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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2/26 18:21:46
Name The xian
Subject [일반] 미네르바에 대한 조금은 황당하고 조금은 새로운 기사
용산참사와 연쇄살인범 강호순, 그리고 한나라당의 의회독재 사건과 맞물려 미네르바에 대한 이야기는 사실 새로운 이야기라고 하기는 뭣하고, 더 중대한 상황들 때문에 많이 잊혀져 가는 상황입니다. 더불어 미네르바가 이명박 대통령 및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해 왔고 그가 민주주의 2.0 회원이었다는 사실 때문에 그는 친노성향의 진보적 인물이라는 식으로 많은 이들에게 인식되어 왔지요.

하도 거짓이 많은 세상인데다가, 중앙일보에서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 박씨가 대선 때 MB 퇴진운동단체인 '나라사랑청년회'에 가입해 활동했다"라는 식으로 1면에 대서특필한 기사가 몇 주 뒤 오보라고 밝혀졌고, 그런 것을 중앙일보는 입 싹 씻고 넘어갔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미네르바에 대한 그런 기사들을 모두 믿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미네르바의 글들이 어떤 성향을 가졌는지에 대해서는 들어 알고 있었기에 미네르바에 대한 저의 인식 역시 언론에서 말하던 인식과 그다지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오마이뉴스에 실린 미네르바 부모의 인터뷰와, 그 기사에 적힌 몇 가지 다른 이야기들을 보고 그런 인식마저 '내가 정보가 부족했구나.'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인터뷰 기사 : [오마이뉴스] "온 가족이 MB 지지했건만 웬 날벼락?"

(참고로 저는 감정적인 기사제목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미네르바 가족들의 배신감을 보여주는 데에는 더없이 적절하긴 하지만, 언론으로서 감정 전달에만 충실한 나머지 인터뷰 전체를 통해 알 수 있는 정제된 사실을 나타내는 데에는 제목이 많이 미흡하다고 생각하니까요)

이 인터뷰 기사에서 나타난, 기존 언론들이 보도하지 않았거나, 보도했다 해도 기존 언론들의 논조와는 사뭇 다른 것으로 보이는 미네르바에 대한 조금은 황당하고 조금은 새로운 이야기를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 인터뷰 기사 제목처럼.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미네르바 및 미네르바의 가족들은 전부 이명박 후보를 지지했다.

- 미네르바가 독학으로 경제 공부를 일찌감치 시작한 것은 사실이나, 가족들의 증언에 의하면 이념 자체가 편중된 것은 아니었으며 오히려 그는 네이버 아이디를 통해 2006년 7월부터 2008년 3월까지 이명박 후보를 지지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적거나, "반미에 미친 사람들이 바글거리는 이 나라", "당장 개성 공단과 금강산을 중단해야 한다", "노무현, 국민들을 절망 속에 빠뜨리는 사회로 만든 당사자" 등의 덧글을 남기는 등 소위 말하는 '보수적 성향'을 넷상에서 드러냈다.

그러나 당선 후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성금으로 숭례문을 복원하자고 해서 물의를 일으키자 "노무현은 주둥이로 망했다. 이제 슬슬 MB도 그런 조짐이 보이는데, 정말 입 조심해라"라는 덧글을 남기며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고 있음을 나타냈다.

- 알려진 대로 미네르바에 대한 보석신청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으며 게다가 법원 인사로 재판부가 교체되는 일까지 겹쳐 보석심리도 미뤄지고 있다.

대략 이렇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이명박이 재수 없는 건 사실이지만 지금 현재 대한민국의 상황으로 봐서는 지금 이 시기에 경제 분야를 잘 아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서 정부를 끌고 나가야 하는 건 사실이다. 임기 중에 한 대 여섯 건 정도의 대규모 측근들 비리 사건이 터질 것은 거의 확실해 보이지만 지금 이 판국에 이런 문제점들이 있다고 경제를 포기할 수는 없다. 최소한 명박이는 지금 대통령인 노무현보다는 경제를 확실하고 정확하게 많이 알고 있는 건 사실이기 때문이다. 어차피 더러운 흙탕물에서 뒹굴바에는 그나마 경제를 많이 아는 사람이 낫다."


2007년 8월 17일. 이명박 후보를 지지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나타내기 위해 '미네르바'가 쓴 댓글이라고 합니다. 지금 갓 1년 만에 10년 전 외환위기 수준으로 경제를 파탄도 아니고 아주 동강내 버린 상황에서 보면 참으로 어처구니없다는 느낌까지 드는 이 댓글, 그리고 위의 링크에 실린 미네르바 부모의 인터뷰를 보면 기존의 언론 보도와는 사뭇 다른 '그 무언가'를 떠올리게 됩니다.


물론 저는 - 다른 언론과 마찬가지로 - 오마이뉴스가 객관적 사실만을 말하는 언론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어차피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사실을 그럴듯하게 가지치고, 포장하고 왜곡하는 건 언론의 생리상 마찬가지일 것이며, 다만 그 언론사의 양심과 권력에 따라 정도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할 뿐이니까요.

그러나 언론의 보도는 국민에게 세상 돌아가는 사실을 가능한 한 널리 보여줘야 할 의무가 있다고 봤을 때, 언론이 미네르바에 대해 놓쳤거나, 아니면 알았음에도 숨겨버린 사실들. 그리고 또 다른 이야기들을 저같이 다른 누군가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본 '다른 이야기'를 주제로 약간의 글을 썼습니다. 한 면만을 보고 사는 세상이 되어서는 곤란하다고 생각하니까요.


