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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1/18 20:13:45
Name 이치죠 호타루
Subject [기타] [스타1] 기동전과 각 종족의 특성
요즘 무슨 늦바람이 불어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밥 먹으면서 스타크래프트 VOD 시청하고, 기숙사에서 쉬면서 몇판 땡기고, 뭐 예전에 오래 전에 학창 시절에 스타에 불태우던 - 고2 고3 때 이야기니까 벌써 햇수로만 8년 전이군요 - 그 때로 되돌아간 느낌이네요. 그 당시와는 다르게 저는 지금 세월이 많이 지나 어느덧 20대 중반을 넘기기 일보 직전까지 왔고, 그 기간 동안 참으로 넓은 분야에 덕질(...)을 했습니다. 겜덕, 밀덕, 철덕, 지리덕, 야덕(야구), 애니덕, 라노베덕, 프로그래밍덕 등등... 그러다 보니 그 때 당시에 스타를 보는 눈과, 지금 스타를 보는 눈이 확실히 다르긴 다르다 하는 걸 느낄 때가 종종 있습니다. 이번이 아마 그런 케이스가 아닐까 싶네요.

어제 방에서 잠자기 전에 뒹굴거리면서(...) 오래 전, 이건 또 벌써 11년이나 되었네요. 강민 대 이윤열의 유보트 대혈투를 보면서 야 이거 지금 좀 OME끼가 나긴 하지만 엄청 재밌는데 하면서 딱 떠오른 주제가 있었는데, 어제는 귀찮아서 좀 잤고(...) 오늘 다른 경기를 보면서 더 괜찮은 주제인 것 같아서 가볍게 써 보려고 합니다.

제목에서부터 이야기했듯이, 각 종족과 기동전의 특성을 비교, 분석해 보는 글입니다.

* 주의사항 *
저는 배틀 공방 양민이고(...) 스타크래프트 리그 자체도 굉~장히 띄엄띄엄 봤던 터라, 제가 스타크래프트 경기를 보는 눈은 사실 2009년 중반대쯤으로 고정되어 있다고 해도 틀리지는 않습니다. 대학 들어가면서 학업도 있고 뭐도 있고 하면서 이리저리 바쁘게 지내면서 자연스럽게 스타 방송과 멀어지는 테크를 탔던 터라... 그래서 이건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하는 장면도 어쩌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러니 이런 시점으로 보는 사람도 있군, 하면서 즐겁게(?) 읽어 주셨으면 좋겠네요. 더군다나 아쉽다면 아쉽겠지만 저는 군사학을 전공한 건 아닙니다. 단지 2차대전 관련 서적을 여럿 좀 찾아서 읽었을 뿐이죠. 그나마도 진짜 "꾼"들에 비하면 저는 명함도 못 내미는 수준이고. 그러니 제가 이야기하는 것이 틀릴 수도 있다, 이 점 각별히 유의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지적 및 반론은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그래야 제가 배우죠.



같이 읽기 - 아주 오래 전에 제가 썼던 글입니다(이게 또 벌써 3년 반 전이네요).
전술, 작전술 그리고 전략과 RTS 게임의 상관관계

당시의 글은 한 게임 내에서 어떤 식으로 스토리가 펼쳐져나갈 것인가를 보는 글이었습니다. 게임 내에서의 유닛 상황, 자원 상황, 유닛들의 구성비, 움직임, 그 특성 등등 여럿을 비교하면서 게임 내에서의 전술, 작전술, 전략이라는 이야기를 어떤 식으로 풀어나갈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였거든요. 이번 글은 그 범위가 확대되어 있습니다. 한 판의 게임 내에서라기보다는, 게임 전체를 조명하는 것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타종족전입니다만.

사실 쓰면서 정말 아쉬운 건 있어요. 한 몇 년만 더 빨리 이 아이디어를 좀 떠올려 볼 걸. 여기서부터는 경어체를 생략해 보고자 합니다.



들어가면서 - 기동전이란

좀 믿을 만하지는 못하긴 하지만 인터넷에 올라가 있는 게시물 중에서는 가장 믿을 만한 축인(...) 리그베다 위키에서 기동전이라는 것을 어떻게 설명하고 있는가를 보자면, 다음과 같다. "목적과 의도를 가지고 실시하는 이동을 통하여 승리에 도달하는 방식"

소모전, 흔히들 화력전이라고 하는 것이 가지는 장점은 매우 크다. 끊임없는 소모를 강요해서 상대방의 인력과 자원을 완전히 바닥나게 만들고 자기가 남은 게 있다면 결국 자기가 이기는 것이니 그것이야말로 확실한 승리인 것이다. 그러나, 전쟁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분명히 화력과 인력과 자원력에서 우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향에서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근세에 가장 대표적인 예가, 의외로 종종 보인다. 누가 베트남이, 그것도 한 베트남도 아니고 반은 남의 나라나 진배없던 상황에서 미국을 상대로 그렇게 오래 버티리라고 상상이나 했을까? 네이팜 탄이고 고엽제고 뭐고 마구 뿌려대면서 사상자 비율 중 민간인 사상자가 84%나 되도록 그야말로 아주 광범위한 대량살상을 해 가면서까지, 미국의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파견 사실을 축소하고 그나마도 지나가는 말로 슬쩍 이야기하는 정도로 숨겨 가며 매달렸던 전쟁에서 결국 베트남이 이기리라고 상상이나 했을까? 소모전이 가지는 가장 대표적인 약점이 바로 이것이다. 전쟁이 장기화되면 골치아픈 일이 점점 불어난다는 것. 내부의 반발, 피로스의 승리... 이런 예가 두 번 더 있는데, 베트남 전쟁 이후로 약 10년 정도 후에 벌어진 소련판 월남전 아프가니스탄 전쟁(당시 아프가니스탄측 사상자는 추산 약 백만 명 정도에, 소련도 9년 50일 동안 기를 쓰고 버티다가 끝끝내 아프가니스탄을 집어먹지 못하고 물러났다), 그리고 모두가 알고 있을 이라크전. 이라크전은 비록 "공식적으로는" 종결되었지만, 결국에는 이라크 내전과 IS의 형태로 미국이 발을 못 떼는 형국이 되고 있다.

세계 초강대국이라고 경찰 국가를 자부하는 미국이 이럴진대, 그보다 국력이 약한 독일이나 소련은 하물며 오죽했겠는가? 그래서 상대방보다 적거나 대강 비슷한 정도의 상황에서 이겨보겠다고 용을 써야 하는 상황이라면 결국 기동전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빠른 승리, 그것이 기동전이 가지는 장점이다. 그게 진짜 제대로 먹힌 게 2차대전 당시의 프랑스 전역이고.

테테전처럼 아주 일단 먹고 선 긋고 터렛 깔고 탱크 깔고 방어를 하면서 수면제 형식으로(...) 진행되는 게 아닌 이상, 아니 그런 상황으로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결국 니가와 식으로 대응하는 것은 가두리 양식을 하지 않는 이상 불가능하다. 개인이 만들 수 있는 변수가 너무나 많기 때문. 아니, 후술하겠지만 가두리 양식을 하는 것 자체도 기동전으로 볼 수 있다. 이건 뒤에서 이야기하기로 하고...

기동전에서 필요한 것으로 리그베다 위키에서는 세 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1. 정예병력.
2. 충분히 지급할 만한 양질의 장비와 보급품.
3. 우수한 두뇌를 가진 장교진.

