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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협물을 아시나요? 김용과 고룡의 시대 이후 무협은 큰 틀에서 변화가 없다가 최근 10년 사이 중국 대만 등지에서 '선협' 이라는 장르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되었습니다. 기존 무협처럼 무공을 위해서 투닥거리는게 아니라 우화등선을 하기 위해 약초를 모으고, 요괴를 잡고, 더 높은 경지의 수행을 이룩하는 형식인데요.
기존 중국 대륙에 가까운 세계관에 갇혀 중국,대만, 한국 3국 정도에서나 팔리고, 그나마도 젊은층에게 외면받던 시절과 달리 이 선협물은 동양 판타지에 가까운 세계관을 구축하면서 서양 장르팬들까지 끌어들이는 등 어머어마하게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무협계의 드래곤볼 이라고 할까요? 상업적인 측면에서는 과거의 어떤 명작과도 자웅을 겨룰 수 있는....
이러한 트렌드에 힘입어 중국 게임사들도 선협 게임을 내놓기 시작했는데 그 중에 정식 영문 서비스와 함께 팬 한글패치가 이루어진 귀곡팔황을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스팀에는 로그라이크 장르라고 분류되어있지만 죽으면 끝이라는 점 외에는 RPG식 성장이 주류라 차라리 2d 디아블로에 가깝지 않나 싶네요. 보통 로그라이트, 라이크 장르가 그러하듯이 크게 시나리오에는 힘을 주지 않은 간단한 줄거리로 게임이 시작됩니다.
속세에 살던 주인공이 꿈에서 신선을 본 후 신선이 되기 위해 수행하는 수행자들의 세계로 입문합니다. 수행자들의 세계는 산에서 도나 닦던 기존 무협의 이미지와 달리 아주 속물적이고 사회적입니다. 성에서 파는 약초나 수행 재료를 제공 받기 위해 성주의 퀘스틀 해결하고, 가르침을 받기 위해 신선 문파에 가입하여 심부름을 해야 합니다.
필드를 돌아다니며 몸 안의 영기를 늘려줄 수 있는 약초를 채집하고, 요괴를 사냥하고, 제 몸을 지킬 수 있는 무공과 신선의 신통술을 배워 더 높은 경지로 나아가는 가운데 인스턴트 던전에서 보물도 찾고, 거대 필드보스도 사냥하고, 중국 설화 속의 '예'와 만나 삼족오를 사냥하거나 '과보'에게 물을 주는 둥 신화적인 모험을 해나갑니다.
만화 '봉신연의'의 보패처럼 신선들만 다룰 수 있는 '법보'를 제작하고, 그 법보에 깃들 영령를 만나기 위해 악령들이 도사리는 운유곡을 돌고, 각 보스들의 영혼이 봉인되어 있는 '식혼탑' 에서 타임어택 컨텐츠를 통해 영령을 강화해줄 기물을 모으는 등 나름 다양한 컨텐츠가 완성되어 있으며
스팀 가격은 2만원 ~1만 5천원 선입니다. 무림군협전 등 중국 무협게임을 번역해온 네이버 카페 '소요객잔' 미완성 패치 게시판에 가시면 수작업으로 완성도가 상당한 한글패치를 적용할 수 있고, 그렇지 못해도 영문 서비스를 정식으로 제공하고 있어서 소개할 만한 게임입니다. 2d라는 점, 로그라이트 형식이면서 rpg 요소가 강한 점 등에서 히트 게임이었던 '히어로 시즈' 랑 비슷한 감이 있네요. 무협적 세계관을 거의 베껴오다 보니 내러티브는 이쪽이 훨씬 풍부합니다
판매량은 모르지만 2만원짜리 가벼운 게임인에도 스팀 '리뷰'만 10만개가 넘더군요. 대부분 중국계 유저일거라 미국이나 한국 등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조용한 편이지만...
무협을 좋아하시는 분, 2d 로그라이트 좋아하시는 분께 추천 드리며 얼리 억세스이지만 이제는 충분히 할만한 분량이 되어서 피지알에 글을 올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