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09/11/16 17:59:35
Name 유유히
Subject [일반] 하이템플러와 현 정권의 비교
제가 스타크래프트에서 제일 좋아하는 유닛 중 하나인 하이템플러를, 언필칭 현 정권과 비교하게 되어 가슴아플 따름입니다만, 가만히 살펴보니 우리 이명박 각하를 위시한 집권 한나라당과 하이템플러 사이에는 여러 공통점들이 발견되었습니다.



1. "It shall be done" "그리 될지어다"

하이템플러의 대사 중 제일 좋아하는 대사입니다. 사극에 나올 법한 고어체로, 신비롭고도 낮게 울리는 하이템플러의 선언은 그게 뭔지는 알 수 없어도 뭔가 이루어질 거라는 강인한 의지와 순리를 표현하는 것 같아서 좋아합니다. 다만 집권당이 외치는 '그리 될지어다'는, 뭔가 해서는 안 될 것만 같은 일들만 골라서 이루어지는 선언이며, 반대의견에 대한 존중이나 격식있는 토론 따위는 아이어와 함께 멸망했는지, 테서더와 오바마인드랑 함께 폭발했는지 전혀 찾을 수 없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가만 보니 4대강 사업이라는 게 이름만 살짝 바꾼 대운하 사업 아닌가요?

"그딴건 모르겠고, 그리 될지어다"

"용산 참사 강경진압 반대한다!"

"어쨌든 그리 될지어다"

"미디어법은 날치기다. 이딴 식으로 법을 통과시키는게 말이 되나?"

"난 몰라. 그리 될지어다"

말은 전혀 통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사정을 좀 설명해보려고 하면 '칼라이의 빛이 없는 자들'(비강남)을 위한 정책은 없다며 고개를 외틀어버립니다. 강부자, 고소영, 프로토스의 그 위대하시다는 주디케이터 - 템플러 계급에 결코 못지않은 우리 사회의 신종 카스트가 틀림없습니다. 근본부터 다르다는 이유로 추방당하는 다크 템플러들(이주노동자)과, 취업전선에 뛰어들어 비정규직으로 희생할 것을 강요받는 질럿(잠재적 실업청년층)을 보고 있노라면 말이죠.


2. 마법기술 할루시네이션

할루시네이션은 성과 부풀리기나 여론 부풀리기에 사용됩니다. 자원을 어마어마하게 투입한 재보선 결과는 초라한 2석. 하지만 여기서 할루시네이션이 쨘하고 들어갑니다. 투표율이 높은 것을 고려하면 선전했다(?), 집권당은 대대로 재보선 지지율이 낮았다! 이정도면 선방했다! 승리다! 국민적 지지를 획득했다! 국민은 우리의 편! 2석짜리 패배가 순식간에 20석이라도 얻은 것처럼 부풀어 오릅니다. 국민소득이 4년전으로 후퇴했다고? 1만 7천불? 국제적 금융위기 속에서 이정도면 선방했다! 노무현 정부때는 국제적 호황(?)이어서 국민소득이 계속 올랐던 것이다! 우린 문제없어! 각하 만세!
4대강 사업 수익성이요? 하루에 인천-부산 물류량의 100%가 이용한다 치면, (강폭이 좁고 깊이가 얉아 일정급 이상의 선박은 띄우지도 못할 것만 같은 느낌도 들지만 아무래도 상관없어!), 홍수예방효과에, (강의 흐름을 일직선으로 만들어 유속이 빨라지고 홍수때마다 오히려 홍수가 더 심해져 낮은 지역에 사는 서민층만 피해를 볼 것 같기도 하지만, 기분탓이야!) 고속도로 물류분담 효과까지 (애초에 자동차로 실어나르던 물건은 계속 자동차로 실어나를 것도 같지만 그렇지 않아! 영세물류업체라도 영광스런 대운하에 배 한척 띄우기 위해 조그만 배라도 사는 것이 도리야!) 할루시네이션이 착착착 들어가면, 어느새 수익성은 장밋빛! 와! 초라하던 플래이그와 EMP 맞은 캐리어 한마리가 어느새 위풍당당한 캐리어 한부대가 됐네요!

