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4/09/19 00:03:52
Name aDayInTheLife
Link #1 https://blog.naver.com/supremee13/223587969156
Subject [일반] <베테랑2> - 기묘한 계승, 아쉬운 변화.(노스포)
연휴의 마지막 날, <베테랑2>를 보고 왔습니다. 개인적으로 상당히 톤이 변하면서도, 군데군데 전작의 방향을 가져온 느낌이 들었는데요. 저는.. 솔직히 말하자면 좀 아쉬웠습니다.

<베테랑2>를 들여다보면 가장 독특한 점은 전작에서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는 점이겠죠. 개인적으로 전작이 무조건 '유쾌하다'라고 말할 건 아니긴 했지만, 상대적으로 꽤 가볍고 활극의 느낌이 두드러지는 영화였다면, 이번작은 상당히 어둡습니다. 약간 의견을 덧붙여보자면, 오히려 추석 특수를 노린 영화치고는 시체를 꽤 강렬하게 묘사하는 영화 같아요. 여튼, 영화는 꽤나 어둡고 진지합니다.

다만, 이 선택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이 선택의 완성도는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뭐 솔직히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많이 보는 편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그 묘사의 수준은 개인적으로 <엑시트>보다 아쉬웠고, 사적제재에 대한 묘사 수준은 다른 영화에 너무 많았고, 시내와 군중 사이의 추격과 액션이라는 측면은 <감시자들>이 더 좋았습니다. 그러니까, 이 영화에서 가지고 있는 특징점들이 그닥 눈에 띄는 '장점'으로 변환되는 지는 잘 모르겠어요.

반면에, 전작으로부터 계승한 점은 개인적으로는, 조금 열화된 느낌입니다. 그러니까, 유머 코드는 오프닝을 비롯해서 조금 촌스럽거나 좀 뻔한 느낌이 없잖아 들고, 판을 뒤집는 짜릿함은 전작보다 약합니다. 저는 이게 좀 애매한 것 같은데, 저는 전작이 소위 말하는, '사이다' 원툴이라는 영화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이 영화의 1편이 성공한 데는 분명 그 '사이다'의 비중이 있던 것 같거든요, 근데, 이 영화의 사이다 수준은 꽤 아쉽습니다. 외려, 초반부는 사적제재의 얘기와 조금은 상충되는 느낌도 들구요.

반대로, 스트레스는 지나치게 현실적이고, 또 무거운데, 사이다는 생각보다 약합니다. 그러니까, 1편에서 묘사되는 가족이나, 혹은 악역의 악독함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를 외치는, 혹은 '우리 막내 누가 건드렸냐'를 외치는 사이다가 있었던 영화인데, 영화에서 주어지는 스트레스는 지나치게 무겁게 짓누릅니다. 그러니까, 스트레스의 수준을 잘못 잡은 건지, 혹은 뒤의 사이다가 약한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결말에서의 '선택'도 조금 그런 점에서 애매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악역의 조형도 후반부에 꽤 애매해지는 지점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범인을 어떻게 묘사하느냐에 대해서 영화가 딱히 노력을 하는 것 같진 않아요. 그러니까, 1편의 조태오는 특권의식과 안하무인이라는 키워드가 꽤 강렬하게 묘사된 캐릭터였고, 예를 들면 '환자를 세워놓고 엘리베이터에 먼저 타는' 식의 디테일이 있었던 캐릭터라고 생각하는데, 이 영화의 메인 빌런 '해치'는 그 부분이 애매합니다. 사적제재든, 쾌락살인마든, 소시오패스류든, 정의감이든, 동기는 없고 행위는 전능하니 영화의 무게추가 좀 애매합니다.

영화의 강점은 그래도, 액션이라고 생각합니다. 비오는 옥상에서의 액션 시퀀스, 남산 추격 시퀀스, 마지막 격투 시퀀스도 꽤 괜찮았다고 생각하구요, 그 부분에서 악역의 연기도 꽤 괜찮았다고 생각하구요. 다만, 행위는 많은데, 동기가, 혹은 그 외의 것들의 묘사가 아쉬우니 조금 붕 뜬 느낌이 없잖아 있긴 합니다.

