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4/03/29 23:46:04
Name TheReds
Subject 그대들, 신인 맞습니까. (MSL 진출전/듀얼 결과 약간 포함)
요즘 스타크래프트 팬들의 대화 속에 떠도는 테란 신예들의 이름은 많습니다. 익산 브라더스(?) 최연성, 이병민 선수는 최강자들이라고 표현하는 쪽이 더 어울리니 제외하더라도, 그들 뒤로도 테테전에서의 내공만 갖춰지면 정말 강력해질 듯한 소질을 가진 한승엽 선수, 한승엽 선수처럼 조금만 더 가다듬으면 큰 그릇이 될 것으로 보이는 차재욱 선수, 메카닉 실력만큼은 정평이 난 프로리그의 또 다른 영웅 전상욱 선수, 프로리그에서 이병민 선수를 격침시켜 센세이션을 일으켰었던 유인봉 선수, 그리고 몇 달 전에 레이더에 포착된 한동욱 선수 등등 지금 막 기억나는 선수들의 이름만 적었는데도 이렇게 많습니다. 잘 나가는 기존의 선수들도 많을 뿐만 아니라 신예들도 많으니, 테란의 전성시대는 앞으로도 계속될까요.

제가 '신예' 라 부른 선수들 중에서는 한동욱 선수가 가장 먼저, 온게임넷 스타리그라는 큰 무대에 발을 들여 놓았습니다. 챌린지 예선에 참가하는 아마추어 2명 중 한 명으로 참가하여 프로게이머들 사이를 뚫고 챌린지 진출, 챌린지에서 듀얼로 진출, 그리고 듀얼에서 스타리그 진출.. 그가 스타리그에 가기 위해 지나친 여정은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방불케 할 정도로 힘겨웠습니다. 그런데 아직 여행은 끝난 게 아닙니다. 한동욱 선수는 현재 MBC게임 메이저/마이너 결정전에도 진출해 있는 상황으로, 저 선수들 중에서는 가장 먼저 양 메이저 대회의 무대를 함께 밟는 선수가 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습니다.

MBC게임, 마이너리그 결정전을 할 때 한동욱 선수를 처음 보았었습니다. 그 뒤로 한동욱 선수의 경기를 쭈욱 보면서 몇 가지 독특한 점을 느꼈습니다. 바이오닉 컨트롤이 상당히 다이나믹하다는 것과, 요즘 신예 테란들처럼 물량을 특기로 하는 게 아니라 소수 유닛 컨트롤과 공격적 스타일을 자신의 장기로 삼는다는 점 등이었습니다. 온게임넷의 챌린지와 듀얼토너먼트 등을 보면서 문득문득 든 생각은 '이 선수, 참 공격적이군' 이었습니다. 얼마 전의 루키 최강전을 보면서 확신했고요. 뛰어난 바이오닉 능력에 가려지는 감이 있지만, 한동욱 선수는 메카닉도 상당히 잘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안기효 선수와 듀얼 토너먼트에서 경기했을 때에나, 비록 지긴 했어도 이번 루키최강전에서 박지호 선수를 상대했던 경기에서도 인상 깊은 모습을 남겨 주었거든요. 무엇보다 테란 잘 잡기로 둘째 가라면 서러울, 같은 팀의 전태규 선수가 실력을 인정했을 정도니까요.

한동욱 선수가 OSL에서 승전보를 휘날리고 있는 동안, 비슷한 시각 MSL에서는 저그 진영의 슈퍼루키 마재윤 선수가 MSL진출권을 손에 거머쥐었습니다. 상대는 온게임넷 스타리거 최수범 선수였습니다. 1경기 U-BOAT2004 에서는 최수범 선수의 잘 짜여진 전략에 GG를 칠 수 밖에 없었지만, 데토네이션과 엔터 더 드래곤 2004에서 그야말로 실수 하나 없는 경기 운영으로 승리를 가져옵니다. 해설자가 '이 상황에서는 이렇게 하는 것이 좋죠' 라고 말하고 있는 순간 이미 그것을 하고 있는 마재윤 선수.. 그의 경기에서는 유독 이런 모습을 자주 보게 되네요. (마재윤 선수에 대해서는 며칠 전에 글을 올렸던 바 있어서 더 적지 않습니다. 하여튼 최근 우울한 저그 진영에 희망을 남겨 두는 루키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요즘 신인들은 정말 신인같지 않다고들 합니다. 많이 떨게 된다는 방송 경기에서도 몇 년을 '이 바닥'에서 종사해 온 고참 프로게이머들과 비슷하거나, 그를 웃도는 실력도 심심찮게 보여줍니다. 카메라 렌즈에도, 자신을 둘러싼 관객들의 시선에도 아랑곳 않고 그저 무덤덤한 표정으로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뽐내는 그들.. 경기 운영조차도 노련합니다. 선배 프로게이머들이 확립시킨 각종 전략과 빌드오더를 완벽히 습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기존의 것들을 뛰어 넘는 컨트롤과 운영 능력을 발휘하는 건 예사죠. 나이가 어리고 경력만 짧을 뿐 실력만큼은 선배들에게 결코 뒤지지 않는 무서운 친구들입니다.

