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계층방정입니다.
올해는 우연히 접한 밀리로드라는 글쓰기 플랫폼에 도전한 것을 계기로 꾸준히 글을 써 보고자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PGR21에도 많은 글들을 남겼네요. 함께해주시고 읽어주신 모든 독자 여러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여러분의 응원 덕분에 2024년 한 해 글쓰기를 지속할 수 있었습니다.
올해는 시흥의 열두 딸들, 소리로 찾아가는 한자 두 개의 연재물을 올렸고, 그와는 별도로 서평(반쯤은 독후감이 된 것도 같네요)을 한 주에 한 편을 목표로 썼습니다. 특히 5월부터 한 주에 2편씩 쓴 소리로 찾아가는 한자가 벌써 63편이 되었네요. 한자의 소리 부분을 나타내는 한자는 아직도 많이 남았는데 끝이 언제나 보일지 아득합니다. 소리로 찾아가는 한자 연재의 영향으로 5월부터 글 수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좀 빼먹은 주가 있어도 서평이 그 다음으로 가장 많아서 일반서평 30개, 정치서평 2개 합쳐서 32개입니다. 시흥의 열두 딸들은 15편으로 연재를 마감했고, 이래저래 연재물에 집중하다 보니 자유롭게 쓴 일반 글은 8편밖에 되지 않네요.
정치글을 제외하고 보면 올해 처음으로 올린 글은 1월 17일에 올린, 후한 초기의 인물 유지의 기구한 가족사를 다룬 글입니다.
[일반] 두 번이나 아내를 잃어도 [8] 두 번이나 아내를 잃고도 기어이 가족을 이뤄낸 개인사를 돌아보며, 괜히 결혼한 남자로서 감정이입이 되더군요.
마지막으로 올린 글은 올해의 사자성어 도량발호의 마지막 글자, 따를 호(扈)의 소리인 집 호(戶)를 중심으로 다룬 글입니다.
[일반] 소리로 찾아가는 한자 63. 집 호(戶)에서 파생된 한자들 [9] | 따를 호(扈), 품팔 고(雇), 돌아볼 고(顧) 등이 戶에서 파생된 한자들입니다. 이제 보니 한 해의 마지막 한자로 회고한다는 의미가 있는 돌아볼 고(顧)가 걸렸군요. 작년 한 해 한국은 돌아보건대 고통스럽고 혼란한 해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조회수 상위 다섯 글은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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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흥의 열두 딸들 시리즈의 1편을 가장 많이 읽어주셨군요. 조횟수 상위 다섯 글을 모두 시흥의 열두 딸들이 차지했습니다. 지역사에 많은 관심을 보여주신 독자 여러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 추천수 상위 5위 글은 공동 5위가 있어 6개이며,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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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1위도 시흥의 열두 딸들의 마지막 글이 차지했습니다. 그 다음은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심리학 지식의 문제점을 고발한 책인 《손쉬운 해결책》 서평이 차지했군요. 일부러 추천을 노리고 쓴 일상생활의 토막 지식 열매의 구조는 4위를 차지했습니다. 서평 글들 중에서도 심리학 관련 책 서평이 추천 상위를 차지한 것으로 보아 심리학 역시 많은 관심을 받은 것 같습니다. 올해 첫 글인 “두 번이나 아내를 잃어도”는 추천수 11로 아깝게 상위 5개에 들지 못했습니다.
댓글 상위권은 모두 정치 글들이 차지해, 일반 글들만 따로 모아 순위를 매겼습니다. 이쪽 역시 공동 5위가 있어 6개를 소개합니다.
사람이 랜덤을 인식하지 못하는 이유를 베이즈 정리와 관련해서 분석해 본 “사람은 왜 랜덤을 인식하지 못하는가”가 가장 많은 댓글을 받았습니다. 댓글 상위권에는 시흥의 열두 딸들 시리즈가 하나뿐이군요. 3-6위는 전부 서평으로, 서평 글들이 댓글을 통해 많은 상호작용을 받았습니다.