물론 현실에서는 준비하기 매우 어려운 것이다. 그나마 2차대전 당시 독일군이 3을 바탕으로 하여 1(디틀이나 슈투덴트로 대표되는 팔쉬름야거(Fallschirmjaeger) 혹은 판터와 티거로 대표되는 기갑부대가 아마 그 표상일 것이다) 정도를 뽑아본 게 전부라고나 할까. 근데 이런 이야기가 가능한 세계가 있다. 게임. 한번 생각해보라. 마린이 총 쏘면서 나 총알 없슈 그러니까 나는 이제 별 도움 안됨 그러니까 그만 지지치시죠 이러던가? 두뇌는 뭐 프로게이머의 그것이면 충분하고.

결국 게임은, 특히 RTS 장르라는 것은 기동전이라는 것이 발휘되기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갖추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1과 2는 게임 내에서, 3은 게임 외에서(사용자로 대표되는). 기동전이라는 것을 게임에 적용해볼 수 있는 이유다. 특히 스타크래프트1이라는 이 게임은 기동전이라는 특성을 적용하기에 또 한 번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데, 각 종족의 특성이 매우 극명하고, 또 마침 그 특성이 겹치는 부분이 별로 크지 않으며, 결정적으로 하기에 따라서 이 교리에서 다른 교리로 넘어가기 매우 쉬운 체제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정말 이 글을 위해 지금까지 이렇게 발전되었나 싶을 정도로 엄청난 우연의 일치이다 싶지만, 스타크래프트의 종족이 셋이고 그 특성이 또 기가 막히게 기동전의 세 갈래와 유사하게 일치하고 있다. 여기서부터 슬슬 이야기를 풀어나가도록 하자.



기동전의 세 갈래

현재까지 기동전의 양상은 세 가지로 갈리고 있다. 영미식, 독일식, 소련식. 각각의 특성을 한 줄로 짚어보면 다음과 같다.

영미식 - 싸움 자체는 최대한 줄이되, 충분히 싸울 수 있는 시점에서 싸워야 할 상황을 만들어 싸우도록 유도.
독일식 - 토탈 어나이얼레이션(Total Annihilation). 적 전투력의 물리적 섬멸.
소련식 - 필요하면 아예 적과의 전투 자체마저도 극단적으로 피하면서 적 전투력의 마비를 유도.

영미식의 싸움은 그것이다. 전투 자체는 꺼리지만, 아예 전투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는다. 상대방의 전투력을 떨구는 데 주력하며, 쓸데없는 싸움은 가급적 피하고 자신이 가진 장점 - 예컨대 대표적으로 미국의 엄청난 물량 빠와 - 이 최대한으로 드러나는 시점에서야 적과의 싸움을 주저하지 않는 것. 필요하다면 적의 전멸을 노리겠지만, 적의 전멸에 목숨을 거는 것이 아니라 어떤 식으로든 적의 전투효율을 낮추어서 최대한 아군의 손실을 줄이는 것이 그 목표이다.

그 대표적인 실례가 바로 마지노선이다. 흔히들 마지노선을 두고 희대의 실패작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적어도 필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마지노선이 가지는 전략적 이득은 굉장히 컸다. 왜냐고? 그 방어선을 뚫는 것 자체가 일단 미친 짓이었고, 방어선을 뚫을 수가 없으니까 결국 적이 쳐들어올 루트랍시고는 벨기에 측면일 테니 그쪽에 병력을 집중하는 효과까지 덤으로 부여되는, 위에서 말했듯이 원하는 장소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예측되는 장소에서 확실한 화력을 가지고(마지노선의 요새지대에는 그렇게 많은 병력을 주둔할 필요가 없으니 말이다) 싸울 수 있게 하는, 영미식 기동전이 목표하는 바와 일맥상통하는 바가 컸다. 맨 처음에 이야기할 때 가두리 양식하며 방어적으로 나가는 것조차 기동전의 일부라고 볼 수 있었다고 이야기한 데는 바로 이런 이유가 있다. 게다가 마지노선은 아군의 방어효율을 극도로 끌어올리고, 상대방의 공격루트를 제한함으로써 상대방의 전투효율을 낮춰버리는 일거양득의 효과도 있었다.

아, 근데 문제는 뭐였냐고? 제대로 막으려면 벨기에고 룩셈부르크고 그 국경을 죄다 막아버려야 했는데, 벨기에의 반발이 두려워서 - 벨기에는 숫제 전쟁통에 응급병원으로 잠시 호텔 좀 빌릴 수 있겠냐고 프랑스군이 물어보니까 그 곳의 시장이 관광객들은 어찌할 거냐면서 한심한 소리를 지껄이고 있었다(《전격전의 전설》 p. 227) - 그쪽을 못 막아서 스당이라는 엄청난 빈틈을 만들어버리고 그 틈으로 돌파하는 만슈타인의 작전이 여러 가지 우연과 겹쳐 기가 막히게 먹혀버린 것(...)

또 한 가지 예를 들자면 1차 엘 알라메인이 있겠다. 물론 이건 독일군의 공세능력이 한계에 달해서 공세종말점에 도달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마침 지형이 방어선 닥돌 외에는 도저히 답이 없는 지형이기도 했기 때문에 몽고메리 입장에서는 후퇴고 뭐고 자시고 일단 막으면 이긴다였다. 그렇게 방어에 성공했기 때문에 엄청난 물량을 앞세워서 롬멜의 50만 지뢰밭을 뚫어버리는 반격공세를 펼칠 수 있었고 반대편의 횃불 작전으로 상륙한 미군부대와 더불어서 1년 정도 후에 아프리카 전선을 싹 정리할 수 있었다. 즉, 이 알라메인 전투는 어떻게 보면 원하는 시점에서 원하는 상황을 만들어 원하는 전투를 수행한다는 영미 군사학의 꽃이라 불릴 만한 전투이다. 이러한 딜-브레다 계획, 마지노선 등으로 대표되는 영미 군사학의 핵심은, 정지 방어(Static Defence)에 있다고 필자는 보고 있다.

독일식의 싸움은 영미식의 그것과는 다르다. 독일식은 쉽게 말해서 니들을 다 죽여버리면 우리를 누가 막겠느냐는 것으로 줄여버릴 수 있다. 음, 일종의 호전성의 차이라고나 할까. 영미식은 편하게 싸울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데 그 목적이 있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쓸데없는 교전은 가급적 피한다. 하지만 독일식은 이야기가 다르다. 애당초 가장 큰 목표는 적의 주력부대고, 주력부대를 섬멸하여 그 시점에서 상대방이 가질 수밖에 없는 틈을 노려서 전과확대를 노리는 것이다.