3. 마법기술 사이오닉 스톰

사이오닉 스톰의 특징은 아주 강력한 마법이라는 것과, 아군에게도 데미지를 준다는 점입니다. 이 사이오닉 스톰은 여러 분야에서 활용됩니다. 대표적인 예로 용산 참사를 들 수 있습니다. 전술적 안배나 협상 따위는 필요없습니다. 상대가 아군이건 말건, 그냥 지져버리면 어쨌든 다 죽으니까요. 농성한다고 죽던 말던 진압을 밀어붙이는 경우는, 입구에서 드라군이 말을 안 듣는다고 컨트롤하기 귀찮아 스톰으로 지져버리는 격입니다. 인화물질이 터지건 말건, 농성하던 사람들이 어떤 사정이 있건, 그 사람들이 같은 나라 국민이건 말건 그딴 건 스톰 앞에 아무런 상관도 없는걸요. 귀찮으니 그냥 죽어버려라 식입니다. 클릭하고. t누르고, 다시 클릭.




디스럽션 웹 같은 평화적 협상 방침은 먼 나라 이야기입니다. 힐이나 리스토네이션 같은 서민복지 정책은 언감생심 바라지도 않는 것이 현명할 것입니다. 옵티컬 플레어 걸린 하이템플러 마냥 보이는 모든 곳에 할루시네이션을 걸고 천지스톰을 뿌리고 있는 현 정권. 아군이건 적군이건 암담하기만 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저는 믿습니다.
언젠가는 마나가 바닥날 날이 올 것입니다.


ps. 갑작스레 생각난 대사가 있어 사족을 답니다.
비열한 공격으로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 선생님을 잃어버린 우리가,
용산참사, 미디어법, 4대강사업, 서민학살정책으로 날마다 한숨을 쉬어야 하는 우리가,
다음 선거 때 유념해볼 만한 대사인 것 같습니다.

드라군이 외칩니다.
For Vengence!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09/11/16 18:07
수정 아이콘
이분들은 the gathering 치고 게임하고 있는듯한 인상인지라..-_-..
영웅의물량
09/11/16 18:08
수정 아이콘
재밌네요. 유유히님 글 중에 당장 기억나는게 별로 없긴 하지만
재밌는 글을 자주 본 듯한 기분이 드는군요.

'It shall be done' 이라..
Kyrie_KNOT
09/11/16 18:10
수정 아이콘
하템 대사 중에 이런 것도 있죠.Your thoughts betrayed you
그레이브
09/11/16 18:17
수정 아이콘
다크아칸 써야되죠.
09/11/16 18:18
수정 아이콘
강력한 커세어부대의 언론장악에 뮤짤은 커녕 제대로된 정보를 전해줄 오버로드마저 씨가 말라가는 상황이고
저글링찌르기는 강력한 질럿개떼경찰에 의해 원천봉쇄니 마나가 바닥나도 할 수 있는게 없네요..