그 무서운 친구들의 그룹 중에서 최근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한동욱 선수와 마재윤 선수.. 개인적으로, 저는 이 두 선수의 대결이 정말 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루키 특별전을 정말 기대했었는데 마재윤 선수의 학업 때문에 그들의 대결은 무산되었었죠. 요즘 테란유저들 답지 않은 스타일을 보유한 한동욱 선수와 뚜렷한 약점이 없어 더욱 강력해 보이는 마재윤 선수.. 과연 자기 종족을 대표하는 루키들의 빅뱅에서 승리할 자는 누구일까요. 신인같지 않은 신예들의 대결을 이번 스타리그 시즌에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김환중 선수의 세 번째 MBC게임 스타리그 진출을 축하하며.. 또 다른 저그의 희망 박성준 선수의 선전 또한 기원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04/03/30 00:10
수정 아이콘
마재윤선수 경기를 한번 보고싶군여.
오늘 듀얼로 보질못해서;
Zerg!!부활하라
04/03/30 00:15
수정 아이콘
최연성선수 이병민선수 전상욱선수 같은 괴물 테란때문에 주목 못 받고 있는 선수들..
참 많이 안타깝네요..
임한국
04/03/30 00:31
수정 아이콘
오늘 한동욱 선수를 보면서 사실 놀랬습니다. 제2의 임요환을 본듯한 모습이었지요.
플레이 스타일이 너무나 흡사합니다.
본진 플레이를 위주로 하면서도, 차분하면서 화려한 컨트롤.
그러면서도 멀티 욕심이 없는...
(코리아 팀에서는 한동욱 선수를 잘 키울려면 4U팀에 잠시 임대를 하는 것도 좋을듯...--;)
섹쉬한 뇌
04/03/30 00:42
수정 아이콘
솔직히 테란이 저그를 잡는 시나리오는 너무나 많은 경기에서
너무나 많은 선수들이 보여주었기 때문에 그다지 신선한 충격은
아닙니다.
전 마재윤선수의 대테란전 전술운용을 보면서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변길섭 선수와의 경기가 단순히 운이 좋았기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증명해 준 일전이었다고 보여집니다.
왠지 테란의 밥이 되고 있는 저그의 해법을 독특한 전략이 아닌...
전술적 운용에서 찾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전략은 한두번 사용하면 그 가치를 잃기 쉽지만,
전술은 그 활용이 무궁무진 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속단 할 수는 없겠지만, 테란 잡는 저그로써
마재윤 선수의 행보는 관심을 갖고 지켜볼만 할 것 같습니다.
어쨌든 저그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테란의 공포에서 벗어나야 할테니까요.
인어의별
04/03/30 01:04
수정 아이콘
마재윤 선수..벌써 팬들로부터 파이팅이 들리고..^^; 부럽.......
i_beleve
04/03/30 02:22
수정 아이콘
마재윤 멋지다 -_- b
김대도
04/03/30 03:38
수정 아이콘
마재윤선수.. 전략적인 측면도 간간히 드러나지만 특히 이 선수의 무서운 점은 침착함입니다. 대 테란전 강민의 극강실력의 절반이 위기 순간의 침착함에서 나온다고 할때 레인지 대 밀리 유닛의 특성상 저그나 프로토스가 침착함을 지녔을때 그 무서움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마재윤 선수는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변은종 선수와의 저그대 저그전에서 데토네이션 가스 멀티를 허용하고도 경기 운용으로 변은종 선수를 격파 한데서 알 수 있듯이 절대 당황하는 법이 없습니다. 약점이 보이지 않는다는 데서 이 선수의 무서움이 있는 듯 합니다.