2천 년도 더 된 포에니 전쟁에서의 칸나이 전투에서 영감을 얻어 기획된 슐리펜 계획이 바로 독일식 싸움의 모든 것을 말해주는 아주 대표적인 예인데, 칼 하인츠 프리저의 《전격전의 전설》 144페이지, 챕터 3-3 이하의 내용을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다음과 같다. 칸나이 전투에서 한니발은 로마의 보병이 카르타고 경보병을 향해 정면 공격하도록 유도했고, 곧이어 카르타고 경보병이 확 뒤로 빼 버리면서 양 측방에서 리비아 장창부대를 위시한 대규모 중보병 부대가 투입되어 측방을 공격하고, 양 갈래의 로마 기병대를 수적 우위에 있던 카르타고 기병대가 섬멸해 버리면서 그 기동부대가 후방을 막아 완전히 로마 보병대를 섬멸해 버린 것이 칸나이 전투인 것이다.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독일군은 여러 나라들 중에서 가장 적 부대의 섬멸에 목숨을 건 나라이다. 완전히 적을 섬멸하여 적이 재정비할 시간조차 주지 않으면 결국 니 땅은 내 꺼. 일단 그렇게 시간을 벌어야 샌드위치 신세를 면할 수 있다는 슐리펜 계획. 동쪽에서 러시아가 그 막장인 보급체계 및 충원능력을 확보하기에는 시간이 걸릴 테니 그 동안에 프랑스를 싹 밀어버려야 한다는 것이 그 요점이었기에 싸그리 적을 밀어버리는 작전을 입안한 게 소(小) 몰트케이고, 그 와중에 작전은 성공하나 했다. 프랑스-독일 국경지대인 좌익이 슬슬 뒤로 빼면서 벨기에를 통해 넘어가는 우익이 거대한 회전문을 만들고 돌아간 회전문을 이용하여 아예 섬멸해버릴 뻔했는데 멍청한 좌익이 최선을 다해 반격해버리면서 졸지에 프랑스가 독일과의 국경지대를 돌파하는 것을 포기하게 만들고 그래서 전쟁이 장기화된 것일 뿐. 아무튼 이러한 슐리펜 계획의 실패를 보고 입안된 것이 만슈타인의 지헬슈니트이고, 그 지헬슈니트의 성공을 바탕으로 적의 전투력을 물리적으로 섬멸해버리고자 입안되고 실행되고 실제로 대량으로 섬멸하는 데 성공했던(그러나 결국 전략적으로는 실패했던) 작전이 바르바로사 작전인 것. 칸나이, 슐리펜 작전, 지헬슈니트, 바르바로사는 독일식 기동전이라는 것이 무엇을 목적으로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아주 잘 보여주는 실례이다.

소련식은 일견 영미식과 비슷하지만, 또 다른 점이 있다. 기동을 통해서 주도권을 쥐고 흔드는 것이 소련식의 특징이다. 그렇기 때문에 분명히 싸울 수 있는 상황이고 여기에서 이득을 취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이 지역에서 발목을 잡힘으로써, 혹은 가진 병력을 잃음으로써 주도권을 내줄 위험이 있다면 싸움을 피한다. 판을 쥐고 흔드는 것이 바로 소련식의 그것이다. 영미식보다 더욱 전투를 조심하는 것이 소련식이라고나 할까. 뭐 싸움다운 싸움을 해 보지도 않았는데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적이 나타나는 과정에서 난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를 외치고 있다면 그것이 소련식의 기동전이 원하는 최고의 결과인 것이다.

데이비드 글랜츠의 《독소전쟁사》 29페이지에 이런 구절이 있다. "…투하쳅스키와 다른 이론가들이 생각했던 개념은 단일 전선의, 전술적 종심 전투에서 적을 돌파하는 대신, 100km 이상의 작전적 종심 돌파와 전과확대였다." 무슨 소리인고 하니, 일단 돌파는 하되, 그 스케일이 국지적 작전 스케일이 아니라 엄청난 스케일로 판을 뒤흔들어버려서 상대방의 전투력 자체를 무효화하는 것이다. 일점돌파를 한 순간 그 부대를 엄청나게 깊숙히 상대방의 핵심 지역으로 찔러대고 찌른 병력을 계속 이동하면서 상대방을 흔들어 상대방의 방어능력을 무효로 만들어버리고, 그런 과정에서 또다른 부대를 준비하여 추가적으로 공세를 취할 여력을 만들던가, 전략적 이득을 가져가는 식인 것이다. 그렇게 아예 상대방의 방어력을 계속되는 공세로 무력화시키는 것이 기계화 제파전술인 것이고, 기계화 제파전술을 통해 최후에 투입된 기갑부대를 이용하여 상대방을 계속 흔들어서 상대의 종심을 무력하게 만들고 모랄빵(=사기 제로)을 유도하거나 상대방이 항거할 기력을 잃게 만드는 것이 바로 종심전투이론인 것. 그러니 설령 기갑부대의 파워가 좋다고 해도 일단 적 깊숙히 침투한 기갑부대가 살아서 오랫동안 적을 흔들 수 있으면 아무리 이득을 보는 상황이라고 해도 확 빼고 다른 데를 친다. 이게 소련식 기동전의 핵심.

벌써 이야기가 엄청나게 길어졌는데, 이하의 이야기를 하자면 이 정도 베이스는 어쩔 수 없다(...)

필자가 세 종족과 이 기동전의 갈래를 간단하게 매칭해본 결과는 다음과 같다. 테란 - 영미식, 저그 - 독일식, 프로토스 - 소련식. 일단 머릿속에서 드는 여러 가지 의문, 예컨대 개개의 유닛 하나하나가 강력한 프로토스가 왜 공세를 피하는가 뭐 이런 이야기는 잠시 접어두자.



테란 - 영미식 기동전

테란과 더러운 물량빨의 미제 영미식 기동전의 공통점은 다음과 같다. 영미식 기동전은 전투를 피하고, 그렇다고 해서 소련식처럼 병력운용에 목숨을 거는 타입이 아닌데다가, 역사적인 측면에서 접근해 보았을 때 기동전이라고 해도 그 특성은 방어에 있었다. 니 밥그릇 내놔 하고 독일이 두번 밥그릇을 뺏기 위해서 거대하게 사고를 친 게 두 차례의 세계대전인데, 그런 점에서 미영프 삼국의 목적은 본토의 방어에 좀더 주력하는 측면이 컸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가만히 놔두면 계속 싸움이 나니까 적의 본진을 치는 것일 뿐, 목표는 본국의 방어에 있었다는 것.

이제 테란의 유닛들을 생각해 보자. 장거리 포격이 가능한데 반드시 제자리에서 박아야 하는 포병의 존재(시지 탱크), 적이 일단 근접해야 반응하는 지뢰밭(스파이더 마인), 값싼 고정식 대공포대(미사일 터렛)... 테란을 대표하는 유닛이라 할 만한 이 유닛들은 원하는 상황을 만들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상대방의 병력을 아예 싸우지 못하게 만들거나, 싸우더라도 굉장히 비효율적인 전투를 감수하게 만드는 것이 필자가 보는 테란 병력운용의 핵심이다. 이러한 특성은 대 프로토스전에서 특히 극명하게 드러나는데, 뒤에 시지 탱크가 쭉 깔려 있고 마인밭 터렛밭으로 들어가기도 어려운 병력을 지상군으로 잡아먹을 엄두가 나는가? 잘못 들이박으면 그대로 병력에 구멍 뻥 뚫리고 이제는 내가 원하는 상황이 되었다 하면서 우르르르르르르르르르 몰려오는데? 템플러와 아비터의 존재는 뒤에서 이야기하도록 하자. 얘들은 좀 특이한 애들이라...