그래도 우리편이니 응원해주려고 해도 뇌없는 드라군떼들이 설쳐대는 꼬라지를 보면 응원할 마음이 안생기고 참..갑갑합니다.
게임 이야기입니다.(응?)
09/11/16 18:18
수정 아이콘
무..무언가 반박할 수 없는 글..!
이제 뮤짤로 하템저격하는 저그 선수들 응원해야 하는 건가요.....
09/11/16 18:20
수정 아이콘
하템이 명예훼손죄로 고소할지도 모릅니다.
어진나라
09/11/16 19:26
수정 아이콘
하템.. 지못미
09/11/16 19:31
수정 아이콘
그러면 마나 다쓰면(지지율이 떨어지면) 합체해서 더 강한걸로 다시 태어나는겁니까..덜덜덜
유유히
09/11/16 19:36
수정 아이콘
Kivol님// 보통 교전상황이나 자원견제로 투입되어 합쳐진 하이템플러는 대다수 합체되는 도중에 맞아 죽습니다.
WizardMo진종
09/11/16 19:42
수정 아이콘
뮤탈로 짤라먹고 싶네요 진정.
강철무지개
09/11/16 20:21
수정 아이콘
하지만 저는 믿습니다.
언젠가는 마나가 바닥날 날이 올 것입니다. (2)
남자의로망은
09/11/16 20:56
수정 아이콘
서민층이 다음 선거때 다크아칸이 되어서 피드백 한방이면 골로 보내드릴텐데요...
09/11/16 21:19
수정 아이콘
입만 살아있는 '주디'케이터들.... 후우.
자메이카
09/11/16 21:39
수정 아이콘
마나가 바닥나도 안심할 수 없습니다.
아칸이 남아있습니다.
노력, 내 유일
09/11/16 23:12
수정 아이콘
하템이 명예훼손죄로 고소할지도 모릅니다. (2)
천년보다긴하
09/11/17 11:15
수정 아이콘
다크 아칸:"마인드 컨트롤!"(오해다. 넌 우리편이야!)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9052 [일반] 그날도 이렇게 비가 내렸다. [14] nickyo4081 10/01/22 4081 0
19011 [일반] 요즘 사법부 제 마음에 듭니다 [64] 난 애인이 없다6228 10/01/20 6228 0
18941 [일반] 왜 용산에서는 6명의 시위대와 경찰이 죽었을까? [10] 이적집단초전5196 10/01/16 5196 8
18895 [일반] 아바타 예약에 성공했습니다/아이맥스 2월 3일까지 풀림 [14] 야탑이매서현4524 10/01/13 4524 0
18829 [일반] 만약 서울에 핵폭탄이 터진다면....? [47] Arata11004 10/01/11 11004 0
18484 [일반] [잡담] 그냥 그런 이야기. [9] Who am I?3089 09/12/23 3089 0
18450 [일반] 일상에 관한 소고 - 마흔네번째 [16] 여자예비역3100 09/12/22 3100 0
18430 [일반] [간접스포] 아바타 - 40년만에 다시보는 '말이라 불린 사나이' [29] 중년의 럴커5092 09/12/21 5092 1
18330 [일반] 마치 PGR을 노린듯한 문화관광부의 마수魔手 [13] 유유히5357 09/12/17 5357 0
18282 [일반] 험난했던 아이폰 충전기 불량 A/S 체험기 입니다. [14] 유명한그분7357 09/12/14 7357 1
18074 [일반] 팔콤사의 대작 "가가브 트릴로지"에 대한 추억... [45] Anti-MAGE6620 09/12/06 6620 0
17952 [일반] 조립피씨 견적짤때 참고하세요. [8] 럭스5605 09/12/01 5605 0
17787 [일반] 오늘 임요환-홍진호 선수 경기때문인지 일이 손에 안잡히네요... [25] 날아가고 싶어.4965 09/11/24 4965 1
17737 [일반] 온게임넷 투혼 2009 두번째 리그는 ‘철권6’네요. [24] Alan_Baxter5123 09/11/22 5123 0
17580 [일반] 하이템플러와 현 정권의 비교 [17] 유유히6226 09/11/16 6226 11
17578 [일반] 李대통령 하토야마日총리에 사과해 [40] 제논8993 09/11/16 8993 0
17575 [일반] 부산 사격장과 용산 그리고 이주 노동자 [27] 소금저글링3893 09/11/16 3893 0
17154 [일반] 너무 늦은 정모 후기. [7] 홍승식4484 09/11/02 4484 0
17046 [일반] 용산참사 1심 재판 결과가 나왔습니다. [23] 어진나라3803 09/10/28 3803 0
16989 [일반] 10월 25일 포미닛,카라 행사 직캠 [8] 타나토노트4923 09/10/26 4923 0
16867 [일반] 용산, 우리의 이웃 [8] sigrace3135 09/10/22 3135 0
16851 [일반] 용산 참사 유족 8년 구형. [72] ManUmania6243 09/10/21 6243 0
16694 [일반] [잡담] 타임머신과 '두 시', 그리고 귀맵의 추억 [13] Daydreamer5326 09/10/15 5326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