이 따라주기도 했지만 단순히 운으로 치부할수도 없는 대기록...
저그란 종족으로는 불가능해보이는 대기록을 그는 달성해냈다.
그러나 꾸준하게도 온겜에서는 번번히 예선탈락의 고배를 마셔왔고 역시 그는 완벽하지만
은 않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사실 완벽한 게이머는 없고 불가능한것인걸 알지만
아쉬움이 드는건 어쩔수가 없었다.
이윽코 드디어 오랜 시행착오를 거친후에 온겜본선에 올랐다.
이미 본좌로 추앙받고 있는 그였고 열렬한 팬을 자처하는 나였지만 로열로더의 길은
쉽지 않아 보였다. 아니 그의 안방이었던 엠겜마져도 장담할수가 없었다.
극악의 맵밸런스와 마재윤식 운영에 대한 테란들의 적응,양대리그 초반상황과 저그게이머
들의 수난등을 지켜보면서 확신과 체념의 단계에까지 접어들었다.
그러나 내 예상과 달리 그는 자신의 존재를 증명해내었다.
양대리그 4강은 충분히 인정받을수 있는 성과였다. 그렇지만 여전히 양대결승진출이라는
관문을 통과하기엔 버거워보였다. 맵,일정,상대선수등을 모두 고려해봐도 거의 불가능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결국 그는 또 해냈다. 보면서도 믿을수가 없었다. 기적에 가까운 승리였다.
그리고 한편으로 다시한번 나의 부족함을 절감했다.
그는 내가 보는것 이상으로 뛰어나고 오묘하다. 단순히 화면에서 보여지는것만으론
그의 진가를 알아볼수가 없다.
아니 그의 진화는 여전히 진행중이란게 더 와닿는다.
나는 아직도 마재윤이란 게이머에 대해서 확신할수 없다.
그러나 분명한건 그는 보는것 보이는것 이상으로 강하고 뛰어나다.
마치 다른관점에서 스타크란 게임을 이해하고 있는듯 해보일정도다.
이번 결승전은 그에게 그리고 이스포츠의 많은 것이 걸려있는 매치다.
또한 그에게 얼마나 힘든 상황인지도 잘알고 있다.
그러나 양대4강을 보고 난 후 이제는 믿는다. 아니 믿을수 밖에 없다.
본좌여서가 아니라 마재윤이기에 믿는다.
설령 지더라도 그가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준다면 난 만족한다.
하지만 그가 또한번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자신의 틀을 깨부수고 진화했다면
또 다시 그가 승리할것이라고 믿는다.
진화하는 괴물.... 그것이 바로 마재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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