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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5/24 1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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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일반]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 -부제 : 입닥쳐 말포이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1. 모든 사람들을 슬픔에 빠트렸던 사건이 있은지 채 48시간이 지나지 않았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을 좋아했던 사람이건, 싫어했던 사람이건 한 나라의 수장의 삶이 비극적인 결말을 맞았다는 것에 대한 비애감은 강철같은 심장을 가진 당신의 마음속으로도 투과할 것입니다. 저는 너무나 큰 상실감에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강직하고 올바른 오른손이였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1,000,000,000개가 넘는 손가락을 가진 오른손이 올바른 오른손이라고 자부했습니다. 그리곤 그들은 손가락이 다섯개밖에 없는 노무현의 오른손을 왼손이다라고 무시했습니다. 오른손이나 왼손이나 손가락이 다섯개인 것이 정상인데... 또한 오른손이나 왼손이나 사람에게는 똑같이 필요한 손인데... 그들은 1,000,000,000개가 넘는 손가락을 가진 오른손만이 올바른 오른손이라고 말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분명히 올바른 오른손을 가진 사람이였습니다. 그러나 그의 사람들은 하나, 둘, 그의 곁을 떠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누구보다 올바르다고 자부했던 오른손이 찢겨나가서 손가락이 네 개가 되었으며, 손가락이 비정상적으로 길었던 왼손은 그의 오른손을 나무라기 시작했습니다. '왜 밥을 오른손으로 먹냐고.'

노무현 대통령의 손들은 노무현을 떠났습니다. 아, 여기서 한번도 언급을 하지 않았던 다리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오해가 있었던 것이죠. 노무현 대통령은 그 누구보다 올바른 사람이라서 목적지를 향해 올곧게 나아갔으나 왼발은 왜 더 오른쪽으로 치우쳐 가느냐, 오른발은 왜 더 왼쪽으로 치우쳐 가느냐며 서로 싸웠죠.

노무현 대통령은 힘들었습니다. 왼발과 오른발, 왼손과 오른손이 자기의 말을 듣지 않으니 말입니다. 어느 손이던 발이던 자신의 몸이 분명한데 서로 싸우고 찢고 피를 흘리니 말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혼란스러웠습니다. 마음속에서는 끊임없이 울었을 것입니다. 자신의 몸을 자신이 올바른 방향으로 다스릴 수 없으니까.

결국
노무현 대통령은 수족이 사라지고 마음에는 상처뿐인 채로 봉하마을 어느 한 바위 위에서 떨어지는 나뭇잎처럼, 노무현 대통령의 인생을 대변하듯이 휘청휘청 거리며 끝맺음을 지었답니다.



2.
노무현 대통령은 가난했습니다.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 30이란 늦은 나이에 사법고시에 합격했습니다. 그래서 대한민국 어느누구보다 서민들의 삶을 잘 이해했습니다. 가여운 자들을 위한 인권변호사 활동을 했습니다. 대기업에 맞서다 구속을 당하였습니다. 5공 청문회에서 정부를 향해 '본의원은 아직도 풀리지 않은 의문이 있습니다!'라며 역설하기도 하였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민주주의를 구현하였습니다. '놈현 씹기'가 국민스포츠가 되었습니다. 탈권위적인 대통령을 추구한 첫 대통령이었고, '마지막'이 될 대통령입니다. 촛불집회가 일어났습니다. 경찰은 방패와 곤봉으로 무장한 채로 비폭력 시민들을 피로 물들였습니다. 이것은 마치 제가 태어나기 전 박정희전두환노태우 대통령이나 그 이전으로 거슬러가면, 일제시대에 나타나는 모습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나..
이제는 그쳤습니다. 국민들의 민주주의를 향한 불꽃은.

용산에는 아직 철거민들의 항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사실 저도 무관심하다가 몇일전에 컴퓨터를 사러 용산에 갔을 때 보았습니다. 아직도 매일같이 새차가 들이닥치고 방패와 곤봉으로 무장한 경찰이 일사분란하게 몇백명단위로 움직입니다.

꺼져서는 안됩니다.
식어서는 안됩니다.
국민들의 마음속에는 아직 있는 민주주의를 향한 불꽃이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침묵은 '나는 너를 지지한다'는 동의와 다름없다고 생각합니다.
끊임없이 목소리를 내야만 합니다.



3.
서거한지 48시간이 채 안되는 시간에, 혹은 그 이후에도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적 업적은 변하지 않습니다. 대통령은 국가의 아버지입니다. 저는 압니다. 아무리 못난 아버지라도 '아버지는 아버지'라는 것을. 그 빈자리에, 혹은 돌아가셨을 때의 슬픔이란 아버지에 대한 그 어떤 분노와 증오를 넘어선다는 것도.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아버지입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마땅히 느낄 슬픔을 같이 공유하는게, 그렇게 어려운가요. 장례식장에서 '서거'가 '자살'로 매도되어야 하고, '민주화'를 외친 대통령을 '반민주적' 대통령으로 바꿔야만 속이 후련한가요.

아니라면 저는 이렇게 말합니다.
입닥쳐 말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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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5/24 17:07
수정 아이콘
입닥쳐 말포이(2)
FeverEpik
09/05/24 17:47
수정 아이콘
입닥쳐 말포이(4)

입닥쳐 XXX(원하는 사람 집어넣으시면 됩니다)
Operation_Man
09/05/24 18:04
수정 아이콘
입닥쳐 말포이(5)

입닥쳐 2nB - 2MB도 존나 아까움, 그저 2nB -
DeepImpact
09/05/24 20:47
수정 아이콘
입닥쳐 말포이(5)

제발좀
AntiqueStyle
09/05/24 22:10
수정 아이콘
입닥쳐 말포이(6)

우쥬플리즈 꺼.져.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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