- The xi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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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율
09/02/26 18:22
수정 아이콘
이거 뭐 식스센스 저리가라 하는 반전이네요. 허허허허허.
담배피는씨
09/02/26 18:33
수정 아이콘
또 다른 반전의 시작인가요? =-=;;
목동저그
09/02/26 18:54
수정 아이콘
미네르바 관련 이야기는 하도 설과 억측이 난무해서..
뭐가 진실이고 뭐가 거짓인지...
이제는 그 무엇도 못 믿겠군요.

저 기사 말이 사실이라면 정말 대단한 반전이로군요.
09/02/26 19:57
수정 아이콘
88만원 세대의 저자 우석훈씨도 노무현 정권의 경제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했죠.
미네르바가 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한다고 해서 그가 친노성향일 것이다 라는것은 섣부른 단정이 아닐까 했는데...
그의 눈에는 둘다 "나라를 말아먹고 있다면 적" 이라고 비쳐졌던 모양입니다.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뽑아놓은 우리나라 국민들처럼, 그 또한 이명박은 그나마 경제는 살리지 않을까... 순진하게 기대했겠죠, 뭐.
The xian
09/02/26 19:59
수정 아이콘
DEICIDE님// 뭐, 미네르바가 친노인물이라는 인식이 퍼진 건 다른 게 아니라 제 글에도 있듯이 그가 노무현 대통령측이 만든 사이트에 가입한 사실이 수구언론들에 의해 대서특필되었기 때문이죠.
09/02/26 20:09
수정 아이콘
The xian님// 한나라당 입장에서야 당연스레 미네르바를 전문성 있는 논객으로 취급하기보다는 소위 '꼴통노빠' 로 포장하는 것이 훨씬 간편했겠죠. 손쉽게 그의 견해를 '이명박이라면 무조건 반대하고 보는' 저도의 MB까로 만들어 버릴수 있었을 테니...
국민들 또한 그렇게 이해하는 것이 손쉽고 간편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인간에게는 이원론적 본성이 있다죠? 이쪽 아니면 저쪽이라는...
미네르바는 경제에 관해 현 정부를 정확하게 비판하여 대중의 인기를 얻었지만, 경제외 다른 정치적 성향에서까지 대중의 바램과 정확하게 일치하는 인물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실루엣게임
09/02/26 21:19
수정 아이콘
솔직히 이 인식이 촛불집회 전후까지 일반적인 인식 아니었나요. 노무현 정권에게 실망해서 이명박을 찍었으나 행태에 실망해 이명박 반대로 전환. (저는 진보진영쪽이여서 2mb는 처음부터 반대였지만서도)
애국보수
09/02/26 21:47
수정 아이콘
저는 안찍었읍니다...;;

"최소한 명박이는 지금 대통령인 노무현보다는 경제를 확실하고 정확하게 많이 알고 있는 건 사실이기 때문이다. "

07년 겨울에 저는 이명박 후보만 아니면 박근혜, 이회창, 심지어는 허본좌도 괜찮다고 생각했던 사람입니다. 왜냐하면 MB공이 나라를 맡으면 정치적으로는 덜 보수적일 지라도 경제만은 학실히 말아드실거라 생각했거든요. 뭐, 정치적으로도 꼴통이고 경제적으로도 저의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말아드시더군요.

제가 본 이명박 대통령 통치아래서 나라가 망하는 시나리오는 747공약등으로 인한 버블조성, 특히 대운하와 같은 수익 없는 무리한 재정투자와 감세로 인한 재정적자 증가, 한계상황에서 버블붕괴, 일본식 장기불황, 그리고 대한민국은 멸망했다, 였습니다.

그런데 저러기도 전에 벌써 나라가 휘청하더군요. 이 정부는 거품을 만드는 능력조차 없더군요.


어쨌든 그해 겨울에 저런 분을 '경제대통령'이라고 국민들이 생각하는 것 보고 기가 막혔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이런 인식은 넓고도 깊더군요. 역시 조중동의 힘이라고 할까요 국개론이라 할까요. 바른 언론이 중요합니다. 국민들이 직접 정치인을 보는 것도 아니고 결국 언론이라는 창을 통해서 판단하기 마련입니다. 이 창이 이런식이니 '경제대통령 이명박'이라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는 겁니다. 나라를 망치는건 바로 조중동입니다.
토스희망봉사
09/02/26 22:20
수정 아이콘
한나라당은 최악중에 최악이고 존재 이유가 없습니다 더구나 조중동은 더더욱 최악이구요
이 두가지의 악의축에 검찰마져 더해지니 나라가 정말 미쳐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정말 답답 합니다.
서정호
09/02/26 23:27
수정 아이콘
애국보수님// 아무래도 기업 CEO(CEO 라고 말하기도 거시기한...) 출신이다 보니까 사람들이 벌써부터 선입견을 가진거겠죠. 더군다나 무늬만 좋은(하지만 뒷감당때문에 골치 아픈) 청계천 복구 사업등으로 이상하게시리 상당수의 국민들에게 이미지가 좋게 보이다 보니(여기엔 조중동도 한몫 했죠. 열심히 노무현정권때문에 경제 망하고 나라 망한다고 쌩쇼를 다 했으니까요.) 경제대통령이란 수식어가 달렸나 봅니다. 하지만 이 양반이 경제 능력이 뛰어나단 건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죠. 기업경영하고 국가경영은 엄~~~청 다르니까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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