저그 입장에서도, 테란이 우주방어하면 이걸 어떻게 뚫어야 하나 하고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다. 테란의 베슬은 상대방의 디파일러나 럴커에 대고 이레디에이트를 뿅뿅 쏴대면서 상대방에게 비효율적인 전투 혹은 유닛의 손실을 감수하게 만들고, 시지 탱크가 모이고 바이오닉 병력이 엄호하는 상황에서 지상군 전투는 짤없이 자살행위이다. 공중군이랍시고 나오는 게 뮤탈 아니면 가필패인데 가필패는 어차피 극후반 가야 하고 뮤탈 방어는 뭐... 베슬이 이레디에이트 뿅뿅 쏴대기 전에도 일단 터렛 쭉 깔아버리거나, 메카닉으로 갔을 때는 골리앗을 모아버리던가 하지 않던가. 골리앗의 기동력은 그리 뛰어나지 않으니 기동적인 방어라기보다는 탱크라던지 베슬이라던지 하는 고급유닛을 지켜낼 정지방어에 가까운 유닛이라고 봐야 옳지 않을까 싶고. 그렇기에 테란의 유닛들은 영미 군사학에서 말하는 기동전에 가까운 것이다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영미 군사학의 기동전을 이렇게 이해한다. 방어를 통한 공세. 그것이 기동방어같이 기동전을 할 병력으로 적 병력을 작살내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방어를 통해서, 혹은 우주방어하면서 드랍쉽 운용같이 흔들기로 나서면서 상대방이 들어올 수밖에 없게 만들거나 아예 항거할 기력을 잃게 만드는 만드는 것이 바로 테란 유닛이란 것. 테란의 미덕은 방어에 있으며, 테란 한정으로 최고의 방어는 최고의 공격이라는 격언이 있을 정도이니.



저그 - 독일식 기동전

저그 유닛들의 면면은 독일식 기동전의 그것에 특화되어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필자가 보는 저그의 특성은 이렇다. 많은 유닛을 생산함으로써 상대방의 주력 병력을 섬멸하여 그것으로 경기를 끝낼 수 있으면 끝내고, 그렇지 않더라도 전략적인 이득을 가져감으로써 더 많은 유닛을 생산하여 더 확실하게 상대방의 주력병력을 섬멸해 버릴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 그것이다.

다수의 값싼 해처리와 자원만 허락한다면 테란이나 프로토스보다 훨씬 손쉽고 빠르게 뽑을 수 있는 물량이 바로 이를 의미한다. 더구나 타종족전의 개념에서 저그의 유닛을 뽑아보자면 히드라, 럴커, 울트라, 디파일러 정도를 꼽아볼 수 있을 텐데(뮤탈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하겠다), 이들은 그야말로 섬멸 특화다. 히드라는 엄청난 공속과 싸고 모이기 쉬운 유닛이라는 특성을 바탕으로 토스전에서 완벽한 우위를 점하게 만드는 중요한 유닛이고, 럴커는 스웜 깔리면 이레디에이트나 스톰 혹은 리버의 스캐럽이 아니면 처리하기 매우 힘든데다가 그 공격 자체가 상대방의 병력을 엄청나게 갉아대는 스플래쉬이고, 울트라는 엄청난 맷집과 나름 쓸 만한 공격력을 바탕으로 하여 상대방의 지상 유닛을 섬멸해버리는 데 상당히 유용하고, 그 모든 효율을 각종 마법으로 극도로 끌어올려주는 것이 디파일러이다.

특히나 이 디파일러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는데, 컨슘이 있으니 일단 마나걱정은 없다 치고, 다크 스웜으로 상대 종족의 원거리 공격을 무효로 만들면서(특히나 테란의 경우 근접공격을 할 만한 수단이 파이어뱃뿐) 자신의 병력으로 상대방의 병력을 섬멸하는 데 아주 높은 효율을 발휘하며, 플레이그는 대놓고 상대방 병력을 섬멸하라는 마법이다. 저그의 궁극기라고 할 수 있는 이 유닛은 그 스킬이 바로 상대방의 병력을 섬멸하기 위해서 존재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렇기에 얘가 나와버리면 병력 싸움에서 타 종족들은 크게 골치를 썩힐 수밖에 없다. 그러니까 베슬 같은 걸로 죽어라 저격해대는 거고.

앞서 길게 이야기했지만, 이러한 적의 섬멸을 목표로 하는 것은 독일군이다. 저그 유닛들은 적의 섬멸을 기본으로 한다. 적 부대를 섬멸함으로써 적의 병력을 일순간에 공백으로 만들어버리고, 적이 병력을 재건한다 한들 그 시점에서 이미 저그는 더 많은 병력을 보유하게 된다. 이것이 필자가 보는 저그의 승리 공식이다. 주력 섬멸 → 병력 공백 타이밍 생성 → 그 시점에서 경기를 끝내거나, 설령 적이 그 시점의 병력 공백을 메꾼다 한들 그 과정에서 전략적 이득을 가져가고 해처리를 늘림으로써 훨씬 빠른 물량과 회전력을 바탕으로 다시 주력 섬멸 반복. 게다가 저그는 업그레이드에서 밀려도 어느 정도 싸움이 되는 종족이다. 때문에 저그는 적과의 싸움을 두려워할 이유가 없으며, 만일 적과의 싸움이 두렵다면 그것은 아군이 적군에 비해서 준비가 안 된 탓이지(예컨대 디파일러가 늦었다거나) 적군이 아군보다 뛰어난 살상력을 발휘해서가 아니라는 게 필자의 의견이다. 그리고 이것이 정확하게 독일군의 교리와 맞아떨어지고. 독일군 역시 적과 비교해서 화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는 않았다. 어쨌든 기동을 통해서 크게 섬멸해버리면 화력이고 자시고 니가 버텨? 이런 식이었지. 그러니까 수백 발을 튕겨낸 마틸다 같은 전차를 두려워하지 않고 스당을 돌파해서 대서양까지 쭉쭉 달린 거고, KV 쇼크를 먹어가면서도 민스크 먹고 키예프 먹고 스몰렌스크 먹어가면서 적의 병력 손실을 스몰렌스크 함락 시점에서 이미 200만 스케일로 키운 거다. 그리고 그것들은 모두 "니들이 다 죽으면 병력공백이 생기고 그걸 메꿀 수 없는 순간 너는 무너진다"는 믿음에서 출발한 것이고. 그래서 할더가 그렇게 이야기한 것이다.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14일 만에 승리할 수 있다는 주장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그 증거들이 연일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전격전의 전설》 p. 553) 물론 그 생각은 철저하게 오판이었지만.

아, 잊을 뻔했다. 뮤탈의 경우는 견제용이고, 실제로 뮤탈로 병력을 학살하는 데는 이제동이 아니고서야 어렵다. 그나마도 바이오닉 병력이나 커세어 같은 걸 작정하고 쌓으면 좀 골치가 아프고. 근데 이들의 역할은, 아군이 상대방을 확실하게 섬멸할 수단을 확보하는 시간벌이이다. 그러면서 전략적인 이득도 조금씩 가져가는 데 그 목표가 있는 것이고. 멀티라는 전략적 이점과 아군이 적군을 섬멸할 수단(럴커, 디파일러 등)의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수단이 바로 뮤탈리스크인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뮤탈리스크 역시 독일식 기동전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이다. 흠, 대충 이야기해 보면 공수부대라고 할 수 있겠다. 후방을 교란하고 해서 조금이라도 아군이 섬멸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아르덴 대공세 당시의 오토 슈코르체니 특공부대 같은 느낌이라면 적절할 듯하다.