조회수 상위 5개 글이 하나도 추천수 상위에 오르지 못하는 바람에 3관왕은 없습니다. 대신 2관왕은 두 개가 있네요. “시흥의 얼두 딸들 - 아낌없이 주는 시흥의 역사 (1) 시흥의 첫째 딸, 영등포”와 “《손쉬운 해결책》 - 아직은 자기계발 심리학이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엔 미숙하다” 두 글이 각각 조회·추천과 추천·댓글에서 5위 이내에 들었습니다.
작년을 회고하며
시흥의 열두 딸들 시리즈와 소리로 찾아가는 한자, 서평을 꾸준히 쓰면서 저 자신도 많이 배웠습니다. 시흥의 역사를 탐구하다 보니 어느새 서울 강남 개발사 책을 읽고 있는 저를 발견하게 되었고, 소리로 찾아가는 한자에서는 한자의 기원을 소개하는 따끈따끈한 새 학설들을 찾아보고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서평을 통해서는 읽은 책들의 지식이 휘발하지 않게 하고, 또 댓글 달아주신 분들의 견해를 통해 저도 여러 가지로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글쓰는 데 바빠서 다른 취미생활이 줄어든 것은 아쉽지만, 저 자신의 세계를 확장할 수 있는 기회였고, 책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렸던 오랜 세월을 그치고 다시 책벌레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굳이 서평이 아니라도, 글을 쓰기 위해 공부하는 과정에서 많은 책들을 읽을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더하여 인터넷에 의외로 귀한 자료가 많이 돌아다닌다는 것도요.
그래서 이 글쓰기가 저의 삶을 얼마나 바꿔 놓았을까요? 아직까지는 겉으로 드러난 무언가는 없긴 합니다. 운영하는 블로그에 찾아오는 사람들이 꾸준히 조금씩 늘고는 있지만요. 제가 글을 쓰는 능력이 조금씩 늘어 가는 것 같긴 합니다만, 이걸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가 앞으로도 고민입니다.
또 연재글에 집중하다 보니 자유로운 글쓰기가 많이 줄어든 것도 아쉽습니다. 소리로 찾아가는 한자가 엄청난 장기 연재가 되다 보니 더 그런 감이 있네요. 그나마 2024년 결산 이벤트 덕분에 기독교 결산글을 쓸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가장 고민이 소리로 찾아가는 한자 연재를 얼마나 더 할까입니다. 작년 결산을 해 보니 한자 글은 읽는 분이 별로 없더군요. 그럼에도 앞으로 다룰 수 있는 한자의 소리 부분은 정말 많이 남아 있고요.
도시사를 많은 분들이 흥미롭게 읽어 주신 것이 의외였고, 감사했습니다. 너무 한 주제만 파는 것도 편협해지는 느낌이라 적당한 시점에서 소리로 찾아가는 한자 연재는 잠정적으로 휴재하고, 또 다른 도시사를 탐구하는 건 어떨까 싶기도 합니다.
또는 글쓰기를 본격적으로 훈련하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싶어하는 주제를 다루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전혀 새로운 주제를 다뤄야 하나 하는 고민도 있습니다. 서평도 지금까지는 글쓰기 연습 겸 제가 재미있어하는 분야를 소개할 겸 제가 좋아하는 책 또는 제가 우연히 읽은 책 위주로 다뤘는데, 앞으로는 많은 사람들이 읽고 싶어하거나 읽는 책 위주로 하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올해 당장의 목표는 아니지만, 결국은 글을 쓰는 것의 보람을 더 느끼려면 책을 내는 것에도 도전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지만 아직은 갈 길이 머네요. 요즘은 책을 써도 읽지도 않고 팔리지도 않는 시대라 해서 더 두렵기도 합니다. 이런 시대도 책을 찾아서 읽는 사람들에게, 여전히 책이 쏟아져나오는 이 시대에, 제가 굳이 꼭 책을 내서 해야 할 말은, 메시지는, 무엇일까요?
저의 글쓰기가 개인적인 만족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어떤 울림이 되는 것이 되기를 바라며, 작년 한 해 동안 제 글을 읽어 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