저는 중간에 들었던 생각은 <범죄도시> 1편의 분위기를 마이너 카피한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생각이 드니까, 오히려 사이다식의 영화가 되어가는 최근의 범죄도시는 <베테랑> 1편의 마이너 카피가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더라구요.

p.s. 개인적으로는 베테랑 1편과, 엑시트를 다시 보고 싶어지네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캡틴백호랑이
24/09/19 00:47
수정 아이콘
저는 1편과 다르게 만들었단 점 에서 좋은 의미로 도전적이다 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이야기의 허술함은 꽤나 보이지만 류승완 감독 영화를 보면서 기대하는 바는 스토리가 아니니깐 그래도 이 정도면 잘 만든 영화 라고 생각했었는데 꽤 많은 분들이 비판하시는걸 보고 놀랬습니다.
aDayInTheLife
24/09/19 01:08
수정 아이콘
물론 뭐 감상이야 개인의 자유긴 하죠.
다만, 그럴거면 굳이 베테랑? 굳이 서도철?이라는 생각은 들긴 했습니다.
캡틴백호랑이
24/09/19 01:25
수정 아이콘
그렇긴 하네요. 감독의 도전으로만 칭찬 받기엔 베테랑1은 너무 잘 만든 상업영화죠.
무적LG오지환
24/09/19 01:27
수정 아이콘
저는 이 영화가 장점도 크고 단점도 큰데 굳이 베테랑 IP? 굳이 서도철? 이런 생각은 했습니다.
영화내에서 '내가 베테랑2다!'라고 하는 부분들이 촌스럽게 느껴졌거든요.

하지만 이런저런거 다 더해보면 결국 오락 영화로 최소한의 자격 요건은 갖췄다고는 생각합니다.

어쨌든 영화팬으로서 올해 제작되고 있는 한국영화 편수가 급감하고 있는 와중에 CJ ENM마저 영화 사업을 접네마네 하는 와중이라 베테랑2가 비평적으로는 아쉽지만 흥행적으로는 그래도 손익분기점이 훌쩍 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긴 합니다.
aDayInTheLife
24/09/19 05:45
수정 아이콘
결국 무난한 뭔가긴 합니다. 억텐이든 뭐든 후반부는 그래도 나름대로의 뭔가가 되긴 했구요. 다만, 조금 더 괜찮았으면 어땠을까 싶긴 하더라구요.
24/09/19 08:10
수정 아이콘
부모님은 엄청 좋아하시더라고요. 흥행의 핵심은 20-30이 이제 아닌 것 같습니다. 40-60이 많이 보러 와야 성공하는 느낌...
aDayInTheLife
24/09/19 08:59
수정 아이콘
추석 영화니까요…?
제주용암수
24/09/19 09:51
수정 아이콘
1편에 비하면 졸작이지만 이미 445만명이나 봤는걸요. 손익분기 350만을 넘어섰으니 투자한 사람들은 만족은 하겠습니다.
명절특수라는게 이렇게 무섭다니.
aDayInTheLife
24/09/19 10:31
수정 아이콘
뭐 명절에 볼만 한 영화로는 괜찮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NeoLife7
24/09/19 10:28
수정 아이콘
동일한 창작자가 1편의 내용을 부정하는 방식으로 만든 2편이 몇 개 생각이 납니다.

노래중에서는 윤종신 '좋니' 후속으로, 오히려 후련하다는 여성 입장에서 쓰인 민서의 '좋아'
게임에서는 워낙 유명하죠.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1과 파트 2

사실상 라오어가 제일 비슷한 부류가 아닐까 싶어요.
직선으로 달려갔던 1편과, 그 1편의 선택이 옳았던 것일까? 라는 질문을 던지는 2편.
하지만, 라오어 파트 2가 감상평 중의 하나가 '이게 게임이라서 심각하게 문제인거야! 영화라면 받아들이는 느낌이 다르겠지' 였는데
막상 베테랑 2를 보고 나니, 영화임에도 라오어에 대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9년이라는 세월이 지나면서, 자기 자신의 흥행작에 대해서 스스로 반성하려고 했던 것일까요?
다만, 그 방식이 너무 교조적이지는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엔딩에서 아들에게 하는 대사 한마디를 위해서 영화 스토리를 구성했다고 보이는데,
딱히 영화 내부에서의 폭력 묘사 수준을 보면 또 이 대사에는 안 맞죠.

당연히 류승완이니 액션이나, 추석 명절 액션영화로서 기본은 합니다만..
오히려 전작이 천만을 넘어버림으로서, 과거 자기 자신에 대한 반성을 하다 잡아먹혀버린 느낌이 있습니다.

제 한줄평
재치 넘치던 삼촌에서, 성숙해진 어른이 된 류승완의 질문 혹은 반성.
그 삼촌은 왜 재미없는 아저씨가 되었나
aDayInTheLife
24/09/19 10:33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는 그 양아치 묘사도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의 류승완이 맞나? 싶긴 했습니다. 묘하게 쌈마이 스럽지만 짝패를 참 좋아하는 작품이기도 하구요.
물론 방향성 자체가 이전과 같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조금은 아쉽더라구요.
NeoLife7
24/09/19 10:41
수정 아이콘
류승완 영화는 날 것 같은 느낌에서 오는 쾌감이 있었는데 (특히 짝패가 그랬어요)
모가디슈부터의 작품들을 보면, 말씀처럼 이제 그 재기발랄함이 별로 안 느껴집니다.
바람바람바람
24/09/19 18:33
수정 아이콘
해치 서사를 안한게 좋긴해요. 살인자에게 서사 부여 안하는게 요즘 시류 이기도 하죠. 범도2의 강해상처럼..