프로토스 - 소련식 기동전

이 특성은 테란전에서도 발휘되지만 저그전에서 특히 더 잘 발휘된다. 두 가지 유닛을 두고 이야기를 해 보자. 캐리어와 커세어. 하긴 뭐 요즘 캐리어는 누가 가나 싶기도 한데, 필자가 보았던 경기들은 캐리어가 대세였던 때였다. 그리고 사실 아비터도 이 이야기 적용이 가능하고.

대 저그전의 커세어는, 아마도 정석적으로 나간다면 필수 유닛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커세어를 통해 제공권을 장악하고, 제공권을 장악함으로써 리버나 템플러 같은 유닛으로 상대방을 꾸준하게 견제하고 때로는 드랍으로 상대방에게 타격을 주는, 강민이 기반을 깔고 김택용이 꽃피웠던 비수류 토스의 그것이 바로 소련식 기동전을 대 저그전에 적용시킨 그 꽃인 것이다. 그것을 꽃피웠던 두 프로게이머 본인들이 이것이 바로 소련식 기동전을 적용한 결과라고 인지했는지는 별문제지만...

계속해서 커세어를 동원해서 오버로드를 잡아내고, 계속해서 리버나 다크로 상대방의 자원을 말림으로써 전략적 우위를 가져간다. 필요하면 상대방의 테크 건물까지 모조리 무너뜨려 가면서 타격을 주되, 가급적이면 싸움을 피한다. 싸움을 피하면서 계속해서 상대방을 정신없이 흔들면서 상대방이 꾸준히 쓸데없이 돈을 쓰도록 하면서 제풀에 지치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커세어가 제공권을 잡고 그 제공권을 잡아서 기동하는 것 자체가 프로토스는 공세의 역할을 한다. 소련식 기동전의 꽃이라고 하는 데는 이런 이유가 있다. 저그는 프로토스 뒷꽁무니만 쫓아다니다가 그 틈에 어느덧 건설된 캐논꽃밭과 가스멀티를 내줌으로써 슬슬슬슬 뒤로 밀리고 마침내 프로토스 입장에서 확실하게 마무리를 지을 수 있는 유닛들이 대거 출현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꾸준한 기동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프로토스는 싸울 수 있는 상황에서조차 그것이 불필요하다면 싸움을 피할 줄도 알아야 한다. 단, 아차 하는 순간에 잘못 기동했다가는 짤없이 각개격파당한다는 위험성조차(...) 소련식 기동전의 그것을 닮았다.

테란전의 최종병기라고 하는 아비터나 캐리어 역시 이런 특성을 공유한다. 캐리어가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면서 상대방의 전투력, 특히 상대방의 멀티를 말려버리는 것은 캐리어 운용의 정석이고, 아비터의 리콜 역시 상대방에게 병력 운용의 주도권을 내주지 않기 위한 움직임이다. 우수한 제공권을 바탕으로 하여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나타나면서 상대방이 자신의 꽁무니만 쫓아다니게 만드는 방식, 그것이 바로 프로토스의 게릴라전이며, 프로토스가 경기를 잡아나가는 방식이다. 그래서 프로토스는 어느 종족보다도 판의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해서 목숨을 걸어야 한다.

하이 템플러의 경우는 물론 모인 병력을 섬멸하기도 좋지만, 견제에도 능하며, 필요할 때 나온 병력이 공세를 지속하기가 쉽도록 하는 측면이 있다.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지속되는 공세야말로 프로토스의 핵심인데, 프로토스의 유닛들은 재건하는 데 시간이 타 종족보다, 특히 저그보다 오래 걸린다. 그렇기 때문에 아군의 병력이 최대한 오래 살아남아서 상대방의 병력 운용에 어려움을 만들기 위한, 즉 기동을 통한 공세를 유지하기 위한 기반을 닦는 유닛이 하이 템플러다.



해석의 차이

물론, 필자가 이야기한 해석을 꼭 따를 필요는 없다. 사용자에 따라서 다른 해석 방식은 존재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아비터인데, 테란의 병력을 섬멸해내기 위해서 아비터를 뽑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는 하이 템플러 때문이기도 한데, 광역으로 마법을 걸어서 상대방의 전투력을 격감시켜서 상대방의 병력을 소멸시키기가 상대적으로(어디까지나 상대적으로다. 그나마도 테란이 우주방어하면 장담 못 하고) 쉽기 때문. 마치 독일식 섬멸전을 목표로 하는 아비터 유저들도 상당히 많다. 마찬가지로 힘싸움을 위해서 템플러를 죽어라 뽑는 토스유저, 아예 적 주력을 섬멸하기 위한 메카닉 체제의 테란, 삼지안 저그로 대표되는 게릴라 저그 등등, 반드시 필자가 유도하는 식으로 유닛이나 종족을 이해할 필요는 없다. 다만 "일반적인"(어디까지나 필자 기준이긴 하지만) 경기를 떠올려보았을 때 그렇게 매칭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일 것이다라고 이야기하는 것뿐.



상성

왜 뜬금없이 상성 이야기가 나오냐 하면, 이 기동전의 핵심이라는 것을 다른 눈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무슨 소리냐면, 세 종족간의 상성이 나타나는 이유가, 바로 중간 단계의 테크 유닛으로도 상대방의 기동전의 특성을 무력화시킬 수 있기 때문인 것이다.

하나하나 이야기해보도록 하자. 테란이 저그보다 상성상 우위에 있는 이유는, 중간 단계의 테크를 요구하는 유닛인 시지 탱크와 마인(뮤탈의 경우는 발키리와 베슬 그리고 터렛)을 이용하여 상대방이 고테크 유닛을 다수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군의 병력을 섬멸할 엄두를 못 내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특성이 가장 잘 드러나는 경기가 아마 2007년 6월 23일이었던가, 하여간 그 즈음에 벌어졌던 마조작 대 이성은의 파이썬 1경기, 또는 언제 벌어졌는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마조작이 이영호 상대로 벌였던 백마고지 프로리그전. 더 좋은 예시를 쓰고 싶었는데 떠오르는 바가 적어서 어쩔 수 없이 마조작의 경기를 적음을 독자께서 용서해 주시면 깊이 감사하겠다. 갑자기 생각만으로도 속이 뒤집히네. 대충 동 테크라서 조금 거시기하긴 하지만 그래도 대충 들어맞는 경우가 이영호와 이제동의 곰TV MSL 시즌4의 8강전 1경기 카트리나 경기가 되겠고.

저그가 프로토스보다 상성상 우위에 있는 이유는 상대방의 기동을 오버로드와 히드라 및 스커지로 상대적으로 손쉽게 무력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셔틀이라도 잡히면 답이 안 나오고, 앞마당을 퉁퉁 두들기기라도 하면 일단 불안해서라도 막고 봐야 한다. 더구나 히드라는 캐논 방어선 돌파에 이만한 유닛이 없으므로, 땡히드라를 두려워한다면 별수없이 리버 같은 유닛을 본진에 두어서 막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되는데, 이건 곧 자신이 기동할 타이밍을 놓치게 된다는 이야기와 일맥상통하게 된다. 즉, 여러 가지 방식으로 기동 자체를 막아버리기가 중간 단계, 그것도 심지어 프로토스는 기동을 위해서 코어에 로보틱스에 스타게이트에 아둔에 뭐시기에 등등 이것저것 다 준비해야 하는데 그걸 해처리 단계에서조차 막아버리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끽해야 오버로드 속업 또는 폭탄드랍을 위한 레어단계에서 어느 정도 방어 가능) 저그가 프로토스를 상대로 상성상 우위에 있다는 것. 그리고 그렇게 극도로 기동을 했는데도 기동한 쪽에서 결국 지쳐버려서 나가떨어질 위험마저 있다. 곰TV MSL 시즌4의 32강 B조 1경기 김택용 대 이제동 블루스톰 경기가 바로 그 대표적인 예.

