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3/10/15 14:34:38
Name aDayInTheLife
Link #1 https://blog.naver.com/supremee13/223237160977
Subject [일반] <화란> - 질감으로 구현해낸 질척거리는 바닥.
<화란>은 느와르를 표방하는 영화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인물들의 행동이나 모든 것들이 이해되거나 좋은 영화는 아니지만 특유의 질감은 굉장히 인상적이고 매력적이네요.

밑바닥을 다룬 느와르들은 꽤 많이 있어왔습니다만, 그러한 느와르 장르에서 제대로 된 처절함과 음울함, 어두운 분위기는 찾아보기 힘든 경우가 많았습니다. <화란>의 강점은 거기서 나올 것 같네요. 음울하고, 처절하고, 어둡습니다. 어찌보면 2023년에 다시 만든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같기도 해요. 인물 간의 대비도 맘에 듭니다. 엄밀히 따져서 여기 나오는 두 주연 인물들은 비슷한 환경 속에서 비슷한 상황을 겪으며 성장한 인물들인데, 두 배우의 좋은 연기에 힘입어 동질감이 잘 표현된 것 같아요. 그러니까, 같은 덫에 걸린, 혹은 같은 지옥에 갇혀버린 두 소년의 이야기라고 해야할까요.

결국 이 이야기는 '화란'에 가고 싶었던,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이 동네를 뜨고 싶었던 두 인물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야기의 동기나 개연성, 혹은 후반부의 빠른 전개가 모두 만족스럽진 않았어요. 오히려 강렬함에 중점을 두다보니 후반부는 조금 불안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폭발성은 충분하다는 느낌이 들어요. 어떤 느낌으로는 영화가 가지고 있는 어두움과 폭력성으로 약간은 어쩡쩡할 수도 있었던 후반부를 가리고 있다는 느낌도 듭니다.

결국, 이 영화는 호불호가 크게 갈릴 것 같아요. 본질적으로 영화의 강점이 다른 밑바닥 느와르 류의 영화보다 훨씬 어둡고 암울한 데 있다보니, 그 분위기가 익숙한 사람들은 오히려 질릴 것 같기도 하고, 익숙하지 않다면 강렬한 폭력성에 놀랄 것 같거든요. 다만, 저는 적어도 괜찮은 정도의 느낌을 받긴 했습니다. 태어나서부터 갇혀버린 어떤 현세의 지옥 속에서, 희망은 헛 것일까요, 존재하는 걸까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23/10/15 14:38
수정 아이콘
신인감독이 만들수있는 폭발력있는 영화라 좋았습니다
송중기가 파이아키아 나와서 말했던 본인이 개런티 받으면 제작비가 올라가서 주변 간섭이 심해질까봐 안받았다는 말도 인상깊었네요
aDayInTheLife
23/10/15 14:48
수정 아이콘
확실히 사나이 픽쳐스 영화 느낌에 신인 감독의 패기가 느껴지는 영화긴 했습니다. 간섭 많이 받았으면 희석되긴 했겠네요.
ioi(아이오아이)
23/10/15 15:37
수정 아이콘
이런 영화가 한국영화가 나아가야할 방향이죠

소규모 제작비, 특출한 개성, 눈을 끌 수 있는 스타의 출연료 낮추기, 신인 감독 시나리오

더 이상 손익분기점 400만, 500만 찍을 제작비로는 영화 만들면 안된다고 봅니다.
aDayInTheLife
23/10/15 16:18
수정 아이콘
다만 이거도 금새 밀리는 모양새라..
23/10/15 20:21
수정 아이콘
영화 설명 대충 보고 송중기 앞세운 그저그런 조폭물인줄알았는데 제가 헛다리를 짚었군요. 확 땡기는데 보러가야겠네요.