그런데 나머지 스토리가 죽상이라 오히려 서사를 짧게나마 사이코라는 서사를 부여하고 끌고 나갔으면 했네요
그만큼 나머지 서사가 짜증 투성이라.


액션은 좋았어요.
멜수도 조인성 액션 덕에 관대해질 정도로 액션 덕후라 액션이 좋으면 관대해져
보고 난 뒤 액션 장면들이 뇌리에서 되새김질 했으니 저에겐 나쁘지 않았습니다.
aDayInTheLife
24/09/19 18:49
수정 아이콘
다만 모르겠어요. 제 생각은 사이코패스든, 쾌락 살인마든, 정의감이든 뭔가 사적제재 얘기를 할거면 좀 넣었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어서요. 그게 좀 아쉽더라구요.
Blooming
24/09/20 16:59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오프닝에서 너무 박았다고 봐요. 상영관 박차고 나갈 뻔 했어요. 액션으로 연결된 중반부는 오히려 괜찮았고, 마지막 장면은 상당히 억지스러웠어요. 정리해보니 서사가 들어가는 부분은 어색하고 액션만 잘 뽑았다 싶네요. 근데 다른걸 다 떠나 오프닝이 너무 심각하게 엉망이어서 영화에 몰입하는게 가장 힘든 부분이었네요.
aDayInTheLife
24/09/20 17:37
수정 아이콘
오프닝이 너무 촌스럽고… 서사가 좀 많이 아쉽더라구요ㅠㅠ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정치] [공지] 정치카테고리 운영 규칙을 변경합니다. [허들 적용 완료] [126] 오호 20/12/30 273916 0
공지 [일반] 자유게시판 글 작성시의 표현 사용에 대해 다시 공지드립니다. [16] empty 19/02/25 340709 10
공지 [일반] [필독] 성인 정보를 포함하는 글에 대한 공지입니다 [51] OrBef 16/05/03 462715 29
공지 [일반] 통합 규정(2019.11.8. 개정) [2] jjohny=쿠마 19/11/08 336647 3
102628 [일반] 바둑 / 국제 메이저 세계대회 대회의 진행 사항을 정리해보았습니다. [3] 물맛이좋아요748 24/11/11 748 1
102627 [일반] 조금 다른 아이를 키우는 일상 3 [2] Poe645 24/11/11 645 4
102626 [일반] 과부하가 걸릴 것 같은 정도로, 많은 생각들. [3] aDayInTheLife1776 24/11/10 1776 3
102624 [일반] 금 은 비트코인 / 금은비/ 자산의 소유 [7] lexial4028 24/11/10 4028 3
102623 [일반] 미국 일반인들의 자산대비 주식투자비율이 역대 최고치를 갱신했다고 합니다 [39] 독서상품권7704 24/11/10 7704 3
102622 [일반] [팝송] 혼네 새 앨범 "OUCH" [2] 김치찌개2259 24/11/10 2259 0
102620 [일반] <아노라> - 헛소동극, 그리고 그 뒤에 남은 것.(노스포) [2] aDayInTheLife2431 24/11/09 2431 3
102617 [일반] 우리나라가 대체 언제 중국 문화를 뺏어가려 했을까? [63] 럭키비키잖앙9532 24/11/08 9532 2
102613 [일반] 중국의 서부개척시대, 남북조 시대를 알아보자 [9] 식별3759 24/11/08 3759 21
102612 [일반]  같은반 농구부원에 대한 기억 [26] 종이컵3493 24/11/08 3493 14
102611 [일반] 소리로 찾아가는 한자 48. 사귈/가로그을 효(爻)에서 파생된 한자들 [5] 계층방정1217 24/11/08 1217 3
102609 [일반] 사진 51장.jpg [28] 시랑케도7138 24/11/07 7138 18
102608 [일반] 직접 찍은 사진으로 내년 달력을 만들었습니다. [57] 及時雨4370 24/11/07 4370 15
102599 [일반] 개,소가 달리는데 돼지도! - 내 달리기 속도는 무엇과 관련이 있는것인가?! [8] Lord Be Goja2649 24/11/06 2649 1
102598 [일반] 서부개척시대의 사생활을 알아보자 [14] 식별3475 24/11/06 3475 23
102597 [일반] [역사] 네가 실험한 것을 어떻게 믿음? [9] Fig.14077 24/11/06 4077 6
102596 [일반] 제가 예상해본 오징어 게임2, 3 결말 [10] 빵pro점쟁이4097 24/11/06 4097 1
102594 [일반] 구형 핸드폰의 허물을 벗기다 [30] VictoryFood5274 24/11/05 5274 3
102593 [일반] (스포?) 꽃보다 남자 간단 찍?먹? 후기? [28] 원장4716 24/11/05 4716 3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