프로토스가 테란에 비해 상성상 우위에 있다는 것은, 아무래도 전투적인 측면이 크다. 테란의 병력과 프로토스의 병력을 싸움붙였을 때 프로토스가 잘 싸울 수 있는 이유가, 시지 탱크와 마인밭을 셔틀-발업질럿으로 뚫어버린다는, 즉 다시 말해서 원하는 상황에서 원하는 전투를 원하지 않는 상황에서 원하지 않는 전투로 바꿀 수 있기 때문이라는 측면이 크다. 아비터와 하이 템플러의 존재가 바로 그것을 대표한다. 근데... 셔틀도 사실 까놓고 말해서 좀 테크를 요구하고, 아비터와 하이 템플러는 대놓고 최종 테크이며, 발업질럿은 셔틀과는 다른 테크 건물을 요구하잖아. 이게 필자가 생각하는, 프로토스가 테란에게 우위에 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상성이 강하지 못한 이유이다. 쉽게 말해서 상대방의 장점을 무력화한다는 그 방법이라는 게, 테란이나 저그에 비해서 임팩트가 좀 거시기하잖아... 아무튼 그러한, 테란이 원하는 시나리오를 완벽하게 박살내버리면서 원하지 않는 싸움을 만들어버린 가장 대표적인 경기가 강민의 할루시 리콜경기일 것이다. 그걸로 경기가 끝나버리기는 했지만, 설령 끝나지 않았더라도 엄청난 피해를 입은 이병민이 오래 버티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 수많은 터렛 방어선을 단숨에 무력화시킨 경기 아니던가.



고급 유닛

앞서 잠깐 이야기했지만, 아비터의 경우는 섬멸을 위하여 뽑는 사람도 종종 있다고 했었다. 하이 템플러도 몰려다니면서 스톰 샤워로 적의 유닛을 섬멸해버릴 수 있는 것이고. 디파일러와 오버로드 드랍이 조합되면 계속되는 흔들기로 나갈 수 있고, 테란의 드랍쉽으로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면서 상대방을 말려죽이는 것도 불가능하지는 않다. 아니면 아예 베슬로 적 유닛 섬멸을 노리던가.

고급 유닛이라는 것이, 그런 특성이 있기 때문에 고급 유닛이라고 본다. 즉, 뽑는 측의 교리를 전면적으로 바꿔버릴 수 있는 위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고급 유닛이라는 딱지를 달고 나온다는 것. 그게 또 날빌처럼 막히면 GG가 아니라 충분히 상대방을 위협할 수 있는 좋은 무기라는 것이 더욱 그런 측면을 높이는 점이 있다. 예컨대 저그전 병력 운용에서 빨간 풍선(다크아칸)이나 애벌레 꿈틀꿈틀이 조합되면 저그 입장에서도 섬멸전으로 나서기 까다로운 측면도 있고... 이 시점에서 갑자기 왜 김캐리버의 절규가 떠오르는지 모르겠군. 여하간 고급 유닛이라는 것은 그런 측면이 크다고 본다. 반대로 말하면, 쓰이지 않는 고급유닛의 경우는 아군의 교리에는 전혀 맞지 않거나 대단히 비효율적이면서 그렇다고 아군의 전투교리를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는 유닛도 아니라는 이야기가 된다. 스카웃이라던가, 스카웃이라던가, 스카웃이라던가...



마무리

비록 나름대로 길게 분석했다고는 하나, 필자의 시각이 워낙 오래 된 탓도 있고, 또 스타판이 또 워낙 오래 된 물건이기도 해서, 여러 모로 되짚어보면 아쉬움이 꽤나 많이 남는 글이다. 그렇지만 필자는 적어도 이러한 것은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적어도 스타1에서 이런 식의 분석이 가능하다면, 다른 게임에 대해서는? 그리고 올바른 패치의 방향성이라는 것은? 또한 종족의 특성을 유지하면서 밸런스를 쉽게 맞출 방법은?" 뭐 이런 식으로 스토리를 계속해서 만들어나갈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만족할 것 같다.

전략 시뮬레이션이라는 것은, 전략 시뮬레이션이다. 가상의 시스템을 바탕으로 모의 전투 같은 것을 기획할 수 있는 그런 게임이기도 한 만큼, 이러한 것을 충분히 이해하고 게임을 만들면 충분히 명작 소리를 들을 만하지 않을까. 전략이라는 것은 결국 군사의 운용과 직결되는 만큼, 역사 속의 군사적 운용이나 현대전의 교리와 직결시켜 보는 것도 재미있는 시도가 될 것 같았다. 꼭 전략 시뮬이 아니더라도, 예컨대 AOS 같은 데서도 이 캐릭터를 활용할 방법이라는 것은 이러한 것이며, 뭐 이런 식으로... 어떻게 보면 게임 기획자와 코칭스태프를 위한 글인 셈이다. 이전에 글을 쓴 바와 같이. 이전에 쓴 글이 마이크로 시점에서 보는 것이라면, 이번에 쓴 글은 매크로적 시점에서 보는 그런 느낌이긴 하다. 아무튼, 게임 분석을 위한 글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이 글의 내용을 한 줄로 정리하면, 이것이다. 각 종족이 어떤 교리를 가지며 그 종족의 핵심 유닛이 그 교리에서 어떤 위치를 점하고 있는가.



늘 쓰고 나면 마무리가 이상하네요. 그림파일 같은 것이라도 좀 넣으면 괜찮을 텐데 그랬다가는 안 그래도 긴 글이 완전히 수면제가 될 것 같아서 그렇게 하지도 못하겠고(...) 사실 다른 거 없어요. 그냥 내 생각에는 이것과 이것은 이러한 공통점이 있고 이런 특성을 가지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이렇게 유도되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길게 이야기하면서 억지로 마무리를 지으려고 하니까(...) 마무리가 이상해지는 거긴 한데... 아무튼 읽으면서 즐거우셨으면 저로서는 만족이고, 또 제가 이야기한 것이 그럴듯한 분석이었다면 더욱더 만족이겠습니다.



