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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1/11/28 00:05:29
Name 달리는곰돌이
Subject [PC] 최근 즐긴 SRPG(스러운) 게임들

스팀 세일 기간을 맞아 게임 게시판에 어떤 글을 올릴까 고민하다가 

최근에는 파엠 정도를 제외하면 거의 사장된 장르이지만, 뒤늦게 입문해 SRPG를 좋아하는 입장에서 최근 즐겼던 게임들 소개해 봅니다.


1. The Dungeon of Naheulbe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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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보기 드물게 서양 제작사에서 출시된 SRPG입니다. 올망졸망한 3D 그래픽이 보기 좋은 귀여운 게임인 동시에, 엑스컴처럼 감나빗의 고통을 종종 느끼게 하는 게임이기도 합니다.

     

이 게임의 핵심은 서양 RPG와 판타지 장르에 대한 오마주입니다. 레인저, 바바리안, 위저드, 도적, 엘프, 드워프 등의 캐릭터 구성부터 퀘스트, NPC들까지 곳곳에 익숙한 요소들이 많습니다. 발더스 게이트, 반지의 제왕 등 친숙한 시리즈의 패러디들이 산재해 있어 이쪽 계열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게임 중간중간 웃음 짓게 되는 장면이 많습니다. 귀여운 캐릭터들의 대사도 백미입니다.

     

게임 시스템은 여러 층으로 나뉜 하나의 던전 속에서 맵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메인 퀘스트, 사이드 퀘스트를 진행하는 식입니다. 보통 퀘스트 당 1-2개의 정해진 전투가 벌어지는 식이고, 퍼즐 요소도 군데군데 배치되어 있습니다. 초반부에 세 유닛 중 하나를 선택해 영입하게 되면 엔딩까지 정해진 캐릭터들만 사용하는 점은 SPRG의 다양한 출격 유닛 운용을 좋아하는 분들에겐 아쉽지만, 캐릭터별 스킬과 특성 트리는 나름 특색있게 짜여져 있어 육성하는 맛은 그럭저럭 괜찮습니다.

     

가장 큰 단점은 안한글이라는 점.. 스마일 게이트 플랫폼에서 한글화를 추진 중이라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현재는 기약이 없는 듯합니다. 어려운 표현보다는 모르면 이해가 힘든 밈이나 다양한 구어체의 사용 때문에 번역되었을 때 더욱 재밌게 즐길 수 있을 게임이라 조금 아쉽긴 합니다.


2.  Solasta: Crown of the Magi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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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중소 게임사에서 만든 CPRG입니다.

사각 타일 기반의 턴제 전투라는 걸 제외하면 SPRG랑은 큰 상관이 없지만... 최근에 재밌게 즐긴 게임이라 넣어봤습니다.

     

오래전 발더스 게이트 시리즈 등 인피니티 엔진 기반의 아이소메트릭 실시간 전투 게임이 유행했었던 시기 이후로, Crpg 게임이 오래간 주춤했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패스파인더 시리즈, 웨이스트랜드 시리즈, 디비니티 오리지널 신 시리즈까지 좋은 게임들이 많이 출시되었고 이에 힘입어 인디 게임사들에서도 이 장르 게임을 조금씩 출시하고 있습니다.

     

솔라스타는 D&D 5판 기반에 턴제 전투라는 점에서 마찬가지로 같은 판본을 사용하는 발더스 게이트 3와 가장 유사한 게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중소 게임사의 한계 상 5판 룰 전부가 아닌 일부만 라이센스를 따오고 나머지는 창작룰이나 유저 공모(일부 서브클래스들)로 충당하고 있다네요. 물론 원본 TRPG룰을 잘 몰라도 턴제 게임을 즐겨 보셨다면 적응이 그렇게까지 어렵지는 않습니다. 저도 그랬고요.

     

이 게임은 CRPG치고는 스토리 비중이 낮고(매우 선형적인 메인 퀘스트 진행에 서브 퀘스트 몇 개가 곁가지로 붙어 있는 수준입니다), 전투가 핵심입니다. 일각에서는 5판 버전 아이스 윈드 데일이라고도 부르더군요. CRPG류 게임을 많이 해본 편은 아니지만, SRPG를 좋아하는 입장에서는 CRPG 중에서 전투는 손꼽힐 정도로 재밌었습니다. CRPG 골수팬들이 파고들 요소인 캐릭터 빌딩의 깊이는 얕은 편이지만, 패스파인더 시리즈처럼 선택지가 너무 많은 걸 선호하지 않는 저는 이 점도 좋았습니다.

