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들어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현 정부 위정자들과 검찰, 경찰 등의 폭정, 독재, 공권력의 자의적 사용과 국민의 뜻에 반하는 미국산 쇠고기 개방, 대운하 및 4대 강 정비 사업, 용산 참사,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등의 일련의 사태들로 인해 대한민국 국민의 기본권과 삶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고, 대한민국 사회의 갈등은 갈수록 더욱 커져 가고 있습니다.

이런 대한민국 사회의 갈등을 보도하는 과정에 있어, 지금의 언론은 이 갈등에서 특정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일부 단체를 가리키는 용어로 너나 할 것 없이 '보수단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한 사람의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언론 기사를 항상 탐독하는 독자로서, 그리고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언론의 '보수단체'라는 용어 사용의 부당함을 지적하고, 언론에서 이를 다른 용어로 대체할 것을 요구합니다.


'보수단체', 즉 보수 성향을 지닌 단체의 사전적 의미는 '새로운 것이나 변화를 반대하고 전통적인 것을 옹호하며 유지하려 하는' 성향을 지닌 단체를 의미한다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보수 성향을 역사 속에서 가장 잘 보여준 것 예시가 바로 조선시대의 선비정신과 선비들의 삶이라 할 수 있습니다.

조선시대의 선비들은 도에 어긋나는 말이 있으면 임금에게도 쓴소리를 하였으며, 목에 칼이 들어와도 옳으면 옳고 아니면 아니라 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인의예지를 중시하고 충효를 중시하여 자신의 뜻에 반하는 일로 인해 임금이 자신에게 사약을 내리더라도 사약을 앞에 두고 임금이 계신 곳에 네 번 절하는 것을 잊지 않았으며, 왜란 등으로 나라가 위기에 빠졌을 때는 의병을 이끌어 죽기까지 헌신하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대한민국의 보수단체는 이렇게 유구한 역사 속에 내려온 보수의 개념과는 전혀 동떨어진 단체입니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기업에 사업권을 달라고 폭력과 협박을 자행하고,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서는 호국영령까지 모독하기를 서슴지 않으며, 다른 나라의 독재는 반대하면서 정작 우리 나라의 헌정 파괴자들을 국가의 아버지라고까지 옹호하고 있고, 최근에 와서는 자신들의 입장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국민들을 '사냥'해야 한다는 극악한 말까지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자신의 이익에 눈이 멀어 나라의 규범을 무시하고, 호국영령들을 멸시하며, 국민의 생명을 경시하는 이들의 집단을 언론에서 '보수단체'라고 서술하는 것은 '보수'라는 보편 타당성을 가진 개념에 대한 심각한 왜곡을 일으킬 수 있으며, 아울러 지엽적인 용어 사용으로 인해 나라 안에서 일어나는 갈등의 본질을 호도하여 국민이 가진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침해할 수 있습니다.

또한, '보수단체'로 지칭되는 단체들의 부당성을 많은 국민들이 인지하고 있음에도 언론에서 '보수단체'라는 용어를 계속 사용할 경우 최근 '받아쓰기'논란을 통해 언론에 대한 질타와 비판이 쏟아지고 언론의 신뢰성에 도마에 오른 것처럼 잘못된 사실 전달로 국민에게 거듭 혼란을 줄 수 있음은 물론, 언론의 신뢰성과 존립 가치에 회복할 수 없는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따라서 저는 언론에서 다음과 같은 대체 용어를 사용할 것을 주장합니다.


이익단체 / 압력단체

지금 언론에 의해 '보수단체'라 불리는 단체들은 겉으로는 국가와 민족을 부르짖고 있으나 폭력 등의 위법행위까지 불사하고 있는 배경에는 나라의 전통을 옹호하고자 하는 마음 대신 순전히 자신들의 유익을 구하고자 하는 목적만이 존재하며, 이런 그들의 목적과 행동은 해당 단체의 정체성에 '보수'라는 말을 붙이는 것이 상당히 부적절하다는 것을 증명하므로 '이익단체'라는 말로 대체하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또한 자신들의 이득을 위해 물리적 압력을 행사하기 때문에, 같은 의미로 '압력단체'라는 말도 적합하다 봅니다.

폭력단체 / 범죄단체

지금 언론에 의해 '보수단체'라 불리는 단체들은 자신들의 성향 혹은 주장에 걸림돌이 된다고 생각하는 시민, 군경유가족, 경찰 등의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물리적 폭력과 협박은 물론 흉기나 폭발물 등을 사용한 폭력행위를 일삼고 있습니다. 그들의 정체성을 가리키는 핵심 단어로서 '보수'라는 말보다 '폭력'또는 '범죄'란 말이 더욱 적합함을 그들의 폭력적 행동이 증명하고 있으므로, '보수단체'라는 말 대신 그들을 '폭력단체', '범죄단체'라는 말로 대신하여 표현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반 국가단체 / 반 민족단체

'보수단체'들 중 일부는 군복 등을 입고 경례를 하며 자신들이 국가에 충성하고 있는 듯한 위장 행동을 하고 있으나, 그 실상은 호국영령들을 모독하는 것에서부터 국민이 헌법상으로 가진 언론과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고, 집시법에 전혀 저촉되지 않는 관혼상제와 관련된 행동에 대해서까지 가스총 등의 흉기를 동원하여 폭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4.19, 5.18, 6월 항쟁, 6.15 남북공동선언 등의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는데까지 이르렀습니다.

이는 국법과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행동일 뿐만 아니라 반만년 역사를 통해 내려온 민족의 정체성을 좀먹는 행위입니다. 따라서 이런 반 국가적, 반 민족적 행위를 하는 집단에 대해 '반 국가단체', '반 민족단체'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사회의 경각심을 높이고 '보수'라는 전통적 가치가 더 이상 더럽혀지지 않도록 언론에서 앞장서서 선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이 어지럽고 민심이 흉흉할 수록 국민들은 세상에 대해 더 많이 알기 위해 언론을 의지하고, 뉴스에 귀를 기울이게 됩니다. 그러나 '보수단체'라는 용어의 잘못된 사용이 계속되어 자칫 국민들이 알아야 하는 진실이 가려질 경우, 지금의 갈등 상태를 인식하는 데에 있어서 그릇된 왜곡이 발생할 수 있음은 물론 대한민국의 역사와 전통을 지켜 나가는 진정한 '보수'들을 비롯한 대한민국의 국민들이 받게 될 유, 무형의 손해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막심할 것입니다.

부디, 정제된 언어를 사용하여 사실을 전달하는 언론 본연의 임무를 '받아쓰기'이후로 또 다시 망각하지 않기를 바라며, 언론이 국가와 국민에게 잘못된 사실 전달로 거듭된 우(愚)를 범하는 일이 없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2009년 6월 17일


- The xi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