참고문헌
리그베다 위키 - 기동전 (참고"문헌"은 아닙니다만...)
독소전쟁사 - 데이비드 글랜츠
전격전의 전설 - 칼 하인츠 프리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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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1/18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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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생각에 상성의 가장 큰 원인은 기본 유닛 마메>저글링> 질드> 마린 이라고 봅니다. 프저전에서 저그가 우위에 있는 이유는 아업 저글링의 가성비가 결국은 질럿을 압도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치죠 호타루
15/01/18 21:17
수정 아이콘
흠, 가장 간단하고 기본적인 것이지만 제가 놓치고 있었던 것을 짚어 주셨네요. 기본적인 단계의 유닛들은 누가 서로를 더 잘 섬멸해 내느냐의 양상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마린메딕이 저글링을 녹이고, 저글링이 질럿 드라군을 녹이고, 질럿 드라군은 마린 메딕을... 글쎄요, 이쪽은 좀 애매하긴 합니다만, 여하간 그런 점을 제가 잊고 있었습니다. 좋은 지적 감사합니다.
15/01/18 21:19
수정 아이콘
저도 분석 재밌게 봤습니다. 호타루님이 말씀하신 부분들도 분명 영향을 끼친다고 봅니다. 프테가 상성이 밍숭밍숭한 원인중에 하나가 질드 조합으로는 벌쳐+시즈 상대로 비슷하거나 못 이기는 부분도 작용한다고 봅니다.
첸 스톰스타우트
15/01/18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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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테 상성이 밍숭밍숭한 근본적인 원인은, 저프나 테저에서 불리한 쪽이 1테크를 째고 넘어가면 어떻게 되는지와 테프에서 테란이 1테크를 어떻게 째고 넘어가는지를 비교해보면 됩니다. 테란은 심시티를 통해 정찰 다 허용해주면서도 토스상대로 마린 몇마리 뽑고 1테크를 거의 공짜로 넘어가죠. 반면에 테저에서 저그가 성큰을 째거나 저프에서 토스가 질럿, 캐논을 째다가 상대에게 발각되면 어떻게 될까요?

인구수2짜리 시즈탱크가 시즈모드를 박으면 사거리 12에 1업마다 공격력이 5씩 올라가는 괴물이 되고, 또 미네랄75짜리 벌쳐가 마인을 3개나 심으며 골리앗에 카론 부스터 업그레이드가 있는 이유는, 팩토리가 엄연히 2테크트리 건물이기 때문입니다. 원래는 초반 게이트웨이 유닛의 압박때문에 테란역시 벙커를 짓고 수비를 해야하지만 테란은 얍삽하게도(..)블리자드의 오묘한(?)충돌크기 설정을 악용하여, 로템에서 SSB로 입구를 막고, 입구가 안막히는 루나에서역시 서플과 배럭을 가지고 벙커를 안지어도 질럿이 마린을 때리지 못하게 해버립니다. 저는 테프 상성의 미적지근함의 근원이 이거라고 봐요. 뭐 아무리 그래도 정찰력의 차이때문에 프로토스가 테란상대로 유리한건 맞습니다만 저프, 테저, 테프에서 각각 정찰력의 차이를 실제 방어비용으로 환산했을 때 저프에서 프로토스가 지불하는 방어비용이나 테저에서 저그가 지불하는 방어비용보다 테프에서 테란이 지불하는 방어비용이 상대적으로 너무나도 싸죠.
이치죠 호타루
15/01/18 22:31
수정 아이콘
아, 이건 저번 글에서도 말씀해 주신 내용인데 제가 완전히 잊고 있었습니다. 1테크를 째도 되니까 결과적으로 2테크인 탱크와 벌쳐가 사실상 1.5, 아니 1.1테크 유닛이 되고, 그걸 토스가 뚫어버리기 위해서 1테크만으로는 모자라다는 이야기가 되니, 결과적으로 상성이 흐려질 수밖에 없다, 이런 말씀이신데, 이 의견에 적극 공감합니다. 이게 결과적으로는 테란이 원하는 시점에서 원하는 전투를 할 수 있는 상황을 더욱 빨리 유도해낸다는 게 문제가 되겠죠.

만일 Factory Requires : Academy였으면 어땠을까요?
첸 스톰스타우트
15/01/18 22:45
수정 아이콘
팩토리 짓는데 아카데미가 필요하다면 어떨까.. 하는건 너무 결과론적인 이야기고, 그냥 게임 설계할때 건물,유닛,지형의 충돌크기를 조금만 더 신경써서 만들었다면 고민조차 필요하지 않았을 문제라고 봅니다.

스2에서 블리자드가 지형과 건물, 유닛의 충돌크기를 어떻게 설계했는지만 봐도 답이 나오죠. RTS에서 밸런스를 맞추기 위하여 신경쓸 것이 얼마나 많은데.. 거기다가 어떤유닛이 특정건물사이 또는 특정건물과 특정지형사이를 통과할수 있느냐 없느냐같은 변수까지 모두 고려하여 밸런스를 맞춘다는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거든요. 전작에서 시행착오를 거친 블리자드는 스2에서 이걸 그냥 다 획일화시켜버렸습니다. 건물 붙여지으면 그 사이사이 공간으로는 지상유닛 절대 못지나가! 이렇게 말이죠.
15/01/18 22:36
수정 아이콘
테란 배럭 유닛은 결코 질드한테 약하지 않습니다.
템플러나 리버 없이는 마메파벳 조합에 먹히는 경우도 꽤 있어요.
pleiades
15/01/18 23:04
수정 아이콘
바로 그 점을 이용한 것이 바카닉이죠.
허무와환상
15/01/18 23:07
수정 아이콘
그것은 질럿,드라군만으로 저글링 히드라를 이기는 경우랑 비슷하다고 봅니다.
기본적으로 마린보다 드라군사거리가 1 더 길고 이것만으로 초반압박을 엄청나게 할수 있어요.
탱크없이는 언덕 내려오기 힘들게 압박할수 있고요.. 이길수도 있겠지만 기본상성은 토스가 위고 테란이 괜히 처음부터 메카닉가는게 아니죠.
15/01/18 23:12
수정 아이콘
테란이 메카닉을 가는건 템플러에 답이 없어서이지 질드때문이 아닙니다.
실제로 헌터에서 테란이 무난하게 마메조합을 갖추기 시작하면 상대팀에서는 답이 안나오죠.
Skywalker
15/01/19 01:10
수정 아이콘
노업 드라군은 사정거리가 4로 노업 마린과 같지 않나요?? 단 드라군은 사업시 +2가 늘어나서 사업시 +1밖에 안늘어나는 마린보다 사거리에서 우위에 서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15/01/19 09:27
수정 아이콘
드라군으로 테란을 초반에 압박할 수 있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테란이 처음부터 배를 째고 날로 티어를 건너뛰려 하기 때문이죠. 테란이 그리하지 않고 마메를 뽑아 받아치면 드라군 따위는 나대지 못합니다. 다만 이럴경우 리버나 템플러가 마메에 강하므로 메카닉을 가는 것 뿐이에요. 마메파는 템플러나 리버가 무서운거지 질드따윈 무섭지 않아요. 서로의 게이트 ㅡ 사코 vs 배럭 ㅡ 아카데미 저티어 싸움에서 테란과 토스는 완벽한 상하관계에 있습니다. 가성비, 전투력, 충원력, 기동력 모두 토스가 밀립니다.
첸 스톰스타우트
15/01/19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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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가성비로만 따지면 드라군따위가 바이오닉병력에게 명함도 못내밀지만, 실제로 헌터에서 파워드라군vs바이오닉 해보면 파워드라군이 압도합니다. 테란이 헌터에서 본진자원으로 배럭스 6~7개까지 돌릴수 있어서 4게이트밖에 못돌리는 파워드라군체제로는 상대가 안될거 같지만 바이오닉테란이 배럭스 6~7개가 되는시점보다 파워드라군 체제가 4게이트 돌아가는 시점이 훨씬 빠르기 때문이죠. (실제로는 3배럭스까지는 배럭스와 게이트 숫자가 거의 동일하게 됩니다.)빠무에서는 초반 질럿펌핑때문에 아예 마린이 모이질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하고요(이경우는 질럿펌핑하면서 캐논러쉬까지 가능). 같은자원을 먹는다고 했을 때 프로토스가 테란보다 자원수급효율이 훨씬 좋기때문입니다.
15/01/19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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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팀전해서 기본유닛 싸움하면 항상 토스가 테란한테 밀리지 않나요? 아둔까지 가서 발업질럿 정돈 나와야 해볼 만 하던데. 그냥 내가 못해서 그런가..
무한 맵 계열에서 토스가 유리한 건 토스는 유닛이 하나하나는 강한 편이지만 가성비가 구려서 지는건데 무한 맵은 무한자원이라 가성비가 딸려도 할만하고 자원이 많아 금방 고테크로 넘어갈 수 있어서 유리해지는 것이고여.
첸 스톰스타우트
15/01/19 12:28
수정 아이콘
토스가 가성비는 구리지만 자원수급효율은 훨씬 좋죠. 똑같은 미네랄 10덩이를 줘도 프로토스가 자원을 훨씬 빨리 소모합니다.
자원을 빨리 캔다는것은 같은 미네랄을 캐도 동일 시간대에 상대보다 더 많은 미네랄을 보유할 수 있다는 뜻이고, 따라서 동시간대에 병력에 투자할수 있는 자원역시 상대보다 더 많아지죠.
15/01/19 12:22
수정 아이콘
파워드라군이야 서로 어택땅 할때나 강한거지, 마린이 스팀빨로 미친듯이 들어오면 드라군 입장에서도 공포입니다.
15/01/18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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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게로!! 라고 말씀드립니다
15/01/18 23:05
수정 아이콘
기동전 하면 변형태... 전상욱...
이치죠 호타루
15/01/18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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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변형태가 희대의 스타일리스트인 이유가, 테란의 유닛들을 완전히 다르게 해석해 버린 것이 그 이유라고 봅니다. 그 특유의 공격성이라는 것은 보통 저그의 공격과 유사한 면이 있는데, 마인과 탱크, 혹은 마린 메딕으로 상대의 정지 방어(성큰밭 등) 혹은 주력병력을 다 박살내버린다는 점이 있죠. 저는 테란의 유닛들을 그 고정적인 면(이동 불가인 시지 모드, 미사일 터렛, 스파이더 마인)에 주목하여 정지 방어에 최적화된 유닛이라고 해석했지만, 변형태는 오히려 그 유닛들의 화력에 주목해서 화력으로 적을 섬멸하는 데 최적이라고 판단한 거죠. 단순히 특정 유닛을 매우 사랑하는(심소명의 히드라, 이제동의 뮤탈 등) 스타일이 아니라 "아예 종족의 특성 자체를 완전히 다르게 해석한" 프로게이머는 아마 변형태가 유일하지 않나, 그런 생각도 해 봅니다.
15/01/18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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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형태선수의 경기가 그리운 밤입니다 ㅠㅠ
pleiades
15/01/18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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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저희 과 교수님께서도 브루드워(스타2는 해본 적이 전혀 없으시다고...)를 언급할 때 WASP, 히스패닉, 아시안 뭐 대충 이런 인종 특성에 문명별 체계를 교묘히 넣어서 만든 세계관이라고 생각한다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으셨죠. 그런데 가장 기본적이면서 가장 당연한 생각인, 군사학과 연결된다는 것을 여기서 깨닫고 가네요.