항상 리뷰 잘 보고 있습니다.
aDayInTheLife
23/10/15 20:37
수정 아이콘
재밌게 보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송파사랑
23/10/15 21:21
수정 아이콘
별로 평가할 만한 작푿은 아니던데요
aDayInTheLife
23/10/15 22:17
수정 아이콘
흐흐 뭐 감상이야 다른 게 아니겠습니까.
여우가면
23/10/16 00:02
수정 아이콘
한국산 느와르는 무뢰한이 젤 마지막 본 작품이었는데... 질척함(?)의 강도가 혹시 비교해서 어떤가요?
aDayInTheLife
23/10/16 06:39
수정 아이콘
무뢰한..을 안봐서 직접적인 비교는 어려운데 꽤 딥하게 갑니다.
23/10/16 05:01
수정 아이콘
분위기로 조지는데 이야기는 빵꾸가 난 영화였습니다. 뒤로 갈 수록 아쉬웠어요. 그래도 감독이 장르 덕후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무거운 장면을 만드는 능력이나 센스는 있더군요. 그림자를 잘 쓴 영화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분명 장점이 있긴 하지만 여성 관객이 특히 싫어할 거 같고 올해 한국 영화 중에서는 악마들 다음으로 잔인하다고 느꼈습니다.
aDayInTheLife
23/10/16 06:40
수정 아이콘
후반부가 약간의 날림이 드는 건 저도 졈 아쉽더라구요.
Goodspeed
23/10/16 08:38
수정 아이콘
영화 개봉날 보고
결말에 의문점을 가졌는데
본문에 나온 이동진 평론가와 송중기 배우의 인터뷰를 보고 나니
일정 부분 수긍이 가더군요

개인적으로는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하나
호불호는 크게 갈릴듯 합니다
aDayInTheLife
23/10/16 09:33
수정 아이콘
확실히 호불호는 갈릴 것 같아요. 그 질척거리는 바닥의 맛과 폭력성 땜시..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0640 [정치] 영원한 한미동맹, 한강의 기적은 미국과 함께 만들었다? [32] 헤일로10400 24/01/04 10400 0
100637 [일반] 행복의 정의는? [10] realwealth6725 24/01/04 6725 1
100636 [일반] 남양유업 경영권 관련 대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14] 산밑의왕10780 24/01/04 10780 1
100634 [일반] 노년의 부부, 난방비 아끼려다 화재 참변 [53] 조선제일검12896 24/01/04 12896 7
100633 [일반] 디즈니 100주년 기념작? 위시 관람 후기(스포 약간?) [9] 승승장구7007 24/01/04 7007 1
100632 [일반] 2023년 전국 백화점 매출순위가 공개되었습니다 [30] Leeka9362 24/01/04 9362 2
100631 [일반] 썩은 대게 사건, 입질의 추억의 의견 [24] 무딜링호흡머신11573 24/01/04 11573 2
100630 [일반] 갤럭시 웨어러블 먹통 사태(임시 해결법) [9] 승승장구8653 24/01/03 8653 2
100629 [정치] 출산율 회복의 기대. [32] 공부맨11143 24/01/03 11143 0
100626 [일반] 지금까지 밝혀진 하네다 공항 JAL516의 사고시 상황 [35] 매번같은13803 24/01/03 13803 5
100625 [일반] 2023년 관람했던 공연들 [9] 쀼레기7092 24/01/03 7092 3
100624 [정치] [단독] 이재명 피습범 민주당적 보유...민주당은 "오랫동안 국민의힘 당원" [293] 26531 24/01/03 26531 0
100622 [일반] 재밌는것만 골라보는 남자의 2023 추천작 (애니메이션 편) [37] 이러다가는다죽어8369 24/01/03 8369 5
100621 [일반] 최종 목표가 나의 행복이 되어야 하는 이유 (재업) [10] realwealth7137 24/01/03 7137 5
100620 [일반] 2024년의 첫 글은 TMI로 시작합니다 [36] SAS Tony Parker 8573 24/01/03 8573 28
100619 [정치] 尹 "국민 잘사는 데 필요한 정책은 좌고우면 말고 빠르게 가야" + 최근 여론조사 [38] 덴드로븀13652 24/01/03 13652 0
100618 [일반] 뉴욕타임스 12.17. 일자 기사 번역(중국 조폭의 인신매매, 사기) [2] 오후2시9186 24/01/02 9186 5
100617 [일반] 신년맞이 곡으로 여자친구 '밤'을 촬영해 보았습니다. [4] 메존일각6349 24/01/02 6349 6
100616 [일반] 일본 하네다 공항에서 비행기 사고가 있었다고 합니다. [36] 카루오스18454 24/01/02 18454 1
100614 [정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오늘 부산 방문 중 괴한에게 피습당했습니다 [431] EnergyFlow53701 24/01/02 53701 0
100613 [일반] 오후 4시 10분 일본 이시카와현에서 규모 M7.6의 지진이 일어났습니다. [65] 매번같은20847 24/01/01 20847 6
100612 [일반] 처음 산에 올라가서 본 일출사진(스압주의) [9] 판을흔들어라8583 24/01/01 8583 11
100610 [일반] <류이치 사카모토: 오퍼스> - 한 예술가의 스완송. [9] aDayInTheLife6722 24/01/01 6722 4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