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아카데미 시상식 애니메이션 상을 수상한 <플로우>를 보고 왔습니다.
풍족하고 세심한 이야기와 좋은 연출이 있는 밀도 높은 애니메이션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이 영화는 간단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습니다만, 이래 저래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주는 영화가 아닐까 싶어요. 이 영화를 보면서 다양한 코드들이 읽히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공존과 생명에 대한 이야기, 윤회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성장에 대한 이야기. 크게 세 이야기지만 더 많은 이야기를 아마 다른 분들도 읽어낼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기도 하구요. 그리고, 이 세 가지의 주제가 교묘하게 얽혀 있으면서도, 하나를 쉽게 버리지 않는다는 점이 이 영화의 최대 강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시각적인 측면에 있어서는 압도적이라거나, 혹은 엄청나게 뛰어나다라는 표현은 조금 어려울 수도 있겠습니다만, 다만 좋은 연출이 그런 부분을 잘 가리는 영화가 아닐까 싶어요. 그러니까, 폐허에서 방향타를 잡고 빠져나오는 장면만으로도 어떤 쾌감과 즐거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이 이 영화가 뛰어나다는 방증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다른 부분은, 뒷 이야기의 풍부함인데요, 무언극이고, 굉장히 짧은 시간 (약 80분 조금 넘네요.) 이기에 많은 부분을 생략하고 축약했는데, 이 뒷이야기를 상상할 수 있는 재미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고양이의 행동과 움직임은 충분하지만, 그 외의 이야기는 과감하게 생략했기에, 영화를 보면서 무리없이 즐길 수 있지만, 또 상상할 여백은 남겨 놓은 셈이겠죠.
위에 세 이야기에 대해서 썼지만, 저는 이 영화에서 가장 크게 와닿은 이야기는 '성장'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어떤 선의와, 어떤 경이로움으로 인해, 나의 범위 바깥으로 나가서 행동하고 움직이게 되는 이야기요. 그런 경이와 선의로 쌓은 성장에 대한 이야기는 아닐지 생각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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