방3업아콘
04/03/30 06:34
수정 아이콘
오늘 마재윤선수의 엔터더드래군2004에서 2번 놀랐습니다. 최수범선수진영에서 정찰을 하던 드론이(체력이 빨간 드론)본진으로 돌아오던중 최수범선수의 scv(역시 체력이 빨간 '';)를 보자말자 바로 어택 해버리더군요(결과는 scv파괴) 미니맵에서 순간적으로 보인 적 일꾼이 체력이 적다는걸 알고는(빨간 상태로 도망갔으니)바로 공격하는 배짱...자신이 죽을수도 있는데도 와 하는 감탄이 나오더군요. 2번째는 입구 러커가 변태가 끝나자말자 스캔이 뿌려지는 순간 바로 본진으로 물러나는 판단력!! 그자리에서 바로 버로우를 했다면 땅속 구경도 못하고 한기는 파괴 그리고 나머지도 곧 파괴 되었겠지요. 경기 승패는 2마리의 러커가 도망가며 본진을 완벽 방어한것이 결정적으로 보이더군요. 저그 유저들 한번 믿어보셔도 될듯합니다. 새로운 저그의 활약을..~~
04/03/30 11:22
수정 아이콘
크으~ 솔직히 듀얼에서 한동욱선수보다는 아무래도 저그의 암울기라고 불리는 요즘이라서 그런지 마재윤선수의 마이너에서의 플레이가 훨씬 인상깊었습니다. 특히나 엔터더드래곤에서 이승원해설이 칭찬하시던 부분 입구에서 럴커가 변태되자 마자 본진방어하기위해 들어오는 플레이.. 많은 분들이 글에서 말씀하시듯이 그부분 참으로 인상깊었습니다. 사실은 박태민선수의 듀얼에서의 한동욱선수와의 플레이를 보고 조금은 답답해하고 있던 차였거든요. 차기 msl에서의 마재윤선수의 활약을 기대해봅니다.(전에 후아유에서 말씀하신 고등학교때의 추억으로 남기는 것도 좋지만 더 높은 곳에서 멋진 모습 많이 보고싶다는 바램이 드는건 단지 팬심에서인지~)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4899 요번에 우승 못함 저그는 언제 우승하나~ [29] 나와주면생큐3961 04/06/01 3961 0
4865 주간 PGR 리뷰 - 2004년 5월 30일 [24] 주간 PGR 리뷰3272 04/05/30 3272 0
4529 Fiction "Brotherhood" (1) [9] 박진호3074 04/05/15 3074 0
4471 [허접꽁트] 자화상 [10] IntiFadA (Ch.I.Bu)3215 04/05/13 3215 0
4084 재밌는 MBCgame10. [30] cli5013 04/04/28 5013 0
3706 E-sports!!cheer up!! [8] 박준호3695 04/04/13 3695 0
3700 [SF소설]공상과학대전-始 [9] 총알이 모자라.3390 04/04/13 3390 0
3520 재밌는 MBCgame9. [26] cli4389 04/04/06 4389 0
3255 그대들, 신인 맞습니까. (MSL 진출전/듀얼 결과 약간 포함) [9] TheReds3161 04/03/29 3161 0
3109 재밌는 MBCgame8. [27] cli5837 04/03/24 5837 0
3100 소수정예.. [39] Roman_Plto3823 04/03/24 3823 0
3056 이번 온게임넷 스타리그에서 아쉬웠던 점 [17] APT2073938 04/03/22 3938 0
2333 피망컵 결승전 선발오더 예상 [17] 유재범3592 04/02/23 3592 0
2147 프로게임단을 살펴보러갈까요 ?! 제 1편 4U [For Union] - [18] Zihard_4Leaf4636 04/02/17 4636 0
2144 이병민 선수의 몰수패..... [47] SlayerS[Dragon]6597 04/02/17 6597 0
1975 [잡담] 마사노리 모리타 [6] TossLize3951 04/02/13 3951 0
1892 강호를 평정할 진정한 무림고수는 누구일까? [스포일러] [26] arkride3577 04/02/11 3577 0
1725 재밌는 MBCgame6. [32] cli5688 04/02/05 5688 0
1682 이번 챌린지리그의 막바지에... [13] pailan3285 04/02/04 3285 0
1445 그들의 외침, My life for Aiur - (제 5편 킹덤) [9] 강민요환경락 2844 04/01/26 2844 0
1425 그들의 외침, My life for Aiur - (제 3편 포유) [5] 강민요환경락 3188 04/01/26 3188 0
1293 신예 유인봉.................. [43] 잃어버린기억5509 04/01/21 5509 0
1283 Super Rookie[스포일러 과다!! ^^] [58] 저그우승!!5146 04/01/20 5146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