     

단점은 배경 그래픽은 봐줄만 하지만 캐릭터 그래픽이 호불호가 갈립니다. 불쾌한 골짜기;;의 예시로 들기 좋겠다는 의견도 봤습니다.. 컨텐츠 관련 모드가 꽤 만들어지고 있는데 외형 변경 모드쪽은 크게 관심이 없어서 모르겠네요. 그리고 CRPG 골수 팬분들이라면 양이나 질 모두 약간 싱겁다고 느껴질 수 있을 듯합니다.

     

현재 80% 이상 한글화가 완성된 상태니, 이쪽 장르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한번쯤 플레이해보셔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3. 트러블슈터: 버려진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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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국산 SRPG 계보를 잇는 게임입니다. 국내 인디 게임 회사에서 얼리 액세스로 출시한 이후 2020년 정식 발매해 현재까지도 꾸준히 패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게임의 전반적인 시스템 자체는 엑스컴과 비슷하지만, JRPG식 스토리 텔링과 캐릭터가 가미된 느낌입니다. 파고드는 요소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특성 시스템이나 야수 길들이기 등으로 100시간 이상 플탐을 뽑아내기도 합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불호에 가까운 요소가 더 많은 게임이었습니다. 일단 스토리 자체의 깊이가 얕고, 상당수 에피소드는 스토리 진행 상 큰 의미가 없어 오히려 단점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일부 JRPG처럼 항마력을 요하는 것까지는 아니지만, 유치하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리고 난이도 상승에 따라 적의 숫자가 너무 많이 늘어나 파엠 루나틱 같이 고난이도로 게임을 즐기시는 분들은 게임이 루즈해 진다고 느끼실 확률이 높습니다.

     

그럼에도 비인기 장르에서 독자적 세계관을 구축하고 유저와도 끊임없이 소통하려고 노력하는 제작진의 노력이 대단하다고 느껴지는 게임입니다. 좋은 국산 인디 게임이 많이 나오기를 응원하는 입장에서 박수를 보내고 싶은 작품입니다.


- 쓰다 보니 졸려서... 나머지는 다음에 이어서 작성하도록 하겠습니다.