추가로 스타2에서는 저런 기동전의 교리가 어떻게 변했는지 생각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일단 한층더 기동전이 된 건 맞는데 종족별 특성이 많~이 변한 것 같거든요.
이치죠 호타루
15/01/18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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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저는 스타2 멀티플레이어 경험이 전혀 없습니다(...) 캠페인만 죽어라고 깨서...

다만 그 특성은, 물량을 상대적으로 빠르게 모이게 했다는 점에서, 세 종족 모두 독일식 기동전화되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얼핏 들더군요. 테란이 정지 방어를 해서 토스를 이겼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기억이 없고(마의 25분 운운하는 내용이 그런 내용인 것 같더군요), 프로토스도 어마어마하게 화력이 좋은 거신이나 불멸자 같은 유닛이 추가되고, 게다가 테란은 반응로, 프로토스는 차원 관문의 등장으로 전작의 저그만큼 빠른 유닛 충원, 그리고 저그는 라바 추가를 통한 더 빠른 유닛 충원으로 이어지다 보니까 결국 병력이 쌓이는 속도는 전작에 비해 엄청나게 빠르고, 제대로 조합이 되었다면 어느 종족도 한타 싸움을 두려워하지는 않게 됩니다. 따라서 결국에는 한 번의 큰 병력싸움으로 인해 이기고 지는 케이스가 많은 거 아닌가 싶기도 할 때가 있긴 합니다. 물론, 저는 멀티플레이어를 해본 적도 없고 방송경기도 거의 안 봤습니다만, 스타2 멀티를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 스타2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생각 중에는 이런 것도 있다, 이렇게 이해해 주셨으면 하네요.
15/01/19 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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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SP-테란
아시안(중국)-저그
유럽-프로토스
pleiades
15/01/19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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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오. 저그는 히스패닉 토스는 동아시아(그런데 외양은 그리스로마:;) 라고 하십디다...
Skywalker
15/01/19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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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소전 진행 양상을 보면 독일이 전투는 이겨도 꾸역꾸역 몰려나오는 소련군을 결국 당해내지 못했다는 면에서 프로토스(독일)vs저그(소련)전이 많이 생각났는데, 기동전 성격으로 보면 오히려 반대의 결론이 나는군요. 새롭게 해석하신 글 잘 봤습니다.
첸 스톰스타우트
15/01/19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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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소전 진행양상은 저프전보다는 오히려 테프전에 가깝죠. 테란이 200병력 모아서 한방러쉬를 감행했으나 프로토스는 주병력 전투를 피하고 병력을 이리저리 돌리면서 전맵에 넥서스+캐논+게이트 도배.. 테란이 어설프게 병력을 나누면 각개격파 당하기 때문에 덩어리병력을 가지고 프로토스의 모든 자원줄을 말려야 되지만 덩어리병력의 느린 기동성을 물고늘어지는 게릴라 전술에 결국 덩어리병력의 힘 자체가 약해져서 무너지고 마는..
꽁꽁슈
15/01/19 0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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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를 무척 좋아하고 오랫동안 즐기고 봐오긴 했지만 타고난 겜알못인지라 여전히 좋아하기는 하지만 게임 내적으로는 잘 알지 못했는데 이 글을 보니 왜 프로게이머 및 아마추어 고수들 사이에서 "저그를 잘하려면 손이 빨라야 하고 실제로 잘하는 저그 선수들은 대체로 손이 다 빠르다.", "테란전과 달리 저그전에서의 프로토스는 멀티태스킹 능력이 특별히 더 많이 요구되며 따라서 손이 안 따라주면 이기 정말 힘들다." 등의 말들이 나오는지 이해가 되네요. 글 재밌게 잘 봤습니다. 이 글을 바탕으로 게임을 바라보면 그동안 각 종족 간에 왜 그러한 전략과 전략의 발전방향, 경기양상들이 나왔던 것인지 이해가 되는 것 같네요.
박달봉
15/01/20 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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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류의 글 좋아하는데 선추천 후감상합니다. 지하철에서 틈틈히 읽어도 좋을듯 크크
가루맨
15/01/21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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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엔 추천이 제 맛! 재밌는 글 잘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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