- 모든 이미지 파일 출처는 해당 게임 스팀 상점 페이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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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토스
21/11/28 00:17
수정 아이콘
SRPG 재밌죠. 일일이 다 조작하기 귀찮고 머리 아파서 턴제 RPG중에서도 더 호불호 갈리는 장르지만요.
내년은 SRPG 신작이 많이 나오더라고요.
삼각전략, 창세기전 리메이크,리레이어, 디지몬 서바이브,칭송받는자 신작 등등
달리는곰돌이
21/11/28 00:23
수정 아이콘
확실히 호불호 갈리는 장르이지만 취향만 맞으면 이만한 장르가 없는 것 같습니다 흐흐
옥토패스 트래블러가 취향에 안 맞긴 했지만 트라이앵글 스트레터지는 정말 기대하고 있습니다. 창세기전은 말할 것도 없죠.
말씀해 주신 다른 작품들은 처음 듣는데 찾아봐야겠네요.
디지몬 세대라 디지몬 서바이브가 끌리는데 디지몬 게임은 만족스럽게 뽑힌 걸 본 기억이 가물가물..
음란파괴왕
21/11/28 00:49
수정 아이콘
트러블슈터 개인적으로는 항마력이 좀 많이 필요했습니다. 일본식 유치함은 아닌데 진지하게 유치해서 좀 견디기 힘들었어요.
달리는곰돌이
21/11/28 09:02
수정 아이콘
말씀하신 진지하게 유치하다는 표현이 딱 맞는 것 같습니다. 스토리에 많이 신경 쓰시는 분들은 확실히 거부감을 많이 느끼실 것 같아요. 부정적 평가를 준 스팀 항목들에서도 공통적으로 나오는 얘기죠.
그르지마요
21/11/28 01:32
수정 아이콘
트러블슈터는 꽤 재밌게 하긴했는데 야리코미 요소가 시간을 너무 잡아먹더군요. 어느순간부터 전투보다 특성수집해서 연구하는데 몰두하다보니 플레이시간이 가볍게 백시간 단위… 가격도 저렴하고 이런류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정말 추천하긴합니다. 엑스컴도 뭐 스토리 보려고 하는건 아니잖아요.
달리는곰돌이
21/11/28 09:03
수정 아이콘
저도 본편 스토리만 밀었지만 60시간 이상 플레이 시간 나오더군요. 특성판은 한 번 손대면 끝이 없을 것 같아 잠시 보류 중입니다 크크. 확실히 가성비는 좋은 게임이에요.
Silent-Movement
21/11/28 02:13
수정 아이콘
트라이앵글 스트래티지 엄청 기대하고 있습니다!
달리는곰돌이
21/11/28 09:04
수정 아이콘
파판택 시리즈를 제일 좋아하는 입장에서 비슷하게 나와주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흐흐
21/11/28 08:54
수정 아이콘
슬프지 너무 좋아
트러블슈터 해봐야겠네요
달리는곰돌이
21/11/28 09:04
수정 아이콘
초반 미션들이 특히 더 호불호가 갈린다고는 하지만 워낙 가성비가 좋아서 찍먹해 보실만 합니다. 츄라이츄라이
21/11/28 09:22
수정 아이콘
뭐든 스토리가 좋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3개중 스토리가 좋은건 한개도 없군요..ㅠㅠ
달리는곰돌이
21/11/28 10:44
수정 아이콘
이쪽 장르는 보통 시스템을 즐기는 분들이 많다 보니... aaa게임들에 비하면 서사적인 측면이 빈약한 건 사실이죠.
그래도 던전 오브 나흘벅은 스토리도 나름 재밌게 즐기면서 했습니다.
스토리에 몰입할 수 있는 srpg는 왕도물 위주긴 해도 고전 일본 게임들인 것 같네요. 그래서 트라이앵글 스트레터지를 더 기대하고 있습니다.
유니언스
21/11/28 10:55
수정 아이콘
트러블슈터는 적당히 즐길수 있어도 가격 대비 효율이 좋더군요
오히려 유저들이 걱정돼서 제발 DLC 돈받고 팔라고 외치는 상황이었는데 요즘은 어떠려나
달리는곰돌이
21/11/28 11:57
수정 아이콘
추가 dlc 만든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또 무료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게임에 대한 평과 관계 없이 혜자 게임인건 확실한 것 같아요.
삼화야젠지야
21/11/28 11:24
수정 아이콘
드퀘류 srpg랑 페르소나류 srpg만 보면서 srpg를 별로 안좋아하는줄 알았는데 발더스류 srpg인 디비니티os2를 접하면서 사실은 엄청 좋아한다는걸 깨달았습니다. rpg의 그 특유의 갬성들....
달리는곰돌이
21/11/28 11:59
수정 아이콘
턴제 rpg라는 점을 제외하면 천지차이인 게임들이죠 크크
디비니티 오리지널신2는 턴제 게임을 싫어하시는 분들도 재밌게 즐겼다는 이야기가 많은 걸 보니 정말 대단한 게임인 것 같습니다. 발더스 게이트 3도 풀버전이 얼른 나오면 좋겠네요.
화천대유
21/11/28 13:39
수정 아이콘
Dungeon of Naheulbeuk 30분 찍먹해보고 때려쳤는데 좀 더 오래 해볼걸 그랬나요

솔라스타는 그래도 10시간 채웠읍니다...
달리는곰돌이
21/11/28 20:35
수정 아이콘
크크 재미로 하는 게임 억지로 붙잡고 있을 필요는 없죠.
취향 안 맞으면 빠르게 발 빼는게 좋습니다.
55만루홈런
21/11/28 18:27
수정 아이콘
어렸을땐 대부분 SRPG만 즐겼는데.. 그떈 rpg가 상당수 턴제가 많았죠 근데 나이먹고 귀찮고 답답한걸 싫어해서인지 걍 디아블로류 rpg게임만 했네요 크크

그래도 내년에 창세기전도 나온다 하고... 한번 즐겨볼까 생각중이긴 합니다. 귀차니즘으로 한글화 된거 재밌는거 좀 찾아봐야겠네요
달리는곰돌이
21/11/28 20:36
수정 아이콘
플레이타임이 오래 걸리기는 하지만... 피지컬의 압박도 없습니다?!
내년에도 좋은 작품이 많이 나온다니 한번 시도해 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흐흐
21/11/28 19:00
수정 아이콘
트러블슈터는 가성비가 좋고, 제작사의 노력이 아름다운 게임입니다. 몇년 전부터 중갤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폭넓게 피드백 수집하고, 나름 반영하려 노력하고.. 다음 작품은 훨씬 나을 거라 기대해 봅니다.
달리는곰돌이
21/11/28 20:37
수정 아이콘
맞습니다. 제작진의 노력이 눈물겨운 게임... 차기작은 비슷한 게임으로 발전된 형태로 나왔으면 하네요.
미숙한 S씨
21/11/29 10:17
수정 아이콘
솔라스타가 그렇게 전투가 재밌다더군요. 특히 D&D에 조금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푹 빠져들기 좋다나 뭐라나... 완전 한글화 기대하면서 기다리는 중입니다.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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